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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기획] “無장애지도 만드니 김정호가 된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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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uesday, January 02, 2018, 06:01:00

[황금개띠와 인터뷰 ①] 모아스토리 하나래 작가..장애인 위한 ‘무장애지도’ 기획자
“아프리카에 우물 만드는 게 목표..세상 만만치 않다지만, 만만하게 보면서 살고파”

2018황금개띠의 해가 밝았습니다(띠는 음력이 기준이지만, 모든 사람들이 이렇게 쓰고 있으니 따를 수밖에 없습니다). 개만큼 사람들과 친숙한 동물은 없을 거라는 데 이의를 제기할 사람들은 많지 않을 겁니다. 


그렇다한들 개들과 인터뷰를 할 수는 없는 노릇인더뉴스는 무술년 새해를 맞아, 기자들이 취재 현장에서 마주쳐 왔던 개띠 주인공들의 인터뷰에 나섰습니다20, 30, 40대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이 살아가는 이야기와 그들의 새해 소망을 전해드립니다. [편집자주]


[인더뉴스 조은지 기자] “이지트립(영상·지도 제작)을 처음 시작할 때 대표님이 ‘대동여지도를 만든 김정호가 되자’고 말씀하셨어요. 골목 구석구석을 살펴보고 장애인 이동권을 보장해주는 ‘무장애 지도’를 만들면서 정말로 제가 또 다른 김정호가 된 것 같은 느낌이 들더라고요.”


고산자 김정호 선생은 대동여지도를 만들기 위해 전국 방방곡곡을 두 발로 세세하게 누비며 돌아다녔다. 그런 김정호 선생을 빼닮은 사람이 또 있다. 모아스토리의 하나래 작가(1994년생, 개띠)가 주인공.


하 작가 역시 ‘무(無)장애 지도’를 만들기 위해 서울 시내 작은 골목 구석까지 돌아다닌다. 무장애 지도는 장애인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식당이나 상점에 대한 각종 정보들을 구체적으로 알려주는 지도다.  


하나래 작가가 처음부터 지도 만드는 일을 한 건 아니다. 하 작가는 모아스토리에서 근무하기 전 D 보험회사 손해사정사로 근무했었다. 대학서 손해사정학을 전공한 그는 지난 2015년 보험회사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감사하게도 학과 교수님이 입사에 많은 도움을 주셔서 그 어렵다는 취업문턱을 좀 더 수월하게 넘었어요. 직접 현장에서 보험금을 조정하는 일을 하진 않았어요. 과실처리된 부분이 합당하게 진행되고 있는지 확인하고 보험금을 산출하는 업무를 맡았는데, 일이 그렇게 힘들지는 않았어요.”


급여가 넉넉하고, 근무 여건도 좋은 편이었지만, 그뿐이었다. 입사한 지 10개월 만에 회사를 그만뒀다.


“어릴 때부터 작은 조직에서 가족같이 일하는 분위기를 꿈꿨는데, 전에 다녔던 회사는 직원이 100명 가까이 됐었어요. 연차·월급·사람 모두 좋고 일도 힘들지 않았지만, 문득 내가 이 일을 하면서 ‘하루하루 행복하게 살 수 있을까?’란 의문이 들었어요. 그게 더 중요했고 그래서 퇴직을 결정했어요.”


4년 동안 배운 공부를 등지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했다. 진로의 방향을 어디로 결정해야 할지 모르는 상황. ‘앞으로 무엇을 하면 행복할 수 있을까?’란 생각에 집중하면서 여러 가지 일을 해보기로 결심했다. 그러던 중 네팔 지진 구호 선교 활동에 참여했고, 그 일이 무장애지도를 만들게 된 출발점이 됐다.     


“2015년에 구호 선교를 할 때 모아스토리의 강민기 대표님을 만났어요. 퇴사 이유도 말씀드리고 앞으로의 고민도 털어놨었죠. 그때 모아스토리가 장애인 이동권 보장에 대한 콘텐츠를 시작하려고 했는데 대표님에 제 이야기를 들어보시고는 처음에는 체험단을 해보는 것은 어떠냐고 권유하셨어요.”


장애인 인권에도 관심이 많았던 터라 체험단에 참여하는 걸 흔쾌히 수락했다. 보험사에서 일할 때와는 달랐다. 보람이 느껴졌고, 행복하다는 기분까지 들었다. 그러다가 모아스토리에 취직까지 하게 됐다.


“체험단을 몇 차례 더 하고 나니 대표님이 같이 일을 해보는 건 어떠냐고 제안해 주셨고, 입사를 했어요. 지금은 모아스토리서 근무한 지 4개월 정도 됐습니다. 야근을 해도 주말에 일을 해도 짜증이 나지 않아요. 월요병도 없고요. 그렇다보니 ‘아, 내가 보험회사 때와는 달리 지금의 일을 사랑하는구나’라고 생각이 들더라고요.”


하나래 작가는 모아스토리에서 일을 하면서 가장 보람을 크게 느낄때는 장애인들이 웃을 때라고 했다. (그가 일하고 있는 모아스토리는 무장애 지도를 만드는 것 외에도 장애인 리포터들과 함께 전국 곳곳을 여행하며 ‘이지트립’이라는 이름의 영상물도 제작하고 있다.)


“무장애 지도를 만드는 작업을 같이 한 리포터분 중에는 자녀가 셋인 분이 있어요. 일을 하는데 항상 웃으면서 즐거워하셨어요. 나중에 그 분이 자녀들과 함께 다시 방문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요. 그 때 제가 만든 무장애 지도가 도움이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면 진짜 김정호가 된 것 같아 흐뭇해 져요.”


20대 중반인 하나래 작가의 인생 목표는 예상보다 더 구체적이고 어른스러웠다. 최근에 장애인에 대해서 공부를 시작했다. 주변 사람들에게 자문하고 조언도 듣고 책도 추천을 받으면서 장애인 관련 자격증도 알아보고 있다고. 아프리카에 우물을 만드는 것도 그의 목표 중에 하나다.  


무엇보다도 자신이 행복해 질 수 있어야 남의 행복도 생각하고, 만들어 줄 수 있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아프리카에 우물을 만들었을 때 아이들은 우물 때문에 행복해지겠지만, 저는 그 아이들의 모습을 보면서 더 행복해지겠죠. 꼭 그런 행복감을 느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다른 20대 또래들과 조금은 다른 길을 걷고 있는 하나래 작가에게 인더뉴스 신년기획의 공통질문 세 가지를 던졌다.


▲ 개와 관련된 에피소드가 있다면?


- “어렸을 때 지나가던 개가 갑자기 달려와 넘어져서 다쳤던 기억이 있어요. 그래서 그런지 개를 예뻐하지만 개가 먼저 다가오는 걸 어려워하고 친해지기까지 시간이 필요해요. 간혹 개를 키우는 지인의 집을 방문할 때 마음은 그게 아닌데 반가워하는 개를 피하고 숨게 돼서 미안한 마음이 생겨요.”


▲ 2018년에 꼭 이루고 싶은 소망은?


- “2018년에 시베리아 횡단 열차를 타고 싶어요. 내년 봄이나 가을에 가고 싶어요. 가격이 저렴한 부분도 한 몫 하지만 시베리아 횡단 열차를 예전부터 한 번쯤은 꼭 타봐야겠다고 생각했었어요. 제 버킷리스트의 하나였지만 요즘에는 이 버킷리스트를 꼭 나중에 해야 하나? 라는 의문이 들었어요. 그래서 할 수 있을 때 하나하나 버킷리스트를 지워가고 있어요.


사회에 진출하게 될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은?


- “저도 아직 사회초년생이지만 자신이 정말 좋아하는 일을 했으면 좋겠어요. 제가 어려서 잘 모르고 하는 얘기일 수도 있지만 아직까지는 확신해요. 업무가 피곤해도 적어도 하기 싫지 않은 일, 나를 행복하게 하는 일을 했으면 좋겠어요. 제가 지금 그래요. 주변에 몇몇 분은 저에게 바보라고, 세상이 만만치 않다고 하지만 저는 만만하게 보면서 살고 싶어요. 행복함을 추구하는 게 바보는 아니잖아요?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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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은지 기자 cho.ej@inth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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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레벨 터치]치킨 3위 교촌…허니시리즈 만든 송종화 ‘절박함’ 통할까

2024.04.25 07:00:00

인더뉴스 장승윤 기자ㅣ치킨업계 1위를 지켜온 교촌치킨의 성장세가 멈췄습니다. 적극적인 출점과 마케팅으로 점유율을 끌어올린 bhc, BBQ와 대비되는 흐름에 본업 경쟁력을 의심하는 목소리가 흘러나오는 상황입니다. 교촌은 '허니시리즈의 아버지' 송종화 대표 체제에서 올해 새판 짜기에 돌입합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치킨업계 매출 순위가 뒤바뀌었습니다. bhc 매출이 전년보다 5.5% 증가한 5356억원으로 교촌치킨을 제치고 1위에 올랐습니다. 치킨 3사 중 유일하게 매출 5000억원을 넘겼습니다. BBQ는 지난해 매출이 12.8% 증가한 4732억원을 기록한 가운데 2년 연속 500억원 넘게 올랐습니다. 교촌에프앤비만 역성장했습니다. 지난해 매출이 4450억원으로 1년 전보다 14% 줄었습니다. 2014년부터 8년간 이어온 국내 치킨프렌차이즈 업계 선두 자리를 bhc에 뺏겼고 BBQ에 2위 자리마저 내줬습니다. 3위로 내려앉았지만 이유는 있습니다. 교촌은 외연 확장보다 내실을 택했습니다. 실제로 지난해 수익성 개선에 성공한 교촌에프앤비입니다. 영업이익이 248억원으로 전년 대비 181% 늘었습니다. 1년 사이 3배 급증했습니다. 영업이익률도 1.7%에서 5.6%로 3.9%p 끌어올렸습니다. bhc와 BBQ의 영업이익은 각각 1203억원, 553억원으로 전년보다 15.2%, 13.7% 줄었습니다. 교촌에프앤비 측은 "당초 가맹점 확장 전략을 추구했다면 매출이 큰 폭으로 올라 업계 순위 회복이 어렵지 않았겠지만 권원강 교촌에프앤비 회장은 쉬운 길을 선택하지 않았다"며 "무엇보다 가맹점 수익이 우선이라는 권 회장 경영철학을 2023년 실적에서도 보여줬다"고 말했습니다. 교촌에프앤비는 가맹점 및 파트너사와 상생 협력 관계 구축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점포당 점주 매출은 업계 최고 수준입니다.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거래에 따르면 2022년 교촌치킨 가맹점의 전국 평균매출액은 7억5000만원으로 bhc(6억원), BBQ(4억3000만원)보다 높습니다. 0%대 폐점률도 이를 입증합니다. 다만 가맹점주 수익성 보전에만 초점을 맞춘 결과 외형 성장이 더뎠고 매출이 크게 떨어졌습니다. 지난해 경쟁사들이 수십 개 이상 매장을 낼 때 교촌에프앤비의 신규 출점 매장은 10개에 불과했습니다. 전국 가맹점 수(2022년)에서도 교촌에프앤비(1365개)는 BBQ(2041개), bhc(1991개)와 차이가 큽니다. 특히 치킨 가격 인상을 주도한다는 점이 매출 하락의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습니다. 교촌은 2018년 업계 최초로 배달비를 도입했고 이는 요식업계 전체 배달비 유료화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교촌은 지난해 4월에도 주요 메뉴 가격을 나홀로 최대 3000원 인상하며 소비자들의 눈총을 받았습니다. 경쟁사 대비 부족한 히트 상품도 보완 과제로 언급됩니다. 교촌의 인기 제품으로는 1991년 간장치킨(교촌시리즈)을 시작으로 2004년 레드시리즈, 2010년 허니시리즈 등이 손꼽힙니다. 허니시리즈 이후 15년 가까이 꾸준히 신제품을 내고 있으나 히트작으로 불릴 만한 상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지난 2020년 24가지 재료로 완성한 불맛을 강조하며 선보인 '교촌신화'는 반짝 인기를 끌었으나 오래가지 못하고 2년 뒤인 2022년 7월 단종됐습니다. 교촌에프앤비는 같은달 블랙시크릿을 출시하며 5가지 향신료로 만든 이국적인 치킨 콘셉트를 앞세웠고 콤보 출시, 시식단 모집 등 마케팅을 강화했습니다. 블랙시크릿은 지난해 1월 출시 약 6개월 만에 누적 판매량이 100만마리를 돌파하며 가능성을 보였으나 시장에 반향을 일으킬 정도로 보기는 어렵다는 평이 지배적입니다. 교촌에프앤비 입장에서는 허니시리즈를 이어 매출 증대와 신규 고객 창출을 견인할 인기 제품이 필요한 실정입니다. 이는 송종화 부회장을 교촌의 새 사령탑으로 임명한 배경이기도 합니다. 교촌은 지난달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송 부회장을 신임 대표로 선임했습니다. 송 대표는 2003년부터 2012년까지 교촌에프앤비 총괄상무 및 사장으로 재직한 전문경영인입니다. 지난해 9월 부회장으로 11년 만에 경영에 복귀했습니다. 송 대표는 2000년대 초반 조류 인플루엔자(AI) 파동으로 가라앉은 치킨 프렌차이즈 시장 위기를 극복하고 교촌치킨을 치킨 선두 브랜드로 올리는 데 기여한 프렌차이즈 전문가로 평가받습니다. 임원 재직 당시 미국과 중국 시장 진출을 주도했습니다. 2010년에는 교촌의 효자 상품인 '허니시리즈'를 출시했습니다. 허니시리즈는 후라이드와 양념으로 대표되던 치킨 시장에 꿀을 활용해 상품화에 성공했습니다. 치킨 고객층을 아이와 여성들까지 넓히는 첨병 역할을 했습니다. 2014년에는 허니시리즈 판매량이 전년 대비 2배가량 신장하며 그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각각 30%, 63% 증가하는 데 큰 역할을 했습니다. 최근 교촌은 신사업 확장에 주력하는 모앙새입니다. 이마트와 협력해 자사 소스를 상품화한 K1 핫소스를 출시하며 소스 시장에 진출했고 지난해 6월에는 이태원에 '치킨 오마카세' 닭요리 전문점 교촌필방을 열었습니다. 올초에도 여의도에 메밀 한식주점 '메밀단편'을 론칭하고 소비자 반응을 살피고 있습니다. 이러한 교촌의 신사업 시도는 매출 부진과 맞물리며 본업 경쟁력 저하에 대한 비판으로 연결되고 있습니다. 교촌에프앤비는 그룹 성장의 전기를 마련한 송 대표 체제에서 재도약을 도모한다는 계획입니다. 송 대표는 국내가맹사업과 신성장사업, 해외사업, 각 계열사 등을 총괄하는 역할을 맡습니다. 송 대표는 취임사를 통해 "경기위축과 소비침체 등 회사 안팎의 여러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절박함’을 갖고 업무에 임할 것"이라며 "지속적 경영혁신을 통해 체질 개선을 가속화하고, 브랜드 경쟁력 강화와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 주력해 교촌을 100년 기업으로 성장시키는 일에 열정을 바치겠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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