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권지영 기자ㅣ 남성들이 백화점에서 씀씀이가 커지면서 '큰 손'으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외모에 과감히 투자하는 30~40대의 '그루밍족'들은 오히려 여성보다 더 패션에 투자하는 소비 패턴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신세계백화점이 지난달 2일 출시한 ‘신세계 멘즈라이프 삼성카드’ 실적을 분석한 결과, 한 달간 평균 300만원 가까이 쓴 것으로 집계됐다. 이 카드는 업계 최초로 남성 고객들을 위해서만 내놓은 카드다.
기존 백화점 제휴카드 실적이 한 달 평균 40만~50만원대인 것을 감안하면, 7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백화점의 주된 고객은 여성(전체 70%이상)이기 때문에 백화점 제휴카드 실적 역시 여성 고객이 많다. 이 때문에 여성 고객의 월 평균 소비액과 비교해도 남성 고객이 월등히 높은 편이다.
신세계 멘즈라이프 삼성카드는 백화점 할인을 중심으로 주유, 골프, 택시, 편의점 등 남성들이 주로 이용하는 업태의 혜택을 두루 담아 출시했다. 한 달 만에 1000명이 넘는 남성 고객을 유지했다.
세부적으로 백화점 사용내역을 살펴보면, 남성들은 자신을 꾸미는데 집중적으로 소비했다. 장르별 매출 순위에서 명품이 1위로 집계됐으며, 이어 남성의류가 2위, 생활이 3위로 나타났다. 자신을 위해서라면 고가의 제품도 과감히 투자하는 경향을 보였다.
또 가전과 가구 등 생활장르에서도 소비를 아끼지 않았다. 멘즈라이프 삼성카드 사용자 중 74%가 30~40대 젊은층인 것으로 확인됐다.
같은 기간 여성들이 주로 구매한 장르는 명품, 생활, 식품 순으로 집계됐다. 자신을 위한 투자와 함께 가구, 가전, 식품 장르에도 큰 돈을 쓰는 경향을 보였다.
이 같은 추세를 반영해 신세계백화점은 남성들을 위한 '멘즈위크'를 연다. 지난해 백화점 전체에서 남성 매출 비중이 34%를 넘어서는 등 백화점 내 큰 손으로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신세계백화점은 13일부터 22일까지 전체 점포에서 남성 패션과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는 이벤트를 진행한다.
먼저 신세계가 직접 운영하는 남성 명품 폅집숍 분더샵클래식은 볼리올리 재킷, 일레븐티 니트 등 멘즈위크만을 위한 단독 상품을 선보인다. 보테가베네타 남성 가방, 발렌티노 파우치, 조르지오아르마니 가죽 셔츠, 휴고보스 폴로티 등 유명 명품 브랜드들도 이번 행사에서 만날 수 있는 단독 상품을 내놓는다.
또 엠포리오아르마니, 디스퀘어드2, 폴스미스, 디젤 등 컨템포러리 브랜드들은 최대 60%까지 할인하는 특가상품을 준비했다. 대표 상품은 디스퀘어드2 트렌치코트 174만 3000원, 폴스미스 남성 외투 45만원, 엠포리오아르마니 집업재킷 78만 5000원, 디젤 청바지 31만 8000원 등이 있다.
이색 서비스와 사은행사도 마련됐다. 조르지오아르마니, 꼬르넬리아니, 제냐 등은 브랜드 고유의 특성이 반영된 패턴에 고객 체형에 사이즈를 맞춰 제작해주는 MTM(Made To Measure)서비스도 진행한다.
젊은 남성 고객들을 겨냥한 ‘남자 생활양품’이라는 행사도 열린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서 13일부터 15일까지 진행되는 이 행사에서는 감각적인 스타일로 주목 받고 있는 20여명의 젊은 디자이너들의 상품을 다양하게 만나볼 수 있다.
인싸일런스, 반트바르트 등 남성 의류 브랜드를 비롯 스쿠도, 스마트턴아웃과 같은 남성 잡화 브랜드와 오디오, 피규어 등 남성 취미용품도 대거 선보인다.
13일부터 15일까지 모든 장르에서 신세계 멘즈라이프 삼성카드로 구매하면 금액대별로 상품권을 증정하고, 20만원, 50만원 이상 구매고객에게는 각각 스마이슨 랜덤박스와 해외 유명 수입차 24시간 렌트권도 사은품으로 준비했다.
박순민 신세계백화점 영업전략담당 상무는 “업계 최초로 출시한 남성들만을 위한 카드실적이 호조를 보이는 등 여성 못지 않은 패션감각으로 자기 주도적인 소비를 하는 남성들이 백화점에서 매우 중요해지고 있다”며 “올해 7회째 맞은 멘즈위크에서 봄을 맞아 쇼핑에 나선 남성 수요를 선점할 계획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