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권지영 기자ㅣ 신용정보원이 국내 실손의료보험 전체 가입자를 대상으로 분석한 빅데이터 결과가 향후 금융당국의 실손보험 정책에 반영될 예정이다. 연령대별 가입 현황을 토대로 각 나이별로 필요한 담보와 적정 보험료 등의 산출이 더 정교해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한국신용정보원이 15일 발표한 '국내 실손의료보험 통합 분석'을 살펴보면, 올해 9월 말 기준 국내 실손보험 가입자는 3456만명(전국민의 68%)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신용정보원은 신용정보집중기관으로 이번 실손보험 가입 현황을 최초로 분석했다.
이번 빅데이터는 우리나라 실손보험 가입자 전체를 분석한 결과다. 보험사의 경우 2006년 이전(표준화 이전)계약과 공제회(2009년 이후 우정사업본부·수협·신협·새마을금고)계약이 모두 포함됐다. 보장내역으로 입·통원 의료비, 처방조제료, 외래의료비, 노후실손, 요양병원 의료비, 상급병실차액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했다.
분석 결과, 국내 실손보험 가입자 중 30~40대의 가입 연령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대로 70대 이상 가입자 비중은 전체에서 가장 낮았다.
연령대별 세부적인 특징을 살펴보면, 10대부터 40대까지 80%에 육박하는 가입률을 보였다. 특히 10세 미만인 어린이 10명 중 8명은 실손보험에 가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50대의 가입률은 70%로 비교적 높았지만, 60대 이상(46.8%)으로 갈수록 가입률이 급격히 낮아졌다. 70세 이상 가입률은 10% 미만에 그쳤다.
실손보험 가입자 중 연령이 증가할 수록 가입률은 감소하는 반면, 보험료와 진료비는 상승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심평원에 따르면 40대의 경우 지난해 6260억원의 의료비용이 들었고, 50대는 9840억원, 60대 8950억원, 70대는 1조 6120억원에 달해 40대 이후 의료비용이 크게 증가했다.
연령이 증가하면서 실손보험의 보험료도 높아졌다. 10대부터 40대까지 실손보험 평균 보험료는 1만원대를 유지했지만, 50대 2만 9700원으로 급격히 올랐다. 이어 60대는 4만원대로 치솟았고, 70세 이상은 실손보험의 보험료가 무려 6만원대로 나타났다.
신용정보원은 70세 이상의 실손보험 가입률이 저조한 이유로 '소득 저하'를 꼽았다. 금융당국은 지난 2014년 75세까지 가입 가능한 노후실손의료보험 상품을 시장에 내놨지만, 비싼 보험료 등의 이유로 가입률이 매우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신용정보원은 최초의 실손보험 통합 집계·분석을 통해 효과적인 보험정책 수립의 기초자료로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우리나라 실손보험 시장 현황을 전체적으로 파악해 연령별 필요한 담보를 추가 혹은 삭제해 적정 보험료로 가입할 수 있도록 정보를 제공하겠다는 것.
또 보험 가입자의 정액형 보험 가입 특성을 분석해 보험사 경영전략, 소비자의 합리적 선택 등을 돕겠다는 계획이다. 신용정보원에 따르면 전연령대에서 '사망'과 '암' 보장상품의 가입 비중이 가장 높고, 최근 1년간 신규 보험계약 가입자 중 40~50대 비중이 늘었다.
담보별로는 40~50대는 사망, 진단 담보 가입비중이 증가하고, 20대는 수술, 입원 담보 가입비중이 늘었다. 정액형 보험 가입자는 최초 보험을 가입한 후, 평균 3년 8개월이 경과한 뒤 추가로 보험에 가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용정보원 관계자는 “전체 실손보험 가입자의 세분화된 현황 통계를 제공해 취약계층에 대한 정책적 배려를 지원할 방침이다”며 “정액형 보험의 경우 보험의 가입, 유지, 해지 등 소비자 특성을 상세 분석한 자료를 통해 보험사가 소비자 맞춤형 마케팅 전략을 세우는데 기초 자료로 활용 가능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