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권지영 기자ㅣ KB손해보험과 AIG손해보험이 민간 보험사 가운데 처음으로 단기수출보험 사업에 진출한다. KB손보와 AIG손보의 자본금은 각각 300억원과 617억원이다.
금융위원회는 20일 '14차 정례회의에서 KB손보와 AIG손보가 보증보험 중 단기수출보험 사업에 대해 허가했다고 밝혔다.
단기수출보험은 결제 기간 2년 이내의 단기 수출계약을 체결한 후 수출을 할 수 없게 되거나 대금을 받을 수 없을 경우 회사가 입은 손실을 보상하는 상품이다. 지금까지는 공공기관인 무역보험공사가 독점해 왔다.
정부는 지난 2013년 단기수출보험을 민간 보험사에 개방하기로 결정하면서, 무역보험공사 비중을 오는 2017년까지 60%로 줄이겠다고 계획한 바 있다. 정부가 발표한 당시에는 민간 보험사가 2014년부터 시장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해 내년까지 민간 보험사 비중을 40%까지 끌어오를 것으로 예측했다.
하지만, 이번 KB손보와 AIG손보가 첫 사업을 시작한만큼 정부가 기존에 세웠던 무역보험공사 비중 감축 계획은 수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위 관계자는 “민간 보험사가 올해 진입해 내년까지 40%를 달성하는 건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에 산업통상자원부와 다시 논의해서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손해보험사들은 새로운 시장 진출에 대해 긍정적인 분위기다. 현재 단기수출보험의 시장 규모는 보험료 기준 2000억원 가량이다. 이 중 민간 보험사 비중이 최대 40%로 전체에서 800억원 내외 규모다.
하지만 단기수출보험의 손해율이 100%를 넘어서는 등 좋지 않은 편이다. 단기수출보험에서 적정손해율은 따로 지정돼 있지 않지만, 현재 손해율이 100%를 웃돌고 있어 받은 보험료보다 나간 보험금이 더 많아 손해를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단기수출보험시장에 먼저 진출한 보험사가 유리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현재 수출기업의 비중은 대기업이 80~90%가량 되고, 나머지는 중소기업이 차지하고 있는데 시장을 우선 진출한 보험사가 여러 회사의 요율을 협의하는 등 우량물건에 대한 협상 기회가 더 많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KB손보 관계자는 “현재 내부적으로 8월초까지 상품개발에 집중해 재보험과의 협의를 완료하고, 중순부터 판매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아직까지는 구체적으로 요율 협의를 제시한 기업은 없지만, 가장 먼저 진출한만큼 KB금융 계열사를 활용해 적극적으로 판매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한편, 현대해상과 동부화재도 단기수출보험 사업의 허가를 신청한 상태다. 금융위는 내달 말에서 9월 사이에 승인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