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권지영 기자ㅣ 올해 1월 출범한 한국신용정보원의 빅데이터 활용 방안에 대한 논의가 시작됐다. 한국신용정보원은 우리나라 모든 금융회사와 유관기관의 정보를 한 곳으로 모아 관리하고 분석하는 우리나라 최초 신용정보집중기관이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25일 각 금융업계 임원과 학계, 법조계, 연구원 등 민간 전문가들과 신용정보원에서 마련한 빅데이터 업무계획을 논의하고, 의견을 청취했다.
이날 임종룡 위원장은 앞으로 신용정보원에서 추진돼야 할 사항을 당부했다. 그는 “각 업권간 정보를 연계한 여러 유형의 분석을 지속적으로 발굴해 (정보활용의)시사점을 도출할 필요가 있다”며 “기존 보다 다양한 각도에서 심층적인 분석을 시도해 신사업 개척, 신상품 개발 등을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임 위원장은 “빅데이터 처리의 모든 단계에서 정보보호를 위한 충분한 사전검토와 기술적 처리, 지속적 사후 관리 등에도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신용정보원이 빅데이터를 활용해 추진하고 있는 업무 가운데 보험정보는 크게 ▲실손계약정보확인 보장성보험 ▲보험계약정보 확인 ▲보험사기 예방 인프라 구축 등 세 가지다.
우선 한국신용정보원은 생명보험사와 손해보험사, 공제기관에서 받은 실손계약정보를 통합했다. 이를 실손보험 지급 부분을 추가해 추후 실손보험 정책과 산업에 필요한 통계를 산출해 보험사에 제공하겠다는 계획이다.
보험사에게는 생·손보사와 공제 업권별 선호도, 주요 가입 연령대 등 판매전략 수립에 필요한 분석통계를 제공할 수 있다. 예컨대, 보험사는 실손의료보험 분석통계를 통해 50대 후반 이후 보험가입률이 급격히 낮아지는 현상을 파악하고 해당 연령에 맞는 보험상품 판매 강화 전략을 세울 수 있다.
한국신용정보원은 올해 12월까지 실손의료보험 관련 지표를 산출하고 내년부터 업계에 실손의료보험 분석 자료를 정기적으로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본인이 가입한 보험의 보장내역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도 구축된다. 본인인증 후 가입한 보험상품의 세부 보장내역을 원클릭으로 확인 가능한 '보험다보여(가칭)' 서비스가 추진된다.
또 보험상품에 포함돼 있는 주요 보장내역에 대한 분석자료를 유사연령 평균 보장금액 등 비교지표와 함께 제공한다. 보험정보 집중의 확대에 따라 보장성보험에서 연금·저출성 보험 등으로 단계적으로 서비스가 확대될 예정이다.
예를 들어 40대 남성 A씨가 '보험다보여'를 통해 본인이 가입한 보험내역과 40대 남성의 평균 보장수준을 함께 조회할 경우 A씨가 가입한 상품의 가입금액과 동일연령대별 평균 가입금액을 비교할 수 있다. 비슷한 연령대보다 보장내역이 부족하다면 위험대비 보장설계를 할 수도 있다.
각 보험사와 공제기관에서 받은 정보를 보험사기 예방에도 활용할 계획이다. 보험사 뿐만 아니라 공제기관의 보험가입 정보 통합조회를 통해 입원급여, 고액사망급여 중복 가입현황 등을 분석할 수 있다는 게 신용정보원의 설명이다.
이밖에 보험정보를 활용한 통계적분석 시스템을 구축해 보험금 청구 때 해당 병원과 정비공장의 과잉 진료와 허위청구 여부를 비교·분석할 수 있는 통계를 제공한다. 또 유형별 보험사기자의 패턴을 분석해 보험사기 유의자의 보험사기 가능성을 점수화해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한국신용정보원은 오는 연말까지 보험사가 활용할 수 있는 보험가입내역 통합조회 시스템을 구축하고, 내년 중 통계 분석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한편, 이날 금융위는 신용정보원이 빅데이터 활성화를 위한 핵심인프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필요한 부분은 적극 지원할 것을 약속했다.
임종룡 위원장은 “빅데이터 분석 초기단계에서는 신용정보원에서 마련한 통계 분석자료가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며 “장기적으로는 개별 기업이 원하는 방식의 1:1 맞춤형 통계 분석까지 제공할 수 있도록 업무영역을 확대해 나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