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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에 밀리면 끝장’ 위기감 팽배한 이마트, 3차 할인 전쟁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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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day, April 12, 2021, 06:04:00

‘최저가격 보상 적립제’ 진행..‘실탄 장전’ 쿠팡에 위기감 고조
배송 및 서비스 역량 가진 쿠팡 대항해 ‘가격’ 화두로 꺼내

 

인더뉴스 이진솔 기자 | “올해 쿠팡에 밀리면 끝장이다.” 

 

이마트가 유통업계에 최저가 가격 경쟁에 불을 지폈습니다. 그동안 가격 경쟁력을 강조해온 이마트가 칼을 먼저 뽑아 들었고, 온라인 강자 쿠팡을 비롯해 오프라인 경쟁업체 저격에 나섰습니다. 이마트 내부에서는 올해가 쿠팡과 전쟁의 ‘원년’이라는 비장함까지 감돌고 있습니다. 

 

1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대표 강희석)는 지난 8일부터 쿠팡·롯데마트몰·홈플러스몰을 겨냥한 ‘최저가격 보상 적립제’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마트몰에서 산 상품이 쿠팡·롯데마트몰·홈플러스몰 판매 상품보다 비싸면 차액을 앱 적립금으로 보상해주는 제도입니다.

 

대상 상품은 가공 및 생활용품 매출 상위 상품 중 쿠팡과 롯데마트몰, 홈플러스몰 중 한 곳 이상에서 취급하는 상품 500개입니다. 회사 측은 “최저가격 보상 적립제를 통해 고객에 대한 가격 혜택을 강화해 대한민국 대표 생필품 판매처로서 가격 신뢰도를 높일 것”이라고 했습니다.

 

업계는 이번 가격 정책이 쿠팡(대표 강한승·박대준)이 지난 2일 시작한 ‘로켓배송상품 무조건 무료배송’ 캠페인에 대한 대응으로 보고 있습니다. 월 2900원 유료 회원제인 ‘로켓와우 회원’이 아닌 소비자에게도 로켓 배송을 지원하는 서비스입니다.

 

이마트가 쿠팡을 정조준하는 가격 경쟁에 나선 배경은 ‘이번에 밀리면 끝장’이라는 위기 의식이 있습니다. 최근 미국 상장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쿠팡이 대규모 국내 투자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자 우려가 고조되고 있습니다. 이마트 관계자는 “점유율 경쟁에서 밀리면 살아남기 어려울 것으로 본다”면서 “쿠팡에 대항할 수 있는 건 현재 유통업계에서 이마트와 네이버 정도 뿐”이라고 말했습니다.

 

유통업계 판을 흔드는 가격 경쟁은 지난 2016년에도 있었습니다. 당시에도 시작은 역시 이마트였습니다. 지난 2016년 2월 이마트는 당시 소셜커머스 사업을 하던 쿠팡을 겨냥해 최저가 전쟁을 선포했습니다. 이를 기점으로 오프라인과 온라인 채널 간 가격 경쟁이 본격화된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습니다. 

 

당시 이마트는 홈플러스나 롯데마트뿐만 아니라 온라인몰과 소셜커머스까지 최저가 경쟁 영역을 확대하며 주목받았습니다. ‘가격의 끝’이라는 이름 아래 ‘기저귀’를 시작으로 ‘여성위생용품’과 ‘참치캔’ 등 핵심 생필품을 온·오프라인을 통틀어 최저가로 판매하겠다고 나섰습니다.

 

업계에서는 이마트가 내세운 최저가 전쟁 선언을 쿠팡을 향한 저격이라고 봤습니다. 첫 전략상품으로 내놓은 기저귀는 쿠팡을 비롯한 온라인업체로 고객이탈이 컸던 품목 중 하나라는 점에서 상징적입니다. 빠른 배송을 자랑하는 쿠팡으로 기저귀 구매자들이 넘어가면서 2015년 이마트 기저귀 매출이 전년 대비 26.3% 줄었습니다.

 

이마트의 공세에 소셜커머스 업체에 더해 경쟁 대형마트 및 오픈마켓 등이 대응에 나서면서 가격 경쟁은 ‘1원 전쟁’으로 격화됐습니다. 업계는 실시간 조사팀을 가동해 가격을 경쟁사와 비슷하게 맞추는데 몰두했습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습니다. 2016년 2월 18일부터 5월 11일까지 진행된 ‘가격의 끝’ 선정 상품군 이마트몰 온라인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51.2% 증가했습니다. 같은 기간 이마트몰 전체 신장률 29.8%를 웃도는 성적표입니다. 기간을 상반기로 확대해도 이마트몰은 전년 동기대비 25% 신장한 매출 4700억원을 기록했습니다.

 

가격파괴 전쟁은 2019년 재점화됐습니다. 이번에도 이마트가 포문을 열었습니다. 연초 이마트는 초저가 선언을 하며 경쟁을 시작했고 롯데마트와 홈플러스가 참전하며 시장이 과열되기 시작했습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2019년 신년사에서 “신세계만의 스마트한 초저가 모델을 만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하며 승부수를 던졌습니다. 이어 “시장에는 초저가와 프리미엄 두 형태만 남을 것”이라며 “미지의 영역인 초저가 시장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아야 한다”고 했습니다. 이렇게 등장한 전략이 ‘국민가격’으로 생닭과 전복 등을 반값 수준으로 판매해 높은 소비자 호응을 얻었습니다.

 

급기야 이마트는 8월부터는 상시 최저가 ‘에브리데이 국민가격’을 선포하며 유통업계에 새로운 유행으로 ‘초저가’가 자리 잡도록 이끌었습니다. 소비자 발길을 묶기 위해 손해를 보면서 파는 형식이 아니라 유통 구조를 효율화해 저렴하게 팔면서 이익을 남기는 방식을 노렸습니다.

 

업계에서는 2016년 쿠팡과 경쟁과 달리 국민가격은 이마트만의 장기적인 차별점으로 가져가려는 움직임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오프라인과 온라인 경계가 허물어지는 상황에서 ‘저렴한 가격은 기본’이라는 인식이 보편화하는 업계 흐름과 맞물린 결과라는 분석도 있습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최저가 보상제는 국내 유통시장에 저렴한 가격은 기본이라는 인식이 자리 잡으면서 사라졌던 마케팅 방식”이라며 “하지만 배송 등 서비스 분야에서 차별화를 노리는 쿠팡이나 마켓컬리가 떠오르면서 다시금 ‘가격’이 유통업계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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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솔 기자 jinsol@inth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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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25 07:00:00

인더뉴스 장승윤 기자ㅣ치킨업계 1위를 지켜온 교촌치킨의 성장세가 멈췄습니다. 적극적인 출점과 마케팅으로 점유율을 끌어올린 bhc, BBQ와 대비되는 흐름에 본업 경쟁력을 의심하는 목소리가 흘러나오는 상황입니다. 교촌은 '허니시리즈의 아버지' 송종화 대표 체제에서 올해 새판 짜기에 돌입합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치킨업계 매출 순위가 뒤바뀌었습니다. bhc 매출이 전년보다 5.5% 증가한 5356억원으로 교촌치킨을 제치고 1위에 올랐습니다. 치킨 3사 중 유일하게 매출 5000억원을 넘겼습니다. BBQ는 지난해 매출이 12.8% 증가한 4732억원을 기록한 가운데 2년 연속 500억원 넘게 올랐습니다. 교촌에프앤비만 역성장했습니다. 지난해 매출이 4450억원으로 1년 전보다 14% 줄었습니다. 2014년부터 8년간 이어온 국내 치킨프렌차이즈 업계 선두 자리를 bhc에 뺏겼고 BBQ에 2위 자리마저 내줬습니다. 3위로 내려앉았지만 이유는 있습니다. 교촌은 외연 확장보다 내실을 택했습니다. 실제로 지난해 수익성 개선에 성공한 교촌에프앤비입니다. 영업이익이 248억원으로 전년 대비 181% 늘었습니다. 1년 사이 3배 급증했습니다. 영업이익률도 1.7%에서 5.6%로 3.9%p 끌어올렸습니다. bhc와 BBQ의 영업이익은 각각 1203억원, 553억원으로 전년보다 15.2%, 13.7% 줄었습니다. 교촌에프앤비 측은 "당초 가맹점 확장 전략을 추구했다면 매출이 큰 폭으로 올라 업계 순위 회복이 어렵지 않았겠지만 권원강 교촌에프앤비 회장은 쉬운 길을 선택하지 않았다"며 "무엇보다 가맹점 수익이 우선이라는 권 회장 경영철학을 2023년 실적에서도 보여줬다"고 말했습니다. 교촌에프앤비는 가맹점 및 파트너사와 상생 협력 관계 구축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점포당 점주 매출은 업계 최고 수준입니다.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거래에 따르면 2022년 교촌치킨 가맹점의 전국 평균매출액은 7억5000만원으로 bhc(6억원), BBQ(4억3000만원)보다 높습니다. 0%대 폐점률도 이를 입증합니다. 다만 가맹점주 수익성 보전에만 초점을 맞춘 결과 외형 성장이 더뎠고 매출이 크게 떨어졌습니다. 지난해 경쟁사들이 수십 개 이상 매장을 낼 때 교촌에프앤비의 신규 출점 매장은 10개에 불과했습니다. 전국 가맹점 수(2022년)에서도 교촌에프앤비(1365개)는 BBQ(2041개), bhc(1991개)와 차이가 큽니다. 특히 치킨 가격 인상을 주도한다는 점이 매출 하락의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습니다. 교촌은 2018년 업계 최초로 배달비를 도입했고 이는 요식업계 전체 배달비 유료화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교촌은 지난해 4월에도 주요 메뉴 가격을 나홀로 최대 3000원 인상하며 소비자들의 눈총을 받았습니다. 경쟁사 대비 부족한 히트 상품도 보완 과제로 언급됩니다. 교촌의 인기 제품으로는 1991년 간장치킨(교촌시리즈)을 시작으로 2004년 레드시리즈, 2010년 허니시리즈 등이 손꼽힙니다. 허니시리즈 이후 15년 가까이 꾸준히 신제품을 내고 있으나 히트작으로 불릴 만한 상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지난 2020년 24가지 재료로 완성한 불맛을 강조하며 선보인 '교촌신화'는 반짝 인기를 끌었으나 오래가지 못하고 2년 뒤인 2022년 7월 단종됐습니다. 교촌에프앤비는 같은달 블랙시크릿을 출시하며 5가지 향신료로 만든 이국적인 치킨 콘셉트를 앞세웠고 콤보 출시, 시식단 모집 등 마케팅을 강화했습니다. 블랙시크릿은 지난해 1월 출시 약 6개월 만에 누적 판매량이 100만마리를 돌파하며 가능성을 보였으나 시장에 반향을 일으킬 정도로 보기는 어렵다는 평이 지배적입니다. 교촌에프앤비 입장에서는 허니시리즈를 이어 매출 증대와 신규 고객 창출을 견인할 인기 제품이 필요한 실정입니다. 이는 송종화 부회장을 교촌의 새 사령탑으로 임명한 배경이기도 합니다. 교촌은 지난달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송 부회장을 신임 대표로 선임했습니다. 송 대표는 2003년부터 2012년까지 교촌에프앤비 총괄상무 및 사장으로 재직한 전문경영인입니다. 지난해 9월 부회장으로 11년 만에 경영에 복귀했습니다. 송 대표는 2000년대 초반 조류 인플루엔자(AI) 파동으로 가라앉은 치킨 프렌차이즈 시장 위기를 극복하고 교촌치킨을 치킨 선두 브랜드로 올리는 데 기여한 프렌차이즈 전문가로 평가받습니다. 임원 재직 당시 미국과 중국 시장 진출을 주도했습니다. 2010년에는 교촌의 효자 상품인 '허니시리즈'를 출시했습니다. 허니시리즈는 후라이드와 양념으로 대표되던 치킨 시장에 꿀을 활용해 상품화에 성공했습니다. 치킨 고객층을 아이와 여성들까지 넓히는 첨병 역할을 했습니다. 2014년에는 허니시리즈 판매량이 전년 대비 2배가량 신장하며 그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각각 30%, 63% 증가하는 데 큰 역할을 했습니다. 최근 교촌은 신사업 확장에 주력하는 모앙새입니다. 이마트와 협력해 자사 소스를 상품화한 K1 핫소스를 출시하며 소스 시장에 진출했고 지난해 6월에는 이태원에 '치킨 오마카세' 닭요리 전문점 교촌필방을 열었습니다. 올초에도 여의도에 메밀 한식주점 '메밀단편'을 론칭하고 소비자 반응을 살피고 있습니다. 이러한 교촌의 신사업 시도는 매출 부진과 맞물리며 본업 경쟁력 저하에 대한 비판으로 연결되고 있습니다. 교촌에프앤비는 그룹 성장의 전기를 마련한 송 대표 체제에서 재도약을 도모한다는 계획입니다. 송 대표는 국내가맹사업과 신성장사업, 해외사업, 각 계열사 등을 총괄하는 역할을 맡습니다. 송 대표는 취임사를 통해 "경기위축과 소비침체 등 회사 안팎의 여러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절박함’을 갖고 업무에 임할 것"이라며 "지속적 경영혁신을 통해 체질 개선을 가속화하고, 브랜드 경쟁력 강화와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 주력해 교촌을 100년 기업으로 성장시키는 일에 열정을 바치겠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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