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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학부모 속여 혁신학교 지정”...서울시교육청 ‘날치기’ 행정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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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dnesday, December 02, 2020, 11:12:21

서울 서초구 잠원동 경원중학교 혁신학교 지정서 교육청의 정보 왜곡 의혹
학부모들, 지정 철회 강력 촉구...“교육질 오히려 떨어져”
서울시교육청 홈페이지 시민청원 서명 집중..1만회 이상 동의시 교육감 공식 답변해야
서울시교육청 “혁신학교 공모 신청 받아 합법적 가결” 주장

 

인더뉴스 이재형 기자ㅣ도입했다 하면 지역의 반발을 샀던 혁신학교가 또다시 학업 성취도 하락을 우려하는 학부모들의 강력한 반대에 부딪혔습니다. 특히, 이번에는 학부모의 동의를 얻는 과정에서 교육당국이 왜곡된 정보를 학부모에게 제공했다는 주장이 나와 파장이 커지고 있습니다.

 

2일 서울시교육청(교육감 조희연)과 ‘경원중학교 혁신학교 지정 반대 비대위’에 따르면, 서초구 잠원동에 위치한 경원중학교는 당초 일반중학교였으나, 최근 ‘학교와 마을이 교육에 협력한다’는 콘셉트의 ‘마을결합혁신학교’로 지정돼 내년 3월부터 혁신학교로서 첫 학기를 맞을 계획입니다.

 

그런데 서울시교육청이 경원중을 혁신학교로 바꾸는 과정에서 학교가 일부 절차를 건너뛰거나 학부모에게 제도의 내용을 축소해 알렸다는 주장이 뒤늦게 제기되면서 학교 개학을 몇 달 남겨둔 상황에서 급제동이 걸렸습니다.

 

비대위 주장에 따르면 서울시교육청과 경원중학교는 지난 8월 혁신학교 공모에 앞서 이에 대한 주민설명회나 공청회를 한 차례도 열지 않았고, 유일하게 관련 정보를 제공한 가정통신문은 사실과 내용이 달랐습니다.

 

 

실제로 지난 8월 경원중이 혁신학교 신청 계획을 알리고 학부모 찬반 여론을 수렴하기 위해 보낸 가정통신문을 보면, 경원중은 “본교는 2019~2020년 마을결합중점학교를 운영해왔다”며 “내년부터는 ‘마을결합중점학교’가 ‘마을결합혁신학교’의 이름으로 변경되지만 현재 교육과정과 달라지는 건 없다”고 했습니다. 다시 말해 경원중은 일반학교(마을결합중점학교)에서 혁신학교로 바뀌지만 교육 내용은 바뀌지 않는다는 건데요.

 

그러나 엄연히 학교 유형이 바뀌는 건데 이 같은 설명은 사실과 다르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두 제도 모두 학교 인근 인프라를 교육에 활용하지만 마을결합중점학교는 시험 등 선발형 평가 비중을 유지하고 교육부가 편찬하는 국정교과서를 씁니다.

 

반면 혁신학교는 관찰, 면담 비중이 높고 학생이 교육과정과 교육평가 방식을 결정하는데 참여할 수 있으며 검인정 교과서를 쓸 수 있습니다. 경우에 따라 시험을 보지 않고 학기를 마칠 수도 있는 겁니다.

 

일부 학부모들은 혁신학교에 대한 반대여론을 의식한 교육청과 학교가 충분한 소통 없이 '날치기 행정'으로 학교변경안을 통과시켰다고 주장합니다. 이에 따라 학교장에게 지정 철회 및 재투표를 요구하고 나선 상태입니다.

 

경원중학교에 학생을 둔 한 학부모는 “교육은 실험이 아닌데 학부모와의 충분한 소통 없이 '날치기'로 통과시켰다. 학교에서 왜곡된 정보를 보내지 않았다면 혁신학교 지정에 동의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분통을 터뜨렸습니다. 다른 학부모는 “혁신학교의 경우 전체적인 학습량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며 “특목고 등의 진학을 준비하는 학생이나 학부모 입장에선 혁신학교로 바뀌는 것을 받아들이기 매우 힘들다”고 불만을 토로했습니다.

 

서울시교육청은 일단 절차대로 진행됐으니 문제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교육청 관계자는 “경원중은 설문조사에서 교사의 80%, 학부모의 69% 동의를 받았고, 이후 카카오톡 단톡방에서 열린 운영위원회 회의에서 공모 신청안을 가결 받아 합법적으로 혁신학교를 추진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교육청을 향한 비판여론은 거듭 불거지고 있습니다. 학부모들이 경원중 인근에서 서명 운동을 벌이고 있고, 지난달 30일 ‘조희연의 열린교육감실’ 홈페이지에 게재된 ‘경원중 혁신학교 지정 철회’ 청원 2건은 2일 오전 11시경 각각 9149명과 4961명의 동의를 얻었습니다. 청원 동의수가 1만 건을 넘으면 서울시교육청 내부규정에 따라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공식 답변을 발표해야 합니다.

 

경원중 혁신학교 지정 반대 비대위측 관계자는 "오는 7일 경원중학교에 항의 방문할 예정이며, 그럼에도 불구, 서울시교육청이 혁신학교 지정을 철회하지 않는다면 등교거부도 불사할 것"으로 밝혀 파장은 지속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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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형 기자 silentrock@inth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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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25 07:00:00

인더뉴스 장승윤 기자ㅣ치킨업계 1위를 지켜온 교촌치킨의 성장세가 멈췄습니다. 적극적인 출점과 마케팅으로 점유율을 끌어올린 bhc, BBQ와 대비되는 흐름에 본업 경쟁력을 의심하는 목소리가 흘러나오는 상황입니다. 교촌은 '허니시리즈의 아버지' 송종화 대표 체제에서 올해 새판 짜기에 돌입합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치킨업계 매출 순위가 뒤바뀌었습니다. bhc 매출이 전년보다 5.5% 증가한 5356억원으로 교촌치킨을 제치고 1위에 올랐습니다. 치킨 3사 중 유일하게 매출 5000억원을 넘겼습니다. BBQ는 지난해 매출이 12.8% 증가한 4732억원을 기록한 가운데 2년 연속 500억원 넘게 올랐습니다. 교촌에프앤비만 역성장했습니다. 지난해 매출이 4450억원으로 1년 전보다 14% 줄었습니다. 2014년부터 8년간 이어온 국내 치킨프렌차이즈 업계 선두 자리를 bhc에 뺏겼고 BBQ에 2위 자리마저 내줬습니다. 3위로 내려앉았지만 이유는 있습니다. 교촌은 외연 확장보다 내실을 택했습니다. 실제로 지난해 수익성 개선에 성공한 교촌에프앤비입니다. 영업이익이 248억원으로 전년 대비 181% 늘었습니다. 1년 사이 3배 급증했습니다. 영업이익률도 1.7%에서 5.6%로 3.9%p 끌어올렸습니다. bhc와 BBQ의 영업이익은 각각 1203억원, 553억원으로 전년보다 15.2%, 13.7% 줄었습니다. 교촌에프앤비 측은 "당초 가맹점 확장 전략을 추구했다면 매출이 큰 폭으로 올라 업계 순위 회복이 어렵지 않았겠지만 권원강 교촌에프앤비 회장은 쉬운 길을 선택하지 않았다"며 "무엇보다 가맹점 수익이 우선이라는 권 회장 경영철학을 2023년 실적에서도 보여줬다"고 말했습니다. 교촌에프앤비는 가맹점 및 파트너사와 상생 협력 관계 구축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점포당 점주 매출은 업계 최고 수준입니다.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거래에 따르면 2022년 교촌치킨 가맹점의 전국 평균매출액은 7억5000만원으로 bhc(6억원), BBQ(4억3000만원)보다 높습니다. 0%대 폐점률도 이를 입증합니다. 다만 가맹점주 수익성 보전에만 초점을 맞춘 결과 외형 성장이 더뎠고 매출이 크게 떨어졌습니다. 지난해 경쟁사들이 수십 개 이상 매장을 낼 때 교촌에프앤비의 신규 출점 매장은 10개에 불과했습니다. 전국 가맹점 수(2022년)에서도 교촌에프앤비(1365개)는 BBQ(2041개), bhc(1991개)와 차이가 큽니다. 특히 치킨 가격 인상을 주도한다는 점이 매출 하락의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습니다. 교촌은 2018년 업계 최초로 배달비를 도입했고 이는 요식업계 전체 배달비 유료화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교촌은 지난해 4월에도 주요 메뉴 가격을 나홀로 최대 3000원 인상하며 소비자들의 눈총을 받았습니다. 경쟁사 대비 부족한 히트 상품도 보완 과제로 언급됩니다. 교촌의 인기 제품으로는 1991년 간장치킨(교촌시리즈)을 시작으로 2004년 레드시리즈, 2010년 허니시리즈 등이 손꼽힙니다. 허니시리즈 이후 15년 가까이 꾸준히 신제품을 내고 있으나 히트작으로 불릴 만한 상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지난 2020년 24가지 재료로 완성한 불맛을 강조하며 선보인 '교촌신화'는 반짝 인기를 끌었으나 오래가지 못하고 2년 뒤인 2022년 7월 단종됐습니다. 교촌에프앤비는 같은달 블랙시크릿을 출시하며 5가지 향신료로 만든 이국적인 치킨 콘셉트를 앞세웠고 콤보 출시, 시식단 모집 등 마케팅을 강화했습니다. 블랙시크릿은 지난해 1월 출시 약 6개월 만에 누적 판매량이 100만마리를 돌파하며 가능성을 보였으나 시장에 반향을 일으킬 정도로 보기는 어렵다는 평이 지배적입니다. 교촌에프앤비 입장에서는 허니시리즈를 이어 매출 증대와 신규 고객 창출을 견인할 인기 제품이 필요한 실정입니다. 이는 송종화 부회장을 교촌의 새 사령탑으로 임명한 배경이기도 합니다. 교촌은 지난달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송 부회장을 신임 대표로 선임했습니다. 송 대표는 2003년부터 2012년까지 교촌에프앤비 총괄상무 및 사장으로 재직한 전문경영인입니다. 지난해 9월 부회장으로 11년 만에 경영에 복귀했습니다. 송 대표는 2000년대 초반 조류 인플루엔자(AI) 파동으로 가라앉은 치킨 프렌차이즈 시장 위기를 극복하고 교촌치킨을 치킨 선두 브랜드로 올리는 데 기여한 프렌차이즈 전문가로 평가받습니다. 임원 재직 당시 미국과 중국 시장 진출을 주도했습니다. 2010년에는 교촌의 효자 상품인 '허니시리즈'를 출시했습니다. 허니시리즈는 후라이드와 양념으로 대표되던 치킨 시장에 꿀을 활용해 상품화에 성공했습니다. 치킨 고객층을 아이와 여성들까지 넓히는 첨병 역할을 했습니다. 2014년에는 허니시리즈 판매량이 전년 대비 2배가량 신장하며 그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각각 30%, 63% 증가하는 데 큰 역할을 했습니다. 최근 교촌은 신사업 확장에 주력하는 모앙새입니다. 이마트와 협력해 자사 소스를 상품화한 K1 핫소스를 출시하며 소스 시장에 진출했고 지난해 6월에는 이태원에 '치킨 오마카세' 닭요리 전문점 교촌필방을 열었습니다. 올초에도 여의도에 메밀 한식주점 '메밀단편'을 론칭하고 소비자 반응을 살피고 있습니다. 이러한 교촌의 신사업 시도는 매출 부진과 맞물리며 본업 경쟁력 저하에 대한 비판으로 연결되고 있습니다. 교촌에프앤비는 그룹 성장의 전기를 마련한 송 대표 체제에서 재도약을 도모한다는 계획입니다. 송 대표는 국내가맹사업과 신성장사업, 해외사업, 각 계열사 등을 총괄하는 역할을 맡습니다. 송 대표는 취임사를 통해 "경기위축과 소비침체 등 회사 안팎의 여러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절박함’을 갖고 업무에 임할 것"이라며 "지속적 경영혁신을 통해 체질 개선을 가속화하고, 브랜드 경쟁력 강화와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 주력해 교촌을 100년 기업으로 성장시키는 일에 열정을 바치겠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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