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권지영 기자ㅣ 미래에셋생명이 지난 3월, 고객이 설계사를 통해 약관대출을 하면 모집수수료를 주겠다는 새로운 정책을 내놨다가 중단했다.(본지, 4월3일자 <[단독]미래에셋생명, '약관대출 수수료 0.2%' 지급 논란> 기사 참조.)
보험업계는 미래에셋생명의 이같은 수수료 정책에 대해 곱지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특히, 저금리 상황에서 보험사의 자산운용수익이 줄자 자사는 물론 GA설계사까지 동원해 금리수익을 얻으려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생명은 지난달 전속설계사를 비롯해 독립법인대리점(GA, General Agency)소속 설계사에 약관대출 모집수수료 안내문자를 전송했다.
이 회사는 지난달부터 3개월간 약관대출 모집한 설계사에 수수료 0.2%를 주기로 했다가 <인더뉴스>의 보도가 나가자 즉시 중단했다. 현재 미래에셋생명 전속설계사는 2014년 12월 말 기준으로 4772명이다. GA소속 설계사는 지난해 9월 말 기준으로 18만5000명이다.
이와 관련, 미래에셋생명 관계자는 "수수료지급을 결정한 해당 융자팀에 확인한 결과 논란의 소지가 될 수 있다고 판단해 지난 3일 수수료 지급을 중단했다"고 말했다.
이번에 미래에셋생명이 실시한 '약관대출 모집수수료 지급'은 업계에서 처음으로 시도된 수당 정책이다. 일각에서는 설계사에 수수료를 주면서까지 대출규모를 늘리려는 것은 보험사 운용수익을 늘리려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고 보고 있다. 고객이 약관대출을 해주고 받는 이자가 보험사의 수익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현재 지속되는 저금리 기조에 보험사가 자산운용을 통해 수익을 내기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실제로 미래에셋생명의 최근 5년간 자산운용 이익률을 살펴보면 2010년 이후 꾸준히 상승해 2012년 6%를 기록해 생보 업계평균(4.9%)보다 크게 웃돌았다.
그러나 이 후 2013년 4.7%로 떨어져 올해 1월 기준으로 자산운용 이익률은 4.3%로 업계평균 4.5%보다 낮게 기록, 지속적으로 내리막 길을 걷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미래에셋생명이 약관대출 규모를 늘리려는 움직임이 자산운용에서 부족한 수익을 금리수익으로 메우려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약관대출을 통해 보험사가 얻을 수 있는 이자수익이 꽤 쏠쏠하다. 고객이 자신이 납입한 보험료를 담보로 약관대출을 신청하면 가산금리로 1.5~2.5% 가량 부담하고, 돈을 빌리게 된다. 이 가산금리는 100% 보험사의 수익이 된다.
또 약관대출은 담보가 확실하고 연체율이 낮은 것이 특징. 보험사 입장에서는 약관대출로 인한 리스크가 적다는 것이 큰 메리트로 작용한다. 설령, 고객이 원금을 상환하지 못해도 부담이 없다. 이 경우 적립금에서 제하면 되기 때문에 보험사에는 아무런 손해가 없기 때문이다.
한 생보사 관계자는 "약관대출은 보험사에서 전화 한 통으로 쉽게 이용할 수 있고, 이자수익이 꼬박꼬박 들어온다"면서 "대출금리 부문에서 가산금리는 100% 보험사 수익이기 때문에 자산운용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약관대출을 통해 자금이 회사 외부로 빠져나가도 RBC(보험금지급여력비율)에는 아무런 영향이 없다는 점도 미래에셋생명이 적극적인 마케팅을 진행한 또 다른 이유로 꼽히고 있다.
일각에서는 수수료를 고객에게 부담지우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하고 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보험 약관대출은 제1금융권에서 돈을 빌리지 못 하는 사람들이 이용하는 마지막 보루같은 것"이라며 "그런 사람들에게 혜택을 주지 못 할망정 수수료를 부담케 하는 건 곤란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미래에셋생명은 '약관대출'을 알리기 위한 홍보성 마케팅이었다고 해명했다. 회사 관계자는 "약관대출 서비스가 워낙 알려지지 않아, 간혹 컴플레인을 하는 고객도 있었다"면서 "고객에게 더 잘 알려보자는 목적으로 시행된 수수료 정책이었다"고 말했다.
금융 당국은 미래에셋생명의 약관대출 모집수수료 지급에 문제가 없는지 실태조사에 나설 계획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수수료 지급을 중단한 것과 별개로 현재까지 일어난 상황에 대한 정확한 실태파악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