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박민지 기자ㅣ제3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신청일이 3주 앞까지 다가왔다. 이같은 상황에서 유력한 후보로 꼽히는 간편송금서비스업체 토스 측은 신청 포기 가능성을 내비쳤다.
인터넷은행 인가 사업을 주도하는 금융위원회의 혁신사업이 위축되는건 아닌지 우려하는 분위기도 형성되고 있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는 다음 달 10일부터 15일까지 제3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신청을 받을 예정이다. 상반기 예비인가 심사에서 토스뱅크와 키움뱅크 컨소시엄이 모두 탈락한 만큼 이번에는 신규 인터넷은행을 출범시켜야 한다는 금융당국의 의지가 강하지만 참여의사를 확실히 밝힌 유력 후보는 없는 상태다.
기존 인터넷전문은행인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가 예상만큼 성적을 내지 못하고 있고 대주주 적격성 심사 등 여러 장애물이 있는 상황인 만큼 쉽게 출사표를 던지지 못하는 분위기다. 2017년 각각 출범한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는 현재 1000억원 이상 적자가 쌓인 상황이나 아직 뚜렷한 수익 모델을 마련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ICT업계에서는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완화하지 않는 한 대기업의 참여는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인터넷전문은행 대주주가 되려면 최근 5년간 금융 관련 법령, 공정거래법, 조세법 등을 위반해 벌금형 이상 처벌을 받은 사실이 없어야 한다.
실제 케이뱅크의 경우 KT의 공정거래법 위반으로 대주주에 오르지 못해 지배구조에서 취약점을 드러내고 있다. 또 자본조달도 계획대로 진행하지 못하는 상태다.
이 가운데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 이승건 대표는 지난 18일 오전 서울 강남구 디캠프에서 열린 핀테크 스케일업 현장간담회에서 금융당국의 규제로 인해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는 것이 어렵다고 토로했다.
이 대표는 “증권업 진출을 준비하고 있었는데 금융당국에서 우리가 수행할 수 없는 안을 제시했다”면서 “증권업 진출을 막은 이슈가 인터넷전문은행에도 똑같이 적용되기 때문에 이대로라면 이분야 진출도 멈출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다만 이 대표는 수행 불가능한 방안이 무엇인지는 구체적으로 답하지 않은 채 “특별한 규정에 따른 것이 아니라 정성적인 이슈라서 우리가 더 이상 할 수 있는게 없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의 재도전 포기 발언에 금융권과 핀테크업계는 술렁이고 있다. 한 차례 무산된 제3인터넷은행 인가가 다시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키움증권도 아직 뚜렷한 움직임이 없어 재도전 여부를 속단하기 어렵다. 키움증권은 예비인가 신청에 확답을 내놓고 있지 않지만 내부 검토과정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예비인가에 도전장을 내민 곳은 소소스마트뱅크 준비단이 유일하다. 지난 9일 발대식을 가진 소소스마트뱅크는 소상공인연합이 주도하고 있다. 소상공인연합은 경제단체인 소상공인연합회와 별개 조직으로 사단법인 서울시소기업소상공인연합회, 전국패션소상공인연합회 등으로 이뤄져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취임하고 처음으로 진행되는 대규모 사업으로 많은 관심이 쏠릴 것”이라며 “그러나 인터넷은행의 사업성이 높다고 판단된다면 규제 장벽이 있어도 출사 의사를 밝히는 기업들이 많을 텐데 금융사와 ICT업체들이 사업성이 낮다고 판단해 열기가 식은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