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권지영 기자ㅣ LG그룹과 한진그룹, 두산그룹의 지배구조상 변동이 시작됐다. 구광모 LG회장과 조원태 한진 회장(한진칼 대표이사), 박정원 두산 회장이 동일인(회장) 반열에 올랐다. 특히 구 회장과 박 회장은 창업주 이후 4세대인 동일인으로 첫 등장했다.
공정거래위원회(위원장 김상조, 이하 ‘공정위’)는 15일 자산 총액 5조원 이상인 59개 기업집단(소속회사 2103개)을 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지정·통지했다.
공시대상기업집단 수는 전년(60개)보다 1개 감소했고, 소속 회사 수는 전년(2083개)와 비교해 20개 증가했다. 애경(5.2조원)과 다우키움(5조원)은 자산총액을 처음으로 5조를 넘겨 공시대상기업집단에 신규로 지정됐다. 메리츠금융과 한솔, 한진중공업은 이번에 제외됐다.
공정위는 이날 공시대상기업집단 중 자산총액 10조원 이상인 34개 기업집단(소속회사 1421개)을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으로 지정했다.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수는 작년(32개)보다 2개 증가했으며, 소속 회사 수는 전년(1332개)보다 89개 늘어났다.
카카오와 에이치디씨(전 현대산업개발)은 자산총액 각 10조 6000억원으로 이번에 새롭게 지정됐다.
삼성전자는 대기업집단 중 처음으로 자산 규모 400조원을 넘겼다. 삼성의 자산은 414조 5000억원으로 전년보다 15조원이 늘어났다. 이는 자산 5조원 이상의 59개 공시기업집단의 총 자산 중 무려 20.3%나 된다.
이번 공시대상기업집단의 재무현황은 전반적으로 개선됐지만, 기업집단 간 격차가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5대그룹인 삼성·현대자동차·SK·LG·롯데가 보유한 자산은 공시대상기업집단(5조원 이상)의 총 자산 중 절반 이상(53%)을 차지했다. 세부적인 자산 규모는 현대자동차(223조 5000억원), SK(218조원), LG(129조 6000억원) 롯데(115조 3000억원)순이다.
카카오와 에이치디씨(전 현대산업개발)은 자산총액 각 10조 6000억원으로 이번에 새롭게 지정됐다. 특히 카카오는 창립 9년 만에 처음으로 대기업 반열에 올랐으며, 작년 한 해만 자산 규모 2조 1000억원이 늘어났다.
올해 지정에서 동일인의 변경이 대거 이뤄져 대기업집단의 지배구조상 세대변화가 본격화됐다. 작년 이재용 부회장이 삼성, 신동빈 회장이 롯데 동일인으로 변경된 이후 올해 구본무 엘지 회장,조원태 한진 회장, 박정원 두산 회장으로 바뀌었다. 세 회사 모두 기존 총수가 사망했다.
한진그룹의 경우 공정위가 직권으로 조원태 회장을 동일인으로 지정한 케이스다. 기존 총수인 고(故)조양호 전 회장의 갑작스런 사망 이후 그룹 내에서 동일인 지정 의견에 합의를 보지 못 하면서 공정위가 나선 셈이다.
대림, 효성, 코오롱, 동원그룹의 경우 기존 동일인이 경영권을 내려놨지만, 공정위는 이준용 명예회장, 조석래 명예회장, 이웅열 전 회장, 김재철 회장을 기존대로 동일인으로 지정했다.
현대차그룹 역시 정의선 부회장 체제로 사실상 전환했지만, 공정위는 정몽구 회장의 동일인 지위를 유지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이번 지정으로 공정거래법상 출자제한, 공시 등 경제력 집중억제시책의 적용대상이 59개 집단으로 확정됐다”며 “올해 중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과 공시대상기업집단 관련 정보를 지속적으로 분석·공개해 시장에 의한 자율감시 기능을 높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