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권지영 기자ㅣ 우리나라 중·대형 건물에 소화기 등 방화장비는 잘 갖춰져 있지만, 관리가 소홀하고 화재안전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백화점을 포함한 대형건물, 학교, 목욕탕에서 화재발생에 대한 준비가 부족했다.
한국화재보험협회(이사장 이기영, 이하 KFPA)는 23일 지난 2013년 1월부터 12월까지의 기간 동안 전국의 11층 이상 건물과 3000㎡이상의 공장 등 특수건물 중 점검을 실시한 2만7698건에 대해 안전점검 내용을 종합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특수건물 방화시설의 양호율은 평균 81.1%로 전년(81.3%) 대비 0.2% 감소했다. 하지만 10년 전인 2004년(76.2%)과 비교해 볼 때 4.9% 증가하는 등 중대형 건축물의 화재관리 상태가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수건물에 대한 양호율은 100점 만점 점수로 환산했을 때 90점 이상 속하는 비율로, 양호율이 높을수록 방화시설이 적정하게 설치돼 유지관리된다는 의미다.
방화시설별 양호율은 소화활동설비(소화용수설비, 제연설비, 연결송수관설비 등)가 98.7%로 가장 높았다. 이어 발화위험시설(화기사용시설, 가스시설, 위험물시설, 전기시설) 94.1%, 피난시설 93.2% 등의 순을 보였다.
반면 연소확대 방지시설과 방화관리 부문은 각각 56.7%, 41.4%로 낮게 나타났다. 양호율이 저조한 이유로는 방화구획 설치와 유지 관리에 대한 규제가 없기 때문으로 나타났다.
현재 연소확대 방지시설은 건축물의 방화구획이 설계·시공할 때 적정하게 설치됐더라도 건물의 용도 변경 등으로 방화구획을 훼손하는 경우 이에 대한 규제가 없어 방화구획 유지 관리가 곤란하다.
특히, 방화관리 양호율이 작년에 이어 가장 낮은 이유로 건물관계자의 화재안전에 대한 인식 부족과 방재교육·방재훈련이 미흡 때문으로 분석됐다.
특수건물의 업종별 양호율은 철도시설(95.7%), 사격장(95.0%), 공유(87.2%) 업종 순으로 나타났다. 학교(77.5%), 백화점 또는 대형마트 등의 판매시설(78.2%)과 목욕장(78.3%)은 상대적으로 낮은 양호율을 보였다.
한편, 한국화재보험협회는 특수건물의 무료 화재안전점검할 경우 소화설비할인검사를 함께 실시하고 있다. 이에 소화설비가 우수하게 설치․관리되는 건물은 화재보험에 가입하면 3~60%의 요율을 할인해 주고 있다.
지난해에 소화설비할인을 받은 특수건물은 2030건으로 지역별 적용율은 서울이 17.4%로 가장 높고 경남과 세종시가 1%대로 가장 낮았다.
한국화재보험협회 관계자는 “특수건물은 불특정 다수인이 출입하는 만큼 유사시 인명과 재산 피해가 커 철저하게 대비해야 한다”며 “한국화재보험협회에서 특수건물 안전점검 후에 건물별로 통보하는 위험개선 권고사항에 따르면 화재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이는 위험에 대한 대비는 물론 화재보험료도 할인받을 수 있어 일석이조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화재보험협회는 정부기관에서도 안전점검 결과분석 자료를 참고해 유지관리상 미흡한 사항에 대해 중점적으로 보완할 수 있도록 법규 제·개정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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