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권지영 기자ㅣ 하이트진로가 참이슬 후레쉬 도수를 4년 만에 0.6도 낮춘다. 지난 2006년 첫 출시된 참이슬 후레쉬는 지금까지 다섯 차례 도수를 내렸다.
주류 시장에서 저도수가 인기를 끌고 있는 가운데, 더 깨끗하게 부드러운 맛으로 소주 시장에서 승부를 건다는 전략이다. 참이슬의 경쟁 제품인 롯데주류의 '처음처럼'도 현재 도수를 내리는 방안을 검토 중어서 또 한번 저도수 제품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9일 하이트진로(대표 김인규)에 따르면 변화하는 소비자 트렌드를 고려해 참이슬 브랜드를 전면 리뉴얼한 참이슬 후레쉬를 오는 16일 첫 출고한다.
◇ 참이슬 후레쉬, 출시 12년 만에 19.8→17.2도 내려
지난 1998년 참이슬 클래식 23도가 처음으로 출시됐고, 2006년 순한 버전의 참이슬 후레쉬(19.8%)가 나오면서 두 가지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참이슬 후레쉬는 출시 초기 깔끔하고 부드러운 맛에 여성 고객을 포함해 젊은층 사이에서 인기를 이뤘다.
이후 저도수가 인기를 끌면서 참이슬 후레쉬가 대세 제품으로 바뀐지 오래됐다. 업계에 따르면 10년 전 참이슬 클래식과 후레쉬의 판매 비율은 4:6 가량 됐는데, 현재는 2:8 비율로 후레쉬가 단연 앞서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2년 간의 소비자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다각적인 테스트와 분석을 진행해 최적의 도수 17.2도로 인하해 시대에 맞는 주질을 완성했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저도수가 세계적인 추세이면서 증류수도 저도수가 유행하고 있다”면서 “조금이라도 건강하게 마시려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면서 저도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어 참이슬 후레쉬도 소비자들의 니즈를 반영해 도수를 낮춘 리뉴얼 제품을 선보이게 됐다”고 말했다.
새로워진 참이슬 후레쉬는 깨끗하고 깔끔한 맛을 강조하기 위해 제조 공법과 도수 변화를 통해 음용감을 개선했다.
패키지 역시 젊고 세련된 감각으로 이슬의 깨끗한 콘셉트를 표현했다. 기존 직사각형 라벨 대신 이슬을 형상화한 이형라벨을 업계 최초로 적용해 차별화했다. 참이슬 브랜드와 ‘이슬’의 연결 고리를 강화하기 위해 이슬 이미지를 전면에 배치해 시각화했다.
참이슬은 특허 받은 대나무활성숯 정제 과정에 사용되는 숯을 국내 청정 지역인 거제, 김해에서 자란 대나무만을 선별해 만들었다.
이와는 별도로 참이슬 오리지널은 소주 본연의 맛을 원하는 소비자들을 위해 도수를 그대로 유지하며 양분화된 시장에 차별화된 특성으로 공략을 지속할 계획이다.
◇ '순한소주' 경쟁 다시 시작될 듯..'처음처럼'도 검토 중
업계는 이번 참이슬후레쉬 도수 인하는 소주사업의 수익성 개선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하이트진로의 영업이익은 3년 연속 하락한 데 이어 2017년 영업이익은 872억원으로 전년 보다 42%가량 떨어졌다. 맥주 사업이 4년 연속 적자를 기록한 것이 영업이익 하락의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힌다.
소주사업을 강화해 점유율을 공고히 하면서 이익 개선의 돌파구로 삼는다는 전략이다. 앞서 하이트진로가 매각을 추진한 마산맥주공장도 지난 3월 소주생산설비로 대체했다. 현재 경기도 이천과 충북 청주, 전북 익산에 이어 경남 마산까지 소주를 생산하고 있다. 최근 경남 지역으로 참이슬 확장에 나서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최근 동남아시아의 저도수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이달부터 필리핀에 '진로 라이트(Jinro Light)'를 출시해 판매 중이다. 진로라이트는 동남아에 수출하고 있는 진로24 제품을 현지 소비자 선호에 따라 주질과 도수 등을 변경한 제품으로 알코올 도수 17%다.
현재 하이트진로는 참이슬과 자몽에이슬, 진로24를 수출 중이며, 여기에 진로라이트를 추가해 현지 시장을 더욱 세밀하게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황정호 해외사업본부장은 “현재 저도수 트렌드를 반영한 진로 라이트를 통해 다양한 라인업을 구축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참이슬의 경쟁 제품인 '처음처럼'도 도수 내리기 검토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참이슬과 처음처럼은 도수 내리기 경쟁을 벌인 바 있다. 업계에 따르면 이달 초 롯데주류는 처음처럼을 17.2%와 17% 두 가지 버전을 시음 테스트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위스키와 맥주 등 저도수가 유행하고 있어 주류업계에서 기존 제품에서 도수를 낮춰 시음하는 등 여러가지 방안을 고심 중이다”며 “소주 도수를 1도 낮추면 원재료인 주정(에틸알코올)을 덜 써도 돼 원가 절감 효과도 발생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