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이종현 기자ㅣ지난 8월31일부터 중국 후난위성TV에서 방영 중인 드라마 '후(後)서유기'가 인간 배우를 한 명도 쓰지 않고 시청률 1위를 기록하며 화제를 모으고 있습니다. 이에 인공지능(AI)이 스크린 속 배우들의 자리까지 넘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해당 드라마는 오후 8시라는 황금시간대에 편성됐으며 첫 방송부터 중국 성급 위성방송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기록했습니다. 드라마 속 주인공 손오공부터 주·조연, 수천의 군대들 모두가 AI로 제작됐습니다.
드라마 '후서유기'는 회당 40분, 총 30부작으로 기획된 장편 드라마입니다. 하지만 기획부터 제작, 편성, 방영을 통틀어 겨우 3개월이라는 시간이 소요됐습니다. 일반적으로 중국 장편 드라마의 제작 기간이 1~2년이 소요되는 것을 생각하면 그 기간이 매우 압축된 것입니다.
제작비 영역은 더 극적으로 줄었습니다. 업계에 따르면 후서유기의 한 화 제작비는 약 90만위안(한화 약 1억8000만원)으로 기존 장편 드라마의 10분의 1 수준입니다.
AI로 제작되는 영상 콘텐츠나 드라마는 이미 새로운 것이 아닙니다. 이미 우리나라에서도 인스타그램이나 유튜브 등 플랫폼에는 AI로 제작된 숏 드라마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으며 각종 드라마에서는 이미 AI의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실제로 SBS 드라마 '김부장'의 2회 오프닝에서 진행된 3분짜리 액션 시퀀스는 전체가 AI로 제작되어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중국 드라마 시장은 더합니다. 중국웹시청각프로그램서비스협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공개된 숏폼 드라마 12만8000편 가운데 AI 작품은 95%(12만2000편)에 달했으며 AI 숏폼을 만드는 일종의 '공장'까지 늘어나고 있다는 것입니다.
영상 제작에 있어 AI의 활용은 많은 면에서 매력적입니다. '후서유기'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 제작 기간과 제작비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으며 인력과 시간으로부터 비교적 자유롭다는 점도 장점입니다.
특히, AI 기술이 매우 빠른 속도로 발전하면서 대규모 상업용 영상에서도 AI를 활용하는 것이 어색하지 않아졌다는 점도 크게 작용합니다.
영상 제작 기술뿐 아니라 배우의 영역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영국의 AI 전문 프로덕션 스튜디오 '파티클6'는 세계 최초로 자사가 개발한 AI 배우 '틸리 노우드'를 장편 코미디 영화 '미스 얼라인드'의 주연으로 캐스팅해 제작 과정을 밟고 있습니다.
실제로 이 AI 배우는 언론 인터뷰에까지 등장해 진행자와 질의응답을 주고받으며 실제 배우가 영화 외적 영역에서 펼치는 활동까지 수행하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AI 기술의 발전으로 실제 배우와 AI 배우의 간극이 계속해서 좁아지고 있는 것입니다.
미국 배우·방송인 노동조합(SAG-AFTRA)은 틸리 노우드의 활동에 대해 "틸리 노우드는 배우가 아니라, 수많은 전문 연기자들의 노력을 허락도 보상도 없이 무단 학습해 만들어진 컴퓨터 프로그램일 뿐"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기도 했습니다.
물론 아직 AI 기술이 완벽하게 영상 제작 산업의 업무를 대체할 수는 없습니다. '후서유기'에서도 장면마다 표정이나 소품, 구도 등이 미묘하게 달라지는 것을 발견할 수 있으며 실제 영상과의 기시감도 여전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인력 대체가 일어날 것은 예견된 미래라는 것이 업계의 전망입니다.
한 영상 업계 관계자는 "이미 유튜브 등에서는 단 한 명의 사람이 AI로 몇 분짜리 영화를 만들어 올리는 것을 볼 수 있다"라며 "머지않은 미래에는 모두가 영화감독이자 배우가 되는 시대가 올 것이다"라고 말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