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제해영 기자ㅣ국립부경대학교는 화학과 곽민석 교수 연구팀의 ‘DNA 초음파 분자 스위치’ 연구가 국제학술지 ‘Chem’ 2026년 9월호 제12권 9호 표지논문으로 선정됐다고 11일 밝혔습니다.
연구팀은 DNA를 이용해 초음파의 기계적 힘을 특정 분자결합에 전달하고 원하는 결합만 선택적으로 활성화하는 플랫폼을 개발했습니다.
이번 연구는 DNA를 생체분자로만 활용하던 기존 접근에서 벗어나 기계적 힘을 전달하는 정밀 분자 도구로 사용한 것이 특징입니다.
논문은 지난 3월 3일 온라인으로 먼저 공개됐으며 이후 학술적 우수성을 인정받아 화학 전 분야를 다루는 셀 프레스의 대표 저널 ‘Chem’ 표지논문에 선정됐습니다. ‘Chem’은 매 호 한 편의 연구를 표지로 소개합니다.
논문 제목은 ‘DNA-mediated force transmission for precise and efficient mechanochemical activation’입니다. 제1저자는 국립부경대 김규린 박사이며 교신저자는 국립부경대 곽민석 교수와 독일 RWTH 아헨공과대 Andreas Herrmann 교수입니다. 국립부경대 의공학전공 강현욱 교수와 임해균 교수도 공동연구자로 참여했습니다.
연구팀은 DNA 이중나선의 구조적 특성을 이용해 초음파가 만들어내는 기계적 힘을 특정 지점에 집중시키는 방식을 적용했습니다. 실험에서는 DNA 자체를 손상시키지 않으면서 힘에 반응하도록 설계한 특정 분자결합만 높은 선택성과 효율로 절단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특히 250 염기쌍 이상인 DNA 구조에서는 15분 이내 목표 지점 절단율이 99.9%에 달했습니다. 피부와 유사한 환경에서 진행한 1 MHz 저강도 초음파 실험에서도 DNA 손상 없이 약 80% 이상의 선택적 절단을 안정적으로 구현해 실제 생체환경에 적용할 가능성을 제시했습니다.
핵심은 DNA 길이를 바꾸면 목표 분자에 전달되는 기계적 힘의 크기도 조절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연구팀은 PCR을 이용해 DNA 길이를 100 염기쌍부터 1000 염기쌍까지 조절했고 DNA가 길어질수록 목표 분자에 전달되는 힘이 커지는 현상을 확인했습니다.
이 결과는 초음파 주파수와 DNA 길이라는 두 조건을 함께 조절해 분자 수준의 기계적 반응을 설계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기존 기계화학이 힘을 넓게 전달하는 방식이었다면 이번 플랫폼은 힘의 작용 지점을 세밀하게 지정하는 방향으로 정밀도를 높였습니다.
연구팀은 이 기술이 외부에서 가한 초음파로 원하는 위치의 특정 분자결합을 작동시킬 수 있다는 점에 주목했습니다. 향후 초음파 유도 약물 방출 시스템과 바이오센서, 기계적 자극 반응형 치료 소재 등 다양한 생체재료 분야로 확장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Chem’ 2026년 9월호 표지는 연구 원리를 잠수정 조종 장면에 빗대 표현했습니다. 연구자가 초음파 주파수와 DNA 길이라는 다이얼을 조절해 수용액 환경에서 의도한 분자결합 하나만 활성화하는 모습을 형상화했습니다.
표지에는 물속에서 작동하는 초음파를 배경으로 DNA 이중나선을 힘 전달 장치처럼 표현했고 DNA 중앙의 메카노포어를 초음파 힘이 집중되는 목표 지점으로 묘사했습니다. 초음파 주파수와 DNA 길이를 조절해 원하는 분자결합의 기계화학적 활성화를 제어한다는 연구 특성을 시각적으로 담았습니다.
곽민석 교수는 “기존 고분자 기반 메카노포어가 힘을 넓게 전달하는 망치에 가깝다면, 이번 DNA 기반 메카노포어는 원하는 분자결합을 정밀하게 겨냥하는 수술용 메스에 가깝다”며 “초음파와 DNA를 결합한 이번 플랫폼이 향후 몸속 원하는 위치에서 필요한 시점에 약물을 방출하는 정밀 치료 기술로 발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연구팀은 앞으로 이번 플랫폼을 DNA 나노구조체와 나노입자 어셈블리 등 다양한 생체재료와 결합할 계획입니다. 이를 바탕으로 초음파에 의해 작동하는 약물전달 시스템과 바이오센서, 기계 자극 반응형 치료 소재 등으로 연구 범위를 넓힐 예정입니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의 나노·소재기술개발사업 및 지역혁신선도연구센터 등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습니다. 연구 성과가 분자 수준의 힘 전달을 정밀하게 제어하는 기술로 확장될 경우 생체재료와 치료 시스템 설계 방식에도 새로운 선택지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