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문정태 기자ㅣCJ가 콘텐츠와 식품, 뷰티를 하나로 연결하는 ‘K라이프스타일’을 앞세워 북미 사업의 새로운 성장 단계에 들어갑니다.
개별 브랜드의 해외 진출을 넘어 미국 소비자의 일상에서 K콘텐츠를 즐기고 K푸드를 먹으며 K뷰티를 사용하는 소비 생태계를 구축해 오는 2028년 북미 매출 12조원을 달성한다는 목표입니다.
CJ는 지난 15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힐튼 글렌데일에서 ‘글로벌 K라이프스타일 비전’ 발표회를 열고 북미 사업 성과와 중장기 성장 로드맵을 공개했다고 17일 밝혔습니다.
이번 전략은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지난 5월 미국 주요 사업장을 찾아 제시한 북미 성장 방향을 구체화한 것입니다. 당시 이 회장은 미국 시장에서 초격차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북미 사업을 K라이프스타일로 연결하고 미국 소비자의 일상 속으로 확산해야 한다며 사업 간 시너지 강화를 주문했습니다.
3개월 만에 다시 미국을 찾은 이재현 회장은 지난 14일부터 사흘간 KCON과 올리브영 페스타, 국내 중소기업의 글로벌 진출을 지원하는 ‘K-COLLECTION’ 부스를 방문했습니다. 미국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K콘텐츠와 K푸드, K뷰티가 하나의 라이프스타일로 자리 잡아가는 현장을 직접 점검했습니다.
이재현 회장은 “30년 전 ‘문화가 미래 산업’이라는 믿음에서 CJ의 문화 사업이 출발했듯이 이제 콘텐츠·푸드·뷰티 등으로 세계인의 일상을 채우는 ‘글로벌 K라이프스타일 리더’로 나아가자”고 강조했습니다.
CJ가 북미 시장에서 주목하는 변화는 ‘K팬덤의 소비화’입니다. K팝과 드라마 등 콘텐츠를 통해 형성된 관심이 식품과 뷰티 등 다른 영역으로 이동하면서 K컬처가 일회성 경험을 넘어 일상적인 소비로 확장되고 있다는 판단입니다.
CJ가 지난해 12월 미국 소비자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글로벌 K컬처 영향력 조사’에서도 이러한 흐름이 나타났습니다. 조사 대상의 30%는 K푸드와 K뷰티, K팝, K콘텐츠 등 K카테고리 전반을 모두 구매하거나 소비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습니다. 2개 이상을 경험한 비율은 75%에 달했습니다.
특히 K외식과 K콘텐츠, K팝을 실제 구매·소비한 경험은 전년보다 각각 12~13%포인트 증가했습니다. CJ는 콘텐츠를 통해 유입된 K컬처 팬덤이 식품과 뷰티 등으로 소비 영역을 넓힐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고 보고 있습니다.
허민회 CJ㈜ 대표는 “CJ는 30년 이상 미국 시장에 지속 투자해 왔으며 식품·콘텐츠·뷰티 분야의 독보적인 포트폴리오를 갖춘 유일한 기업”이라며 “K웨이브 인기를 K라이프스타일 경험으로 잇는 생태계를 구축해 북미 시장 공략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실제 CJ의 북미 사업은 지난 10여 년 동안 빠르게 몸집을 키웠습니다. 1995년 드림웍스 투자를 시작으로 2012년 KCON을 개최했고, DSC와 슈완스, 피프스시즌 등을 잇달아 인수하며 콘텐츠뿐 아니라 식품과 물류 등으로 사업 기반을 확대했습니다.
올해 상반기 기준 CJ의 북미 누적 투자액은 9조7000억원에 달합니다. 지난해 북미 매출은 8조원을 넘어서며 2017년 약 8000억원과 비교해 10배 이상 성장했습니다. 연평균 성장률은 약 33%입니다. CJ는 이 같은 성장세를 이어가 2028년 북미 매출을 12조원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입니다.
다만, 향후 성장 방식은 달라집니다. 지금까지 브랜드별 현지화와 생산·유통 인프라 확대를 통해 각각의 사업을 키웠다면, 앞으로는 식품과 콘텐츠, 뷰티를 서로 연결하는 ‘글로벌 K라이프스타일 2단계 성장 전략’을 추진합니다.
김진식 CJ 아메리카 대표는 “K콘텐츠에 대한 관심을 K푸드와 K뷰티의 습관적·반복적 소비로 확장하고 이것이 다시 오프라인 문화 경험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 것”이라며 “그룹 사업 간 공동 브랜드 마케팅과 사업 모델 협업을 확대하고 KCON과 비비고, 올리브영 등 소비자 접점을 유기적으로 연결해 나가겠다”고 설명했습니다.
K푸드에서는 비비고의 외연 확대가 핵심입니다. CJ제일제당은 미국 아시안 식품 시장에서 확보한 경쟁력을 기반으로 주류 식품시장 공략을 강화합니다. 현지 생산시설과 유통망을 확대하는 동시에 냉동식품에서 구축한 성장 기반을 상온 보관 제품까지 넓힌다는 계획입니다.
제품군도 만두를 넘어 햇반과 치킨, 김스낵, 김치, K소스 등 글로벌전략제품(GSP)으로 확대합니다. 특정 제품의 인기에 의존하기보다 미국 소비자들이 일상적으로 접하는 식품군 전반에 비비고 브랜드를 심겠다는 전략입니다.
페데리코 아레올라 CJ슈완스 아시안식품BU장은 “비비고의 북미 성과는 K푸드가 미국 소비자의 일상식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만두에 이어 햇반과 치킨, 김스낵, 김치, K소스 등 글로벌 전략 제품을 적극 육성해 비비고를 세계 어느 식탁에서나 즐기는 글로벌 브랜드로 키우겠다”고 말했습니다.
K라이프스타일을 직접 경험할 수 있는 오프라인 접점도 확대합니다. 지난 14일부터 16일까지 미국 LA 컨벤션센터와 크립토닷컴 아레나에서 열린 ‘KCON LA 2026’는 K팝뿐 아니라 K푸드와 K뷰티를 한자리에서 경험할 수 있도록 구성됐습니다. 콘텐츠를 통해 형성된 관심을 다른 K라이프스타일 소비로 연결하는 역할을 맡는 셈입니다.
미국에서 처음 개최한 ‘올리브영 페스타’ 역시 K뷰티 브랜드를 현지 소비자들이 직접 체험하는 공간으로 활용됐습니다. 특히 국내 중소·인디 뷰티 브랜드가 미국 소비자와 직접 만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마련해 CJ 자체 사업의 성장뿐 아니라 국내 K브랜드의 해외 진출을 지원하는 플랫폼으로 영역을 넓혔습니다.
CJ가 그리는 북미 전략의 최종 지향점은 개별 K브랜드의 성공을 넘어섭니다. 콘텐츠를 보고 즐기는 단계에서 출발해 식품과 뷰티를 구매하고 다시 오프라인 문화 경험으로 연결되는 구조를 구축함으로써 K라이프스타일 자체를 미국 소비자의 일상적인 선택지로 만들겠다는 구상입니다.
이를 통해 CJ는 지난 30년간 축적해 온 콘텐츠와 식품, 유통·플랫폼 경쟁력을 하나의 성장축으로 묶고 북미 시장에서 ‘글로벌 K라이프스타일 리딩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계획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