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김용운 기자ㅣ호텔신라가 인천국제공항 면세점 DF1 권역 철수 효과와 호텔 객단가 상승에 힘입어 2026년 2분기 수익성을 크게 개선했습니다. 증권사들은 공통적으로 적자 사업장 정리와 면세 경쟁 완화, 호텔 수요 회복이 실적 반등을 이끌었다고 평가했습니다. 반면 이번 개선을 구조적인 성장 국면으로 볼 수 있는지를 두고서는 시각차를 보였습니다.
신한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은 수익성 회복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산업 성장률 둔화와 외형 회복의 불확실성을 반영해 목표주가를 낮췄습니다. 반면 대신증권과 한화투자증권은 현재의 이익 개선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에 무게를 두며 상대적으로 높은 목표주가를 유지했습니다. 교보증권과 DB증권은 면세와 호텔을 포함한 전 사업부의 이익 체력이 달라졌다는 점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매출은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급증
호텔신라의 올해 2분기 연결 매출은 9718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5.2% 감소했습니다. 영업이익은 611억원으로 600% 이상 증가하며 시장 기대치를 넘어섰습니다. 면세사업 매출이 7726억원으로 9.1%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364억원을 기록해 흑자로 돌아섰습니다. 호텔·레저사업은 매출 1992억원, 영업이익 247억원으로 각각 13%대와 23%대의 증가율을 보였습니다.
증권사들이 공통적으로 지목한 실적 개선의 출발점은 인천공항 DF1 사업권 철수입니다. 호텔신라는 지난 4월 적자가 이어지던 DF1 권역 운영을 중단했습니다. 이에 따라 공항 면세점 매출은 감소했지만 연간 약 3300억원으로 추정되는 임차료 부담이 줄면서 손익 구조가 크게 개선됐습니다. 신한투자증권은 "매출 감소는 불가피했으나 임차료 부담 소멸로 큰 폭의 흑자 전환이 이뤄졌다"고 평가했습니다.
NH투자증권도 대규모 영업손실이 발생했던 DF1 철수가 완료되면서 향후 실적 추정의 불확실성이 낮아졌다고 분석했습니다. 회사가 공시한 DF1 권역 매출 규모는 약 4293억원으로 직전 연간 매출의 10.9%에 해당합니다. 단기적으로는 외형 감소 요인이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재무구조 개선에 기여할 수 있다는 판단입니다.
DB증권은 이번 실적을 "전 사업부 모두 달라진 이익 체력"으로 규정했습니다. 면세점은 시내점과 공항점 모두 수익성이 개선됐고 호텔·레저사업도 서울과 제주, 신라스테이 전반에서 객단가와 점유율이 상승했다는 설명입니다. DB증권은 인천공항 면적 축소에 따른 매출 둔화가 이어지더라도 2027년부터 전 사업부 매출이 증가세로 전환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시내면세점 수익성에는 이견 없어
증권사들은 시내면세점의 수익성이 이전과 달라졌다는 데에도 대체로 같은 의견을 냈습니다. 고환율로 환율 보상과 할인 부담이 늘었지만 경쟁 완화와 고객 구성 변화로 중·후반 한 자릿수 영업이익률을 유지했다는 분석입니다.
신한투자증권은 2분기 시내면세점의 개별관광객 비중이 1분기 49%에서 41%로 낮아졌고 할인율도 소폭 상승했지만, 영업이익률은 중·후반 한 자릿수 수준을 유지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대신증권과 교보증권도 환율 상승으로 할인율이 높아졌음에도 시내점 수익성이 견조했다고 평가했습니다.
한화투자증권은 시내점 영업이익률을 8~9% 수준으로 추정했습니다. 적자였던 DF1을 철수한 데다 잔류한 DF3 권역의 운영 효율이 개선되면서 면세사업의 이익 기반이 사실상 완성됐다는 판단입니다. 다만 한화투자증권은 수익성 개선만으로는 기업가치의 추가 상승을 설명하기 어렵다고 봤습니다. 인바운드 관광객 증가율에 부합하는 시내면세점 매출 성장이 나타나야 이익 추정치 상향과 밸류에이션 확대가 가능하다고 진단했습니다.
이 지점이 증권사별 관점 차이가 가장 뚜렷하게 드러나는 부분입니다. 대신증권은 3분기 환율 안정으로 할인율이 다시 낮아지면 시내점 매출 성장률도 회복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교보증권도 7월 들어 내국인 면세 수요가 회복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며 방한 중국인 증가와 내국인 수요 회복을 동시에 기대했습니다.
반면 신한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은 수익성 개선은 인정하면서도 외형 성장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신중한 태도를 보였습니다. 신한투자증권은 인천공항 매출 감소를 온라인 채널과 객단가가 높은 중국인 단체관광객 회복으로 얼마나 상쇄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라고 봤습니다. NH투자증권은 면세산업의 과거 대비 낮아진 성장률을 반영해 적용 밸류에이션을 낮췄습니다.
호텔사업, 이견 적은 성장축
호텔·레저사업은 여섯 증권사가 공통적으로 긍정적으로 평가한 부문입니다. 2분기 서울신라호텔과 제주신라호텔, 신라스테이의 객실단가가 상승했고 투숙률도 높은 수준을 유지했습니다. 서울점은 객실뿐 아니라 식음과 연회 매출도 늘었습니다.
대신증권은 해외 여행객 증가로 서울호텔 평균객실단가가 전년 동기보다 10% 후반 상승했다고 분석했습니다. 교보증권은 서울호텔 객실점유율이 약 75%를 기록했고 신라스테이 객실단가도 10% 중반 성장한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제주호텔 역시 국내외 여행객 수요가 개선되며 객실단가가 약 10% 상승한 것으로 봤습니다.
한화투자증권은 서울·제주·신라스테이 전 부문의 객실단가가 두 자릿수 이상 성장하면서 영업 레버리지 효과가 나타났다고 평가했습니다. 신한투자증권도 서울 시내 호텔의 공급 부족으로 객실단가가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는 점을 호텔사업의 구조적 강점으로 꼽았습니다.
증권사별 실적 전망도 호텔사업에서는 큰 차이가 없습니다. 2026년 호텔·레저 영업이익 전망치는 대체로 730억~840억원 수준에 형성돼 있습니다. 면세사업의 추정치 차이가 전체 영업이익 전망의 간극을 만드는 것과 달리 호텔은 비교적 안정적인 이익 기반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영업이익 전망 1880억~2050억원
증권사들이 제시한 호텔신라의 2026년 영업이익 전망은 약 1880억~2050억원입니다. DB증권과 한화투자증권은 각각 2050억원 안팎을 예상했고 대신증권은 2010억원, 신한투자증권은 1916억원, 교보증권은 1899억원, NH투자증권은 1881억원을 전망했습니다.
전망치 차이는 매출 회복 속도와 면세사업 영업이익률에 대한 가정에서 발생합니다. 한화투자증권은 2026년 하반기 시내면세점 매출이 확대되고 면세 영업이익률이 4~5%대를 유지할 것으로 봤습니다. DB증권도 2027년 이후 전 사업부 외형이 다시 성장세로 전환할 가능성에 무게를 뒀습니다.
교보증권과 NH투자증권은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매출 전망을 제시했습니다. 교보증권은 올해 매출이 전년보다 3.2%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고 NH투자증권은 2.0% 감소를 예상했습니다. 대신증권은 0.5% 감소, 한화투자증권은 0.9% 증가를 전망했습니다. 이익 개선에는 공감하지만 외형의 회복 시점과 폭을 놓고 증권사별 차이가 나타난 셈입니다.
목표주가 6만2000~9만원…밸류에이션 시각차
목표주가는 DB증권 6만2000원, 교보증권 6만4000원, 신한투자증권 6만5000원, NH투자증권 6만9000원, 한화투자증권 7만5000원, 대신증권 9만원으로 분포했습니다. 모든 증권사가 매수 의견을 유지했지만 기업가치 산정 방식과 적용 배수에서는 차이가 컸습니다.
신한투자증권은 사업부문별 가치합산 방식으로 면세사업과 호텔사업의 가치를 각각 산정했습니다. 글로벌 동종업체의 밸류에이션 하락을 반영해 면세와 호텔의 적용 EV/EBITDA 배수를 낮추고 목표주가를 6만5000원으로 10% 하향했습니다.
NH투자증권은 12개월 선행 순이익에 주가수익비율 18배를 적용했습니다. 면세산업 성장률 둔화를 고려해 신세계 대비 할인율을 적용하고 목표주가를 6만9000원으로 낮췄습니다. 수익성 회복과 별개로 산업 성장성에 대한 눈높이를 낮춘 것입니다.
대신증권은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 25배를 적용해 가장 높은 9만원을 유지했습니다. 해외 공항점 적자가 지속되더라도 시내점과 인천공항점의 수익성 개선이 이를 상쇄하고 호텔사업의 이익 증가가 이어질 것으로 봤습니다.
한화투자증권은 목표주가 7만5000원을 유지했지만 향후 밸류에이션 확대의 조건을 명확히 제시했습니다. 비용 절감과 사업권 철수만으로 만들어진 이익 개선을 넘어 시내면세점 매출이 실제로 증가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수익성 회복을 출발점으로 보되 성장 여부를 다음 판단 기준으로 삼은 셈입니다.
ESG, 환경 효율성 강점…지배구조 개선 과제
호텔신라의 ESG 평가는 환경과 인적자원 부문에서 상대적으로 강점이 나타났습니다. 신한투자증권은 호텔신라가 2017년 환경 관련 통합시스템 구축과 물 사용량 절감 성과를 인정받아 환경마크를 획득했다고 설명했습니다. 2019년에는 가족친화 우수기업 표창을 받았으며 2022년부터 전자투표제를 도입했습니다.
NH투자증권 자료에 따르면 호텔신라의 매출 10억원당 에너지 사용량과 온실가스 배출량은 비교기업 평균을 크게 밑돌았습니다. 여성 임직원 비율은 51.2%로 비교기업 평균 24.9%보다 높았고, 임직원 1인당 교육시간도 49시간으로 평균을 웃돌았습니다. 반면 계약직 비율은 15.7%로 평균보다 높고 평균 근속연수는 9년으로 비교기업 평균 10.4년보다 낮았습니다.
지배구조 측면에서는 이사회 의장과 대표이사가 분리되지 않은 점이 과제로 제시됐습니다. 기업지배구조 핵심지표는 15개 가운데 11개를 준수해 비교기업 평균인 10개를 웃돌았지만, 지배구조 개선 여지는 남아 있다는 평가입니다.
수익성 회복 이후 확인해야 할 것
증권사 6곳의 분석을 종합하면 호텔신라의 2분기 실적 개선은 단순한 기저효과보다는 사업구조 변화의 결과에 가깝습니다. 적자가 누적되던 인천공항 DF1 철수로 고정비 부담이 줄었고 시내면세점 경쟁도 이전보다 완화됐습니다. 호텔사업은 외국인 관광객 증가와 공급 제약에 따른 객실단가 상승으로 안정적인 성장축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남은 변수는 매출입니다. 비용을 줄여 확보한 이익 기반이 유지되는 동안 시내면세점과 온라인 채널, 호텔사업이 외형 성장을 만들어낼 수 있는지가 중요합니다. 중국인 관광객이 늘더라도 면세점 이용률과 1인당 구매액이 과거 수준으로 회복되지 않으면 관광객 증가가 곧바로 매출 증가로 연결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호텔신라는 수익성을 중심으로 사업 체질을 바꾸는 데에는 성과를 냈습니다. 증권가가 다음 단계로 제시한 과제는 일치합니다. 적자 사업을 정리해 만든 이익 개선을 넘어 인바운드 확대가 실제 시내면세점 매출과 호텔 수요 증가로 이어지는지를 보여줘야 하는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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