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김용운 기자ㅣDL이앤씨가 주택사업의 원가율 개선을 바탕으로 두 분기 연속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을 냈습니다. 증권사들은 과거 고원가 현장의 준공과 도급금액 증액 효과가 겹치면서 수익성이 정상 궤도에 진입했다고 평가했습니다.
하지만 이익의 질과 지속 가능성을 바라보는 시각에는 차이가 있습니다. 주택 수익성 개선과 자사주 소각은 공통적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지만 플랜트 신규 수주 부족과 주택 착공 감소가 이어질 경우 매출 회복이 늦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함께 제기됐습니다.
NH투자증권과 신한투자증권, 메리츠증권, 한화투자증권, 교보증권, 대신증권, 하나증권이 발간한 DL이앤씨 2분기 실적 분석 보고서를 종합하면 '수익성 회복은 확인됐지만 성장 재개를 위해서는 수주가 필요하다'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2분기 영업이익 1594억원…주택 마진이 실적 견인
DL이앤씨의 2026년 2분기 연결 매출은 1조8029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9.5% 감소했습니다. 반면 영업이익은 1594억원으로 26.3% 증가하며 시장 전망치인 1238억원을 약 29% 웃돌았습니다. 영업이익률은 8.8%로 전년 동기보다 2.5%포인트 높아졌습니다.
매출 감소에도 이익이 증가한 배경에는 주택사업의 수익성 개선이 큰 역할을 했습니다. DL이앤씨 별도 주택 부문의 2분기 매출총이익률은 23.3%를 기록했습니다. 동탄 민간참여사업 도급금액 증액과 준공 현장 정산이익 등 약 380억~400억원의 일회성 요인이 반영됐지만 이를 제외해도 주택 매출총이익률은 18~19% 수준으로 추산됐습니다.
대신증권은 고원가 현장 비중이 줄고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높은 현장의 매출 인식이 늘면서 주택 원가율이 76.7%까지 낮아졌다고 분석했습니다. 1분기 원가율 79.9%에 이어 두 분기 연속 업계 대비 양호한 수준을 유지했다는 평가입니다. 자회사 DL건설도 건축 부문에서 19% 안팎의 매출총이익률을 기록하며 연결 수익성 개선에 힘을 보탰습니다.
한화투자증권은 주택뿐 아니라 플랜트와 DL건설 등 주요 사업 부문의 수익성이 전반적으로 개선되면서 전사 매출총이익률이 17.3%까지 상승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두 분기 연속 시장 기대치를 웃도는 실적을 내면서 실적 추정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졌다는 평가도 내놨습니다.
다만 2분기 실적에는 준공 정산과 도급 증액 등 일회성 이익이 포함됐습니다. 증권사들은 하반기 주택 매출총이익률이 2분기보다는 낮아지더라도 17~19%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NH투자증권은 하반기 이후에도 추가적인 민간참여사업 도급금액 증액과 잔여 입주 물량을 고려하면 주택 부문 수익성이 과거보다 높아진 상태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플랜트 수주 공백…수익성 개선과 외형 축소의 엇박자
증권사들이 가장 경계하는 부분은 매출 감소입니다. 2분기 플랜트 매출은 5383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3.9% 줄었습니다. DL건설 매출 역시 3705억원으로 15%가량 감소했습니다. 주택 마진 개선으로 이익은 늘었지만 플랜트와 자회사 매출 감소로 전체 외형은 축소됐습니다.
DL이앤씨의 상반기 연결 신규 수주는 약 5조2000억원으로 연간 목표 12조5000억원의 42%를 달성했습니다. 주택 수주는 3조9000억원 수준으로 비교적 양호했지만 플랜트 수주는 7000억원 안팎에 머물렀습니다. 특히 상반기 플랜트 수주 목표 달성률이 20%대에 그치면서 신규 프로젝트의 매출 전환 시점이 늦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NH투자증권은 플랜트 수주 잔고가 2분기 말 2조2000억원으로 2021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라고 분석했습니다. 2025년 플랜트 신규 수주가 4000억원 수준에 그친 데 이어 올해 상반기에도 수주 부족이 이어지면서 향후 플랜트 매출 감소가 불가피하다는 판단입니다.
대신증권도 주택의 높은 수익성만으로 외형 성장을 담보하기는 어렵다고 봤습니다. 선별 수주 기조가 재무 안정성과 원가율 관리에는 도움이 되지만 플랜트 신규 수주 부족과 주택 착공 감소가 동시에 나타나면 2027년까지 매출 회복이 지연될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주택 착공도 점검할 대목입니다. DL이앤씨의 상반기 별도 주택 착공은 3629가구로 연간 계획 9299가구의 39% 수준에 머물렀습니다. DL건설은 상반기 신규 착공이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착공 물량이 부족하면 2~3년 뒤 주택 매출 감소로 이어질 수 있어 하반기 착공 확대 여부가 중요해졌습니다.
데이터센터·SMR·미국 발전사업…성장동력 후보로 부상
플랜트 수주 공백을 메울 사업으로는 데이터센터와 소형모듈원전(SMR), 미국 발전 플랜트가 거론됐습니다.
DL이앤씨는 하반기 국내외 플랜트 분야에서 약 2조5000억원 규모의 수주 파이프라인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국내 프로젝트가 약 1조원, 해외 프로젝트가 약 1조5000억원입니다. 데이터센터 분야에서도 약 2조원 규모의 수주를 목표로 다수의 입찰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메리츠증권은 국내 데이터센터뿐 아니라 미국 에너지 사업을 DL이앤씨의 성장성 보완 요인으로 제시했습니다. X-에너지와 진행 중인 SMR 표준화 설계사업에 이어 미국 텍사스 엔시날 가스발전 프로젝트 참여 가능성을 주목했습니다. DL이앤씨가 국내외 가스발전 EPC 경험과 텍사스 지역 석유화학 플랜트 시공 경험을 보유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습니다.
SMR 사업은 아직 초기 단계입니다. DL이앤씨는 X-에너지와 표준화 설계 계약을 수행하고 있으며 미국 워싱턴주 캐스케이드 프로젝트 후속 사업 참여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NH투자증권은 본격적인 시공 참여 시점을 2029년 전후로 예상하면서 단기 실적보다는 중장기 사업 포트폴리오 확장 측면에서 접근했습니다.
신한투자증권은 이들 신규 사업이 주가와 기업가치를 재평가받게 할 성장 서사로 구체화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습니다. 양호한 수익성과 순현금이 기업가치 하단을 지지하지만 한·미 발전 플랜트, 탄소포집·저장·활용, 데이터센터 등의 사업 성과가 실제 수주로 연결돼야 외형 성장 우려를 해소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자사주 매입·소각에 긍정 평가…주주환원 변화의 출발점
DL이앤씨가 발표한 자사주 매입·소각 계획도 증권사들이 공통적으로 주목한 부분 입니다. 회사는 약 555억원을 투입해 자사주 105만9000주를 매입한 뒤 전량 소각할 계획입니다. 발행주식의 약 2.8%에 해당합니다. 기존에 보유하고 있는 자사주 113만8000주의 소각 여부도 이사회에서 검토할 예정입니다.
메리츠증권은 회사가 자사주 매입뿐 아니라 소각까지 명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2027년 이후 새 주주환원정책을 가늠할 수 있는 신호로 평가했습니다.
신한투자증권은 절대적인 주주환원 규모가 아직 크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정책 변화의 출발점이라는 데 의미를 부여했습니다. 한화투자증권도 두 분기 연속 실적 개선과 소각을 전제로 한 자사주 매입이 기업가치 하단을 지지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목표주가 7만3000~11만원…성장 반영 방식에 차이
7개 증권사 모두 DL이앤씨에 대한 매수 의견을 유지했지만 목표주가는 7만3000원에서 11만원까지 차이를 보였습니다.
한화투자증권이 11만원으로 가장 높은 목표주가를 제시했습니다. 메리츠증권은 실적 전망 상향과 주주환원 확대 가능성을 반영해 9만7000원으로 올렸습니다. 대신증권은 9만3000원, 신한투자증권은 9만원을 제시했습니다.
반면 NH투자증권은 플랜트 수주 부족과 주택 착공 지연을 반영해 목표주가를 8만1000원으로 낮췄습니다. 하나증권도 시장과 비교기업의 가치평가 하락을 반영해 8만원으로 하향했고, 교보증권은 7만3000원을 유지했습니다. 증권사별 차이는 주택 수익성보다 향후 수주와 매출 회복 가능성을 어느 정도 가치에 반영했는지에서 발생했습니다.
DL이앤씨는 고원가 주택 현장의 부담을 줄이며 수익성 정상화에는 진전을 보였습니다. 순현금과 자사주 소각 계획도 재무 안정성과 주주환원 측면에서 긍정적인 변화입니다.
이제 증권가의 관심은 이익률 자체보다 수익성 개선을 외형 성장으로 연결할 수 있는지에 맞춰지고 있습니다. 하반기 플랜트와 데이터센터 수주, 주택 착공 회복, SMR과 미국 발전사업의 구체화 여부가 DL이앤씨의 다음 실적 국면의 희비를 가를 전망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