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김용운 기자ㅣ신한투자증권은 10일 발간한 건설업종 보고서 '(26-07) 무난한 실적, 밝아지는 전망'에서 단기적으로 건설업 주가와 실적 전망을 움직일 새로운 변수로 AI 데이터센터를 제시했습니다.
건설업종은 최근 한 달간 9% 하락하며 코스피보다 5.9%포인트 낮은 수익률을 기록했습니다. 높은 기대에 비해 실제 발주가 늦어지면서 원전과 에너지 관련 건설주에 차익실현이 이어졌습니다.
그러나 6월 말 발표된 3대 메가 프로젝트 이후 분위기가 달라졌습니다. 산업단지와 반도체 생산시설, 전력망, 데이터센터, 배후도시를 한꺼번에 건설해야 하는 초대형 투자계획이 나오면서 건설업에 새로운 수주 기대가 붙기 시작했습니다.
보고서는 우선 정부와 주요 그룹이 발표한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 프로젝트'가 구체화되면서 건설업종의 수주 기회가 빠르게 늘어날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원전·LNG 같은 글로벌 에너지 프로젝트가 2027년 이후 본격화될 가능성이 크다면 국내 AI 데이터센터는 그보다 사업화 속도가 빠를 수 있다는 판단입니다.
3대 메가 프로젝트의 전제는 인프라 건설
3대 메가 프로젝트에는 여러 건설사업이 포함됩니다. 산업단지를 조성하려면 도로와 용수, 수처리 시설이 필요합니다. 반도체 공장과 클린룸을 건설해야 하고 송전망과 발전설비를 확충해야 합니다. 대규모 근로 인구가 유입되면 배후 주거지와 상업시설도 필요합니다.
다만 이런 사업이 모두 동시에 시작되는 것은 아닙니다. 반도체와 피지컬 AI 산업단지는 후보지 확정과 전력·용수 공급 검증, 산업단지 지정, 개발계획 수립에 시간이 걸릴 수 있습니다. 원전과 LNG 프로젝트도 국가 간 협상과 금융조달 절차를 통과해야 합니다.
반면 AI 데이터센터는 이미 구체적인 투자계획이 공개됐고 정부와 민간기업이 공동으로 추진하고 있다는 점에서 상대적으로 사업화 속도가 빠릅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메가 프로젝트에 포함된 AI 데이터센터 투자계획은 1단계 8.4GW, 2단계 10GW 등 총 18.4GW입니다. 1단계는 2029년까지 추진됩니다. SK그룹 5GW, GS그룹 2.4GW, 네이버 1GW 등이 포함됩니다. 2단계에서는 2035년까지 SK그룹이 10GW를 추가 투자할 계획입니다.
전체 투자비에는 서버와 메모리 등 데이터센터 장비가 포함돼 있지만, 건설공사비만 따로 떼어도 규모가 상당합니다. 신한투자증권은 데이터센터 건설비를 1MW당 60억~80억원으로 적용하면 총 건설공사 규모가 약 110조~150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데이터센터는 규모에 따라 1년 반에서 3년 정도면 공사가 가능합니다. 원전이나 초대형 플랜트에 비해 매출과 이익 인식 시점이 빠릅니다. 여러 캠퍼스를 동시에 건설하고 단계적으로 가동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초기 수주 이후 후속 공사도 이어질 수 있습니다.
보고서는 주요 건설사들의 데이터센터 수주가 2027년부터 늘고 2028년부터 실적에 의미 있게 반영될 가능성이 있다고 봤습니다.
무난한 2분기 실적, 시장은 수주에 초점
건설업종의 2분기 실적은 큰 이변이 없을 전망입니다. 주요 건설사 대부분이 시장 기대에 부합하거나 소폭 웃도는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주택매출 감소는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2021~2022년 분양한 현장들이 준공 단계에 들어가면서 매출 인식 규모가 줄고 있기 때문입니다. 2025년 신규분양이 부진했던 만큼 주택매출의 본격적인 회복은 올해 하반기 이후가 될 가능성이 큽니다.
반면 수익성은 개선될 수 있습니다. 2023년 이후 착공한 현장의 실제 원가율이 예상보다 양호해 수주잔고의 예정원가율이 낮아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주택매출은 줄지만 마진은 개선되는 구조입니다.
2분기 변수로는 환율과 원가정산 손익, 관계사 매출을 꼽았습니다. 환율 상승은 해외 매출의 원화 환산액을 키울 수 있습니다. 국내 샤힌 플랜트에서는 일회성 원가정산 손익이 발생할 수 있고 삼성E&A는 관계사 공사 확대가 실적에 반영될 전망입니다. 현대건설을 제외하면 대체로 2분기 이익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확률이 높다는 분석입니다.
원전과 LNG는 시간이 필요하다
건설업을 둘러싼 장기 기회는 여전히 풍부합니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의 전쟁 이후 글로벌 에너지 시장 재편이 진행되면서 원전과 LNG 투자 확대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미국 에너지부는 원전 10기 건설에 필요한 장기 납기 기자재 확보를 지원하기 위해 175억달러 규모의 조건부 대출 프로그램을 발표했습니다.
베트남 원전도 3분기 안에 공식 파트너를 선정할 가능성이 있고, 9월 원전수출 특별법이 확정되면 시공사 선정 논의가 구체화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 건설사 수주까지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원전은 수요처와 금융, 정부 간 협의가 필요하고 LNG 개발사업 역시 최종투자결정과 장기 공급계약이 선행돼야 합니다. 중동 재건사업도 정치적 협상과 자금조달이 변수입니다.
보고서가 2027년 이후를 건설업 수주 확대의 본격적인 시점으로 보는 이유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AI 데이터센터는 시간차를 메워주는 사업입니다. 원전과 LNG가 준비되는 동안 데이터센터 공사가 먼저 시작되고, 이후 산업단지와 전력망, 원전·LNG 플랜트가 순차적으로 뒤따를 수 있습니다. 건설업종의 수주 사이클이 하나의 사업에 의존하지 않고 여러 축으로 확대된다는 의미입니다.
주택은 여전히 수도권 중심
주택시장은 지역별 차이가 여전히 큽니다. 5월 전국 주택 실거래량은 전년 대비 6% 증가했습니다. 서울은 30.2%, 수도권은 18.9% 늘었습니다. 최근 5년 같은 달 평균과 비교하면 서울 거래량은 51.8%, 수도권은 21.4% 높았습니다. 반면 지방은 전년 대비 7.7% 감소했습니다. 최근 5년 평균과 비교해도 21.1% 적었습니다. 부동산 시장의 회복이 전국적으로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서울과 수도권에 집중되고 있다는 뜻입니다.
매수심리도 비슷합니다. 서울 매수우위지수는 5월 77.9에서 6월 85.9로 상승했습니다. 수도권도 반등했습니다. 가격전망지수는 서울과 수도권, 5대 광역시 모두 120을 넘었습니다. 지방도 98로 비교적 양호한 수준이었습니다. 하지만 실제 주택수요와 전세수급을 보면 수도권과 지방의 차이는 여전히 큽니다. 전세수급지수는 수도권을 중심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반면 지방은 입주물량이 줄고 있음에도 전세가격 상승 기대와 전세수급지수가 수도권보다 낮습니다. 단순히 공급을 줄인다고 지방 주택시장이 살아나기 어렵다는 의미입니다. 신한투자증권은 향후 정부 정책이 추가 규제보다 지방 수요를 끌어들이는 '균형 성장' 정책에 집중될 가능성이 있다고 봤습니다.
착공 늘자 시멘트도 회복 기대
건설업 회복은 대형 건설사에만 해당하지 않습니다. 착공 증가가 이어지면 시멘트와 콘크리트 등 건자재 업체에도 수요가 늘 수 있습니다. 올해 1~5월 전국 주택 착공은 전년 대비 27% 증가했습니다. 2026년 아파트 신규분양 계획도 31만가구로 연초보다 크게 늘었습니다. 7월 현재까지 12만1000가구가 공급돼 전년보다 22% 증가했습니다.
건설현장에서 시멘트는 착공 직후가 아니라 약 6개월 뒤부터 본격적으로 투입됩니다. 상반기 착공 증가가 하반기 시멘트 출하량 증가로 연결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신한투자증권은 1분기 시멘트 출하량이 전년보다 1~2%, 2분기에는 5% 안팎 증가한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착공 증가가 계속되면 하반기로 갈수록 증가 폭이 커질 수 있습니다. 2027년 이후 수도권 주택 착공 확대와 산업단지 조성까지 더해지면 시멘트업체의 실적은 올해 1분기를 저점으로 회복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입니다.
과거 건설업은 국내 주택경기에 따라 실적과 주가가 크게 움직였습니다. 지금은 구조가 달라지고 있습니다.
주택시장에서는 서울과 수도권 중심의 회복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도시정비사업은 2024년 이후 연평균 35.2%씩 증가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원전과 LNG, 산업단지, 반도체 공장, 전력 인프라, AI 데이터센터가 동시에 새로운 수주 시장으로 등장했습니다.
이 때문에 시장은 건설사의 단순한 수주 가능성보다 실제 수주 시점과 실적 반영 속도를 더 중요하게 볼 가능성이 큽니다. 따라서 이번 건설업 사이클은 과거의 주택 호황과는 성격이 다른 주택과 산업, 에너지, 디지털 인프라가 동시에 움직이는 복합 수주 사이클에 가깝습니다.
GS건설, AI 데이터센터 전반 벨류체인 경쟁력 확보
신한투자증권은 7월 건설업종 관심주로 GS건설을 제시했습니다. GS건설은 지난 몇 년간 GS이니마 매각 이후 뚜렷한 신규 성장동력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베트남 원전 사업 참여 기대가 있었지만 원전은 국가 간 협상과 사업자 선정에 시간이 걸립니다. 주간사로 참여할 가능성이 높은 건설사와 비교하면 성장 범위가 제한적이라는 평가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AI 데이터센터는 다릅니다. GS그룹이 데이터센터를 그룹 차원의 신성장사업으로 추진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GS그룹은 데이터센터 개발과 운영부터 냉각 솔루션, 전력 공급, 건설까지 밸류체인 전반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GS AI 인프라와 디씨브릿지, 지베스코자산운용은 개발과 운영을 맡고, GS칼텍스는 액침냉각유와 직접액체냉각 등 냉각 솔루션을 담당합니다. GS동해전력과 GS E&R은 전력 공급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시공은 GS건설과 자이C&A가 맡을 수 있습니다. 그룹 내부에서 개발과 에너지, 냉각, 건설, 운영을 연결할 수 있는 구조입니다.
GS건설의 데이터센터 경험도 적지 않습니다. GS건설과 자이C&A는 2006년 이후 NH 제2데이터센터, LG CNS 데이터센터, LG유플러스 상암 데이터센터, 네이버 춘천 ‘각’, 하나금융그룹 통합데이터센터 등 다수의 프로젝트를 수행했습니다. 현재도 고양과 파주에서 데이터센터를 건설하고 있습니다. 용인과 부산, 고양, 서울에서도 신규 프로젝트를 추진 중입니다.
GS건설은 2006년 이후 총 16건의 데이터센터를 건설했고 2026년 현재 11건의 신규사업을 진행하거나 추진 중인 것으로 제시됐습니다. 과거 수행경험과 현재 파이프라인이 동시에 있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가 실제 공사로 전환되면 신규 시장에 처음 진입하는 기업보다 수주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신한투자증권은 GS건설이 2026년까지 내실 안정화 기간을 거친 뒤 2027년 신규수주가 크게 늘고, 2028년부터 실적 성장 속도가 빨라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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