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김용운 기자ㅣ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지난해 10월 '깐부회동' 이후 4일 일정으로 한국을 찾아 차세대 인공지능(AI) 반도체와 피지컬 AI 관련 신규 사업을 예고했습니다.
엔비디아의 차세대 플랫폼에 고대역폭메모리(HBM)를 비롯한 첨단 메모리 반도체가 탑재되는 만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국내 반도체 업계의 기대감도 커지고 있습니다.
황 CEO는 오후 1시 20분께 전용기편으로 서울 강서구 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로 입국했습니다. 기다리고 있던 취재진에게 "한국을 위해 아주 많은 비즈니스를 가져왔다"며 "한국의 모든 파트너와 고객사들에 감사를 표하고 싶다"고 밝혔습니다.
황 CEO는 취재진의 질문에 차세대 투자 분야로 로봇공학을 꼽았습니다. 그는 "한국은 탁월한 제조업, 메카트로닉스, AI를 모두 갖추고 있는데, 이 모든 기술의 융합이 바로 완벽한 로봇공학"이라며 "한국이 AI에 투자할 수 있는 훌륭한 기회이자 위대한 미래"라고 강조했습니다.
황 CEO가 방한 첫 행선지로 택한 곳은 서울 마포구 홍대입구 인근 T1 PC방이었습니다. 황 CEO는 이곳에서 프로게이머 '페이커' 이상혁 등 T1 선수단과 40여 분간 시간을 보내며 환담을 나눴습니다. 이후 근처 삼겹살집 '형님 저요' 앞에서 최태원 SK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이해진 네이버 의장과 '삼소 회동'전 취재진과 질의 응답시간을 갖고 “한국에 큰 선물로 엔비디아의 4개 새로운 사업을 가져왔다”고 말했습니다.
황 CEO가 언급한 4개 사업은 ▲차세대 AI 가속기 베라 루빈 ▲베라 중앙처리장치(CPU) ▲엔비디아의 첫 AI 노트북 라인업 RTX 스파크 ▲차세대 휴머노이드 로봇과 피지컬 AI를 위해 설계된 AI 엣지 슈퍼컴퓨터 젯슨 토르입니다.
황 CEO는 "아주 큰 신규 사업들이고, 한국은 정말 바빠질 것"이라며 "단일 제품에 집중했던 올해와 달리 내년에는 4개의 신제품이 쏟아져 매우 바빠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아주 흥미진진한 새해를 맞이할 준비를 하길 바란다"고 덧붙였습니다.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가속기 플랫폼은 국내 반도체 기업과의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습니다. AI 가속기와 서버 플랫폼에는 HBM을 비롯한 고성능 메모리 반도체가 필수적으로 탑재됩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6세대 HBM인 HBM4 시장 진입을 준비하고 있어 엔비디아의 차세대 제품 출시 일정은 국내 메모리 업계의 실적과 투자 흐름에도 영향을 줄 전망입니다.
황 CEO는 한국 내 AI 연구개발(R&D) 거점 설립 계획도 구체화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한국 내 AI 연구 엔지니어, 로봇공학 연구를 위한 매우 뛰어난 연구센터를 구축하고 있다”며 “한국의 AI 연구 엔지니어와 로봇 공학자들을 채용 중”이라고 말했습니다.
연구센터 위치에 대해서는 “확실하진 않지만 서울인 것 같다”며 “서울은 큰 도시 아니냐”고 언급했습니다. 엔비디아는 최근 채용 홈페이지에 서울 근무 조건의 AI 기술센터 소속 피지컬 AI 담당 솔루션 아키텍트 채용 공고를 올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날 황 CEO와의 회동에는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이해진 네이버 의장 등이 참석했습니다. 이른바 ‘삼소 회동’으로 불린 이날 만남에서는 삼겹살과 소주, 맥주를 곁들인 비공개 회동이 진행됐습니다.
황 CEO는 회동 전후로 한국 기업들과의 협력 관계를 강조했습니다. 그는 "제 모든 친구인 SK하이닉스, 삼성, LG, 현대차, 네이버 등 우리 모두 비즈니스가 폭발적"이라며 "이들은 정말 훌륭하게 해내고 있고, 이들의 비즈니스가 아주 잘 되고 있어서 무척 기쁘다"고 말했습니다.
국내 산업계에서는 이번 방한을 계기로 엔비디아와 한국 기업 간 협력 범위가 기존 반도체 공급망을 넘어 AI 인프라, 로봇, 피지컬 AI, 클라우드, 모빌리티 등으로 확장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는 HBM과 첨단 메모리 공급망에서 엔비디아와 직접적인 접점을 갖고 있습니다. LG그룹은 AI 데이터센터와 전장, 로봇, 디스플레이 분야에서 협력 가능성이 거론됩니다. 현대차그룹은 자율주행, 로보틱스, 스마트팩토리 등 피지컬 AI 영역과 맞닿아 있습니다. 네이버는 초거대 AI와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분야에서 엔비디아 생태계와의 접점이 확대될 수 있습니다.
황 CEO가 언급한 ‘젯슨 토르’는 로봇과 엣지 AI 분야를 겨냥한 제품군입니다. AI가 데이터센터 내부에 머무르지 않고 로봇, 자동차, 공장, 물류 현장 등 실제 물리 공간으로 확산하는 흐름과 연결됩니다. 이는 반도체뿐 아니라 전장, 배터리, 센서, 통신, 로봇 부품 등 국내 제조업 전반에 새로운 수요를 만들 수 있는 분야로 꼽힙니다.
황 CEO는 30년간 엔비디아와 파트너십을 맺어온 대만 TSMC를 언급하며 “믿음과 우정이 정말 중요하다”고도 말했습니다. 이는 AI 반도체 공급망에서 장기적 파트너십과 신뢰의 중요성을 강조한 발언으로 풀이됩니다.
업계에서는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플랫폼 출시와 한국 AI 연구센터 설립이 국내 반도체·AI 산업에 중장기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다만 실제 수혜 규모는 HBM4 공급 경쟁, 파운드리 협력 구도, AI 데이터센터 투자 속도, 로봇·피지컬 AI 시장의 상용화 속도에 따라 달라질 전망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