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김용운 기자ㅣ글로벌 해운·조선 시장의 환경 변화가 국내 운송·조선 기업의 실적 변수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컨테이너 운임은 조기 성수기 진입과 할증료 부과 영향으로 급등했고, 벌크선 시장은 보크사이트와 석탄 물동량 증가 기대감에 강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반면 탱커 시장은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지정학적 불확실성에도 화물 부족과 중국 원유 수요 둔화로 운임이 약세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NH투자증권은 1일 발간한 '글로벌 조선·해운 Weekly' 리포트에서 컨테이너 운임 급등, 벌크선 운임 상승, 탱커 운임 약세, LNG선 수요 회복, 특수선 발주 확대 가능성 등을 주요 변수로 제시했습니다. 국내 기업 입장에서는 선종별 시황 차별화가 뚜렷해지는 가운데, 각사의 사업 포트폴리오에 따라 수혜와 부담이 갈릴 전망입니다.
컨테이너 운임 급등…HMM에는 긍정적 환경이나 지속성은 변수
컨테이너 시장에서는 운임 상승세가 뚜렷합니다. 리포트에 따르면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전주 대비 15.9% 오른 2572달러를 기록했습니다. 미주 서안과 동안, 유럽 노선이 모두 큰 폭으로 오르며 조기 성수기 효과가 나타났습니다.
운임 급등의 배경으로는 조기 피크시즌 수요 집중, 호르무즈 해협 관련 공급 흡수, 선사들의 기본운임인상과 성수기할증료 부과, 아마존 프라임데이 조기화에 따른 전자상거래 물량 증가가 꼽혔습니다.
국내 기업 가운데서는 HMM이 컨테이너 운임 반등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대표 기업입니다. 컨테이너선사는 운임 변동에 실적 민감도가 높아 단기적으로는 스팟 운임 상승과 성수기 할증료 부과가 수익성 방어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다만 운임 상승의 상당 부분이 조기 성수기와 일시적 물량 집중에서 비롯됐다는 점이 변수로 꼽힙니다. 글로벌 선복 공급 부담과 지정학 리스크가 동시에 존재하는 만큼, HMM의 실적 전망은 운임 상승이 하반기까지 이어질 수 있는지 여부와 주요 노선의 물동량이 실제로 따라 올지에 달려 있습니다.
자동차운반선·컨테이너 운임 호조…현대글로비스 하반기 기대감 확대
운송 섹터에서는 현대글로비스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리포트는 자동차운반선 시황 호조와 컨테이너 운임 상승으로 현대글로비스의 하반기 실적이 우상햘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습니다.
현대글로비스는 완성차 해상운송과 물류 사업을 함께 영위하고 있어 자동차 수출, 선복 수급, 운임 흐름이 실적에 영향을 줍니다. 자동차운반선 시장은 글로벌 선복 부족과 완성차 수출 물량 증가가 맞물리며 상대적으로 견조한 시황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여기에 컨테이너 운임 상승은 전체 물류 단가와 운송시장 분위기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현대글로비스 입장에서는 완성차 운반선 중심의 안정적인 물량에 더해 글로벌 물류 운임 회복이 실적 개선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자동차운반선 시황은 선대 확충과 완성차 수요 변화에 민감한만큼 하반기에는 현대차·기아 등 주요 고객사의 수출 물량, 자동차운반선 용선료 흐름, 글로벌 항만 적체 수준 등이 실적 변수로 작용할 전망입니다.
항공화물 운임 상승…대한항공 2분기 실적에 우호적
항공업계에서는 대한항공이 항공화물 운임 상승의 수혜를 받을 가능성이 제시됐습니다. NH투자증권은 아시아발 화물 수요가 견조한 가운데 연료비 부담에 따른 여객기 공급 감소로 항공화물 운임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항공화물은 여객기 벨리카고 공급과 전용 화물기 공급, 전자상거래 물량, 반도체·IT 제품 수요와 연관성이 큽니다. 최근 전자상거래 물량 증가와 아시아발 화물 수요가 맞물리면서 대한항공의 2분기 개별 실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평가입니다.
대한항공은 여객 부문 회복과 화물 부문 운임 변화가 동시에 실적에 반영되는 구조입니다. 코로나19 이후 화물 호황이 정상화되며 화물 부문의 비중이 줄어들었지만, 공급 제약과 특정 노선 수요 증가가 다시 운임을 끌어올릴 경우 수익성 개선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CJ대한통운, 북미 물류 확대…글로벌 물류 재편 속 성장성 주목
CJ대한통운은 북미 물류 확대가 주요 이슈로 제시됐습니다. 리포트는 CJ가 미국에 올리브영 오프라인 매장 1호를 열었고, CJ대한통운은 북미 지역 물류센터 확대를 예정하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이는 단순 택배 물량 증가보다 글로벌 유통·물류망 확장이라는 관점에서 볼 필요가 있습니다. K뷰티와 K푸드, 전자상거래 물량이 북미 시장에서 확대될 경우, 물류센터 운영과 풀필먼트 역량을 갖춘 CJ대한통운의 역할도 커질 수 있습니다.
특히 글로벌 공급망이 단순 운송 중심에서 보관, 포장, 재고관리, 배송까지 통합하는 형태로 바뀌고 있다는 점을 CJ대한통운의 기회 요인으로 분석했습니다. 국내 택배 시장의 성장률이 둔화되는 상황에서 해외 물류센터와 기업 물류 사업 확대는 중장기 성장 동력이 될 수 있다는 평가입니다. 다만 북미 지역 물류센터 확대가 매출 성장뿐 아니라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가 관건으로 꼽힙니다.
조선 3사, 상선 수주 지속…LNG선·유조선·가스선 발주가 기회
조선업계는 상선 수주가 이어지는 가운데 선종별 발주 흐름이 국내 조선사에 기회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한화오션은 Knutsen으로부터 LNG선 1척을 수주했고, 삼성중공업은 JP모건으로부터 LNG선 1척, VLGC 2척, 수에즈막스급 유조선 2척을 수주했습니다.
글로벌 발주 시장에서는 유조선, LPG선, LNG선 발주가 전년 대비 증가했습니다. 국내 조선사가 강점을 가진 고부가 선종 중심의 발주 흐름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LNG선과 가스선, 대형 유조선은 기술력과 납기 관리가 중요한 분야로 국내 조선사의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높은 영역입니다.
HD한국조선해양, 삼성중공업, 한화오션 등 조선 3사 입장에서는 친환경 선박 교체 수요, 에너지 운송 수요,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른 선복 재편이 수주 기회로 연결될 수 있습니다. 특히 LNG선은 에너지 안보와 장기 운송 계약이 맞물리는 선종이어서 중장기 발주 흐름이 유지될 확률이 높습니다.
조선업계의 과제는 수주 규모보다 수익성입니다. 원자재 가격, 인건비, 환율, 납기 지연, 고부가 선종의 생산능력 배분이 실적을 좌우합니다. 고가 수주가 실제 영업이익 개선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선별 수주와 공정 안정화가 중요합니다.
특수선·해양플랜트, 국내 조선사의 새 성장축 부상
이번 리포트는 특히 특수선과 해양플랜트에 주목을 했습니다. 한국의 핵추진잠수함 사업은 ‘장보고 N사업’으로 구체화되고 있으며, 2030년대 중반 1번함 진수를 목표로 추진되는 것으로 언급됐습니다. 사업 규모는 약 28조9000억원으로 추산됐습니다.
특수선은 국내 조선사에 중장기적으로 중요한 시장입니다. 상선 시장이 경기와 운임 사이클에 민감한 반면, 군함과 잠수함, 무인수상정 등 특수선은 국가 안보와 방위산업 투자에 기반한 장기 프로젝트 성격이 강합니다.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은 이미 함정 분야에서 경쟁을 벌이고 있으며 향후 핵추진잠수함과 무인수상정 수요는 국내 조선사의 수주 포트폴리오를 넓힐 수 있는 변수입니다.
미국 무인수상정 시장도 국내 조선업계의 미래 먹거리로 꼽았습니다. 미 해군은 2031년까지 중형 무인수상함 31척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관련 프로그램을 빠르게 추진하고 있습니다. HD현대와 안두릴의 협력 및 자체 시범 운용 계획은 국내 조선사의 무인 함정 시장 진입 가능성을 보여주는 사례로 볼 수 있습니다.
해양플랜트도 다시 수주 기대감이 살아나고 있습니다. 리포트는 HD현대중공업이 셰브론의 키프로스 아프로디테 가스전 개발을 위한 FPU 건조 수주전에서 우선협상대상자로 부각됐다고 언급했습니다. 삼성중공업과 한화오션도 해양플랜트 경험을 보유한 만큼 에너지 개발 프로젝트 재개는 국내 조선 3사 모두에 기회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환경 변화 속 국내 기업 전망은 ‘선별적 수혜’
이번 리포트는 글로벌 해운·조선 시장이 전체적으로 좋아지거나 나빠지는 단순한 흐름이 아니라 선종과 사업 영역별로 차별화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국내 운송·조선 기업의 전망은 단기 운임 상승 자체보다 환경 변화에 대한 대응력에 달려 있다는 것입니다. 물류 기업은 운임 변동을 실적 개선으로 연결할 수 있는 계약 구조와 네트워크 경쟁력이 필요하고, 조선사는 고부가 선종과 특수선 중심의 선별 수주, 생산능력 관리, 수익성 확보가 핵심 과제가 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