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김용운 기자ㅣ지방자치단체와 지방공기업, 교육청, 출자·출연기관 등 지방 공공부문이 향후 은행·보험사 등 민간 금융회사를 선정할 때 기후금융 활동 실적을 평가 기준에 반영할 가능성이 제기됐습니다.
지방정부의 금고 은행과 산하 공공기관의 주거래 은행 선정 기준이 바뀔 경우 민간 금융회사의 기후투자 확대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지역 공공자금 운용 기준이 단순 금리나 수수료 경쟁을 넘어 재생에너지 투자, 탄소감축 금융, 지역기업 녹색투자와 연결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이하 KoSIF)은 오는 6월 3일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7개 원내 정당을 대상으로 ESG 관련 정책질의를 진행한 결과, 답변을 보낸 4개 정당이 지방 공공부문의 기후금융 반영 정책에 찬성했다고 27일 밝혔습니다.
질의에 답변한 정당은 더불어민주당, 조국혁신당, 진보당, 기본소득당입니다. 국민의힘, 개혁신당, 사회민주당은 답변하지 않았습니다.
KoSIF가 제시한 정책질의는 총 5개 분야입니다. 구체적으로는 지자체와 산하 공공부문의 민간 금융회사 선정 평가 시 기후투자 실적 반영, 지방 공기업과 출자·출연기관의 ESG 통합 공시체계 구축, 지자체 공공조달에 기업 기후정보 단계적 반영, 지자체 유휴부지를 활용한 재생에너지 계획입지와 지역기업 PPA 연계, 친환경 선거수단 공공지원 및 탄소배출 관리체계 구축 등입니다.
이 가운데 4개 정당은 지자체와 산하 공공부문이 민간 금융회사를 선정할 때 기후투자를 포함한 기후금융 활동 실적을 반영하는 방안에 모두 찬성했습니다.
KoSIF에 따르면 지자체 금고 은행과 산하 공공부문의 주거래 은행 시장은 지역통합재정 기준 약 673조3000억원 규모입니다. 지자체와 공공기관의 보험사 선정 시장도 별도로 존재합니다. 해당 평가 기준에 기후금융 실적이 반영될 경우 은행과 보험사는 지자체 거래 유지를 위해 재생에너지, 전환금융, 지역기업 녹색투자 실적을 확대할 유인이 커질 수 있습니다.
이는 정부가 추진 중인 기후금융 확대 기조와도 맞물립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2월 2035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 달성을 뒷받침하기 위해 2026년부터 2035년까지 총 790조원 규모의 기후금융을 공급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기존 2024~2030년 420조원 계획보다 기간과 규모를 확대한 조치입니다.
정당별로는 추진 방식에서 차이를 보였습니다. 민주당은 구체적 추진 시점은 명시하지 않았지만 정부의 기후금융 확대 정책 방향과 부합한다는 점에서 긍정적 입장을 보였습니다. 조국혁신당은 민선 9기 지방정부와 의회의 핵심 과제로 설정하고, 금융회사 선정 조건에 기후펀드 조성을 검토하겠다고 답했습니다.
진보당은 선정 지표 표준안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을 냈고, 지역공공은행 설립을 추가 의견으로 제시했습니다. 기본소득당은 관련 법령 준비와 발의에 노력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재생에너지 확대와 기업 PPA 연계도 주요 쟁점으로 다뤄졌습니다. KoSIF는 한국 기업의 재생에너지 사용률이 글로벌 평균에 비해 낮고, 기업들이 직접 전력구매계약(PPA)을 선호하지만 국내 물량 부족으로 활용률이 제한적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재생에너지 사업이 부지 확보, 인허가, 주민수용성, 계통연계 문제로 지연되는 만큼 지자체 유휴 공유지를 활용한 계획입지 조성과 지역기업 PPA 연계 모델이 필요하다는 취지입니다.
이 정책에는 진보당이 부분 찬성 입장을 낸 것을 제외하고 민주당, 조국혁신당, 기본소득당이 찬성했습니다. 민주당은 재생에너지 계획입지와 PPA 용도 한정에 관한 법적 근거가 부족해 재생에너지법이나 전기사업법상 근거 조항 신설을 검토해야 한다고 답했습니다.
조국혁신당은 발전소 설립 때 주민 지분참여 의무화와 PPA 중개 인증센터 구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진보당은 유휴부지 발굴과 지역기업 연계에는 찬성했지만 시민참여와 협동조합 기반의 공공재생에너지 형태를 전제해야 한다고 답했습니다. 기본소득당은 PPA 활성화에는 찬성하면서도 PPA 전용 계획입지에 대해서는 추가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였습니다.
지방 공기업과 출자·출연기관의 ESG 공시 의무화 및 통합 공시체계 구축에 대해서도 4개 정당은 대체로 찬성했습니다. 조국혁신당, 진보당, 기본소득당은 적극 추진 입장을 밝혔고, 민주당은 필요성에는 공감하되 중앙 차원의 가이드라인과 공시 의무화가 선행돼야 한다고 답했습니다.
지자체 공공조달에 기업 기후정보를 단계적으로 반영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조국혁신당, 진보당, 기본소득당은 전적으로 동의했습니다. 민주당은 제도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지자체별 여건과 지역 참여기업의 규모가 달라 일괄적인 기후정보 제출 요구에는 사전 의견 수렴이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친환경 선거운동과 관련해서는 4개 정당 모두 제도 개선 필요성에 찬성했습니다. 민주당은 자체 친환경 선거운동 계획은 없지만 제도 개선 필요성에는 공감한다고 답했습니다. 조국혁신당은 방문객용 일회용품을 다회용기로 교체하고 있다고 밝혔고, 진보당은 온라인 공보물 전환과 재생 소재 사용 의무화 등을 제안했습니다. 기본소득당은 지난 4월 원내 정당을 대상으로 ‘현수막, 종이 공보물, 유세차 없는 선거’를 제안한 바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KoSIF는 서울, 경기, 부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에 출마한 광역자치단체장 후보들에게도 같은 취지의 정책질의를 진행했습니다. 이 가운데 부산시장 선거에 출마한 민주당 전재수 후보와 국민의힘 박형준 후보, 전남광주통합특별시 민주당 민형배 후보가 답변했습니다. 서울시와 경기도 후보들은 응답하지 않았습니다.
답변한 후보들은 KoSIF가 제안한 정책에 찬성하고, 임기 내 추진 의사를 밝혔습니다. 전재수 후보는 노후 산단과 부산항 배후부지에 ‘그린 방파제’, 시민참여형 나무연금, 10분 그늘길 등을 제시했습니다. 박형준 후보는 탄소·순환경제·분산에너지·RE100·금융중심지 정책과 연계한 '부산형 실용 ESG 전환'을 제안했습니다. 민형배 후보는 '전남광주 지속가능 공공기관 전환 프로젝트'를 통해 지속가능발전목표(SDGs)를 지역 지속가능성 점검 기준으로 삼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종오 KoSIF 사무총장은 "지방정부에서 ESG는 단순히 착한 행정이 아니라 지역의 생존과 성장 전략을 설계하고 실행하는 과정에서 일관되게 적용돼야 할 원칙"이라며 "지방정부는 기후 관련 금고 정책, 조달 정책, 재생에너지 정책 등을 통해 지역과 관내 기업에 투자와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