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이 4년 만에 돌아옵니다. 유통업계는 특수를 겨냥한 마케팅과 협업, 신제품 출시 등을 서두르며 준비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다만 한국 축구를 둘러싼 부정적 여론과 경기 시간대 등 흥행을 제약할 변수도 적지 않은 상황입니다. 기대감과 불확실성이 맞물린 가운데 월드컵 특수가 얼마나 현실화될지 관심이 쏠립니다. 월드컵을 앞두고 유통업계의 대응 전략과 준비 상황을 점검합니다.
인더뉴스 장승윤 기자ㅣ편의점이 2026 북중미 월드컵 개막을 한 달 앞두고 '월드컵 모드'에 돌입합니다. 주요 축구 경기 때마다 맥주와 치킨, 안주류 매출이 크게 뛰었던 만큼 각사는 관련 마케팅과 프로모션 강화에 속도를 내는 분위기입니다. 경기 시간대가 변수라는 평가도 나오지만 업계는 '홈관람' 문화 확산과 근거리 소비 흐름 확대를 긍정적인 요인으로 보고 있습니다.
맥주 매출 1079% 껑충..‘월드컵=편의점 흥행’ 공식
12일 업계에 따르면 월드컵이나 한국 대표팀 A매치 등 주요 축구 경기가 열리는 날이면 인근 편의점 먹거리와 주류 수요가 크게 뛰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접근성과 상품 다양성을 앞세운 편의점이 스포츠 관람 소비와 맞물리며 대표적인 근거리 쇼핑 채널로 자리 잡는 모습입니다.
올해는 GS25가 가장 먼저 움직였습니다. GS25는 트래블월렛과 함께 이달 17일까지 ‘월드컵 직관’ 프로모션을 진행합니다. 트래블월렛 카드로 GS25에서 5000원 이상 구매한 뒤 우리동네GS 앱에서 스탬프를 적립하면 이벤트에 자동 응모됩니다. 추첨을 통해 한국팀 경기 관람권과 왕복항공권, 4성급 호텔 숙박권 등을 제공합니다.
세븐일레븐은 경기 관람 시 수요가 높은 치킨·맥주 등을 중심으로 카드 제휴 할인과 타임세일 등을 기획하고 있습니다. 즉석치킨은 한 마리 치킨 최대 30% 할인 프로모션 등을 검토 중입니다. CU는 월드컵 개최 시점과 여름 시즌이 겹친다는 점을 고려해 맥주와 음료, 아이스크림 등 콜드 상품 중심 행사 준비에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이마트24는 아직 구체적인 행사 내용을 확정하지 않았지만 맥주와 스낵, 치킨, 간편식 등 경기 시청과 함께 먹기 좋은 상품 중심으로 행사 상품이나 할인 이벤트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가까운 점포에서 바로 구매해 즐길 수 있는 소비 흐름에 맞춰 관련 마케팅도 강화할 계획입니다.
월드컵 시즌마다 편의점 주요 품목 매출이 반복적으로 뛰면서 업계 안팎에서는 '월드컵=편의점 매출 상승'이라는 인식이 퍼지고 있습니다. 실제 편의점들은 직전 대회였던 2022 카타르월드컵 당시 주택가와 오피스 상권을 가리지 않고 주요 먹거리 매출이 일제히 뛰었습니다.
편의점 4사 자료에 따르면 카타르월드컵 한국 대표팀 조별리그 1차전(우루과이전)이 열렸던 2022년 11월 24일 GS25 맥주 매출은 전주 동요일 대비 187% 늘었습니다. 치킨과 안주 매출도 각각 147%, 125% 증가했습니다. 집에서 경기를 보는 ‘집관족’ 증가로 배달·픽업 매출도 전주 대비 159% 신장한 가운데 맥주 매출이 1079% 치솟았습니다.
같은 날 광화문과 시청광장 인근 CU 점포에서는 맥주 매출이 전주 동기 대비 1030% 올랐고 스낵류와 안주류 매출도 각각 680%, 570% 증가했습니다. 세븐일레븐 맥주와 무알콜맥주 매출은 전주 대비 200%씩 늘었으며 이마트24 역시 냉장·냉동 안주류 매출도 131% 증가했습니다.
글로벌 스포츠 이벤트 기간 편의점 매출 신장 흐름은 월드컵에만 국한되지 않습니다. 올해 3월 WBC 조별리그 호주전 당시 CU 맥주 매출은 전주 동요일 대비 53% 증가했습니다. 지난 2월 동계올림픽 기간 GS25는 와인과 냉동안주 매출이 각각 26%, 20% 늘었고 이마트24도 맥주와 아이스크림 등 주요 카테고리 매출이 두 자릿수 신장률을 기록했습니다.
‘오전 월드컵’에도 편의점 홈관람·근거리 쇼핑 수요 노려
이번 북중미월드컵은 한국 기준 경기 시간대가 직전 대회와 크게 다릅니다. 카타르월드컵 당시 한국 조별리그 3경기는 오후 10시부터 자정 사이에 시작됐습니다. 이에 편의점들은 퇴근 후 야식과 주류를 구매하려는 직장인 수요를 자연스럽게 흡수할 수 있었습니다.
반면 이번 월드컵에서 한국의 토너먼트 경기는 오전 10시에서 오전 11시 사이에 킥오프할 예정입니다. 새벽 시간대는 피했지만 점심시간보다도 이른 시간에 경기를 시청해야 한다는 점에서 이번만큼은 편의점도 과거 같은 매출 상승효과를 누리기 어려울 거란 전망도 나옵니다.
편의점업계는 홈관람 문화 확산과 근거리 소비 흐름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집관족과 거리 응원객 등 스포츠 팬들의 먹거리 수요를 즉각적으로 흡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시간대 한계 극복과 추가 매출 확대를 기대하는 상황입니다. 특히 경기 직전 및 중간 시간대 추가 구매와 즉시 소비 수요가 편의점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란 관측도 나옵니다.
편의점업계 관계자는 “이번 월드컵은 주요 경기 시간이 국내 기준 새벽이나 오전이라 과거처럼 대규모 응원이나 전통적인 특수를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면서도 “다만 집이나 가까운 장소에서 경기를 시청하는 문화가 확산하고 있고 먹거리와 주류 등을 편의점에서 구매하는 소비 패턴이 증가하는 만큼 긍정적인 매출 효과를 예상한다”고 말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