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이종현 기자ㅣ삼성전자와 LG전자가 에너지 효율과 프리미엄 전략을 앞세워 유럽 가전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유럽은 글로벌 가전 시장에서 까다로운 시장으로 꼽힙니다. 빌트인 주방 문화가 발달한 데다 에너지 효율, 탄소중립, 제품 수명, 재활용성 등에 대한 기준이 높기 때문입니다.
EU는 에너지 라벨과 에코디자인 규제를 통해 세탁기, 냉장고, 조리기기, 냉난방기기 등 주요 제품군에 효율 기준을 적용하고 있습니다. EU 시장에서 제품을 판매하려면 관련 데이터베이스 등록도 필요합니다.
에너지 위기로 인해 전력 가격이 상승한 데다 환경에 대한 관심도 높아 고효율 에너지 제품을 선호하는 성향이 높아진 점도 한몫합니다. 유럽위원회의 조사에 의하면 유럽 소비자의 93%가 제품 구매 시 에너지 효율이 표기된 라벨을 인식하며 79%는 가전제품 구매 시 에너지 등급을 고려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주거 환경이 비교적 좁아 공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빌트인 가전에 대한 수요가 높은 점 또한 특징입니다.
이에 따라 유럽 가전 시장에서는 단순한 기능 경쟁보다 에너지 절감, 공간 활용, 디자인 일체감, 지속가능성이 핵심 경쟁력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유럽 가전 시장은 진입 장벽이 꽤 높은 편이지만 그만큼 매력적인 시장입니다. 포춘 비즈니스 인사이트는 유럽 가전 시장 규모가 2024년 2256억6000만달러에서 2032년 3578억4000만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는 2025년 글로벌 빌트인 가전 시장 규모가 약 645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으며 이중 유럽이 40%를 차지하는 최대 시장이 될 것이라 분석했습니다.
이러한 유럽 가전 시장의 특성은 프리미엄 가전 라인업과 기술력에 강점을 가진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진입하기에 좋은 조건입니다.
최근까지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글로벌 가전 시장에서 중국 업체들의 중저가 제품 공세 속에서 경쟁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는 TV 시장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납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출하량 기준으로는 삼성전자(18.1%), TCL(14.2%), 하이센스(12.1%), LG전자(10.5%) 순으로 중국 업체 두 곳이 2, 3위를 차지하며 삼성과 LG의 대항마로 기세를 올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중국 가전은 프리미엄·빌트인 가전을 선호하고 에너지 효율을 중시하는 유럽 시장에서는 통하기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글로벌 마케팅 조사업체 닐슨아이큐는 2026년 가전 시장에서 소비자들이 품질과 편의성, 다기능, 에너지 효율, 공간 절약을 중시할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특히, 대형가전에서는 브랜드보다 기능과 가치가 구매 판단에 더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봤습니다.
삼성전자는 이 같은 흐름에 맞춰 유럽형 빌트인과 AI 가전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삼성전자는 IFA 2025에서 프리미엄 빌트인 주방 가전 라인업을 선보였으며 유럽 출시 계획도 제시했습니다.
세탁기 분야에서는 유럽 시장 요구에 맞춰 에너지 효율을 강조했습니다. 삼성전자의 비스포크 AI 세탁기는 유럽 A등급 최소 효율 기준보다 최대 55% 적은 에너지를 쓰는 제품으로 소개됐습니다.
여기에 AI 기반 사용 경험도 전면에 내세우고 있습니다. 스마트싱스 기반 연결성과 고효율 HVAC를 결합한 스마트 모듈러 홈을 공개하고 가전을 개별 제품이 아닌 주거 솔루션으로 확장하며 프리미엄 가전 전략 강화에 나섰습니다.
LG전자 역시 IFA 2025에서 유럽 주방 환경을 겨냥한 공간·에너지 효율 냉장고 라인업을 공개하며 유럽 맞춤형 프리미엄 전략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세탁 솔루션에서는 듀얼 인버터 히트펌프와 저GWP 냉매 R290을 적용한 제품을 앞세우며 에너지 효율과 지속가능성을 중시하는 유럽 시장 특성에 맞춘 전략을 펼치고 있습니다.
LG전자는 씽큐 AI를 중심으로 가전 간 연결성도 강화하고 있습니다. 유럽 소비자에 맞춘 AI 가전과 업그레이드 가능한 스마트홈 경험을 통해 제품 판매를 넘어 생활 플랫폼 경쟁에 나서고 있습니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유럽 가전 전략은 같은 방향을 향하고 있습니다. 빌트인으로 공간과 디자인을 맞추고 고효율 기술로 유럽의 규제와 에너지 비용 부담에 대응하며 AI 연결성으로 프리미엄 경험을 확장하는 방식입니다.
유럽 시장은 진입 장벽이 높지만, 그만큼 브랜드 신뢰와 기술력을 입증할 수 있는 무대입니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유럽에서 성과를 낸다면 글로벌 프리미엄 가전 시장에서도 주도권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업계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