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이종현 기자ㅣ인공지능(AI)이 본격적으로 우리의 삶에 들어오면서 가장 먼저 변화를 맞이한 영역은 의외로 예술이었습니다. AI가 가장 마지막에 정복하거나 도달하지 못할 것이라 여겼던 창작의 영역이 아이러니하게도 AI가 가장 먼저 발을 들인 곳입니다.
이러한 흐름은 음악에서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간단한 프롬프트 몇 줄로 다양한 화풍의 그림을 그리듯 몇 가지 요구 사항만으로도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뽑아내는 시대가 도래한 것입니다.
이를 가능케 한 데에는 수노, 유디오 등 프롬프트 기반 생성형 AI 음악 앱이 잇따라 출시되며 생성형 AI 음악 시장이 대중화된 것이 주효했습니다. 수노와 유디오는 각각 출시 1년 만에 누적 다운로드 3000만회, 500만회를 넘기며 큰 관심을 모았습니다.
안창욱 광주과학기술원(GIST) 교수가 개발한 이봄(EvoM)은 작곡 이론의 핵심을 코드화해 기반을 만들고 여기에 무작위 속성을 더해 곡을 생성하는 방식으로 작동합니다. 그렇게 생성된 결과물에 대해 AI가 스스로 평가하고 피드백해 완성도를 높여가게 됩니다.
AI를 활용한 작곡의 가장 큰 장점은 효율성입니다. 기존에는 아무리 뛰어난 작곡가라 하여도 곡 하나를 만드는 데에 최소한의 시간과 노력이 들어갔지만 AI는 학습된 음악적 이론과 알고리즘을 바탕으로 공장에서 찍어내듯 작곡을 하기에 그 속도와 양을 인간이 따라가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특히, 전문적 지식이 없어도 프롬프트만으로 곡을 만드는 것이 가능하단 점도 대중화에 큰 기여를 했습니다. 수노를 이용하고 있는 직장인 A씨는 "음악을 하는 친구의 추천으로 수노를 사용해 보았는데 프롬프트를 몇 번 반복하다 보면 원하는 느낌의 곡과 가사를 결과물로 내놓는 점이 신기했다"라고 말했습니다.
초기에는 AI 음악들은 AI라는 티가 나거나 완성도가 떨어지는 모습을 보였지만 이제 기술이 안착되어 가는 지금에는 인간이 작곡한 곡들과 구분하기 어려운 수준까지 올라왔습니다.
AI 음악의 영향력은 시장에서도 이미 드러나고 있습니다. 글로벌 음원 스트리밍 플랫폼 디저는 근래 신규 등록되는 음원 중 약 34%가 AI 제작물로 추산된다는 조사 결과를 지난해 말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AI의 보조를 받은 제작물까지 포함한다면 이 수치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국내에서도 감사원이 지난 3월 공개한 '인공지능 대비실태 Ⅱ'를 보면 음악저작권협회에 저작권을 위탁한 표본 8540곡 중 60.9%인 5200곡이 AI를 활용해 작곡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는 내용이 있습니다.
이미 AI 음악이 시장에 만연한 만큼 생성형 AI 음악에 대한 저작권 다툼을 하던 워너 뮤직 그룹 등 해외 유수의 음악 기업들도 결국은 AI 음악 제작사들과 협업 계약을 맺는 등 공존을 택하는 움직임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런 AI 음악들이 대중화가 된다면 기존 음악 업계에 종사하던 창작자들이 설 자리를 잃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음악계에 종사하는 전문가들은 아직 그러기에는 기술적으로 이르며 오히려 AI 음악을 더 적극적으로 이용하는 쪽은 전문가들이라는 의견을 내놓기도 합니다.
자신의 작업에 수노 등 AI 앱을 활용하는 음악인 B씨는 "기존에는 음악의 방향성을 잡기 위해 일일이 악기를 세팅하고 하나하나 음을 집는 수작업으로 진행했지만 AI의 도움을 받는다면 이러한 과정을 스킵하고 내가 원하는 느낌의 곡을 잡아가는 데에 많은 도움이 된다"라며 "혹은 AI에게 이런저런 프롬프트로 지시를 내리다 보면 생각지도 못한 영감을 받는 때도 있다"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결국 AI 덕에 아무리 쉽게 음악을 만든다 해도 음악적 지식·재능과 같은 기초가 없으면 이를 100% 활용하는 것이 어렵다는 것입니다. 그렇기에 업계에서는 AI로 인해 누구나 작곡가가 되는 시대가 도래하는 것이 아닌, AI와 함께 곡의 완성도와 창의성을 높이는 음악계의 새로운 지평이 열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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