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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inion 오피니언

[현장에서] “나 그 날인데, 혹시 그거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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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day, September 11, 2017, 15:09:11

생리대 유해물질 검출 논란 이후 겪은 ‘생리대 파동’ 체험기

인더뉴스 권지영 기자ㅣ “나 그 날인데, 혹시 그거 있어?”


암호가 아니다. 여자들은 '그 날'과 함께 '그거'를 말하는 순간 0.1초 내에 알아차린다. 그리곤 빌려줄 '그거'가 있는지 가방을 샅샅이 뒤진다. 다행히 빌려 줄 수 있으면 안도하고, 만약 없으면 괜히 미안해진다. 짐작하겠지만 '그 날'은 생리 날짜고, '그거'는 여자들만의 소지품 '생리대'다.


유명 브랜드의 생리대에 유해물질이 검출됐다는 주장이 제기됐을 때 처음엔 와닿지 않았다. 인구의 절반인 여성들이 한 달에 일주일씩 사용하는 생리대에 설마 문제가 있을까하는 의구심이 들었다. 생리대를 만드는 회사가 피부에 직접 맞대 사용해야 하는 생리대에 이상한 짓(?)을 했을 거란 생각조차 하기 싫었던 거다.


생리대 사태가 실제로 심각하다고 느낀 건 다름 아닌 '주변인'들 때문이었다. 지난달 말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에서 깨끗한 나라의 '릴리안 생리대'에 유해물질이 검출됐다는 연구(강원대-여성연대)결과를 발표한 이 후 지인들로부터 10통이 넘는 연락을 받으면서부터다.


“지난 1년 간 릴리안만 써왔는데, 어떡하냐”는 하소연부터 “앞으로 어떤 생리대를 사야 하냐”는 질문이 줄을 이었다. 그리곤, 생리대 대란을 몸소 체험했다. 평소 사용하던 생리대를 온라인에서 주문하려는데, 전량 '품절'. 여러 온라인 사이트를 돌아다니며 해당 브랜드를 검색했지만, 남아 있는 재고가 없었다.


대형마트로 발길을 돌렸다. 하지만 생리대 진열대를 본 순간 '멘붕'이 왔다. 유해물질 검출 논란이 있는 브랜드의 생리대(1+1행사임에도)는 진열대를 꽉 채우고 있는데, 그 외 나머지 브랜드는 모두 팔린 상태였다. 평소 같았으면 1+1생리대를 냉큼 집어 들었을 텐데, 손이 가지 않았다.


드러그 스토어에서도 상황은 비슷했다. 생리대 진열대를 함께 보던 여성 몇 명은 한숨을 연거푸 내쉬고 있었다. 점원을 불러 수입산 제품인 "나트라케어나 유기농 본 있어요?"라고 물었더니 "들어 오는대로 바로 품절"이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국산 생리대보다 2배 가까이 비싼 생리대를 찾아 나섰지만, 사지 못 했다.


복수의 드러그 스토어 관계자는 “하루에도 수 십번씩 생리대 관련 문의 전화가 오고 심지어 예약을 해달라는 주문도 한다”면서 “일부 수입산 천연 제품은 일주일에 세 번씩 물량이 들어오는데, 그나마 수량이 적어서 순식간에 팔리고 면 생리대도 재고가 없다”고 했다.


식약처는 생리대 업체 전수 조사에 착수했다. 결과가 나오기까지는 6개월 이상 시간이 걸릴 예정이다. 하지만 여성들의 불안감은 쉽사리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최근엔 일회용 생리대 안전성 논란이 커지면서 영아들이 사용하는 일회용 기저귀로 확산되는 모양새다.


국내 기저귀 점유율 대부분을 차지하는 브랜드의 생리대에서 발암물질 등 유해물질이 검출됐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해당 기업이 만드는 기저귀에 대한 불안감도 번지고 있는 것이다. 비싼 가격을 주고라도 국산 브랜드 대신 수입산 기저귀로 갈아타겠다는 얘기도 심심찮게 들린다.


먹을거리에 이어 생활 필수품에도 유해물질 논란이 퍼지면서 애꿎은 서민들의 지갑만 얇아지고 있다. 올해 초 조류인플루엔자(AI)사태와 계란 살충제 파동이 이어지면서 계란 가격이 두 배 이상 뛰었고, 국산 브랜드의 생리대와 기저귀 안전성 논란으로 값비싼 수입산 제품이 대체하면서다.  


여기에 대형마트에서 쇼핑할 때 '주의해서 구매해야 하는 품목'이 하나 둘씩 늘어나고 있다. 계란, 생리대, 기저귀까지 왔다. 과연 여기에서 끝이 날까. 그 다음 품목은 뭘지 벌써부터 걱정이 앞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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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지영 기자 eileenkwon@inthenews.co.kr


“언론 플레이는 제가 다 할 수 있어..융단 폭격하지요 뭐”

“언론 플레이는 제가 다 할 수 있어..융단 폭격하지요 뭐”

2024.03.28 10:39:42

부산 = 인더뉴스 제해영 기자ㅣ“필요하면 융단 폭격하지요 뭐”, “그냥 지역신문 이런 거 아닙니다”, “암튼 언론 걱정은 하지 마세요.” 서울에 본사를 두고 있는 한 인터넷신문의 부울경(부산/울산/경남) 취재본부에서 청탁성 기사로 의심되는 기사가 대거 게재돼 물의를 일으키고 있습니다. 특히, 해당 기사 때문에 선의의 피해자들이 대거 발생할 수도 있는 상황이어서 각별한 주의가 요망됩니다. 28일 인더뉴스가 입수한 단체 카카오톡방(이하 단톡방)에는 다소 과격해 보이는 대화내용이 이어집니다. 이 단톡방은 내달 입주가 예정돼 있는 부산 일광의 신축 타운하우스 입주예정자들이 모여 있는 곳인데요. 타운하우스의 입주 예정자인 A씨는 거침 없는 언사를 쏟아냈습니다. 그는 단톡방에 있는 사람들에게 "계속 민원을 넣어주세요. 알아야 됩니다. 사태의 심각성을.."이라며 민원을 사주하는 듯한 말을 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언론 플레이는 제가 다 할 수 있습니다. 필요하면 융단 폭격하지요 뭐."라며 "언론 들어가면 그 때부터는 이판 사판"이라고 시행사와 시공사를 상대로 언론공세를 퍼붓겠다는 계획을 피력했습니다. 특히 그는 "기장에서 싸움나면 우리 안 집니다."라며 "실수하면 우리가 질 수도(있는데)... 현장에 농성텐트를 칩시다"라며 입주 예정자들을 상대로 선동을 하는 듯한 말도 주저하지 않았습니다. 문제는 A씨가 공언한 것이 실제로 현실화됐다는 점입니다. 이와 관련한 내용이 단톡방에서 시작된 때는 이달 초. 불과 10여일 뒤인 12일에 처음으로 <“입주가 코앞인데”...부산 기장 아파트 입주민, 시공하자에 ‘분통’>이라는 제목의 기사가 나왔습니다. 기사에는 단톡방에서 이야기된 대로 일부 입주예정자들이 현수막과 피켓을 들고, 기장군청 앞에서 시위를 벌이는 내용이 사진과 함께 실렸습니다. 이어 3일 뒤인 15일에는 또 다시 같은 매체에서 <“2년을 기다렸는데”...부산 기장 한 아파트, 입주의 꿈이 지옥 현실로>라는 기사가 나왔습니다. 이전과 마찬가지로 소수의 입주예정자들이 군청 앞에서 시위를 하는 모습이 기사에 담겼습니다. A씨가 단톡방에서 단언한 대로 ‘언론 플레이’는 계속됐습니다. 22일에는 <“안전한 환경 조성해달라” 부산 한 아파트 입주민들의 호소>라는 제목의 기사가 나왔고, 급기야 27일에는 [단독]이라는 머릿글을 달아서 <한수원 직원이 1100억대 시행사 부사장?...겸직 신고 ‘유명무실’>이라는 자극적인 기사를 끝으로 이른 바 ‘융단 폭격’이 완성됐습니다. 이와 관련, 입주 예정자들은 불안한 마음을 내비치고 있습니다. 자신들이 살아야 할 집에 대한 이미지나 가치가 떨어질 게 뻔해 보이기 때문. 한 입주 예정자는 “일부 분양자들의 민원과 시위에 대해 부분적으로 이해는 되지만, 원치 않는 내용들로 인해 저희 집에 대한 이미지가 나빠질까 불안하다”며 “예정대로 입주를 희망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이 매체가 쏟아내고 있는 기사들 때문에 선의의 피해자들이 대거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은 큰 문제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계속 이런 부정적인 기사들이 나오면 입주할 마음이 있던 사람들도 발길을 돌릴 수밖에 없다”며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 시행사나, 시공사는 물론 이미 계약을 한 다수의 입주 예정자들에게 막대한 금전적인 손실을 끼칠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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