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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옥찬의 MZ썰 ] ‘파인: 촌뜨기들’ 근면한 사기꾼들은 인생의 진짜 보물을 찾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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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day, July 20, 2025, 10:07:25

 

최옥찬 심리상담사ㅣ디즈니+의 드라마 <파인: 촌뜨기들>(연출: /각본: /출연: 류승룡, 양세종, 임수정, 김의성, 김성오, 홍기준, 이동휘, 정윤호, 김민 등)은 1970년대 후반을 배경으로, 신안 바닷속에 묻힌 보물선을 소재로 일확천금을 노리고 몰려든 '촌뜨기들'이 서로 속고 속이는 이야기다. 마치, 미국 서부개척 시대 영화에서 황금을 노리고 몰려든 카우보이 촌뜨기들과 비슷하다. 그리고 1970년대 일확천금의 욕망에 사로잡힌 촌뜨기들의 모습은 천박한 자본주의의 욕망에 사로잡힌 현재를 살아가는 촌뜨기들의 모습과도 같다.

 

촌뜨기는 촌(村)사람을 낮추어 부르는 말이었다. 촌사람은 과거 사회·문화·경제·정치의 중심인 서울과 동떨어진 지역에 살기 때문에 아무래도 견문이 좁고 세상물정 몰라서 어수룩할 수밖에 없는 사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었다. 세상이 스마트폰으로 연결되어 세상물정을 모를 수가 없는 현재는 사어(死語)가 되었다. 촌뜨기는 시골 사람이 서울 사람을 ‘서울깍쟁이’라고 부르던 시절의 단어다. 드라마 <파인: 촌뜨기들>에서 서울과 지방인 목포 사람이 서로 얕잡아 보는 모습이 촌뜨기와 서울깍쟁이라는 표현으로 나타났다.

 

드라마 <파인: 촌뜨기들>에서 도둑질을 일삼는 삼촌인 오관석(류승룡 분)과 조카인 오희동(양세종 분)은 자기 뱃속 이익만을 위한 삶을 살아간다. 오희동은 "생계를 위해서 시작한 좀도둑질이 나중에는 위험 따위는 아랑곳하지 않는 범죄가 됐어"라고 하며 오관석과 함께 감옥에 갇힌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타인에게 막대한 손해를 끼치는 사기꾼이자 범죄자들이다. 그런데 참 근면성실하다. 1970년대 근면을 강조했던 새마을운동을 해서인지 근면성실하게 속이면서 산다.

 

성격심리학을 살펴보면, 근면성실함이 높은 사람은 계획적이고 목표 지향적이며, 충동을 억제하고, 장기적인 결과를 위해서 현재의 만족을 유보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한다. 그래서 충동적으로 주먹질을 하는 오희동(양세종 분)마저 큰돈을 벌기 위한 목표 앞에서 주먹질을 참는 장면들이 나온다. 성격 특질인 근면성실함은 학업 성취도, 직업적 성공, 심지어 신체 건강과도 관련이 있다. MZ세대에게 유행하는 '갓생 살기'가 근면성실함의 좋은 예다.

 

드라마 <파인: 촌뜨기들>에서 오관석(류승룡 분)과 오희동(양세종 분)의 근면성실함은 성격적 강점이다. 다만, 그들의 근면성실한 삶은 어떻게든 사기를 쳐서 돈을 많이 벌고자 하는 것으로 밖에 안 보인다. 다른 사람들의 안위는 안중에도 없다. 관석과 희동은 1970년대 자신들에게 주어진 환경과 조건에서 근면성실하게 도둑질하고 사기 치는 삶을 선택한다. 그런데 관석과 희동의 행위는 자신들의 삶에 대한 책임감 있는 선택은 아니다. 삶의 의미와 목적은 선택과 책임을 동반하는 실존적 결단이기 때문이다.

 

의미치료 심리학자 빅터 프랭클의 자전적인 책 [죽음의 수용소에서]를 보면 "삶은 어떤 상황에서도 의미를 지닌다"라고 한다. 프랭클은 인간이 고통 속에서도 자신이 살아가는 삶의 의미를 발견하려는 능력을 지니고 있으며, 그것이 삶을 지탱하는 핵심이라고 한다. 이때 근면성실함은 삶의 의미를 향해 나아가는 구체적인 행위다. 고통스럽고 지루한 일상 속에서도 삶의 방향성을 잃지 않고 자신에게 주어진 삶의 책임을 다하려는 태도다. 그런데 오관석과 오희동의 근면성실함은 자신들의 삶에 책임을 다하는 태도가 아니다.

 

실존주의 상담에서는 '왜 사는가?'라는 실존적 질문을 한다. 삶의 의미를 묻는 것이다. 삶의 의미는 우리에게 주어진 어떠한 상황이나 조건 속에서든지 스스로 발견한 삶의 존재 이유다. 삶의 의미는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발견하는 것이다. 그리고 삶의 의미를 실천적으로 구현해 가도록 하는 방향성이 삶의 목적이다. 실존주의 상담은 내담자가 자신의 삶 속에서 의미를 찾아가도록 돕고 삶의 목적을 이루어가도록 격려한다.

 

오희동이 목포에 내려가서 오관석에게 전화를 하는 장면이 나온다. 이때 관석이 희동에게 "너 왜 이렇게 갑자기 적극적이냐?"라며 놀란다. 희동은 "여기 오니까 커피 맛도 좋고"라고는 하지만, 실제는 다방에서 만난 선자(김민 분)때문이다. 이에 관석은 "목포 가서 회 말고 커피 맛있다는 놈은 니가 처음이다"라고 말한다. 이처럼 삶의 의미가 발견되고 삶의 목적이 있는 사람은 이전의 태도와 다른 태도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드라마 <파인: 촌뜨기들>에서 오희동은 선자(김민 분)를 만나고 새로운 삶의 의미를 발견한 것일지도 모른다. 삼촌인 관석처럼 가정을 꾸리고 선자와 같이 살고 싶어진 것일지도 모른다. 희동이 선자와 함께라는 삶의 의미가 실천적인 행위으로 드러나는 것이 삶의 목적이다. 앞으로 드라마 <파인: 촌뜨기들>에서 선자와 함께 하려고 하는 희동의 태도가 어떻게 나타날지 기대된다. 이처럼 삶의 의미가 '왜 사는가?'에 대한 실존적 응답이라면, 삶의 목적은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실천적 응답이라고 할 수 있다.

 

실존주의 심리학자 롤로 메이(Rollo May)는 인간은 단순히 자기만족이 아닌 초월(transcendence)의 욕구가 있기 때문에 자신을 넘어 의미 있는 무엇인가에 헌신하려는 존재로 본다. 그래서 삶의 목적은 자기중심적인 욕구를 넘어선다. 그리고 자신이 속한 공동체와 사랑 같은 더 큰 가치를 지향하는 것이다. 그러나 드라마 <파인: 촌뜨기들>에서 인물들이 보여주는 근면성실함은 자신의 이익만을 위한 것이다. 실존주의 상담에서 보는 삶의 의미와 목적이 있는 삶은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삶의 의미와 목적이 있는 근면성실함만이 자신의 삶에서 진정한 보물선을 발견하도록 할 것이다.

 

■ 최옥찬 심리상담사는

 

"그 사람 참 못 됐다"라는 평가와 비난보다는 "그 사람 참 안 됐다"라는 이해와 공감을 직업으로 하는 심리상담사입니다. 내 마음이 취약해서 스트레스를 너무 잘 받다보니 힐링이 많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자주 드라마와 영화가 주는 재미와 감동을 찾아서 소비합니다. 그것을 바탕으로 우리의 마음에 대한 이야기를 공유하고 싶어서 글쓰기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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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 기자 itnno1@inth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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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롯데 회장 “10년 뒤 내다보고 지금 실행…변화 외면은 위험”

신동빈 롯데 회장 “10년 뒤 내다보고 지금 실행…변화 외면은 위험”

2025.07.17 15:17:20

인더뉴스 문정태 기자ㅣ“변화하지 않는 것이 가장 큰 리스크다.” 17일 롯데에 따르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하반기 경영 전략을 공유하는 ‘2025년 하반기 VCM(Value Creation Meeting)’에서 핵심사업의 본원적 경쟁력 회복을 거듭 역설했습니다. 이와 함께, 장기적 관점에서 전략을 수립하고 이를 신속히 실행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번 VCM은 처음으로 1박 2일간 진행됐는데요. 신동빈 회장은 회의 내내 냉정한 실적 평가와 함께 무거운 분위기 속에서 그룹의 경영 기조를 재점검했습니다. 특히 올해 상반기 실적을 언급하며, “향후 그룹의 생존을 위해 CEO들이 “더욱 무거운 책임감을 갖고 핵심사업 경쟁력 회복에 집중해 달라”고 당부했습니다. 신 회장은 PEST(정치·경제·사회·기술) 관점에서의 경영 인식과 장기적 예측의 중요성을 거론하며 “문제를 인식하지 못하거나 외면하는 것이 가장 치명적”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그는 “CEO라면 5년, 10년 뒤의 경영환경을 예측하고, 현재와 3년 뒤 해야 할 일을 설계해야 한다”며 “이와 함께 전략 실행을 뒷받침할 인재 확보와 기술 투자도 병행해 달라”고 주문했습니다. 그룹 차원의 하반기 경영 방침으로는 ▲브랜드 가치 제고 ▲사업군별 전략 추진 가속화 ▲생산성 향상을 제시했습니다. 신동빈 회장은 “브랜드는 롯데의 경쟁력 그 자체”라며 “식품과 화학, 유통 등 각 사업군이 자체 브랜드 강화에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화학군은 체질 개선, 식품군은 핵심 제품 강화, 유통군은 고객 니즈에 대한 다각적 대응을 지시했습니다. 생산성과 관련해선 직무 전문성 강화와 성과 중심 인사체계의 정착을 언급했습니다. 아울러 AI 등 기술을 통해 업무 효율성을 높이고, 도전하는 조직문화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신동빈 회장은 “경영환경은 끊임없이 변화하며, 그 속에서 리스크와 기회가 동시에 생겨난다”며 “이를 선제적으로 관리해야 한다”며 “시도조차 하지 않는 것은 실패와 같다. 본업 안에서 끊임없이 혁신해야 한다”고 당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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