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권지영·정재혁 기자] “지난 여름에 숨겨진 보험금 3098만원을 지인분께 찾아드렸더니, 지금 입고 있는 양복을 선물해 주셨어요. 회사 사내 방송에 출연하기로 했는데, 이걸 입으라고 하네요. 하하.“
알리안츠생명은 지난 2014년부터 젊은 설계사(어드바이저) 영입을 위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4년제를 졸업한 2030세대 설계사를 구축하기 위한 것으로 i-PA(Infinity Professional Advisor)라고 부른다.(알리안츠생명이 i-PA 1모집을 할 당시 취재차 설명회에 참석했고, 기사를 통해 소개한 적도 있다.)
이번 인터뷰의 주인공은 알리안츠생명의 젊은 피, 최민석 어드바이저다. 1991년생, 올해 26살인 i-PA 7기인 최민석 어드바이저는 첫 만남에서 본인을 “영업을 잘하는 재무설계사보다는 보험을 포함해 금융하면 떠올릴 수 있는 전문가가 되고 싶다”고 소개했다.
최 어드바이저는 학창시절 상위권을 유지했던 모범생이었다. 고등학교 시절 전교 1~2등을 놓치지 않았고, 대학에서는 4년 내내 장학금을 받을 정도로 열정이 많은 학생이었다. 남들보다 꿈도 일찌감치 정해 금융업계에서 몸을 담겠노라고 결심했었다.
“저는 꿈이 명확합니다. 보험업계에서 '스페셜 제너럴리스트'가 되는 것이 목표라서, 고객과 재무상담을 하면서도 손해사정부터 보험심사역 등을 공부하고 있어요. 궁금한 걸 못 참는 성격이라 무조건 책을 찾아보고, 과거 파일을 찾아보느라 매일 11시가 넘도록 사무실에 남게 되네요.”
최민석 어드바이저는 알리안츠생명에 올해 1월에 입사한 신참이다. 작년 연말 취업캠프에 참가했다가 i-PA를 맡고 있는 임원으로부터 끈질기게 제안을 받고 입사하기로 결정했다. 당시 최 설계사는 한국은행에 입행하기 위해 시험공부 중이었고, 1차 서류전형도 합격한 상태였다.
“사실 금융관련 공공기관에 취업하는 것이 목표였습니다. 경제학을 복수 전공했는데, 교수님의 추천으로 한국은행을 준비하고 있었죠. 그런데, 본부장님을 만난 후 i-PA의 길을 걷겠다고 마음을 단단히 먹게 됐습니다. 그래서 보험업에 반대하시는 부모님을 설득하는 데 상당한 시간을 들였습니다.“
입사 후 바로 영업 현장에 뛰어들었고, 첫 달 실적도 나름 선방했다고. “처음엔 고객이 될 연습 상대를 놓고, 비디오도 찍어가며 연습했어요. 과거 강연회에 갔다가 만난 지인을 연습 상대로 불렀는데, 나중에는 제 첫 고객이 돼주셨죠. 당시엔 학생이었고, 지금은 항해사로 일하고 있습니다.”
어드바이저로 일한 지 10개월밖에 안 된 신참이지만, 그는 자신만의 영업 방침이 뚜렷하다. '어떤 상품이든 3시간의 강의(상품 설명)를 듣지 않은 고객과는 계약을 하지 않는다'는 게 대표적인 예다. 이런 원칙은 고객 한명 한명의 리스크를 철저히 관리하겠다는 책임감에서 비롯됐다.
그에게 책임감의 중요성을 일깨워 준 건 무책임하게 살아가는 어른들이었다는 게 그의 고백. 불우한 가정형편 때문에 여러 종류의 어려움을 겪으면서 '어른이 된 나는 저렇게 살아서는 안 되겠다'는 다짐을 하게 됐다고. 또, 대학시절 심리상담을 받고나서 내성적이었던 성격도 지금처럼 밝게 변할 수 있었다고 그는 말했다.
“정신적으로 혼란스러웠던 시기 교내 ‘정신건강지킴이’라는 활동을 하게 됐습니다. 상담과 심리검사를 통해 제가 어린 시절 아픈 기억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것을 알게 됐고, 1년 동안 상담과 자아성찰을 통해 극복할 수 있었어요. 그 다음부턴 긍정적인 성격으로 변할 수 있게 됐습니다.”
그는 자신의 경험을 통해 사회의 고마움을 알게 됐고, 노래를 통해서 차츰 사람들과 소통하게 됐다고 했다. “제가 사실 앨범을 두 장 낸 싱어송라이터에요. 대학생 때 기타 하나 들고 노래하면서 일주일정도 전국 여행을 했는데, 공교롭게도 그 때 스스로 사랑받을 만한 자격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최 어드바이저는 남다른 책임감에 더해 보험상품 완전판매 가이드라인을 준수하면서 보험 영업을 하고 있다. 고객이 가입하게 될 상품의 약관을 모두 설명하는 것은 기본. 시간이 걸리더라도 고객의 기존 계약에 대해서도 완벽하게 컨설팅한 후 계약을 체결한다는 게 그의 원칙이다.
그러다보니 혼자 공부하는 시간이 많아졌고, 현재는 지점 내 ‘최돌돌 교수’, ‘최박사’, ‘최도서관장’이란 별명도 따라붙었다. 입사한지 채 1년이 안 된 그이지만 회사 내에서도 '보험 전문가'로 인정받은 것이다.
“약관이 1000페이지면 그걸 모조리 읽고 공부해요. 그러다보니, 입사 3개월차부터 지점 내에서 약관 해설을 맡게 됐어요. 지금까지 읽은 보험관련 자료와 책이 170권정도 되는데, 지점 내 한켠에 ‘최민석 도서관’을 마련했습니다. 경제학 전반부터 보험금 지급, 손해사정, 계리학, 언더라이팅 등에 대한 책이 구비돼 있는데 동료들에게 빌려주기도 합니다. 하하.”
상품에 대한 공부를 철저히 한 덕에 최근 고객의 숨겨진 보험금을 찾아주는 보람된 일도 있었다. “지난 6~7월에 고객과 상담을 통해 숨겨진 보험금 3098만원을 찾아드렸습니다. 또 CI보험에서 2000만원만 받을 줄 알았던 걸, 추가로 보험금 4410만원을 더 받게 해드린 일도 있습니다.”
목표와 비전이 뚜렷한 최 어드바이저에게도 고민은 있었다. “소득적인 측면에서 불안할 때가 있어요. 매달 채워야하는 부분(실적)이 있는데, 못 채웠을 때 그 다음이 걱정이 되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죠. 하지만 흔들리지 않고 원칙을 지키고 있으면 고객들이 인정해 주시더라고요.”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얘기가 있는지 물었더니, 많은 대답이 돌아왔다. “보험설계사라고 떳떳이 말할 수 있는 시대가 왔으면 좋겠어요. 제가 은행이나 증권사보다 보험을 택한 이유는 대체가 불가능한 점 때문이었어요. 약관도 있어서 기계가 할 수 없기도 하고, 전문성도 갖춰야 하거든요.”
그리고, 말을 이었다. “보험 영업직은 누구보다 똑똑하고 훌륭한 도덕성을 갖춰야 하는 직업인데, 변칙적으로 실리를 추구하는 분들 때문에 (직업이)과소평가되는 것 같아서 속상해요. 똑똑하고 진정성을 갖춘 설계사들과 고객과 생로병사를 함께 하는 숭고한 직업 자체가 폄하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보험에 대한 애정과 영업의 스킬도 보여줬다. “리스크와 보험은 뗄 수 없는 관계잖아요. 현장에서 고객에 제대로된 (재무)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이 진정한 리스크 관리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저에게 고객을 소개해 주시면 보험업계 성장에 일조하시는 겁니다. 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