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홍승표 기자ㅣ수도권에서 구축 아파트 거래 비중이 전체 거래량 대비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고금리 등으로 인해 비싼 신축 대신 상대적으로 저렴한 구축으로 눈을 돌린 수요자들이 증가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11일 부동산R114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를 통해 올해 매매거래된 수도권 아파트를 연식 구간별로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준공 10년 이하 구간에서는 거래비중이 감소세를 보였으나 10년 초과 아파트에서는 비중이 모두 증가했습니다.
올해 3분기 만을 놓고 볼 경우 수도권 총 매매거래량인 4만5869건 중 준공 10년 이하 아파트는 1만3906건, 준공 10년 초과 아파트는 3만1963건입니다. 전체 거래량 대비 준공 10년 이하는 30.3%, 10년 초과는 69.7%입니다.
직전 분기인 2분기 총 거래량(4만6331건) 대비 준공 10년 이하의 비중이 33.6%(1만5588건), 준공 10년 초과의 비중이 66.4%(3만743건)를 기록한 것과 비교할 경우 비중 차이가 더욱 벌어진 셈입니다.
이 가운데 준공 21~30년 이하 주택에서 비중이 가장 높아진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3분기 21~30년 이하 주택의 거래건수는 14599건으로 직전 2분기(1만3582건) 대비 1000여건이 증가했습니다. 전체 거래건수 대비 비중 또한 29.3%에서 31.8%로 증가했습니다.
아직 기간이 남아있는 4분기 거래량 만을 봤을 때도 구축 아파트 매수에 대한 비중은 더욱 커졌습니다. 수도권 거래량의 경우 1만7770건이며 준공 10년 이하는 5071건(28.5%), 준공 10년 초과는 1만2696건(71.5%)을 나타냈습니다.
신축에 비해 구축 아파트가 주거 선호도가 낮음에도 불구하고 거래비중이 커진 주 원인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있다고 부동산R114측은 내다봤습니다. 주택 시장이 회복되면서 신축 아파트값이 크게 오르자, 매수자들이 구축으로 선회하거나 매수를 보류한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부동산R114에 의하면, 올해 11월까지 거래된 준공 21-30년 이하 아파트의 3.3㎡당 평균 매매가격은 2167만원, 5년 이하는 2989만원입니다. 평당 약 800만원 가량 차이나는 셈입니다.
준공 30년 초과 아파트 거래가격은 3297만원으로 가장 높았습니다. 재건축을 앞두고 있거나 현재 정비사업을 추진 중인 아파트가 다수 포함되며 높은 가격에 거래가 형성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최근 거래가 급감하는 분위기지만 인허가, 착공 등 주택 공급지표가 일제히 하락해 희소성이 커진 신축 아파트 소유자들은 오른 호가를 유지하려는 경향을 보일 수 있다"며 "반면 과거 ‘영끌’ 매수가 많았던 중저가 아파트 밀집지역, 구축 아파트에서는 이자 부담 증가로 처분하려는 급매물이 늘어날 여지가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여 수석연구원은 "경기 위축과 맞물린 집값 추가 하락 우려감으로 매수자들이 가격 협상이 용이한 매물에 관심을 두는 분위기인만큼, 한동안 구축 아파트 거래비중은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