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권지영 기자ㅣ 지난 4월 중국 안방보험그룹에 헐값에 매각된 알리안츠생명이 고가의 행사를 연이어 개최하면서 VIP고객을 붙잡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일각에서는 매각 직후 대규모 인력감축을 단행한 회사가 진행하는 VIP 마케팅이 너무 과도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알리안츠생명은 지난 5월 서울 경기도 광주 이스트밸리CC에서 VIP고객 60명을 초청해 골프행사를 진행한 데 이어 지난 16일 부산에서 경남권 VIP 고객 50명 대상 원포인트 골프레슨 행사를 열었다.
수도권과 경남권 우수고객을 대상으로 골프 전문가를 초청해 스윙 등의 레슨을 받고 라운딩을 도는 행사다. 이 날 우수고객을 담당하는 어드바이저(설계사)도 함께 동행해 골프 레슨에 참여하고, 식사도 같이 하는 등 고객과의 유대관계를 쌓았다.
보험사에서 우수고객 대상 VIP행사는 여러 행태로 진행되고 있다. 보통 회사의 CEO를 중심으로 고액 계약자기 때문에 계약 유지를 위해 특별관리 대상인 셈이다. 주로 명사를 초청한 강연, 미술전시나 클래식 공연 등을 관람하는 행사, 은퇴설계, 골프행사 등의 이벤트를 준비한다.
이같은 보험사의 VIP행사 목적은 기존 고객을 유지하는 것과 함께 신규 고액 계약을 유치하기 위해서다. 이번 알리안츠생명의 경우도 고객 감사차원이라는 명목이지만, 회사 매각 후 고객이 이탈하는 것을 선제적으로 막기 위한 전략이라고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업계 일각에서는 우수 고객을 담당하는 설계사도 함께 참여해 설계사 이탈을 막기 위한 방어라는 풀이도 나온다. 알리안츠생명은 매각 이슈가 붉어지면서 설계사 이탈 조짐이 보이고 있어 회사에서는 내부 안정을 위해 안감힘을 쓰고 있다.
한 생보사 관계자는 “보통 대형사가 VIP고객 마케팅을 가장 크게 하는데, 특히 알리안츠는 회사에 대한 로열티를 위해서 VIP를 신경쓰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며 “어드바이저도 함께 초청하는 것을 보면 고객과 설계사를 모두 붙잡으려는 전략과 함께 아직 회사가 건재하다는 것을 보여주려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같은 알리안츠생명 행보에 대한 곱지 않은 시선도 있다. 일각에서는 회사가 매각되는 과정에서 이미 본사 인력감축을 단행할 만큼 비용 줄이기에 나섰는데, 돈이 많이 드는 VIP 대상 대규모 골프행사를 진행하는 것이 적절하냐는 의견이다. 알리안츠생명은 지난 4월 희망퇴직으로 200명 이상 인력을 줄였다.
대다수의 일반 고객에 대한 배려가 부족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생보사 관계자는 “보험사 매각 이슈가 있으면 해당 회사에 가입된 고객은 불안한 마음이 들 수밖에 없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일부 고객와의 골프 행사를 세간에 알릴 필요까지 있었나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알리안츠생명은 올해 초 계획됐던 행사를 진행했다는 입장이다. 매년 골프를 활용한 이벤트를 열고 있는데, 이번 해 전국 단위로 규모가 큰 행사가 잡혀있었다는 것이다.
알리안츠생명 관계자는 “우수 고객 중심으로 마케팅 강화 차원인데, 골프가 밀착 스킨십이 가능한 종목이어서 회사와 고객 모두 선호하는 편이다“며 “우수고객에는 고액 계약자도 있지만, 오랫동안 계약을 유지한 고객도 포함되는 등 여러 분야의 고객군이 포함된다“고 말했다.
이어 “일반 고객의 경우 SNS을 통해 꾸준히 경품 이벤트 등을 진행해오고 있다”며 “지난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공기청정기, 미러리스 카메라, 태블릿 PC 등 고객 감사 차원에서 추첨 이벤트으로 경품을 증정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