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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상담사 최옥찬의 MZ썰] ‘몸값’ 나를 물건처럼 여기는 자 누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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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day, November 13, 2022, 08:11:01

 

최옥찬 심리상담사ㅣ티빙 오리지널 6부작 드라마 <몸값>(연출 전우성, 출연 진선규·전종서·장률 등)은 청소년성매매를 소재로 이야기를 시작한다. 어른이자 경찰인 형수(진선규 분)는 교복을 입은 여고생 주영(전종서 분)과 성관계를 하기 위한 몸값을 흥정한다.

 

형수는 왜곡된 성적 욕망을 채우고자 성관계를 전혀 해 본 적 없는 여고생과 성관계를 하고 싶어 한다. 그러나 주영이가 거짓말한다는 사실을 알고 난 후 자신의 욕망을 채울 수 없어서 분노한다. 주영을 탓하고 원망하고 욕한다. 형수는 성인이지만 참 찌질하고 미성숙한 어른이다. 형수는 자신의 욕망이 얼마나 왜곡되고 추악한지도 모르면서 그 욕망을 어떻게든 채우려고 한다. 어떤 측면에서는 인간적으로 보일 여지도 있다.

 

우리 주변에 수많은 성인(成人)은 있지만 성인(聖人)은 없다. 인간은 선함과 악함, 성숙함과 미성숙함을 동시에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인간은 선함과 악함을 양 극단으로 하는 스펙트럼 상의 어느 지점에서 자신의 욕망에 따라 행동한다. '조금 더' 또는 '조금 덜'한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이다. 인간이 악함에 가까울수록 자신의 욕망을 채우기 위한 도구로써 타인을 이용한다.

 

그래서 드라마 <몸값>에서 왜곡된 성적 욕망을 채우려는 청소년성매매 장면 이후, 왜곡된 생존의 욕망을 위한 장기매매 장면은 악에 밀접해지는 인간의 모습을 여실히 보여준다. 인간이 인간을 도구처럼 이용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쓰다 버릴 물건처럼 여기는 모습. 실은 우리 사회에서 나쁜 뉴스들에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상황이기도 하다. 

 

이전에 봤던 단편영화 <몸값>(이충현 감독)도 다소 충격적이었다. 그래서 찾아보니 드라마 <몸값>은 단편영화 <몸값>을 바탕으로 이야기를 더욱 확장했다고 한다. 어찌 보면 드라마 <몸값>은 물질만능주의 인간 세계의 디스토피아를 이야기하는 것 같다. 돈이 최고인 세계에서는 인간을 더 이상 존중할 대상으로 여기지 않고 한낱 물건처럼 여긴다. 드라마 <몸값>에서 사람을 죽이는 장면을 보면 주저함이나 망설임이 없다. 심지어 돈 때문에 시신의 한 부분을 떼어 내는 장면들은 값어치 없어진 물건을 파쇄하고 분리수거하는 것처럼 보여 섬뜩하기도 하다.

 

티빙 드라마 <몸값>을 보다가 문득 ‘내 몸값은 얼마일까’라는 생각을 해보았다. 순간 멍해졌다. 내 직업적 능력에 대한 보상으로서의 몸값인지, 내 존재가치에 부여한 몸값인지 구분하기 어려웠서다. 심리상담사로서 일을 하는 것에 대한 비용을 받기는 하지만 몸값이라는 단어는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 그렇다고 장기매매용 신체에 대한 몸값으로 나의 값어치를 매기는 것도 적절하지 않다. 아무리 생각해도 인간이라는 단어에 몸값을 붙이기에는 적절하지 않다. 그런데 사람들은 자신과 타인의 몸값을 은연중에 매기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마치 물건 값처럼 말이다.

 

돈에 대한 MZ세대의 인식과 관련해서 흥미로운 조사 결과가 있다. 2018년에 시민단체인 법률소비자연맹이 대학생 3565명에게 '10억 원을 주면 1년 동안 감옥에 갈 수 있냐'라고 물었다. 대학생들의 절반 이상(51.39%)이 '그렇게 하겠다'라고 답했다고 한다.

 

한 해 뒤 다른 시민단체인 흥사단은 수천 명의 청소년을 대상으로 '10억 원이 생긴다면 죄를 짓고 1년 정도 감옥에 들어가도 괜찮냐’고 물었다. 그런데 초등학생 23%, 중학생 42%, 고등학생 57%가 ‘그렇다’라고 했다고 한다. 10억 원은 매우 큰돈이다. 평균적인 연봉의 직장인이 생활을 하면서 평생을 모아도 만지기 어려운 금액이다.

 

그러다 보니 이처럼 터무니없이 말도 안 되는 질문마저도 말이 되는 질문으로 이해하고 긍정적인 답을 하는 것 같다. 감옥에 1년 동안 갇힐 정도의 범죄를 짓더라도 아니면 더 나아가 어떤 짓을 하더라도 큰돈만 벌면 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돈이 최고인 물질만능주의 삶의 가치관을 선택한 것이다.

 

만약 당신이 '당신의 몸값은 얼마인가?'라는 물음에 실제 액수를 떠올렸다면 자신의 존재를 돈으로 환산하려는 위험한 가치관을 선택했다는 반증이다. 당신이 느끼는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은 당신이 선택하는 가치관에 따른 것이다. 그리고 당신의 존엄성이 누군가가 선택한 가치관에 따라서 훼손되지 않게 해야 한다.

 

특히, 물질만능주의 가치관으로 당신의 존재에 몸값이 매겨지는 것을 거부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당신의 존재가치를 절대 돈으로 환산할 수 없다는 것을 기억하며 살아야 한다. 아무리 우리 사회가 당신의 존재에 몸값을 매기려고 끊임없이 유혹하더라도 말이다. 그렇지 않으면 당신의 존엄성은 물론 자존감까지 바닥으로 떨어질 것이다.

 

MZ세대가 물질만능주의 시대에 생존하기 위해서는 인간 존재에 대한 올바른 가치관을 확고히 해야 한다. 현대 사회가 과학을 맹신하는 시대라지만 과학은 인간의 탄생과 인간 존재에 대한 신비와 경이로움을 온전히 설명하지는 못한다. 과학적 논리로 설명할 수 없는 순간순간의 우연이 모여서 인간의 삶을 이루는데 과학은 우연을 배제하는 학문이기 때문이다. 어찌 보면 인간의 삶에 필연적으로 나타나는 우연은 인간이 통제할 수 없고 보이지 않는 신의 영역이기에 경이로운 것이다. 그래서 인간의 삶은 신비롭고 경이롭다. 당신의 삶도 그렇다.

 

인간을 사고팔며 몸값을 매겼던 노예제도는 이미 없어졌다. 물론 세상 이곳저곳에서 인간을 물건처럼 여기는 문화와 인신매매와 같은 범죄는 여전하다. 그러나 한국은 사회문화적으로 선진국임이 분명하다. 그런데 MZ세대들이 돈의 많고 적음에 따라서 자신의 존재에 몸값을 매기고 열등감에 사로잡힌 것처럼 보여서 안타깝다.

 

MZ세대가 삶을 바라보는 가치관이 사회문화의 영향을 받아서 왜곡될 수도 있다. 하지만 MZ세대는 자신의 존엄성과 자존감을 지킬 수 있는 올바른 가치관을 선택할 자유와 힘이 있다. 명심해라. 당신은 당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큰 가치가 있는 존재임을. 

 

■ 최옥찬 심리상담사는

 

‘그 사람 참 못 됐다’라는 평가와 비난보다는 ‘그 사람 참 안 됐다’라는 이해와 공감을 직업으로 하는 심리상담사입니다. 내 마음이 취약해서 스트레스를 너무 잘 받다보니 힐링이 많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자주 드라마와 영화가 주는 재미와 감동을 찾아서 소비합니다. 그것을 바탕으로 우리의 마음에 대한 이야기를 공유하고 싶어서 글쓰기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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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 기자 itnno1@inthenews.co.kr


[C-레벨 터치]치킨 3위 교촌…허니시리즈 만든 송종화 ‘절박함’ 통할까

[C-레벨 터치]치킨 3위 교촌…허니시리즈 만든 송종화 ‘절박함’ 통할까

2024.04.25 07:00:00

인더뉴스 장승윤 기자ㅣ치킨업계 1위를 지켜온 교촌치킨의 성장세가 멈췄습니다. 적극적인 출점과 마케팅으로 점유율을 끌어올린 bhc, BBQ와 대비되는 흐름에 본업 경쟁력을 의심하는 목소리가 흘러나오는 상황입니다. 교촌은 '허니시리즈의 아버지' 송종화 대표 체제에서 올해 새판 짜기에 돌입합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치킨업계 매출 순위가 뒤바뀌었습니다. bhc 매출이 전년보다 5.5% 증가한 5356억원으로 교촌치킨을 제치고 1위에 올랐습니다. 치킨 3사 중 유일하게 매출 5000억원을 넘겼습니다. BBQ는 지난해 매출이 12.8% 증가한 4732억원을 기록한 가운데 2년 연속 500억원 넘게 올랐습니다. 교촌에프앤비만 역성장했습니다. 지난해 매출이 4450억원으로 1년 전보다 14% 줄었습니다. 2014년부터 8년간 이어온 국내 치킨프렌차이즈 업계 선두 자리를 bhc에 뺏겼고 BBQ에 2위 자리마저 내줬습니다. 3위로 내려앉았지만 이유는 있습니다. 교촌은 외연 확장보다 내실을 택했습니다. 실제로 지난해 수익성 개선에 성공한 교촌에프앤비입니다. 영업이익이 248억원으로 전년 대비 181% 늘었습니다. 1년 사이 3배 급증했습니다. 영업이익률도 1.7%에서 5.6%로 3.9%p 끌어올렸습니다. bhc와 BBQ의 영업이익은 각각 1203억원, 553억원으로 전년보다 15.2%, 13.7% 줄었습니다. 교촌에프앤비 측은 "당초 가맹점 확장 전략을 추구했다면 매출이 큰 폭으로 올라 업계 순위 회복이 어렵지 않았겠지만 권원강 교촌에프앤비 회장은 쉬운 길을 선택하지 않았다"며 "무엇보다 가맹점 수익이 우선이라는 권 회장 경영철학을 2023년 실적에서도 보여줬다"고 말했습니다. 교촌에프앤비는 가맹점 및 파트너사와 상생 협력 관계 구축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점포당 점주 매출은 업계 최고 수준입니다.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거래에 따르면 2022년 교촌치킨 가맹점의 전국 평균매출액은 7억5000만원으로 bhc(6억원), BBQ(4억3000만원)보다 높습니다. 0%대 폐점률도 이를 입증합니다. 다만 가맹점주 수익성 보전에만 초점을 맞춘 결과 외형 성장이 더뎠고 매출이 크게 떨어졌습니다. 지난해 경쟁사들이 수십 개 이상 매장을 낼 때 교촌에프앤비의 신규 출점 매장은 10개에 불과했습니다. 전국 가맹점 수(2022년)에서도 교촌에프앤비(1365개)는 BBQ(2041개), bhc(1991개)와 차이가 큽니다. 특히 치킨 가격 인상을 주도한다는 점이 매출 하락의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습니다. 교촌은 2018년 업계 최초로 배달비를 도입했고 이는 요식업계 전체 배달비 유료화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교촌은 지난해 4월에도 주요 메뉴 가격을 나홀로 최대 3000원 인상하며 소비자들의 눈총을 받았습니다. 경쟁사 대비 부족한 히트 상품도 보완 과제로 언급됩니다. 교촌의 인기 제품으로는 1991년 간장치킨(교촌시리즈)을 시작으로 2004년 레드시리즈, 2010년 허니시리즈 등이 손꼽힙니다. 허니시리즈 이후 15년 가까이 꾸준히 신제품을 내고 있으나 히트작으로 불릴 만한 상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지난 2020년 24가지 재료로 완성한 불맛을 강조하며 선보인 '교촌신화'는 반짝 인기를 끌었으나 오래가지 못하고 2년 뒤인 2022년 7월 단종됐습니다. 교촌에프앤비는 같은달 블랙시크릿을 출시하며 5가지 향신료로 만든 이국적인 치킨 콘셉트를 앞세웠고 콤보 출시, 시식단 모집 등 마케팅을 강화했습니다. 블랙시크릿은 지난해 1월 출시 약 6개월 만에 누적 판매량이 100만마리를 돌파하며 가능성을 보였으나 시장에 반향을 일으킬 정도로 보기는 어렵다는 평이 지배적입니다. 교촌에프앤비 입장에서는 허니시리즈를 이어 매출 증대와 신규 고객 창출을 견인할 인기 제품이 필요한 실정입니다. 이는 송종화 부회장을 교촌의 새 사령탑으로 임명한 배경이기도 합니다. 교촌은 지난달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송 부회장을 신임 대표로 선임했습니다. 송 대표는 2003년부터 2012년까지 교촌에프앤비 총괄상무 및 사장으로 재직한 전문경영인입니다. 지난해 9월 부회장으로 11년 만에 경영에 복귀했습니다. 송 대표는 2000년대 초반 조류 인플루엔자(AI) 파동으로 가라앉은 치킨 프렌차이즈 시장 위기를 극복하고 교촌치킨을 치킨 선두 브랜드로 올리는 데 기여한 프렌차이즈 전문가로 평가받습니다. 임원 재직 당시 미국과 중국 시장 진출을 주도했습니다. 2010년에는 교촌의 효자 상품인 '허니시리즈'를 출시했습니다. 허니시리즈는 후라이드와 양념으로 대표되던 치킨 시장에 꿀을 활용해 상품화에 성공했습니다. 치킨 고객층을 아이와 여성들까지 넓히는 첨병 역할을 했습니다. 2014년에는 허니시리즈 판매량이 전년 대비 2배가량 신장하며 그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각각 30%, 63% 증가하는 데 큰 역할을 했습니다. 최근 교촌은 신사업 확장에 주력하는 모앙새입니다. 이마트와 협력해 자사 소스를 상품화한 K1 핫소스를 출시하며 소스 시장에 진출했고 지난해 6월에는 이태원에 '치킨 오마카세' 닭요리 전문점 교촌필방을 열었습니다. 올초에도 여의도에 메밀 한식주점 '메밀단편'을 론칭하고 소비자 반응을 살피고 있습니다. 이러한 교촌의 신사업 시도는 매출 부진과 맞물리며 본업 경쟁력 저하에 대한 비판으로 연결되고 있습니다. 교촌에프앤비는 그룹 성장의 전기를 마련한 송 대표 체제에서 재도약을 도모한다는 계획입니다. 송 대표는 국내가맹사업과 신성장사업, 해외사업, 각 계열사 등을 총괄하는 역할을 맡습니다. 송 대표는 취임사를 통해 "경기위축과 소비침체 등 회사 안팎의 여러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절박함’을 갖고 업무에 임할 것"이라며 "지속적 경영혁신을 통해 체질 개선을 가속화하고, 브랜드 경쟁력 강화와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 주력해 교촌을 100년 기업으로 성장시키는 일에 열정을 바치겠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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