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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상담사 최옥찬의 MZ썰] ‘천원짜리 변호사’ 멋진 나르시스트가 되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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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day, October 16, 2022, 00:10:00

 

 

최옥찬 심리상담사ㅣSBS 드라마 <천원짜리 변호사>(연출 김재현·신중훈, 극본 최수진·최창환)에서 천지훈(남궁민 분) 변호사의 수임료는 말 그래도 단돈 1000원이다. 누구나 쉽게 다가 설 수 있는 변호사이다. 그런데 변호사 수임료가 1000원이라는 소재는 돈이 최고인 ‘천박한’ 자본주의 시대를 살아가는 MZ세대에게는 현실적이지 않을 것 같다. 게다가 자신의 노동에 대한 적절한 보상을 받지 못하면 분노하는 MZ세대의 공정에도 맞지 않다.

 

그런데 <천원짜리 변호사>를 보다 보면 우리 동네에도 천지훈 같은 변호사 한 명 즈음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변호사 수임료가 1000원이어서가 아니다. 천지훈 변호사는 사회경제적으로 특권층이다. 그럼에도 가진 것 별로 없는 사람들과 진정으로 어울리면서 개성이 강한 나르시스트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나르시스트는 멋지다.

 

사람들의 성격 중에서 이기적이고 자기중심적인 특성은 건강하지 않은 자기애성과 비슷한 면이 있다. 주변에 나르시스트가 있으면 피하는 것이 상책이다. 소위 '참 재수 없고 밥 맛 떨어지는 인간'이다. 이상심리학 책을 펼쳐보면 성격장애 파트가 나온다.

 

그중에 자기애성 성격장애라는 것이 있다. 성격장애는 성격의 어떤 특성이 너무 지나쳐서 일상적인 삶의 태도로 나타나기 때문에 어찌 보면 더불어 사는 사회에 부적응적인 상태이다. 자기애성을 영어로 말하면 나르시시즘이다. 그래서 자기애성 성격장애를 Narcissistic Personality Disorder(NPD)라고 한다. 보통 사람들이 느끼기에 전혀 이해할 수 없고 재수 없는 나르시스트이다.

 

자기애를 일컫는 나르시시즘은 그리스 신화의 나르키소스에서 유래한다. 신화에서 나르키소스는 물에 비친 자신의 모습에 홀딱 반하여 정신을 못 차리고 자기 자신만을 쳐다본다. 여기서 정신을 못 차린다는 의미는 자신의 주변 환경이나 타인을 돌아보지 못하고 자신의 자아에만 집중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나르시스트인 자기애성은 다른 사람들과 잘 어울려 살지 못하고 자기 자신밖에 모른다는 의미에서 부정적인 의미로 사용될 수 있다.

 

사람들이 MZ세대의 성격적 특성을 이야기할 때 이기적이거나 자기중심적이라는 단어들을 쓰기도 한다. 보통 이러한 단어들이 MZ세대를 부정적으로 평가할 때 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가령, 회사나 조직에서 MZ세대에게 공동체성을 기대할 수 없을 정도로 ‘제 멋대로 한다’라고 말하고 싶을 때인 것 같다.

 

하지만 개인의 성격 특성 중 이기적이거나 자기중심적인 것이 꼭 나쁜 것일까. 반드시 그렇지만은 않다. 왜냐하면 상담실에서 만나는 MZ세대는 타인의 시선을 너무 많이 의식하다 보니 우울감과 무기력감을 느끼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래서 심리상담사로서 너무 우울하고 고통스럽게 살기보다는 차라리 이기적이고 자기중심적으로 사는 것이 낫겠다고 이야기하기도 한다.

 

드라마 <천원짜리 변호사>에는 서로 대조되는 두 명의 나르시스트가 보인다. 한 명은 주인공인 천지훈(남궁민 분) 변호사이다. 주변 분위기에 어울리지 않을 듯 한 진한 선글라스에 명품 옷을 입고 다니면서 사람들에게 말하는 태도를 보면 나르시스트이다. 게다가 어디에서나 전혀 주눅 들지 않고 당당하다 못해 거만한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그리고 또 다른 한 명은 <천원짜리 변호사> 3~4화에 등장하는 천영배(김형묵 분)이다. 큰 회사의 임원인 천영배는 매우 교만하여 사람들을 업신여기고 함부로 대하는 안하무인 태도를 보인다. 천영배는 주변 사람을 경제력에 따라 나누어 강자에게 굽실거리고 약자에게 강하다 못해 폭력적이고 악마적인 태도를 보이기까지 한다. 이러한 천영배는 나르시스트이면서 전형적인 자기애성 성격장애자이다. 둘 다 나르시스트이지만 한 명은 개성 강하고 멋진 반면 다른 한 명은 성격장애자이다.

 

정신질환 진단 및 통계 매뉴얼인 DSM-5를 보면 자기애성 성격장애 진단 기준이 나온다. 대략 몇 가지 진단 기준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자기애성 성격장애자는 사람들 앞에서 오만하고 건방진 행동이나 태도를 보이기 때문에 금세 알 수 있다. 이러한 태도는 자신의 중요성에 대한 과대한 느낌을 가지고 있고 사람들에게 과도한 숭배를 요구하기 때문에 나타난다. 그러다 보니 사람들에게 특별히 호의적인 대우를 받기를 원하고 자신의 기대에 대해 자동적으로 순응하기를 불합리하게 기대한다.

 

무엇보다 자기애성 성격장애자는 대인관계에서 매우 착취적이다. 그래서 자신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물불을 가리지 않는다. 이들은 타인에 대한 감정이입의 결여되어서 타인의 느낌이나 요구를 인식하거나 확인하려 하지 않기 때문이다.

 

천지훈(남궁민 분) 변호사와 천영배(김형묵 분)는 자기 자신을 열렬히 사랑하는 나르시스트이다. 두 사람 다 겉으로 드러나는 태도는 속된 말로 재수 없어 보인다. 검사였다가 변호사 시보를 하는 백마리(김지은 분)의 눈에는 둘 다 때려주고 싶고 재수 없어 보이기는 마찬가지일 것 같다.

 

그러나 백마리는 천지훈 변호사를 신뢰하고 따르려고 한다. 천지훈 변호사가 나르시스트이지만 타인을 공감하고 배려하는 멋진 나르시스트이기 때문이다. 천지훈이 허름한 변호사 사무실이 있는 주변 환경과 어울리지 않는 외모와 태도를 보이지만 주변 사람들과 너무 잘 어울리기 때문이다.

 

천지훈 변호사는 나르시스트이면서도 사람들을 공감하고 배려하면서 진정성 있게 대한다. 주변에 천지훈을 신뢰하는 사람들이 많다. 멋지고 개성 강한 나르시스트인 것이다. 반면에 천영배는 나르시스트이면서 자기애성 성격장애이다. 항상 피하고 싶은 사람일 뿐이다. 주변에 서로 신뢰하는 인간관계가 없다.

 

MZ세대들이 자신을 돌아볼 때 이기적이고 자기중심적인 면이 있다면 나르시스트일 수 있다. 다만, 사회경제적으로 사람을 나누지 않고 공감과 배려로 존중할 줄 안다면 천지훈과 같은 멋진 나르시스트이다. 그런데 이 부분을 망각하면 언제든지 천영배와 같은 자기애성 성격장애가 될 수가 있다. 이기적이고 자기중심적인 면으로 타인의 차가운 시선에 주눅 들지 말고 오히려 타인에게 따뜻한 시선을 보내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면 멋지고 당당하고 개성 있는 사람으로 보일 것이다.

 

■ 최옥찬 심리상담사는

 

‘그 사람 참 못 됐다’라는 평가와 비난보다는 ‘그 사람 참 안 됐다’라는 이해와 공감을 직업으로 하는 심리상담사입니다. 내 마음이 취약해서 스트레스를 너무 잘 받다보니 힐링이 많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자주 드라마와 영화가 주는 재미와 감동을 찾아서 소비합니다. 그것을 바탕으로 우리의 마음에 대한 이야기를 공유하고 싶어서 글쓰기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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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 기자 itnno1@inthenews.co.kr


[C-레벨 터치]치킨 3위 교촌…허니시리즈 만든 송종화 ‘절박함’ 통할까

[C-레벨 터치]치킨 3위 교촌…허니시리즈 만든 송종화 ‘절박함’ 통할까

2024.04.25 07:00:00

인더뉴스 장승윤 기자ㅣ치킨업계 1위를 지켜온 교촌치킨의 성장세가 멈췄습니다. 적극적인 출점과 마케팅으로 점유율을 끌어올린 bhc, BBQ와 대비되는 흐름에 본업 경쟁력을 의심하는 목소리가 흘러나오는 상황입니다. 교촌은 '허니시리즈의 아버지' 송종화 대표 체제에서 올해 새판 짜기에 돌입합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치킨업계 매출 순위가 뒤바뀌었습니다. bhc 매출이 전년보다 5.5% 증가한 5356억원으로 교촌치킨을 제치고 1위에 올랐습니다. 치킨 3사 중 유일하게 매출 5000억원을 넘겼습니다. BBQ는 지난해 매출이 12.8% 증가한 4732억원을 기록한 가운데 2년 연속 500억원 넘게 올랐습니다. 교촌에프앤비만 역성장했습니다. 지난해 매출이 4450억원으로 1년 전보다 14% 줄었습니다. 2014년부터 8년간 이어온 국내 치킨프렌차이즈 업계 선두 자리를 bhc에 뺏겼고 BBQ에 2위 자리마저 내줬습니다. 3위로 내려앉았지만 이유는 있습니다. 교촌은 외연 확장보다 내실을 택했습니다. 실제로 지난해 수익성 개선에 성공한 교촌에프앤비입니다. 영업이익이 248억원으로 전년 대비 181% 늘었습니다. 1년 사이 3배 급증했습니다. 영업이익률도 1.7%에서 5.6%로 3.9%p 끌어올렸습니다. bhc와 BBQ의 영업이익은 각각 1203억원, 553억원으로 전년보다 15.2%, 13.7% 줄었습니다. 교촌에프앤비 측은 "당초 가맹점 확장 전략을 추구했다면 매출이 큰 폭으로 올라 업계 순위 회복이 어렵지 않았겠지만 권원강 교촌에프앤비 회장은 쉬운 길을 선택하지 않았다"며 "무엇보다 가맹점 수익이 우선이라는 권 회장 경영철학을 2023년 실적에서도 보여줬다"고 말했습니다. 교촌에프앤비는 가맹점 및 파트너사와 상생 협력 관계 구축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점포당 점주 매출은 업계 최고 수준입니다.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거래에 따르면 2022년 교촌치킨 가맹점의 전국 평균매출액은 7억5000만원으로 bhc(6억원), BBQ(4억3000만원)보다 높습니다. 0%대 폐점률도 이를 입증합니다. 다만 가맹점주 수익성 보전에만 초점을 맞춘 결과 외형 성장이 더뎠고 매출이 크게 떨어졌습니다. 지난해 경쟁사들이 수십 개 이상 매장을 낼 때 교촌에프앤비의 신규 출점 매장은 10개에 불과했습니다. 전국 가맹점 수(2022년)에서도 교촌에프앤비(1365개)는 BBQ(2041개), bhc(1991개)와 차이가 큽니다. 특히 치킨 가격 인상을 주도한다는 점이 매출 하락의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습니다. 교촌은 2018년 업계 최초로 배달비를 도입했고 이는 요식업계 전체 배달비 유료화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교촌은 지난해 4월에도 주요 메뉴 가격을 나홀로 최대 3000원 인상하며 소비자들의 눈총을 받았습니다. 경쟁사 대비 부족한 히트 상품도 보완 과제로 언급됩니다. 교촌의 인기 제품으로는 1991년 간장치킨(교촌시리즈)을 시작으로 2004년 레드시리즈, 2010년 허니시리즈 등이 손꼽힙니다. 허니시리즈 이후 15년 가까이 꾸준히 신제품을 내고 있으나 히트작으로 불릴 만한 상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지난 2020년 24가지 재료로 완성한 불맛을 강조하며 선보인 '교촌신화'는 반짝 인기를 끌었으나 오래가지 못하고 2년 뒤인 2022년 7월 단종됐습니다. 교촌에프앤비는 같은달 블랙시크릿을 출시하며 5가지 향신료로 만든 이국적인 치킨 콘셉트를 앞세웠고 콤보 출시, 시식단 모집 등 마케팅을 강화했습니다. 블랙시크릿은 지난해 1월 출시 약 6개월 만에 누적 판매량이 100만마리를 돌파하며 가능성을 보였으나 시장에 반향을 일으킬 정도로 보기는 어렵다는 평이 지배적입니다. 교촌에프앤비 입장에서는 허니시리즈를 이어 매출 증대와 신규 고객 창출을 견인할 인기 제품이 필요한 실정입니다. 이는 송종화 부회장을 교촌의 새 사령탑으로 임명한 배경이기도 합니다. 교촌은 지난달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송 부회장을 신임 대표로 선임했습니다. 송 대표는 2003년부터 2012년까지 교촌에프앤비 총괄상무 및 사장으로 재직한 전문경영인입니다. 지난해 9월 부회장으로 11년 만에 경영에 복귀했습니다. 송 대표는 2000년대 초반 조류 인플루엔자(AI) 파동으로 가라앉은 치킨 프렌차이즈 시장 위기를 극복하고 교촌치킨을 치킨 선두 브랜드로 올리는 데 기여한 프렌차이즈 전문가로 평가받습니다. 임원 재직 당시 미국과 중국 시장 진출을 주도했습니다. 2010년에는 교촌의 효자 상품인 '허니시리즈'를 출시했습니다. 허니시리즈는 후라이드와 양념으로 대표되던 치킨 시장에 꿀을 활용해 상품화에 성공했습니다. 치킨 고객층을 아이와 여성들까지 넓히는 첨병 역할을 했습니다. 2014년에는 허니시리즈 판매량이 전년 대비 2배가량 신장하며 그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각각 30%, 63% 증가하는 데 큰 역할을 했습니다. 최근 교촌은 신사업 확장에 주력하는 모앙새입니다. 이마트와 협력해 자사 소스를 상품화한 K1 핫소스를 출시하며 소스 시장에 진출했고 지난해 6월에는 이태원에 '치킨 오마카세' 닭요리 전문점 교촌필방을 열었습니다. 올초에도 여의도에 메밀 한식주점 '메밀단편'을 론칭하고 소비자 반응을 살피고 있습니다. 이러한 교촌의 신사업 시도는 매출 부진과 맞물리며 본업 경쟁력 저하에 대한 비판으로 연결되고 있습니다. 교촌에프앤비는 그룹 성장의 전기를 마련한 송 대표 체제에서 재도약을 도모한다는 계획입니다. 송 대표는 국내가맹사업과 신성장사업, 해외사업, 각 계열사 등을 총괄하는 역할을 맡습니다. 송 대표는 취임사를 통해 "경기위축과 소비침체 등 회사 안팎의 여러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절박함’을 갖고 업무에 임할 것"이라며 "지속적 경영혁신을 통해 체질 개선을 가속화하고, 브랜드 경쟁력 강화와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 주력해 교촌을 100년 기업으로 성장시키는 일에 열정을 바치겠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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