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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umn 칼럼

[심리상담사 최옥찬의 MZ썰]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남을 보는 시선과 자존감의 상관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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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day, July 24, 2022, 10:07:06

 

최옥찬 심리상담사ㅣMZ세대들이 좋아하는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극본 문지원, 연출 유인식)를 처음 봤을 때 동화를 보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드라마 중간중간에 거대한 고래가 팝업 책처럼 툭 튀어나와서인지 더욱 환상적인 동화 같았다. 세상이 마냥 아름답고 행복할 것 같은 느낌을 주는 동화처럼 내 마음이 따뜻해졌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일상의 스트레스에 지친 사람들이 충분히 힐링되고 좋아할 만한 드라마다.

 

ENA 16부작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기획의도를 보면 "천재적인 두뇌와 자폐스펙트럼을 동시에 가진 신입 변호사 우영우(박은빈 분)의 대형 로펌 생존기"라고 한다. 드라마를 보면서 MZ세대들은 자폐스펙트럼 장애가 있는 사람을 만나봤을까를 생각해봤다. 우영우를 이해하고 배려하는 이준호(강태오 분)처럼 봉사를 했거나 최수연(하윤경 분)처럼 발달장애가 있는 학생과 같은 수업을 듣는 학교(통합교육)를 다니지 않았다면 거의 없을 것 같다. 나 또한 그랬으니까 말이다.

 

주인공 우영우(박은빈 분)는 신경발달장애 중 자폐스펙트럼 장애가 있다. 자폐 증상이 매우 경미하더라도 자폐인을 처음 만났을 때 느낄 수 있는 낯설고 당황스러움이 있다. 쉽게 말해서 우영우가 보이는 모습은 이상하다. 그런데 대다수의 자폐인 같지 않게 우영우의 지적능력도 특출하게 이상하다. 왜냐하면 우영우는 매우 희소한 ‘서번트 신드롬’으로 머리가 아주 좋기 때문이다. 우영우는 서울대 로스쿨 수석 졸업을 했다. 현실에서는 만나기 어려운 그야말로 아주 ‘이상한’ 캐릭터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3화 '펭수로 하겠습니다'에 나오는 김정훈(문상훈 분)이 우리가 보통 접할 수 있는 자폐인이다. 자폐인 같은 경우 부모와 몇 마디 언어로 상호작용을 하면 그나마 좋은 경우이다. 우영우와 같이 말하고 행동하는 경우는 자폐스펙트럼 장애 진단을 받은 경우에 극히 드문 경우다. 자폐 증상은 스펙트럼이 넓은데 우영우보다 증상이 심한 경우가 더 많다. 그런데 우리가 일상에서는 상호작용이 어려운 자폐인을 만나기가 어렵다. 왜냐하면 대부분 집이나 복지센터에서만 생활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우영우와 같은 서번트 신드롬은 발달장애가 있는 자녀를 둔 부모들의 희망과 같지만 매우 희소하다.

 

 

내가 살아오면서 발달장애를 가장 많이 알아본 시기는 아내가 임신했을 때이다. 솔직하게 말하면 장애가 있는 아이가 태어날 수도 있다는 생각에 너무 두려웠다. 한국 사회에서 장애가 있는 아이를 키운다는 것이 너무 힘들고 고통스럽다는 것을 알기에 무서웠다. 2021년도에 개봉한 다큐 영화 <학교 가는 길>이 보여주는 모습이 현재 한국 사회에서 장애가 있는 아이와 가족의 삶을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김정훈(문상훈 분)과 헤어지면서 우영우는 “지금도 수백 명의 사람들이 '의대생이 죽고 자폐인이 살면 국가적 손실' 이란 글에 '좋아요'를 누릅니다. 그게 우리가 짊어진 이 장애의 무게입니다.”라고 이야기한다. MZ세대가 살아가는 현실의 이야기다.

 

경쟁과 성공주의가 팽배한 한국 사회에서는 남들보다 사회적으로 요구하는 능력이 열등하면 생존하기 어렵다. 그래서 아무리 지적으로 뛰어난 능력이 있는 우영우라 할지라도 자폐 증상으로 탓에 일상생활에서 원활하지 않은 부분을 숨길 수 없다. 그러한 모습이 다른 사람들의 눈에 띄기 때문에 일터에서 생존하기 어렵다. 헌신적인 미혼부(전배수 분), 자신의 편견을 바로 깨고 한 팀으로 받아들인 정명석(강기영 분), 대표이기에 채용이 가능한 한선영(백지원 분), 친구 동그라미(주현영 분)와 최수연(하윤경 분) 그리고 이준호(강태오 분) 등의 이해와 배려가 있기에 일터에서 생존이 가능한 것이다.

 

현실에서는 오히려 협업보다는 경쟁하고 이기려고 하는 권민우(주종혁 분)과 같은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다른 사람을 사회경제적으로 필요한 가치와 능력으로 평가하고 이해와 배려보다는 무조건 이기고 경쟁하려고 하는 사람들 말이다. 그래서 이러한 사회에서는 학업 능력, 돈 버는 능력, 외모 경쟁력 등이 있어야 살 가치가 있고 없으면 살 가치가 없게 된다. 그런데 태어날 때부터 발달장애가 있으면 어떻게 살아야 하나. 그리고 상담실에서 만나는 수많은 MZ세대들처럼 살아가면서 사회경제적인 능력이 뛰어나지 못해서 살 가치가 없어지면 어떻게 살아야 하나.

 

심리적으로 봤을 때 타인을 바라보는 시선은 결국 나를 바라보는 시선과 동일하다. 그래서 경쟁과 성공을 중요시하는 사회에서 필요한 가치와 능력으로 타인을 바라보는 시선은 결국 내 자신을 바라보는 시선이 되는 것이다. MZ세대들이 현실에서 우영우를 만날 때, 더 나아가 김정훈을 만날 때 바라보는 시선이 따뜻할수록 자신을 바라보는 시선이 따뜻할 수 있다. 자신을 따뜻하게 바라보는 시선은 '자존감'을 높인다. 그렇기에 타인에 대한 시선을 따뜻하게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스 아스퍼거(자폐를 최초로 연구한 사람)은 나치 부역자였습니다. 그는 살 가치가 있는 아이와 없는 아이를 구분하는 일을 했어요. 나치의 관점에서 살 가치가 없는 사람은 장애인, 불치병 환자, 자폐를 포함한 정신 질환자 등이었습니다. 80년 전만 해도 자폐는 살 가치가 없는 병이었습니다. 80년 전만 해도 나와 김정훈 씨는 살 가치가 없는 사람들이었어요."

 

MZ세대가 이끌어갈 한국 사회에서는 사회경제적 기능이 열등하더라도 살 가치가 있는 분위기가 만들어지길 바란다. 왜냐하면 우리 마음에 여전히 나치의 관점으로 이해와 배려가 필요한 사람을 바라본다면 결국 자신의 열등함이 드러날 때 살 가치를 잃어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좋아하는 MZ세대들이 우영우(박은빈 분)와 김정훈(문상훈 분)을 더 많이 접하고 편해진다면 발달장애인을 있는 그대로 바라봐 주는 세대가 될 수 있을 것 같은 희망이 있다.

 

ps. 제주도에서 책 <우리 아이를 소개합니다>의 주인공을 만날 수 있었다. 이 책의 소제목은 ‘당신이 언제든 만날 수 있는 특별한 아이들 이야기’이다. UN 산하 IBBY(국제 아동청소년도서협의회) 좋은 책으로 선정된 <우리 아이를 소개합니다>는 발달장애 아동 부모 모임인 ‘제주아이 특별한아이’와 ‘그림책미술관시민모임 제주’가 함께 만들었다. 저자 중 한 명인 김덕화 씨는 책 소개글에 “장애를 ‘도전’하고 ‘극복’하지 않아도 되는, 있는 그대로 바라봐 주는 세상을 꿈꿉니다.”라고 적었다. 한국 사회가<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보면서 느끼는 따뜻한 분위기가 되기를 희망한다.

 

■ 최옥찬 심리상담사는

 

‘그 사람 참 못 됐다’라는 평가와 비난보다는 ‘그 사람 참 안 됐다’라는 이해와 공감을 직업으로 하는 심리상담사입니다. 내 마음이 취약해서 스트레스를 너무 잘 받다보니 힐링이 많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자주 드라마와 영화가 주는 재미와 감동을 찾아서 소비합니다. 그것을 바탕으로 우리의 마음에 대한 이야기를 공유하고 싶어서 글쓰기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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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 기자 itnno1@inthenews.co.kr


‘기업 밸류업’ 가이드라인 공개…‘쪼개기상장’ 시장에 설명 권고

‘기업 밸류업’ 가이드라인 공개…‘쪼개기상장’ 시장에 설명 권고

2024.05.02 16:14:17

인더뉴스 문승현 기자ㅣ금융당국이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의 핵심인 '기업가치 제고계획' 수립 원칙과 세부 작성법을 담은 가이드라인을 내놓았습니다. 밸류업 당사자로 새로운 형태의 공시라는 숙제를 받아든 상장기업에 길라잡이를 제시해 이행 초기 혼란을 최소화하고 적극적인 밸류업 프로그램 동참을 독려하기 위한 조처로 받아들여집니다. 하지만 기업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지배구조'를 한국증시 주요 저평가 요인중 하나로 지목하고 개선방안 공시를 권고하면서 일선 기업들의 수용성에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금융위원회는 2일 한국거래소·자본시장연구원과 함께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 2차세미나를 열고 '기업가치 제고계획 가이드라인(안)'을 공개했습니다. 이번 가이드라인은 기업가치 제고계획 흐름도를 '기업개요-현황진단-목표설정-계획수립-이행평가-소통'으로 구성했습니다. 먼저 '기업개요'에는 기업가치 제고계획이 그 자체로 기업에 대한 완결성 있는 보고서로 기능할 수 있도록 업종, 주요 제품·서비스, 연혁, 재무상태 등 기본적인 정보를 기재합니다. '현황진단'은 기업의 사업현황에 대해 시장환경·경쟁우위요소·리스크 등을 입체적으로 진단하고 다양한 재무·비재무 지표 중 중장기적인 가치제고 목적에 부합하는 핵심지표를 선정·분석하는 단계입니다. 주요 재무지표는 ▲PBR(주가순자산비율), PER(주가이익비율) 등 시장평가 ▲ROE(자기자본이익률), ROIC(투하자본이익률), COE(주주자본비용), WACC(가중평균자본비용) 등 자본효율성 ▲배당(금액·성향·수익률), 자사주(보유분·신규취득·소각내역), TSR(총주주수익률) 등 주주환원 ▲매출액·영업이익·자산 증가율 등 성장성 ▲자산 포트폴리오(영업·비영업자산), FCF(잉여현금흐름), 부채비율 등 기타로 분류해 다각적인 지표를 예로 제시했습니다. 비재무지표는 지배구조 관련 일반주주 권익제고, 이사회 책임성, 감사 독립성을 위한 여러 요소를 기존 '기업지배구조보고서' 공시항목 및 기관투자자 등 시장참여자가 주목하는 내용을 중심으로 합니다. 가령 상장기업이 성장성 높은 사업부문을 물적분할한 뒤 분할자회사를 상장하는 모자회사 중복상장 이슈가 있다면 기업은 모회사 일반주주 권익을 보호·증진하는 계획을 설명하거나 물적분할 후 분할자회사를 비상장 완전자회사로 유지하는 계획을 밝히는 소통을 할 수 있습니다. 이른바 '쪼개기 상장'은 핵심사업부를 자회사로 쪼개 신규상장하면서 모회사 기업가치를 떨어뜨리고 기존 주주의 지분가치가 훼손된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습니다. 또 다른 예로 상장기업 지배주주 및 그 특수관계인의 비상장 개인회사 보유 이슈가 있는 경우 상장기업과 비상장 개인회사간 이해상충 우려를 해소하기 위한 정확한 사실관계와 향후 계획을 설명할 수 있습니다. 가이드라인은 감사위원 분리선출을 통한 감사 독립성 강화도 좋은 예시로 기업은 감사위원 분리선출 현황과 향후 계획을 밝힐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목표설정'에서는 일시적·임시방편적 개선이 아닌 중장기 목표를 제시합니다. 중장기적 사업전략없이 단기적인 주가부양만을 목표로 하는 것은 기업가치 제고계획 취지와 부합하지 않는다고 가이드라인은 분명히 밝히고 있습니다. 계량화된 수치로 명료하게 제시하는 것이 권장되지만 정성적인 서술 또는 구간제시 등 다양한 방법의 목표설정도 가능합니다. '계획수립'에서 기업은 목표달성을 위한 구체적인 계획을 작성하며 사업부문별 투자, R&D확대, 사업 포트폴리오 개편, 자사주 소각·배당 등 주주환원, 비효율적인 자산처분 등 다양한 사업전략적·재무적 계획을 수립할 수 있습니다. 이와 함께 기업은 연 1회 공시 사이에 어떤 노력을 이행했는지 잘된 점과 보완 필요사항을 기재(이행평가)하고 주주·시장참여자 의견이 경영에 반영될 수 있는 공식적인 프로세스를 구축해 쌍방향 '소통'을 확대합니다. 상장사 이사회는 경영진이 기업가치 제고계획을 적절히 수립·이행하는지 감독하고 필요하다면 이사회 보고, 심의 또는 의결을 거치는 등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고 금융위는 강조합니다. 공시는 연 1회 등 주기적 공시와 외국인투자자를 위한 영문공시 병행이 권장되며 예고공시도 가능합니다. 이번 기업가치 제고계획 가이드라인·해설서 제정안은 최종 의견수렴을 거쳐 이달중으로 확정·발표될 예정입니다. 이후 준비가 되는 기업부터 거래소 상장공시시스템(KIND)을 통해 공시를 시작합니다.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이날 축사에서 "기업 밸류업은 긴 호흡으로 추진해야 할 과제이며 기업가치 제고계획 가이드라인은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의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정부와 유관기관은 밸류업 세제 지원방안 마련·발표, 코리아 밸류업 지수 개발, 연계 상장지수펀드(ETF) 상장, 우수기업 표창 등 과제를 차질없이 추진하며 적극 지원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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