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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각투자 ‘증권성’ 여부 따라 투자자 울고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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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turday, May 07, 2022, 08:05:58

조각투자사 대부분 증권업 면허 없어..‘증권’ 규정 시 업무정지 가능
소유권 분할 플랫폼 증권성 부인..‘소유권 거래 시 규제대상 제외’ 규정 인용
금융위 “권리의 실제 내용 기준으로 증권성 판단할 것”


인더뉴스 정석규 기자|금융당국의 조각투자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나온 뒤 조각투자 업체들의 소유권 분할 여부가 증권성 인정의 쟁점이 되고 있습니다. 증권성 인정 여부에 따라 투자의 성패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달 28일 금융위원회는 '조각투자 등 신종증권 사업 관련 가이드라인'을 발표했습니다. 금융위는 가이드라인에서 "증권은 금융 투자 상품 중 투자자가 취득과 동시에 지급한 금전 등 외에 어떠한 명목으로든지 추가로 지급 의무를 부담하지 않는 것이다"고 정의했습니다.

 

금융위의 가이드라인에 따라 각종 조각투자 상품은 증권으로 규정될 가능성이 생겼습니다. 특히 '투자계약증권'은 적용범위가 폭넓게 인정될 수 있고 적용 사례가 거의 없는 만큼 조각투자 상품이 포함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문제는 조각투자 플랫폼을 운영하는 업체들이 대부분 증권업 허가를 받지 못했다는 점입니다. 현재 조각투자 플랫폼 가운데 정부 인가를 받고 운영되는 플랫폼은 내년 12월까지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된 '카사' 뿐입니다.

 

대부분의 조각투자사들은 자본시장법상 증권사가 아닌 전자상거래법상 '통신판매업자'로 규정돼 있습니다. 이 상황에서 판매하는 상품이 증권으로 규정된다면 기존 사업자들은 금융당국의 업무정지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금융당국이 업무정지를 결정한다면 조각투자에 참여한 참여자들은 권리를 보호받기 어렵습니다. 업무정지에 따라 플랫폼 자체가 사라지는 만큼 ▲예치금 반환 ▲소유권·청구권 주장 ▲상품 매각을 통한 이익 실현 등에도 어려움이 따릅니다. 해당 플랫폼의 투자자 보호체계가 갖춰지지 않았을 경우, 실물자산은 존재함에도 투자자가 보유한 증권의 가치가 소멸할 수도 있습니다. 

 

조각투자사들은 '가격의 공정성에 대한 컨센서스(합의)'가 부족해 증권사 면허를 받기 어렵다고 토로했습니다. 사업 초기단계인 만큼 상품에 대한 수요·공급 규모가 충분히 크지 않아 소비자들이 적절한 시장가격에 대한 공통된 인식을 갖기 어렵고, 증권사 면허를 받아 개인 거래가 허용될 경우 시세조작의 위험이 있다는 설명입니다.

 

이 때문에 한우 공동구매 플랫폼 '뱅카우'는 참여자 간 소유권 거래를 금지했습니다. 한우 판매로 얻는 수익 외에 한우 시세 변동에 따른 차익 실현을 할 수 없게 한 것입니다.

 

뱅카우 운영사 스탁키퍼 관계자는 "우리 서비스는 주식시장 정도의 가격안정성을 담보할 만큼 수요와 공급이 충분히 모이지 않았다"며 "시세 거래가 허용된다면 시세조작의 위험도 있고, 이 경우 피해를 받는 소비자분들을 지켜드리기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현재 조각투자사들은 자사 상품의 증권성을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습니다. 또한 자신들이 소유권을 분할·판매하기에 금융당국의 규제 대상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금융위 가이드라인 중 "소유권을 직접 보유하는 경우는 기본적으로 실물 거래로서 원칙적으로 금융규제 대상이 되지 않는다"는 규정을 인용한 주장입니다.

 

스탁키퍼 관계자는 "뱅카우의 서비스는 소유권을 직접 분할하는 형태라 증권성이 없다고 내부적으로 방향성을 잡고 있다"며 "투자자 간 소유권 거래가 불가능해 증권의 요소인 유통성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롤렉스 시계 등 명품을 거래하는 조각투자 플랫폼 '피스(PIECE)'도 소유권 분할을 강조했습니다.

 

피스 운영사 바이셀스탠다드는 지난달 21일 "피스는 투자대상 현물의 소유권인 물권을 사전에 100% 취득하는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며 "회원 간 거래가 원천적으로 불가능해 증권의 본질적 속성 중 하나인 유통성을 철저히 배제했다"고 홈페이지에 공지했습니다.

 

바이셀스탠다드 관계자는 "이번 조치를 통해 조각투자 시장의 옥석이 분별됨으로써 피스 서비스의 안정성과 위상이 더욱 확고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소유권 분할이라는 형식을 갖췄다고 증권성을 부정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플랫폼 참여자들이 실제로 소유권이 행사할 수 있는지에 따라 조각투자 상품을 증권으로 볼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조각투자사 중에는 참여자의 소유권을 명시하면서도 상품 처분권을 사업자가 행사하는 운영사가 있습니다. 참여자의 소유권은 문서 등을 통해 보장하지만 참여자가 상품 매매를 결정할 수는 없는 구조입니다.

 

NFT 미술품 공동소유 서비스를 진행하는 '피카프로젝트'는 공동구매 참여자들의 소유권을 계약서를 통해 증명하고 있습니다. 다만 피카프로젝트는 거래계약서에 "작품에 대한 처분권은 주식회사 피카프로젝트에 있다"고 규정했습니다. 해당 작품의 가치가 상승했을 경우 처분권은 피카프로젝트에서 전적으로 관리하는 것입니다.

 

이처럼 상품의 매매 등 처분을 위탁한 채 실질적으로 소유권을 행사할 수 없다면 이는 소유가 아닌 투자상품이라는 전문가 의견이 있습니다.

 

이재경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지난해 11월 발표한 논문 '분할소유권 거래의 금융법적 쟁점'에서 "분할소유권 거래에서 지분권자들은 이익이나 손실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금전 지분권을 취득하므로 지분권자의 권리에 ‘투자성’이 내포돼있다"며 "플랫폼 약관에서 사업자의 처분권을 미리 수여할 경우 일종의 금융투자상품으로 볼 수 있다"고 서술했습니다.

 

아직 증권성 판단에 필요한 충분한 사례가 모이지 않은 만큼 조각투자사들의 증권성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증권성 판단에 투자계약증권 개념을 적용한 사례 역시 지난달 20일의 뮤직카우 증권성 판단이 최초입니다. 

 

금융위는 가이드라인에서 "증권성은 방법·형식·기수과 관계없이 권리의 실질적 내용을 기준으로 한다"며 증권성 판단 기준이 형식적 소유권과는 거리가 있다는 사실을 공지했습니다. 금융위는 투자자 보호라는 자본시장법상 증권 규제의 본질적 목적을 고려해 증권성을 적극적으로 해석·적용할 방침입니다.

 

법무법인 세종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가이드라인에 따라 조각투자 등 새로운 형태의 서비스가 자본시장법의 규제 대상인지에 대하여 보다 적극적으로 심사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프로젝트에 따라 발행되는 권리가 자본시장법 상 증권에 해당하는지에 대한 면밀한 법률검토를 거치거나 혁신금융서비스 지정을 통해 규제특례를 인정받을 수 있을 지 등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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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석규 기자 itnno1@inth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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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25 07:00:00

인더뉴스 장승윤 기자ㅣ치킨업계 1위를 지켜온 교촌치킨의 성장세가 멈췄습니다. 적극적인 출점과 마케팅으로 점유율을 끌어올린 bhc, BBQ와 대비되는 흐름에 본업 경쟁력을 의심하는 목소리가 흘러나오는 상황입니다. 교촌은 '허니시리즈의 아버지' 송종화 대표 체제에서 올해 새판 짜기에 돌입합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치킨업계 매출 순위가 뒤바뀌었습니다. bhc 매출이 전년보다 5.5% 증가한 5356억원으로 교촌치킨을 제치고 1위에 올랐습니다. 치킨 3사 중 유일하게 매출 5000억원을 넘겼습니다. BBQ는 지난해 매출이 12.8% 증가한 4732억원을 기록한 가운데 2년 연속 500억원 넘게 올랐습니다. 교촌에프앤비만 역성장했습니다. 지난해 매출이 4450억원으로 1년 전보다 14% 줄었습니다. 2014년부터 8년간 이어온 국내 치킨프렌차이즈 업계 선두 자리를 bhc에 뺏겼고 BBQ에 2위 자리마저 내줬습니다. 3위로 내려앉았지만 이유는 있습니다. 교촌은 외연 확장보다 내실을 택했습니다. 실제로 지난해 수익성 개선에 성공한 교촌에프앤비입니다. 영업이익이 248억원으로 전년 대비 181% 늘었습니다. 1년 사이 3배 급증했습니다. 영업이익률도 1.7%에서 5.6%로 3.9%p 끌어올렸습니다. bhc와 BBQ의 영업이익은 각각 1203억원, 553억원으로 전년보다 15.2%, 13.7% 줄었습니다. 교촌에프앤비 측은 "당초 가맹점 확장 전략을 추구했다면 매출이 큰 폭으로 올라 업계 순위 회복이 어렵지 않았겠지만 권원강 교촌에프앤비 회장은 쉬운 길을 선택하지 않았다"며 "무엇보다 가맹점 수익이 우선이라는 권 회장 경영철학을 2023년 실적에서도 보여줬다"고 말했습니다. 교촌에프앤비는 가맹점 및 파트너사와 상생 협력 관계 구축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점포당 점주 매출은 업계 최고 수준입니다.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거래에 따르면 2022년 교촌치킨 가맹점의 전국 평균매출액은 7억5000만원으로 bhc(6억원), BBQ(4억3000만원)보다 높습니다. 0%대 폐점률도 이를 입증합니다. 다만 가맹점주 수익성 보전에만 초점을 맞춘 결과 외형 성장이 더뎠고 매출이 크게 떨어졌습니다. 지난해 경쟁사들이 수십 개 이상 매장을 낼 때 교촌에프앤비의 신규 출점 매장은 10개에 불과했습니다. 전국 가맹점 수(2022년)에서도 교촌에프앤비(1365개)는 BBQ(2041개), bhc(1991개)와 차이가 큽니다. 특히 치킨 가격 인상을 주도한다는 점이 매출 하락의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습니다. 교촌은 2018년 업계 최초로 배달비를 도입했고 이는 요식업계 전체 배달비 유료화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교촌은 지난해 4월에도 주요 메뉴 가격을 나홀로 최대 3000원 인상하며 소비자들의 눈총을 받았습니다. 경쟁사 대비 부족한 히트 상품도 보완 과제로 언급됩니다. 교촌의 인기 제품으로는 1991년 간장치킨(교촌시리즈)을 시작으로 2004년 레드시리즈, 2010년 허니시리즈 등이 손꼽힙니다. 허니시리즈 이후 15년 가까이 꾸준히 신제품을 내고 있으나 히트작으로 불릴 만한 상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지난 2020년 24가지 재료로 완성한 불맛을 강조하며 선보인 '교촌신화'는 반짝 인기를 끌었으나 오래가지 못하고 2년 뒤인 2022년 7월 단종됐습니다. 교촌에프앤비는 같은달 블랙시크릿을 출시하며 5가지 향신료로 만든 이국적인 치킨 콘셉트를 앞세웠고 콤보 출시, 시식단 모집 등 마케팅을 강화했습니다. 블랙시크릿은 지난해 1월 출시 약 6개월 만에 누적 판매량이 100만마리를 돌파하며 가능성을 보였으나 시장에 반향을 일으킬 정도로 보기는 어렵다는 평이 지배적입니다. 교촌에프앤비 입장에서는 허니시리즈를 이어 매출 증대와 신규 고객 창출을 견인할 인기 제품이 필요한 실정입니다. 이는 송종화 부회장을 교촌의 새 사령탑으로 임명한 배경이기도 합니다. 교촌은 지난달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송 부회장을 신임 대표로 선임했습니다. 송 대표는 2003년부터 2012년까지 교촌에프앤비 총괄상무 및 사장으로 재직한 전문경영인입니다. 지난해 9월 부회장으로 11년 만에 경영에 복귀했습니다. 송 대표는 2000년대 초반 조류 인플루엔자(AI) 파동으로 가라앉은 치킨 프렌차이즈 시장 위기를 극복하고 교촌치킨을 치킨 선두 브랜드로 올리는 데 기여한 프렌차이즈 전문가로 평가받습니다. 임원 재직 당시 미국과 중국 시장 진출을 주도했습니다. 2010년에는 교촌의 효자 상품인 '허니시리즈'를 출시했습니다. 허니시리즈는 후라이드와 양념으로 대표되던 치킨 시장에 꿀을 활용해 상품화에 성공했습니다. 치킨 고객층을 아이와 여성들까지 넓히는 첨병 역할을 했습니다. 2014년에는 허니시리즈 판매량이 전년 대비 2배가량 신장하며 그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각각 30%, 63% 증가하는 데 큰 역할을 했습니다. 최근 교촌은 신사업 확장에 주력하는 모앙새입니다. 이마트와 협력해 자사 소스를 상품화한 K1 핫소스를 출시하며 소스 시장에 진출했고 지난해 6월에는 이태원에 '치킨 오마카세' 닭요리 전문점 교촌필방을 열었습니다. 올초에도 여의도에 메밀 한식주점 '메밀단편'을 론칭하고 소비자 반응을 살피고 있습니다. 이러한 교촌의 신사업 시도는 매출 부진과 맞물리며 본업 경쟁력 저하에 대한 비판으로 연결되고 있습니다. 교촌에프앤비는 그룹 성장의 전기를 마련한 송 대표 체제에서 재도약을 도모한다는 계획입니다. 송 대표는 국내가맹사업과 신성장사업, 해외사업, 각 계열사 등을 총괄하는 역할을 맡습니다. 송 대표는 취임사를 통해 "경기위축과 소비침체 등 회사 안팎의 여러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절박함’을 갖고 업무에 임할 것"이라며 "지속적 경영혁신을 통해 체질 개선을 가속화하고, 브랜드 경쟁력 강화와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 주력해 교촌을 100년 기업으로 성장시키는 일에 열정을 바치겠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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