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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상담사 최옥찬의 MZ썰] ‘내일’ 인생의 성패를 개인에게 지우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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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day, April 24, 2022, 10:04:19

 

최옥찬 심리상담사ㅣ성경에 보면 이런 말이 있다. “내일 일은 걱정하지 마라. 내일 걱정은 내일에 맡겨라. 하루의 괴로움은 그날에 겪는 것만으로 족하다(마태복음. 공동번역)."

 

내일 걱정의 주체는 오늘의 '나'가 아니라 '내일'이다. 오늘을 사는 '나'가 통제할 수 없는 '내일'의 일로 마음의 괴로움을 더하게 하지 말자. 안타깝게도 상담실에서 만나는 많은 사람들이 내일, 모레, 더 먼 미래의 괴로움까지 미리 가지고 와서 오늘을 고통스럽게 산다. 그러다 보니 드라마 '내일'에서 오늘의 고통으로 내일을 포기하는 자살 행동을 보이기도 한다. 자살을 생각한다는 것은 삶의 위기상황이기 때문에 자살예방센터 등의 심리적 도움을 꼭 받아야 한다.

 

최근 방영중인 MBC 금토드라마 '내일'(연출 김태윤·성치욱, 극본 박란·박자경·김유진)에서 죽은 사람들을 저승으로 인도하는 팀장인 박중길(이수혁 분)은 자살하려는 사람을 살리려는 구련(김희선 분)에게 이런 말을 한다.

 

"삶의 본질은 고통이야. 고통 속에서도 발버둥 치면서 나아가는 게 살아있는 인간의 숙명이라고."

 

사실 짜증이 날 정도로 인간의 실존을 참으로 정확하게 짚은 대사다. 삶의 편안과 행복을 추구하며 살아가는 평범한 우리들에게는 매우 거슬리는 말이니 말이다. 그런데 지금 현재 이곳저곳에서 들려오는 우울한 뉴스를 보고 있으면 그 누구도 아니라고 부정할 수가 없을 것이다. 특히 전쟁으로 처참한 상황에 있는 우크라이나 사람들에 대한 뉴스를 들으면 '인간의 삶은 고통이다'라는 말에 수긍할 수밖에 없다.

 

죽은 자를 인도하던 저승사자들이 죽고 싶은 사람들을 살린다는 내용을 담은 '내일'은 현재 MZ세대들이 겪는 삶의 단편을 보여준다. 양질의 일자리 취업의 어려움으로 어딘가에서 고통스러워하는 청년들의 삶이다.

 

코마 상태로 저승사자가 된 최준웅(로운 분)의 둘도 없는 친구인 남궁재수(류성록 분)가 경찰공무원 시험에 연속해서 떨어지고 방 안에 누워만 있다. 그는 씻지도 않고 전혀 먹지도 않은 듯 매우 초췌한 모습이다. 이 모습을 저승사자인 임륭구(윤지온 분)이 구련에게 전한다.

 

"아무것도 하고 있지 않습니다. 마치 시간이 멈춰 있는 것처럼. 집 밖으로도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어떻게 할까요." 

 

내일을 마주하고 싶지 않은 사람들의 모습이다. 남궁재수는 실제로 이렇게 말한다. "내일이 오늘과 다르지 않은데 일 년 뒤는 다를까요. 끝나지 않는 시간의 숲에 갇힌 것 같아요." 

 

남궁재수는 죽은 사람과 다를 바 없는 시간을 맞이하고 있다. 그러니 실제로 죽으려고 한다. 몸은 살아 있는데 죽은 것과 다를 바 없는 생명력 없는 삶이 매우 고통스러우니까 말이다.

 

남궁재수가 내일을 포기한 순간 절친인 최준웅이 보낸 것으로 보이는 '실패는 다시 하란 뜻이야'라는 문자메시지를 받는다. 그리고 죽음의 방을 뛰쳐나간다. 그리고 최준웅이 코마 상태로 있는 병원에서 남궁재수는 최준웅과 다시 조우하고 울분을 토해낸다.

 

"내가 뭘 그리 잘못했는데. 왜 나는 안되는데. 매일매일 죽을 것 같이 살았어." 이 말을 듣고 최준웅은 자신의 삶을 기억하고 공감한다.

 

"나 혼자만 경로를 이탈한 기분. 나만 패배자 같고. 나 혼자만 멈춰 있는 기분"이라고 말이다. 남궁재수는 최준웅에게 외친다. "겨우겨우 버텼어. 근데 너도 없고. 이제 한계야." 그렇다. 인간은 내일을 포기하는 고통의 순간에도 한 사람만이라도 곁에 있으면 살아낼 수가 있다. 그런데 현재 남궁재수에게 최준웅이 없는 것이다. 이처럼 내 이야기를 들어주는 한 사람은 내 삶을 살아가도록 하는 큰 힘이다.

 

현재를 사는 MZ세대들의 삶에 대한 생각과 태도 즉, 세계관은 다 다를 것이다. 세계관은 자신의 삶을 어떻게 경험하는지에 영향을 미친다. 세계관이 어떠한가에 따라 삶의 고통을 더 경험하기도 하고 덜 느끼기도 한다. 그래서 세계관은 삶의 위기를 대처하는 태도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그렇기에 어떠한 생각과 신념을 가지고 삶을 살아가는지가 중요하다. 자신의 삶에 대한 생각이 삶의 고통을 견디고 극복할 가능성을 키워준다.

 

MZ세대들은 무한 경쟁과 능력주의를 당연시하는 문화에 익숙하다. 이러한 문화에서는 사회구조 따위는 필요 없고 인생의 성패는 철저히 개인의 능력 탓이 된다. 이런 상황이다보니 MZ세대들이 매우 고통스러운 시간을 경험하고 있을 수가 있다. 고통스러운 상황이 모두 자신의 잘못처럼 느껴져서다. 너무 고통스러울 때는 아무리 옳은 말을 하는 사람이라도 만나지 말고 고통을 공감할 수 있는 사람만 만나라. 극중 최진웅처럼 말이다.

 

자살을 비난하는 저승사자들에게 최진웅은 이렇게 말한다. "아니요, 제가 봤을 때는 그저 웃으면서 평범하게 살고 싶은 사람들이었고요. 죽고 싶은 게 아니라 그렇게 살고 싶지 않았던 것뿐이거든요. 그러니까 아무것도 모르면서 그렇게 함부로 말씀하시지 마시라고요."

 

너무 죽고 싶을 때는 최진웅 같은 마음을 가지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한 사람을 만나라. 그런 사람이 바로 떠오르지 않거나 당장 만날 수 없다면 스마트폰으로 자살 방법을 검색하지 말고 자살예방센터에 전화를 해라. 고귀한 생명에 대한 그 정도 수고로움은 꼭 해야 한다. 성경에 생명에 대한 이런 말이 있다.

 

"사람이 온 세상을 얻는다 해도 제 목숨을 잃으면 무슨 소용이 있겠느냐? 사람의 목숨을 무엇과 바꾸겠느냐?(마태복음. 공동번역)" MZ세대가 꿈을 이루지 못해 너무 고통스러워 죽고 싶더라도 그 꿈이 온 세상을 얻는 것이 아니었다면 좌절된 꿈과 목숨은 절대 등가가 아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 최옥찬 심리상담사는

 

‘그 사람 참 못 됐다’라는 평가와 비난보다는 ‘그 사람 참 안 됐다’라는 이해와 공감을 직업으로 하는 심리상담사입니다. 내 마음이 취약해서 스트레스를 너무 잘 받다보니 힐링이 많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자주 드라마와 영화가 주는 재미와 감동을 찾아서 소비합니다. 그것을 바탕으로 우리의 마음에 대한 이야기를 공유하고 싶어서 글쓰기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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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 기자 itnno1@inthenews.co.kr


[C-레벨 터치]치킨 3위 교촌…허니시리즈 만든 송종화 ‘절박함’ 통할까

[C-레벨 터치]치킨 3위 교촌…허니시리즈 만든 송종화 ‘절박함’ 통할까

2024.04.25 07:00:00

인더뉴스 장승윤 기자ㅣ치킨업계 1위를 지켜온 교촌치킨의 성장세가 멈췄습니다. 적극적인 출점과 마케팅으로 점유율을 끌어올린 bhc, BBQ와 대비되는 흐름에 본업 경쟁력을 의심하는 목소리가 흘러나오는 상황입니다. 교촌은 '허니시리즈의 아버지' 송종화 대표 체제에서 올해 새판 짜기에 돌입합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치킨업계 매출 순위가 뒤바뀌었습니다. bhc 매출이 전년보다 5.5% 증가한 5356억원으로 교촌치킨을 제치고 1위에 올랐습니다. 치킨 3사 중 유일하게 매출 5000억원을 넘겼습니다. BBQ는 지난해 매출이 12.8% 증가한 4732억원을 기록한 가운데 2년 연속 500억원 넘게 올랐습니다. 교촌에프앤비만 역성장했습니다. 지난해 매출이 4450억원으로 1년 전보다 14% 줄었습니다. 2014년부터 8년간 이어온 국내 치킨프렌차이즈 업계 선두 자리를 bhc에 뺏겼고 BBQ에 2위 자리마저 내줬습니다. 3위로 내려앉았지만 이유는 있습니다. 교촌은 외연 확장보다 내실을 택했습니다. 실제로 지난해 수익성 개선에 성공한 교촌에프앤비입니다. 영업이익이 248억원으로 전년 대비 181% 늘었습니다. 1년 사이 3배 급증했습니다. 영업이익률도 1.7%에서 5.6%로 3.9%p 끌어올렸습니다. bhc와 BBQ의 영업이익은 각각 1203억원, 553억원으로 전년보다 15.2%, 13.7% 줄었습니다. 교촌에프앤비 측은 "당초 가맹점 확장 전략을 추구했다면 매출이 큰 폭으로 올라 업계 순위 회복이 어렵지 않았겠지만 권원강 교촌에프앤비 회장은 쉬운 길을 선택하지 않았다"며 "무엇보다 가맹점 수익이 우선이라는 권 회장 경영철학을 2023년 실적에서도 보여줬다"고 말했습니다. 교촌에프앤비는 가맹점 및 파트너사와 상생 협력 관계 구축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점포당 점주 매출은 업계 최고 수준입니다.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거래에 따르면 2022년 교촌치킨 가맹점의 전국 평균매출액은 7억5000만원으로 bhc(6억원), BBQ(4억3000만원)보다 높습니다. 0%대 폐점률도 이를 입증합니다. 다만 가맹점주 수익성 보전에만 초점을 맞춘 결과 외형 성장이 더뎠고 매출이 크게 떨어졌습니다. 지난해 경쟁사들이 수십 개 이상 매장을 낼 때 교촌에프앤비의 신규 출점 매장은 10개에 불과했습니다. 전국 가맹점 수(2022년)에서도 교촌에프앤비(1365개)는 BBQ(2041개), bhc(1991개)와 차이가 큽니다. 특히 치킨 가격 인상을 주도한다는 점이 매출 하락의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습니다. 교촌은 2018년 업계 최초로 배달비를 도입했고 이는 요식업계 전체 배달비 유료화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교촌은 지난해 4월에도 주요 메뉴 가격을 나홀로 최대 3000원 인상하며 소비자들의 눈총을 받았습니다. 경쟁사 대비 부족한 히트 상품도 보완 과제로 언급됩니다. 교촌의 인기 제품으로는 1991년 간장치킨(교촌시리즈)을 시작으로 2004년 레드시리즈, 2010년 허니시리즈 등이 손꼽힙니다. 허니시리즈 이후 15년 가까이 꾸준히 신제품을 내고 있으나 히트작으로 불릴 만한 상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지난 2020년 24가지 재료로 완성한 불맛을 강조하며 선보인 '교촌신화'는 반짝 인기를 끌었으나 오래가지 못하고 2년 뒤인 2022년 7월 단종됐습니다. 교촌에프앤비는 같은달 블랙시크릿을 출시하며 5가지 향신료로 만든 이국적인 치킨 콘셉트를 앞세웠고 콤보 출시, 시식단 모집 등 마케팅을 강화했습니다. 블랙시크릿은 지난해 1월 출시 약 6개월 만에 누적 판매량이 100만마리를 돌파하며 가능성을 보였으나 시장에 반향을 일으킬 정도로 보기는 어렵다는 평이 지배적입니다. 교촌에프앤비 입장에서는 허니시리즈를 이어 매출 증대와 신규 고객 창출을 견인할 인기 제품이 필요한 실정입니다. 이는 송종화 부회장을 교촌의 새 사령탑으로 임명한 배경이기도 합니다. 교촌은 지난달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송 부회장을 신임 대표로 선임했습니다. 송 대표는 2003년부터 2012년까지 교촌에프앤비 총괄상무 및 사장으로 재직한 전문경영인입니다. 지난해 9월 부회장으로 11년 만에 경영에 복귀했습니다. 송 대표는 2000년대 초반 조류 인플루엔자(AI) 파동으로 가라앉은 치킨 프렌차이즈 시장 위기를 극복하고 교촌치킨을 치킨 선두 브랜드로 올리는 데 기여한 프렌차이즈 전문가로 평가받습니다. 임원 재직 당시 미국과 중국 시장 진출을 주도했습니다. 2010년에는 교촌의 효자 상품인 '허니시리즈'를 출시했습니다. 허니시리즈는 후라이드와 양념으로 대표되던 치킨 시장에 꿀을 활용해 상품화에 성공했습니다. 치킨 고객층을 아이와 여성들까지 넓히는 첨병 역할을 했습니다. 2014년에는 허니시리즈 판매량이 전년 대비 2배가량 신장하며 그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각각 30%, 63% 증가하는 데 큰 역할을 했습니다. 최근 교촌은 신사업 확장에 주력하는 모앙새입니다. 이마트와 협력해 자사 소스를 상품화한 K1 핫소스를 출시하며 소스 시장에 진출했고 지난해 6월에는 이태원에 '치킨 오마카세' 닭요리 전문점 교촌필방을 열었습니다. 올초에도 여의도에 메밀 한식주점 '메밀단편'을 론칭하고 소비자 반응을 살피고 있습니다. 이러한 교촌의 신사업 시도는 매출 부진과 맞물리며 본업 경쟁력 저하에 대한 비판으로 연결되고 있습니다. 교촌에프앤비는 그룹 성장의 전기를 마련한 송 대표 체제에서 재도약을 도모한다는 계획입니다. 송 대표는 국내가맹사업과 신성장사업, 해외사업, 각 계열사 등을 총괄하는 역할을 맡습니다. 송 대표는 취임사를 통해 "경기위축과 소비침체 등 회사 안팎의 여러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절박함’을 갖고 업무에 임할 것"이라며 "지속적 경영혁신을 통해 체질 개선을 가속화하고, 브랜드 경쟁력 강화와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 주력해 교촌을 100년 기업으로 성장시키는 일에 열정을 바치겠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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