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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적분할의 덫] ④“주주권 보호장치 마련해야”…정관계 제도 개선 움직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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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uesday, January 18, 2022, 07:01:00

신주 배정·자사주 소각 등 주주환원책 대안 제시
기업 지배구조에 대한 근본적 문제 제기도
투자자 관심 고조에 정치권도 반응

국내 굴지의 대기업들이 잇달아 물적분할에 이은 자회사 상장을 시도하자 시장의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모회사 가치 하락으로 이어져 소액주주들이 피해를 보는 경우가 다반사이기 때문입니다. 이는 해외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한국 증시만의 독특한 현상입니다. 미국 증시가 신고가 행진을 하는 동안에도 우리 증시가 상승 탄력을 받지 못하는 주요한 원인으로도 꼽힙니다. 사업체는 한 곳인데 두 곳의 상장사에서 가치가 매겨지는 이른바 '더블카운팅'이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물적분할과 자회사 상장, 무엇이 문제인지 또 어떠한 개선책이 있는지 자세히 짚어 봤습니다. [편집자주]

 

 

인더뉴스 양귀남 기자ㅣ국내 증시에서 이른바 ‘쪼개기 상장’이 유행처럼 번지고 이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커지자 제도적 보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투자자를 보호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제시하고 있고 정치권과 관계 기관에서도 제도 개선의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신주 배정·자사주 소각…주주환원 방안 고민 필요

 

전문가들은 우선 투자자 권익 보호를 위한 방안으로 자회사 상장 시 모회사 주주들에게 신주를 배정하는 방식을 제시하고 있다. 최근 독일 다임러의 경우 트럭 사업부문의 자회사를 상장할 때, 기존 주주들에 신주 65%를 분배했고 기존 주주들은 분할 안건에 99%가 찬성했다.

 

김우찬 경제개혁연구소 소장은 “물적분할 후 상장할 때 기존 주주들의 신주 인수권이 없는 것이 핵심적인 문제”라며 “자회사 상장 시에 모회사 주주들에게 신주를 배정하는 것이 효과적인 방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주 배정 방식은 결과적으로 인적 분할 방식과 유사한 형태를 띠며 기존 주주들의 주식 가치 희석 우려를 줄여준다. 대림산업은 지난해 분할 과정에서 인적분할 방식을 취하며 DL과 DL이앤씨로 각각 변경상장, 재상장됐다. 따라서 기존 투자자들이 보유하고 있던 대림산업 주식을 각각 45%, 55%로 분할해 거래정지기간 이후 입고했다. 이후 DL 주가가 하락했지만 DL이앤씨의 주가가 유지되면서 기존 주주들의 주식 가치의 희석을 방어할 수 있었다.

 

자사주 소각이 주주환원 정책의 일환이 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안상희 대신지배구조연구소 책임투자센터장은 “자사주 소각이 기업들이 주주들에게 환원할 수 좋은 방법”이라며 “배당금을 늘리는 등 현금 유출을 야기하는 방식보다 밸류에이션 개선 효과도 있다”고 설명했다.

 

기업 지배구조에 대한 근본적 해결책 필요

 

근본적으로는 기업지배구조에 대한 문제로 귀결된다. 학계에서는 이 문제를 해결해야만 일반 주주들의 주주권이 확립된다고 입을 모은다. 이를 위해 주주의 비례적 이익 보호 의무를 강화해야 한다는 대안이 나온다.

 

이관휘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는 “기업에 자금이 필요하면 모회사가 직접 자금을 조달하면 되지만 이 경우에 지배력 희석 우려가 있다”며 “핵심은 기업지배구조의 이슈”라고 말했다. 이어 “물적분할 후 자회사 상장이 애초에 주주들에게 피해가 갈 것을 알았다면 이사회에도 책임이 있는 것”이라며 “일반 주주의 지위를 올릴 수 있는 주주권 확립이 시급한 문제”라고 말했다.

 

이상훈 경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물적분할 후 자회사 상장을 하면 일반 주주들은 접근권, 관리권, 처분권이 몰취당하지만 지배 주주들은 지배력 희석을 방지할 수 있다”며 “주주가치를 훼손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주주 보호 의무(SIS) 선언 등이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권·관계기관, 제도 개선 필요성 한목소리

 

 

터져나오는 불만의 목소리를 의식한 듯 정치권에서도 모회사, 자회사 동시상장 규제에 대한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난달 26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직속 공정시장위원회(이하 공시위)는 주식시장 개혁방안을 발표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도 지난달 27일 자본시장 공정회복을 통한 선진화 공약을 발표하며 동시상장 규제에 대한 내용을 포함시켰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공시위는 개인투자자가 이른바 ‘쪼개기 상장’으로 손실을 보는 일을 막겠다며 구체적으로 물적분할 후 모자회사 동시 상장을 방지하고 규제해 소액 주주의 권리를 강화하겠다는 공약을 내놨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는 “기업의 미래를 보고 투자한 주주들을 보호하겠다”며 최근 기업들의 물적분할 후 상장에 문제가 있다는 점을 꼬집었다. 이에 대한 해결 방안으로 신사업 물적 분할 시 모회사 주주에게 신주인수권을 부여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관계기관도 제도 개선을 검토하는 모습이다. 손병두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최근 “회사가 청문회나 간담회를 통해 소액주주들과 소통하고 의견을 수렴했는지, 기존 주주에 대한 보호책을 마련했는지 등을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관련 심사 조항으로 추가하는 것만으로 기존 주주 이익에 반해 물적 분할 후 재상장을 추진하는 것을 어느 정도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금융투자협회 규정을 바꿔 모회사 주주에게 신주인수권을 주거나 모회사 주주에게 자회사 주식을 우선 배정하는 방법도 고려할 수 있다”고 덧붙엿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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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귀남 기자 Earman@inthenews.co.kr


[C-레벨 터치]치킨 3위 교촌…허니시리즈 만든 송종화 ‘절박함’ 통할까

[C-레벨 터치]치킨 3위 교촌…허니시리즈 만든 송종화 ‘절박함’ 통할까

2024.04.25 07:00:00

인더뉴스 장승윤 기자ㅣ치킨업계 1위를 지켜온 교촌치킨의 성장세가 멈췄습니다. 적극적인 출점과 마케팅으로 점유율을 끌어올린 bhc, BBQ와 대비되는 흐름에 본업 경쟁력을 의심하는 목소리가 흘러나오는 상황입니다. 교촌은 '허니시리즈의 아버지' 송종화 대표 체제에서 올해 새판 짜기에 돌입합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치킨업계 매출 순위가 뒤바뀌었습니다. bhc 매출이 전년보다 5.5% 증가한 5356억원으로 교촌치킨을 제치고 1위에 올랐습니다. 치킨 3사 중 유일하게 매출 5000억원을 넘겼습니다. BBQ는 지난해 매출이 12.8% 증가한 4732억원을 기록한 가운데 2년 연속 500억원 넘게 올랐습니다. 교촌에프앤비만 역성장했습니다. 지난해 매출이 4450억원으로 1년 전보다 14% 줄었습니다. 2014년부터 8년간 이어온 국내 치킨프렌차이즈 업계 선두 자리를 bhc에 뺏겼고 BBQ에 2위 자리마저 내줬습니다. 3위로 내려앉았지만 이유는 있습니다. 교촌은 외연 확장보다 내실을 택했습니다. 실제로 지난해 수익성 개선에 성공한 교촌에프앤비입니다. 영업이익이 248억원으로 전년 대비 181% 늘었습니다. 1년 사이 3배 급증했습니다. 영업이익률도 1.7%에서 5.6%로 3.9%p 끌어올렸습니다. bhc와 BBQ의 영업이익은 각각 1203억원, 553억원으로 전년보다 15.2%, 13.7% 줄었습니다. 교촌에프앤비 측은 "당초 가맹점 확장 전략을 추구했다면 매출이 큰 폭으로 올라 업계 순위 회복이 어렵지 않았겠지만 권원강 교촌에프앤비 회장은 쉬운 길을 선택하지 않았다"며 "무엇보다 가맹점 수익이 우선이라는 권 회장 경영철학을 2023년 실적에서도 보여줬다"고 말했습니다. 교촌에프앤비는 가맹점 및 파트너사와 상생 협력 관계 구축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점포당 점주 매출은 업계 최고 수준입니다.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거래에 따르면 2022년 교촌치킨 가맹점의 전국 평균매출액은 7억5000만원으로 bhc(6억원), BBQ(4억3000만원)보다 높습니다. 0%대 폐점률도 이를 입증합니다. 다만 가맹점주 수익성 보전에만 초점을 맞춘 결과 외형 성장이 더뎠고 매출이 크게 떨어졌습니다. 지난해 경쟁사들이 수십 개 이상 매장을 낼 때 교촌에프앤비의 신규 출점 매장은 10개에 불과했습니다. 전국 가맹점 수(2022년)에서도 교촌에프앤비(1365개)는 BBQ(2041개), bhc(1991개)와 차이가 큽니다. 특히 치킨 가격 인상을 주도한다는 점이 매출 하락의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습니다. 교촌은 2018년 업계 최초로 배달비를 도입했고 이는 요식업계 전체 배달비 유료화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교촌은 지난해 4월에도 주요 메뉴 가격을 나홀로 최대 3000원 인상하며 소비자들의 눈총을 받았습니다. 경쟁사 대비 부족한 히트 상품도 보완 과제로 언급됩니다. 교촌의 인기 제품으로는 1991년 간장치킨(교촌시리즈)을 시작으로 2004년 레드시리즈, 2010년 허니시리즈 등이 손꼽힙니다. 허니시리즈 이후 15년 가까이 꾸준히 신제품을 내고 있으나 히트작으로 불릴 만한 상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지난 2020년 24가지 재료로 완성한 불맛을 강조하며 선보인 '교촌신화'는 반짝 인기를 끌었으나 오래가지 못하고 2년 뒤인 2022년 7월 단종됐습니다. 교촌에프앤비는 같은달 블랙시크릿을 출시하며 5가지 향신료로 만든 이국적인 치킨 콘셉트를 앞세웠고 콤보 출시, 시식단 모집 등 마케팅을 강화했습니다. 블랙시크릿은 지난해 1월 출시 약 6개월 만에 누적 판매량이 100만마리를 돌파하며 가능성을 보였으나 시장에 반향을 일으킬 정도로 보기는 어렵다는 평이 지배적입니다. 교촌에프앤비 입장에서는 허니시리즈를 이어 매출 증대와 신규 고객 창출을 견인할 인기 제품이 필요한 실정입니다. 이는 송종화 부회장을 교촌의 새 사령탑으로 임명한 배경이기도 합니다. 교촌은 지난달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송 부회장을 신임 대표로 선임했습니다. 송 대표는 2003년부터 2012년까지 교촌에프앤비 총괄상무 및 사장으로 재직한 전문경영인입니다. 지난해 9월 부회장으로 11년 만에 경영에 복귀했습니다. 송 대표는 2000년대 초반 조류 인플루엔자(AI) 파동으로 가라앉은 치킨 프렌차이즈 시장 위기를 극복하고 교촌치킨을 치킨 선두 브랜드로 올리는 데 기여한 프렌차이즈 전문가로 평가받습니다. 임원 재직 당시 미국과 중국 시장 진출을 주도했습니다. 2010년에는 교촌의 효자 상품인 '허니시리즈'를 출시했습니다. 허니시리즈는 후라이드와 양념으로 대표되던 치킨 시장에 꿀을 활용해 상품화에 성공했습니다. 치킨 고객층을 아이와 여성들까지 넓히는 첨병 역할을 했습니다. 2014년에는 허니시리즈 판매량이 전년 대비 2배가량 신장하며 그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각각 30%, 63% 증가하는 데 큰 역할을 했습니다. 최근 교촌은 신사업 확장에 주력하는 모앙새입니다. 이마트와 협력해 자사 소스를 상품화한 K1 핫소스를 출시하며 소스 시장에 진출했고 지난해 6월에는 이태원에 '치킨 오마카세' 닭요리 전문점 교촌필방을 열었습니다. 올초에도 여의도에 메밀 한식주점 '메밀단편'을 론칭하고 소비자 반응을 살피고 있습니다. 이러한 교촌의 신사업 시도는 매출 부진과 맞물리며 본업 경쟁력 저하에 대한 비판으로 연결되고 있습니다. 교촌에프앤비는 그룹 성장의 전기를 마련한 송 대표 체제에서 재도약을 도모한다는 계획입니다. 송 대표는 국내가맹사업과 신성장사업, 해외사업, 각 계열사 등을 총괄하는 역할을 맡습니다. 송 대표는 취임사를 통해 "경기위축과 소비침체 등 회사 안팎의 여러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절박함’을 갖고 업무에 임할 것"이라며 "지속적 경영혁신을 통해 체질 개선을 가속화하고, 브랜드 경쟁력 강화와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 주력해 교촌을 100년 기업으로 성장시키는 일에 열정을 바치겠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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