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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협’ 노린 네이버, ‘오디오 북’ 탐낸 지니뮤직 누가 웃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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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turday, September 25, 2021, 06:09:00

네이버웹툰 ‘문피아’ 지니뮤직 ‘밀리의 서재’ 각각 지분 인수
무협 콘텐츠 확보 통해 글로벌 우위 노리는 네이버웹툰
오디오 콘텐츠 시너지 기대하는 지니뮤직

 

 

인더뉴스 김용운 기자ㅣ네이버와 KT지니뮤직이 최근 웹소설 사이트인 문피아와 오디오북 플랫폼인 밀리의 서재를 각각 지분 인수하면서 콘텐츠업계에 어떤 시너지 효과가 나타날지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네이버는 이달 10일 공시를 통해 자회사인 네이버웹툰이 웹소설 업체 문피아의 지분 36.08%를 1082억 원에 인수했다고 밝혔습니다. 네이버의 문피아 지분 인수는 갑자기 공개된 깜작 뉴스는 아닙니다. 네이버웹툰이 지난 8월 개최한 온라인 간담회 당시 문피아 지분 인수 사실을 어느 정도 인정했기 때문입니다.

 

무협으로 시작했던 문피아, 네이버 글로벌 콘텐츠 첨병 되나

 

문피아의 초창기 모습을 기억하는 웹소설 팬들에게 네이버웹툰의 문피아 부분 인수 소식은 남다른 감회를 안겨줄 수 있는 뉴스이기도 합니다. 문피아는 스마트폰이 등장하기 전인 2002년 무협전문 사이트 ‘고무림’으로 처음 세상에 나왔습니다. 이후 무협과 판타지 소설을 전문으로 하다 2006년 모든 장르의 웹소설을 다루자는 의미에서 ‘문피아’로 이름을 바꿉니다.

 

‘고무림’에서 알 수 있듯이 문피아는 만화가게와 도서대여점을 중심으로 넓은 독자층을 가졌던 무협지 콘텐츠를 중심으로 했던 곳입니다. 실제로 문피아의 창업자인 김환철 대표는 ‘금강’이라는 필명으로 ‘금검경혼’과 ‘발해의 혼’등의 무협소설을 쓴 작가 출신입니다.

 

문피아는 국내에 콘텐츠 유료결제 의식이 높지 않던 2013년 8월부터 본격적인 유료화를 시도해 2015년 연매출 100억 원을 넘어서며 본격적인 성장가도를 달리기 시작합니다. 1억 뷰를 넘으며 국내 웹소설 업계 최대 히트작으로 꼽히는 ‘전지적 독자 시점’이 바로 문피아에서 연재됐던 작품입니다.

 

‘전독시’라고 불린 ‘전지적 독자 시점’은 네이버웹툰에서 웹툰으로 연재되기도 했습니다. 카카오와 네이버가 웹소설에 진출하는 과정에서 문피아는 비록 규모 측면에서 밀리긴 했지만 여전히 강력한 지식재산권(IP)를 보유한 플랫폼으로 평가받았습니다.

 

 

특히 누구나 연재를 시도할 수 있다는 정책 덕에 다른 웹소설 플랫폼보다 신작이 많다는 것이 장점입니다. 덕분에 문피아의 매출은 2020년 417억 원, 영업이익 73억 원을 기록하며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네이버웹툰은 문피아를 인수하면서 문피아의 장점인 ‘무협’ 콘텐츠를 웹툰이나 다른 콘텐츠로 전환할 가능성이 큽니다. 무협은 콘텐츠의 보편성 측면에서 매력적인 장르입니다. 여기에 영상물이나 게임물로 만들기에도 적합합니다. ‘용비불패’와 ‘열혈강호’ 등 무협을 소재로 한 한국 코믹스 작품이 게임 등으로 진화한 것이 좋은 예입니다.

 

또한 국내에서 웹소설은 충성독자가 많은 콘텐츠로 꼽힙니다. 지난해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표한 ‘2020 웹소설 이용자 실태조사’에 따르면 웹소설을 한 번이라도 봤다는 응답자 2028명 가운데 평소 가장 많이 이용하는 디지털 콘텐츠(복수응답)는 ‘웹소설’이 73.6%로 1위를 차지했습니다. 다음으로는 ‘만화’ 55.1%, ‘음악’ 53.7%, ‘영화’ 42.8% 등의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웹소설’을 이용한 응답자들의 성별에 따른 차이는 거의 없었지만 연령을 보면 20대가 80.2%로 가장 많았고, 50대가 54.7%로 가장 적게 나타났습니다. 즉 웹소설 독자층은 웹소설 이용에 적극적이며 또 젊은 독자들이 많은 만큼 마케팅 측면에서도 웹소설 플랫폼은 충분히 매력적인 지점이 있습니다.

 

따라서 향후 네이버웹툰은 문피아의 고유성을 살리되 점차 네이버웹툰과 시너지를 노릴 방안을 찾아 IP사업의 경쟁력을 확보할 것으로 보입니다. 여기에 올해 1월 네이버가 인수한 캐나다의 웹소설 플랫폼 ‘왓패드’와 맞물려 문피아의 웹소설을 번역, 왓패드를 통해 공개할 가능성도 커졌습니다. 왓패드는 북미와 유럽에 9000만 명의 사용자를 보유하고 있는만큼 문피아의 웹소설들이 글로벌 시장으로 나갈 발판이 마련된 셈입니다.

 

KT지니뮤직, 밀리의 서재 통해 오디오 콘텐츠 미래 노린다

 

네이버웹툰의 문피아 부분 인수와 함께 KT그룹 내 대표적인 미디어 그룹사인 지니뮤직의 밀리의 서재 부분 인수 역시 콘텐츠 업계에서는 주목하고 있는 인수 합병소식입니다.

 

지난 10일 지니뮤직은 464억 원을 투자해 밀리의 서재 구주 인수 및 신규 유상증자를 통해 밀리의 서재 지분의 38.6%를 확보했습니다.

 

밀리의 서재는 전자책 구독서비스 플랫폼입니다. 지난 2017년 10월 국내 최초로 전자책 월정기 구독서비스를 출시했고 이어 오디오북을 비롯해 오리지널 콘텐츠인 ‘밀리 오리지널’ 등을 선보이며 구독경제 서비스 플랫폼으로 주목을 받았습니다.

 

밀리의 서재에 따르면 올해 9월 기준 누적 구독자 수 380만 명, 10만 권의 콘텐츠를 보유한 국내 최대 규모의 독서 플랫폼으로 성장했습니다. 밀리의 서재는 특히 서비스 초반 ‘빅모델’ 효과를 본 업체로도 유명합니다. 2018년 초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에 출연했던 이병헌과 변효한을 모델로 기용해 인지도를 단번에 끌어올렸습니다.

 

지니뮤직이 밀리의 서재를 인수한 이유는 밀리의 서재가 보유한 도서를 바탕으로 한 오디오 콘텐츠의 가능성을 높이 평가해서입니다. 지니뮤직은 음악 스트리밍 시장이 포화상태에 달하면서 사업의 방향성을 ‘국내 최고의 AI 오디오 플랫폼 기업’으로 전환했습니다.

 

‘AI 오디오 플랫폼’이란 음원 서비스와 오디오북, 오디오 예능 등 오디오 콘텐츠를 AI 기술과 결합한 새로운 서비스입니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지난 2019년 25조 5530억 원이던 음원 제외 오디오 콘텐츠 시장이 오는 2030년에는 87조 4600억 원으로 성장할 전망입니다. 시장조사 업체 그랜드뷰리서치는 글로벌 오디오북 시장의 규모가 2019년 3조 1000억 원이며 오는 2027년까지 연평균 24.4%의 성장을 할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밀리의 서재는 현재 3000여 권의 오디오북을 보유하고 있으며 보유한 전자책을 활용해 매월 1000여 권 이상의 오디오북 제작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지난해 매출액 192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75% 증가했습니다.

 

지니뮤직은 KT의 그룹사인 만큼 KT라는 통신회사와 협업이 수월한 기업입니다. 특히 KT의 인공지능 스피커인 기가지니를 비롯해 갤럭시 워치, 애플 워치, GV80 등 스마트기기와 자동차 등에 커넥티드 서비스를 제공하는 지니뮤직은 밀리의 서재가 보유한 오디오북 콘텐츠를 활용해 여러 부가 서비스를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서영택 밀리의 서재 대표가 인수 공시 이후 “밀리의 서재와 KT는 올해 초부터 8개월 가까이 서로의 잠재적인 성장 동력을 극대화하고 콘텐츠 시장 전반에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어올 방법을 고민한 끝에 양사의 전략적 가치를 기대하며 한 식구가 되는 데 뜻을 모았다“고 밝힌 이유이기도 합니다.

 

네이버와 지니뮤직 등 ICT를 기반으로 콘텐츠업계로 진출하는 대기업들이 웹피아와 밀리의 서재 등의 인수를 통해 기대한만큼 시너지를 낼 수 있을지는 아직 예단하기 어렵습니다. 콘텐츠 기업의 특성상 기업 문화가 개별 업체별로 상이하고 인수·합병 과정에서 인력 조정 등에 따른 내부 갈등이 불거질 가능성도 작지 않습니다.

 

이 외에도 네이버웹툰은 웹소설의 대중화를 위해 국내에서 B급 문학이라는 꼬리표를 뗄 수 있는 홍보 전략이 필요해 보입니다. 지니뮤직 역시 오디오북 콘텐츠의 활성화를 위해 갈수록 독서율이 떨어지는 한국 상황에서 ‘책’이라는 오리지널 콘텐츠에 대한 관심을 어떻게 지속시켜 나갈지 고민이 필요한 지점입니다. 문체부에 따르면 2019년 기준 성인 10명 중 4명 이상은 책을 1권도 읽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기 때문입니다.

English(中文·日本語) news is the result of applying Google Translate. <iN THE NEWS> is not responsible for the content of English(中文·日本語) 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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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운 기자 lucky@inthenews.co.kr


[C-레벨 터치]치킨 3위 교촌…허니시리즈 만든 송종화 ‘절박함’ 통할까

[C-레벨 터치]치킨 3위 교촌…허니시리즈 만든 송종화 ‘절박함’ 통할까

2024.04.25 07:00:00

인더뉴스 장승윤 기자ㅣ치킨업계 1위를 지켜온 교촌치킨의 성장세가 멈췄습니다. 적극적인 출점과 마케팅으로 점유율을 끌어올린 bhc, BBQ와 대비되는 흐름에 본업 경쟁력을 의심하는 목소리가 흘러나오는 상황입니다. 교촌은 '허니시리즈의 아버지' 송종화 대표 체제에서 올해 새판 짜기에 돌입합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치킨업계 매출 순위가 뒤바뀌었습니다. bhc 매출이 전년보다 5.5% 증가한 5356억원으로 교촌치킨을 제치고 1위에 올랐습니다. 치킨 3사 중 유일하게 매출 5000억원을 넘겼습니다. BBQ는 지난해 매출이 12.8% 증가한 4732억원을 기록한 가운데 2년 연속 500억원 넘게 올랐습니다. 교촌에프앤비만 역성장했습니다. 지난해 매출이 4450억원으로 1년 전보다 14% 줄었습니다. 2014년부터 8년간 이어온 국내 치킨프렌차이즈 업계 선두 자리를 bhc에 뺏겼고 BBQ에 2위 자리마저 내줬습니다. 3위로 내려앉았지만 이유는 있습니다. 교촌은 외연 확장보다 내실을 택했습니다. 실제로 지난해 수익성 개선에 성공한 교촌에프앤비입니다. 영업이익이 248억원으로 전년 대비 181% 늘었습니다. 1년 사이 3배 급증했습니다. 영업이익률도 1.7%에서 5.6%로 3.9%p 끌어올렸습니다. bhc와 BBQ의 영업이익은 각각 1203억원, 553억원으로 전년보다 15.2%, 13.7% 줄었습니다. 교촌에프앤비 측은 "당초 가맹점 확장 전략을 추구했다면 매출이 큰 폭으로 올라 업계 순위 회복이 어렵지 않았겠지만 권원강 교촌에프앤비 회장은 쉬운 길을 선택하지 않았다"며 "무엇보다 가맹점 수익이 우선이라는 권 회장 경영철학을 2023년 실적에서도 보여줬다"고 말했습니다. 교촌에프앤비는 가맹점 및 파트너사와 상생 협력 관계 구축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점포당 점주 매출은 업계 최고 수준입니다.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거래에 따르면 2022년 교촌치킨 가맹점의 전국 평균매출액은 7억5000만원으로 bhc(6억원), BBQ(4억3000만원)보다 높습니다. 0%대 폐점률도 이를 입증합니다. 다만 가맹점주 수익성 보전에만 초점을 맞춘 결과 외형 성장이 더뎠고 매출이 크게 떨어졌습니다. 지난해 경쟁사들이 수십 개 이상 매장을 낼 때 교촌에프앤비의 신규 출점 매장은 10개에 불과했습니다. 전국 가맹점 수(2022년)에서도 교촌에프앤비(1365개)는 BBQ(2041개), bhc(1991개)와 차이가 큽니다. 특히 치킨 가격 인상을 주도한다는 점이 매출 하락의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습니다. 교촌은 2018년 업계 최초로 배달비를 도입했고 이는 요식업계 전체 배달비 유료화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교촌은 지난해 4월에도 주요 메뉴 가격을 나홀로 최대 3000원 인상하며 소비자들의 눈총을 받았습니다. 경쟁사 대비 부족한 히트 상품도 보완 과제로 언급됩니다. 교촌의 인기 제품으로는 1991년 간장치킨(교촌시리즈)을 시작으로 2004년 레드시리즈, 2010년 허니시리즈 등이 손꼽힙니다. 허니시리즈 이후 15년 가까이 꾸준히 신제품을 내고 있으나 히트작으로 불릴 만한 상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지난 2020년 24가지 재료로 완성한 불맛을 강조하며 선보인 '교촌신화'는 반짝 인기를 끌었으나 오래가지 못하고 2년 뒤인 2022년 7월 단종됐습니다. 교촌에프앤비는 같은달 블랙시크릿을 출시하며 5가지 향신료로 만든 이국적인 치킨 콘셉트를 앞세웠고 콤보 출시, 시식단 모집 등 마케팅을 강화했습니다. 블랙시크릿은 지난해 1월 출시 약 6개월 만에 누적 판매량이 100만마리를 돌파하며 가능성을 보였으나 시장에 반향을 일으킬 정도로 보기는 어렵다는 평이 지배적입니다. 교촌에프앤비 입장에서는 허니시리즈를 이어 매출 증대와 신규 고객 창출을 견인할 인기 제품이 필요한 실정입니다. 이는 송종화 부회장을 교촌의 새 사령탑으로 임명한 배경이기도 합니다. 교촌은 지난달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송 부회장을 신임 대표로 선임했습니다. 송 대표는 2003년부터 2012년까지 교촌에프앤비 총괄상무 및 사장으로 재직한 전문경영인입니다. 지난해 9월 부회장으로 11년 만에 경영에 복귀했습니다. 송 대표는 2000년대 초반 조류 인플루엔자(AI) 파동으로 가라앉은 치킨 프렌차이즈 시장 위기를 극복하고 교촌치킨을 치킨 선두 브랜드로 올리는 데 기여한 프렌차이즈 전문가로 평가받습니다. 임원 재직 당시 미국과 중국 시장 진출을 주도했습니다. 2010년에는 교촌의 효자 상품인 '허니시리즈'를 출시했습니다. 허니시리즈는 후라이드와 양념으로 대표되던 치킨 시장에 꿀을 활용해 상품화에 성공했습니다. 치킨 고객층을 아이와 여성들까지 넓히는 첨병 역할을 했습니다. 2014년에는 허니시리즈 판매량이 전년 대비 2배가량 신장하며 그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각각 30%, 63% 증가하는 데 큰 역할을 했습니다. 최근 교촌은 신사업 확장에 주력하는 모앙새입니다. 이마트와 협력해 자사 소스를 상품화한 K1 핫소스를 출시하며 소스 시장에 진출했고 지난해 6월에는 이태원에 '치킨 오마카세' 닭요리 전문점 교촌필방을 열었습니다. 올초에도 여의도에 메밀 한식주점 '메밀단편'을 론칭하고 소비자 반응을 살피고 있습니다. 이러한 교촌의 신사업 시도는 매출 부진과 맞물리며 본업 경쟁력 저하에 대한 비판으로 연결되고 있습니다. 교촌에프앤비는 그룹 성장의 전기를 마련한 송 대표 체제에서 재도약을 도모한다는 계획입니다. 송 대표는 국내가맹사업과 신성장사업, 해외사업, 각 계열사 등을 총괄하는 역할을 맡습니다. 송 대표는 취임사를 통해 "경기위축과 소비침체 등 회사 안팎의 여러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절박함’을 갖고 업무에 임할 것"이라며 "지속적 경영혁신을 통해 체질 개선을 가속화하고, 브랜드 경쟁력 강화와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 주력해 교촌을 100년 기업으로 성장시키는 일에 열정을 바치겠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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