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권지영 기자] 온라인 보험슈퍼마켓인 ‘보험다모아’ 사이트 정식 오픈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현재까지 36개 보험사의 207개 상품이 사이트에 올라갈 예정이다.
그러나 당분간 소비자들이 보험사별로 같은 판매채널의 상품가격을 비교하는 데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온라인보험 슈퍼마켓은 CM(CYber Marketing) 채널 상품위주로 판매되는데, 상당수의 보험사에서 여전히 상품 준비단계에 머무르고 있기 때문이다.
사정이 이렇자 금융당국은 각 보험사의 TM(전화)과 방카슈랑스(은행)와 대면채널(설계사)에서 판매하고 있는 상품도 보험슈퍼마켓 사이트에 추가할 것을 주문하고 나섰다.
25일 인더뉴스가 보험사별 ‘보험다모아’에 올리는 상품을 전수 조사한 결과, 각 보험사에서 올린 6종류 상품 중 동일한 판매채널에서 비교할 수 있는 상품은 여행자보험과 자동차보험, 저축성보험, 정기보험 4종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보험다모아는 온라인에서 판매하고 있는 상품을 중심으로 일부 상품은 TM, 방카채널, 대면채널의 상품도 비교 가능하게 구성했다. 나머지 2종류(연금·단독실손) 상품은 보험사별로 대략 비교할 수 있지만 보험사마다 판매채널이 다르고, 비교할 수 있는 상품 갯수도 제한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생명보험사 상품의 경우 같은 채널에서 비교할 수 있는 상품은 보장성 보험과 저축성 보험이다. 보장성 상품은 각 보험사에서 판매하고 있는 CM채널의 상품을 비교할 수 있고, 저축성 상품은 CM과 방카슈랑스 채널 상품을 한꺼번에 볼 수 있다.
정기보험을 제외한 나머지 보장성 보험은 각 보험사에서 올린 상품이 제각각이어서 다양한 상품을 비교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예컨대, 암 상품의 경우 삼성생명, 미래에셋, 신한생명, 동양생명, 하나생명 등 8개사의 상품만 비교 가능하다. 손보사의 암 상품도 단 4개사만 비교할 수 있다.
손해보험 상품 중에서는 자동차보험이 주요 비교 대상이 될 전망이다. 일단, 자동차보험은 삼성화재의 독주가 예상된다. 삼성화재(CM채널)를 제외한 나머지 보험사는 기존 TM채널의 상품으로 구성돼 가격 경쟁에서 밀릴 것이란 관측이다.
현대해상, 동부화재, KB손보, 메리츠화재 등은 내년 1월 중으로 CM채널 전용 상품을 사이트에 추가할 예정이다. 보험슈퍼마켓에서 자동차보험의 본격적인 경쟁은 이 때가 돼야 시작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운전자보험과 주택화재·재물보험이 손보사들 사이에서 치열한 가격경쟁이 예상된다. 여행자보험의 경우도 상품이 비교적 간단해 온라인에서 가입하기 적합하다는 평이다. 그러나 보험다모아에서는 4~5개사의 상품만 비교할 수 있는 한계가 있다.
보험다모아에 참여하지 않은 보험사도 여럿 있다. 푸르덴셜생명을 비롯해 메트라이프생명, AIA생명, PCA생명은 설계사 위주로 상품을 판매하기 때문에 온라인 채널에서 (상품)판매가 적합하지 않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
한 외국계 보험사 관계자는 “온라인 보험슈퍼마켓의 필수 상품군을 보면 온라인이나 방카채널의 상품위주로 다뤄진다”며 “대면채널을 중심으로 영업하는 곳은 상품을 올리지 않아도 되는 게 아니냐”고 말했다.
공식 출범을 일주일여 앞둔 ‘보험다모아’에 대해 전문가들은 개선해야 할 점이 많을 것으로 보고 있다. 우선 상품의 채널이 일관돼야 하고, 가능한 많은 상품을 비교할 수 있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현재 여행자보험이나 재물보험처럼 4~5개사 상품만 비교 가능하다면 가격비교 사이트의 의미가 없다고 본다”며 “소비자에게 유용한 곳이 되려면 최대한 많은 상품을 비교할 수 있도록 개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보험사에서 온라인 전용 상품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또 다른 보험업계 관계자는 “온라인 상품을 개발하는 데 시간이 다소 걸리긴 하지만 서두르지 않은 측면도 없지 않다”면서 “일부 보험사들은 노골적으로 상품가격이 비교되는 것을 꺼려해 뒤늦게 올리려고 하는 곳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