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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고객을 사로잡는 롯데백화점 동탄점의 세 가지 키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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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day, August 23, 2021, 06:08:00

롯데百 동탄점, 20일 오픈..‘머물고 싶은 공간’ 지향
100개 예술품·야외테라스 등 절반 이상 ‘몰링’ 추구
펜디 등 동탄맘 맞춤 신명품 구성..다양한 공간 변주

 

인더뉴스 장승윤 기자ㅣ“야외 테라스 분위기랑 3D 가상 전시관이 인상 깊었어요. 아울렛처럼 널찍한 공간도요.”


백화점을 둘러본 소감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방문객의 답변은 간단하고 명쾌했습니다.

 

테라스·전시·아울렛. 모녀는 반나절 동안 매장 이곳저곳에서 촬영한 사진을 확인하며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백화점 문을 나섰습니다. 이들의 대답을 옆에서 관계자가 들었다면 아마 흐뭇한 미소를 짓지 않았을까 생각이 들었습니다.

 

세 단어에는 ‘휴식’과 ‘예술’ 그리고 ‘공간’이라는 키워드가 함축돼 있는데요. 이는 롯데백화점 동탄점이 지향하는 ‘스테이플렉스(Stay+Complex)’와 일치하기 때문입니다. 롯데의 ‘롯데답지 않은(?)’ 모던함, 7년간의 기다림 끝에 ‘경기 최대 규모 쇼핑몰’ 롯데백화점 동탄점이 지난 20일 문을 열었습니다.


◇ 공간에 머물게 하는 힘..“강렬하거나, 편안하거나”

 

 

사람을 한 공간에 오래 머물도록 하는 데에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을 겁니다. 롯데백화점 동탄점에서는 두 가지가 도드라져 보였습니다. 마음을 강하게 끌어당기는 무언가가 있는데, 편안함도 더해져 있는 것.

 

동탄점은 지하 2층~지상 6층 총면적이 24만6000㎡에 달합니다. 이처럼 넓은 공간을 ‘머물고 싶은 곳’으로 만들기 위해 매장 곳곳에 예술적 요소를 극대화했습니다. 먼저 입구에서 넓이 210㎡의 ‘네이쳐 웨이브’가 눈길을 끕니다. 3개의 스크린은 분열·융합되면서 작가의 영감을 물리적인 세계로 그려냅니다. 

 

1층 중앙홀에 들어서면 바닷물을 가득 담은 기둥들이 여럿 보입니다. 미디어 아트 ‘위드디스트릭트’는 물의 흐름과 잔상을 끊임없이 순환시켜 지속 가능한 자연의 이미지를 구현합니다. 파스텔톤의 바닥과 천장, 아이보리 계열의 벽면은 전체적으로 차분한 인상을 주는데요. 갤러리에 온듯한 기분이 드는 이유입니다.

 

동탄점은 영업면적 8만9000㎡의 50% 이상을 예술·문화 등 체험 콘텐츠로 채웠습니다. 세계적인 예술가 데이비드 호크니부터 임정주 등 국내외 유명 작가들의 작품 100여개를 백화점 곳곳에 배치했습니다. 백화점 최초로 ‘오디오 도슨트’ 서비스를 제공해 QR코드나 롯데백화점 앱으로 작품 설명을 들을 수 있습니다.

 

 

사실 영업장의 절반 이상을 비판매시설로 구성하는 것은 이윤을 추구해야 하는 기업 입장에서는 ‘비효율적인’ 일로 보일 수도 있는데요. 더군다나 다양한 상품을 소비자에게 최대한 자주 노출해 구매로 이어지게 만들어야 하는 백화점이라면 이러한 선택이 더욱 의아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사람들의 구매 행태는 급격하게 달라지고 있습니다. 소비자에게 구매 행위는 여전히 중요하지만 쇼핑을 포함해 적절한 휴식과 여가 등을 아우르는 ‘몰링(쇼핑과 다양한 문화 체험을 동시에 즐기는 소비 형태)’이 더 중요해졌기 때문입니다. 상품을 많이 갖춰놓는다고 반드시 매출이 증가하는 건 아니라는 말입니다.

 

롯데백화점 동탄점 1층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아트 컬렉션 두 가지가 있습니다. 먼저 1층 에스컬레이터 정면을 가득 채우는 데이비드 호크니의 ‘In the Studio, December 2017’입니다. 이 8m 크기의 대형 사진 드로잉에서는 ‘순간’으로 규정할 수 없는 시간·공간에 대한 작가의 고민을 엿볼 수 있습니다. 

 

다른 하나는 1층 ‘에이트 스퀘어’입니다. 3D 안경을 쓰고 디지털 전시 ‘리질루전’을 보는 아이들은 연신 감탄을 자아냈습니다. 너비 18m의 LED 스크린은 다채로운 몰입형 3D 컨텐츠를 선보입니다. 올 연말에는 ‘아기상어’로 유명한 핑크콩 3D 전시가 연다고 합니다. 명품 패션·스포츠 등 여러 콘텐츠와의 협업도 준비 중입니다.

 

 

예술품이 누군가의 시선과 시간을 강렬하게 빼앗는다면, 테라스 같은 공간은 지친 발걸음을 잡아둡니다. 특히 3층 야외의 1000평 규모 ‘더 테라스’가 방문객들에게 호응을 받고 있는데요. 인공정원 옆 벤치에 앉아 담소를 나누거나 산책을 하고 포토존에서 사진을 찍으며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영업 첫날인데도 지하 1층 ‘푸드에비뉴’에는 식사를 하는 손님이 많았는데요. 동탄점은 전체 영업면적 중 28%를 식음료(F&B) 매장으로 구성했습니다. 대표적으로 조희숙 셰프와 공동 개발한 메뉴를 선보이는 ‘한국인의 밥상’, 인스타그램 60만 팔로워를 보유한 ‘콩콩도시락’ 등이 있습니다.

 

또 청담동 핫플레이스 식당을 재현한 ‘스케줄 동탄’, 대만에서 건너온 ‘베지크릭’, 공간 디자이너 양태오와 엔제리너스가 협업해 만든 갤러리 카페 ‘엘리먼트 바이 엔제리너스’ 등 100여개의 F&B 브랜드를 갖췄습니다. 특히 이날 17호점으로 동탄점 1층에 오픈한 ‘쉐이크쉑’에는 대기하는 사람들이 줄이 길게 늘어져 있었습니다.

 

롯데백화점은 층별 상품 구성과 카테고리 분류에 젊은 부부가 많은 동탄 상권의 특징을 반영했습니다. 지하 2층 ‘비슬로우’는 부모들이 즐길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으로 라이프스타일랩에서 필라테스, 레코딩 등을 체험할 수 있습니다. 자녀를 잠시 맡길 수 있는 영어 키즈카페 ‘세서미 스트리트’도 있습니다.


◇ 확실하게 구분하거나 탁 트여놓거나..공간의 다양한 변주

 

 

롯데백화점 동탄점에서 가장 돋보였던 점은 공간을 다양하게 활용한 부분입니다. 공간을 구분할 때는 확실하게 분리하고, 필요할 땐 탁 트인 시야를 제공하는 데 집중했습니다. 특히 1층 명품관은 브랜드 사이에 벽으로 구획을 분명히 나눴는데요. 고객이 편한 마음으로 쇼핑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는 설명입니다.

 

반면 개방감을 강조한 공간도 있습니다. 6층 중앙부에 있는 ‘스카이파티오 by 류니끄’인데요. 이곳은 미슐랭 레스토랑 류니끄 류태환 셰프가 북유럽 스타일의 시그니처 메뉴를 선보입니다. 매장 안팎을 구분하는 칸막이가 없어 외부와 자연스럽게 이어지기 때문에 마치 라운지 같은 인상을 줍니다.

 

한때 온라인에서 백화점의 ‘비밀 영업전략’이 화제가 된 적이 있습니다. 그중 하나는 ‘백화점 내부에는 창문이 없다’는 것인데요. ‘손님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쇼핑하도록 하기 위해서’가 이유였습니다. 이 지점에서 동탄점은 기존 백화점과 다른 발상의 전환을 시도했습니다. 

 

 

백화점 안에서 쇼핑하면서도 바깥의 시간과 날씨를 확인할 수 있도록 벽면에 통유리창을 설치한 매장이 곳곳에 보였습니다. 고립감 대신 개방감·연결성을 내세운 것입니다. 실제 동탄점 5층 휠라 매장은 롯데백화점 본점 휠라 매장과 비교했을 때 외부의 테라스와 아파트 전경을 한눈에 볼 수 있었습니다.

 

동탄점에는 그 흔한 ‘할인상품 매대’를 볼 수 없었습니다. 에스컬레이터 주변이나 각층 난간에는 광고 대신 풀과 나무, 모래로 채웠습니다. 롯데백화점이 기존의 마트가 연상되는 친숙한 이미지를 벗어나 고급스러움과 모던함을 강조하려는 것으로 보입니다. 에스컬레이터 앞 할인 매대가 언제끼지 보이지 않을지는 지켜볼 일입니다.

 

넓은 휴식·예술 공간에 만족하면서도 찾는 명품 브랜드가 없어 아쉬워하는 방문객도 있었습니다. 실제로 ‘명품 3대장’ 중 샤넬을 제외한 에르메스와 루이비통은 입점하지 않았는데요. 대신 MZ세대(밀레니엄+Z세대·1980년~2000년대생), 특히 ‘동탄맘’에게 인기 있는 펜디·몽클레르·골든구스 등 신명품 브랜드를 주로 배치했습니다.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 중인 상황에서 문을 연 만큼 방역에도 만전을 기한 모습이었습니다. 출입구에서 QR코드 체크인을 하고 열화상 카메라를 거쳐야 입장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에스컬레이터 핸드레일 자동 살균장치’, 접근 인식 엘리베이터 버튼 등 고객, 직원이 사물과 불필요한 접촉을 최소화하도록 했습니다. 

 

테라스를 찾은 20대 여성은 “야외 정원의 차분하고 깔끔한 분위기가 마음에 든다”며 “가만히 앉아 커피를 마시며 경치를 바라보는 게 좋다”고 말했습니다. 중년 부부는 “포토존에서 아이들이 사진을 찍거나 근처를 가볍게 산책하기에 괜찮은 것 같다”며 “다만 코로나19로 인해 한쪽 좌석을 막아둬 아쉽다”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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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승윤 기자 weightman@inth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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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25 07:00:00

인더뉴스 장승윤 기자ㅣ치킨업계 1위를 지켜온 교촌치킨의 성장세가 멈췄습니다. 적극적인 출점과 마케팅으로 점유율을 끌어올린 bhc, BBQ와 대비되는 흐름에 본업 경쟁력을 의심하는 목소리가 흘러나오는 상황입니다. 교촌은 '허니시리즈의 아버지' 송종화 대표 체제에서 올해 새판 짜기에 돌입합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치킨업계 매출 순위가 뒤바뀌었습니다. bhc 매출이 전년보다 5.5% 증가한 5356억원으로 교촌치킨을 제치고 1위에 올랐습니다. 치킨 3사 중 유일하게 매출 5000억원을 넘겼습니다. BBQ는 지난해 매출이 12.8% 증가한 4732억원을 기록한 가운데 2년 연속 500억원 넘게 올랐습니다. 교촌에프앤비만 역성장했습니다. 지난해 매출이 4450억원으로 1년 전보다 14% 줄었습니다. 2014년부터 8년간 이어온 국내 치킨프렌차이즈 업계 선두 자리를 bhc에 뺏겼고 BBQ에 2위 자리마저 내줬습니다. 3위로 내려앉았지만 이유는 있습니다. 교촌은 외연 확장보다 내실을 택했습니다. 실제로 지난해 수익성 개선에 성공한 교촌에프앤비입니다. 영업이익이 248억원으로 전년 대비 181% 늘었습니다. 1년 사이 3배 급증했습니다. 영업이익률도 1.7%에서 5.6%로 3.9%p 끌어올렸습니다. bhc와 BBQ의 영업이익은 각각 1203억원, 553억원으로 전년보다 15.2%, 13.7% 줄었습니다. 교촌에프앤비 측은 "당초 가맹점 확장 전략을 추구했다면 매출이 큰 폭으로 올라 업계 순위 회복이 어렵지 않았겠지만 권원강 교촌에프앤비 회장은 쉬운 길을 선택하지 않았다"며 "무엇보다 가맹점 수익이 우선이라는 권 회장 경영철학을 2023년 실적에서도 보여줬다"고 말했습니다. 교촌에프앤비는 가맹점 및 파트너사와 상생 협력 관계 구축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점포당 점주 매출은 업계 최고 수준입니다.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거래에 따르면 2022년 교촌치킨 가맹점의 전국 평균매출액은 7억5000만원으로 bhc(6억원), BBQ(4억3000만원)보다 높습니다. 0%대 폐점률도 이를 입증합니다. 다만 가맹점주 수익성 보전에만 초점을 맞춘 결과 외형 성장이 더뎠고 매출이 크게 떨어졌습니다. 지난해 경쟁사들이 수십 개 이상 매장을 낼 때 교촌에프앤비의 신규 출점 매장은 10개에 불과했습니다. 전국 가맹점 수(2022년)에서도 교촌에프앤비(1365개)는 BBQ(2041개), bhc(1991개)와 차이가 큽니다. 특히 치킨 가격 인상을 주도한다는 점이 매출 하락의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습니다. 교촌은 2018년 업계 최초로 배달비를 도입했고 이는 요식업계 전체 배달비 유료화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교촌은 지난해 4월에도 주요 메뉴 가격을 나홀로 최대 3000원 인상하며 소비자들의 눈총을 받았습니다. 경쟁사 대비 부족한 히트 상품도 보완 과제로 언급됩니다. 교촌의 인기 제품으로는 1991년 간장치킨(교촌시리즈)을 시작으로 2004년 레드시리즈, 2010년 허니시리즈 등이 손꼽힙니다. 허니시리즈 이후 15년 가까이 꾸준히 신제품을 내고 있으나 히트작으로 불릴 만한 상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지난 2020년 24가지 재료로 완성한 불맛을 강조하며 선보인 '교촌신화'는 반짝 인기를 끌었으나 오래가지 못하고 2년 뒤인 2022년 7월 단종됐습니다. 교촌에프앤비는 같은달 블랙시크릿을 출시하며 5가지 향신료로 만든 이국적인 치킨 콘셉트를 앞세웠고 콤보 출시, 시식단 모집 등 마케팅을 강화했습니다. 블랙시크릿은 지난해 1월 출시 약 6개월 만에 누적 판매량이 100만마리를 돌파하며 가능성을 보였으나 시장에 반향을 일으킬 정도로 보기는 어렵다는 평이 지배적입니다. 교촌에프앤비 입장에서는 허니시리즈를 이어 매출 증대와 신규 고객 창출을 견인할 인기 제품이 필요한 실정입니다. 이는 송종화 부회장을 교촌의 새 사령탑으로 임명한 배경이기도 합니다. 교촌은 지난달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송 부회장을 신임 대표로 선임했습니다. 송 대표는 2003년부터 2012년까지 교촌에프앤비 총괄상무 및 사장으로 재직한 전문경영인입니다. 지난해 9월 부회장으로 11년 만에 경영에 복귀했습니다. 송 대표는 2000년대 초반 조류 인플루엔자(AI) 파동으로 가라앉은 치킨 프렌차이즈 시장 위기를 극복하고 교촌치킨을 치킨 선두 브랜드로 올리는 데 기여한 프렌차이즈 전문가로 평가받습니다. 임원 재직 당시 미국과 중국 시장 진출을 주도했습니다. 2010년에는 교촌의 효자 상품인 '허니시리즈'를 출시했습니다. 허니시리즈는 후라이드와 양념으로 대표되던 치킨 시장에 꿀을 활용해 상품화에 성공했습니다. 치킨 고객층을 아이와 여성들까지 넓히는 첨병 역할을 했습니다. 2014년에는 허니시리즈 판매량이 전년 대비 2배가량 신장하며 그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각각 30%, 63% 증가하는 데 큰 역할을 했습니다. 최근 교촌은 신사업 확장에 주력하는 모앙새입니다. 이마트와 협력해 자사 소스를 상품화한 K1 핫소스를 출시하며 소스 시장에 진출했고 지난해 6월에는 이태원에 '치킨 오마카세' 닭요리 전문점 교촌필방을 열었습니다. 올초에도 여의도에 메밀 한식주점 '메밀단편'을 론칭하고 소비자 반응을 살피고 있습니다. 이러한 교촌의 신사업 시도는 매출 부진과 맞물리며 본업 경쟁력 저하에 대한 비판으로 연결되고 있습니다. 교촌에프앤비는 그룹 성장의 전기를 마련한 송 대표 체제에서 재도약을 도모한다는 계획입니다. 송 대표는 국내가맹사업과 신성장사업, 해외사업, 각 계열사 등을 총괄하는 역할을 맡습니다. 송 대표는 취임사를 통해 "경기위축과 소비침체 등 회사 안팎의 여러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절박함’을 갖고 업무에 임할 것"이라며 "지속적 경영혁신을 통해 체질 개선을 가속화하고, 브랜드 경쟁력 강화와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 주력해 교촌을 100년 기업으로 성장시키는 일에 열정을 바치겠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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