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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더피플] “선한 영향력 빛났다”...재계서 주목한 김범수 카카오 의장의 세 가지 리더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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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day, March 22, 2021, 06:03:00

벤처 창업 1세대 김범수 카카오 의장..한게임·카카오 등 개척해 디지털 ‘콜롬버스’
믿을맨 여민수·조수용 공동대표 선임..남다른 통찰력으로 ‘제갈량’ 리더십과 닮아
올해 초 재산 절반 사회 환원 공표..평소 롤모델인 ‘빌 게이츠’ 선한 영향력 추구

 

인더뉴스 권지영 기자ㅣ올해 언론에서 가장 많이 재조명한 기업인으로 김범수 카카오 의장이 꼽힙니다. 삼성 출신이면서 대학가 앞 PC방 사장님으로 출발해 창업한 지 23년 만에 대한민국을 ‘카카오 공화국’으로 만든 데 이어 최근 전 재산 절반을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공표하면서 김 의장의 선한 영향력과 함께 그의 리더십이 다시금 주목받고 있습니다. 

 

김 의장은 우리가 그동안 익히 봤던 여느 기업인과 다른 모습입니다. 가난한 가정에서 태어나 1세대 벤처 창업자로 큰 성공을 이룬 자수성가형이지만, 일찌감치 수장 자리에서 내려와 후배 기업가 양성은 물론 사회와 환경 전반의 문제에 관심을 보이면서 국내 기업인들보다 글로벌 기업의 리더들과 닮아 있습니다. 

 

지난 23년 동안 기업을 이끌어온 김 의장의 리더십을 분석하면 ‘콜럼버스’·‘제갈량’·‘빌 게이츠’ 세 가지로 나뉩니다. 컴퓨터를 좋아하는 소년에서 남들이 가보지 않은 IT업계를 개척한 도전 정신은 ‘콜럼버스’ 리더십으로 설명됩니다. 남들과 다른 눈으로 인재를 등용하고 키우는 것과 사회문제를 해결하는데 앞장서는 행보는 각각 ‘제갈량’과 ‘빌 게이츠’ 리더십을 엿볼 수 있습니다. 

 

재계 안팎에서도 김 의장의 행보를 주목하고 있습니다. 김범수 의장은 최태원 서울상공회의소 회장의 제안으로 올해 서울상의 부회장단에 합류했습니다. 글로벌 경영 화두로 주목받고 있는 E(환경)·S(사회)·G(지배구조)를 통칭하는 ESG 경영을 강화하는데 힘을 보태기로 했습니다. 김범수 의장은 카카오 내에서 ESG 위원회를 직접 이끌고 있습니다. 

 

◇ “남다른 관점을 가져라”...디지털 신대륙을 찾아 떠난 ‘콜롬버스’ 리더십

 

“괴테의 이야기가 내 상황을 잘 설명하고 있다. 배는 항구에 정박해 있을 때 가장 안전하다. 그러나 그게 배의 존재 이유는 아니다.” (2007년 9월 NHN을 떠나면서)

 

김범수 의장은 ‘남다른 관점’을 좋아합니다. 스스로 한계를 두지 않고, 업계가 움직이는 방향에서 한 발 앞선 사고를 하려고 노력해야 한다는 의미인데요. 남들과 다른 관점을 가지기 위해 그는 ‘새벽 산책’과 ‘장시간의 샤워’를 통해 사색과 힐링의 시간을 보내며 새로운 관점에 대한 끊임없는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그 결과 김 의장을 뒤따르는 수식어는 ‘도전’, ‘승부사’, ‘냉철한’, ‘대범한’ 등의 강한 단어들입니다. 

 

벤처 창업 1세대인 기업인 관점에서 바라봤을 때 김 의장은 ‘콜럼버스’ 리더십과 닮아 있습니다. 콜럼버스는 신대륙을 찾기 위한 항해의 꿈을 단 한 번도 접어본 적이 없다고 하는데요. 새로운 항로를 개척하고, 함께 떠난 선원들에게 끊임없이 희망을 심어주고, 한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독려하고 마침애 신대륙을 찾은 점에서 김 의장을 디지털 신대륙 권력자로 부를만 합니다.  

 

 

지난 1997년 가을 김 의장은 “인터넷 세상에서 네트워크로 연결된 사람들이 함께 즐기는 게임을 만들겠다”는 아이디어를 가지고 창업을 결심했습니다. 삼성 SDS 퇴사 후 한양대학교 앞에서 PC방을 차렸고, PC방 사업이 성공해 1년 뒤 국내 최초 게임 포털 한게임이 출범했습니다. 한게임은 출시 세 달 만에 가입자 100만명을 돌파한 데 이어 급증하는 가입자 수를 감당하지 못할 정도로 시장의 반응은 폭발적이었습니다. 

 

2000년 NHN과 합병 후 2003년 네이버를 국내 포털 1위로 만들었습니다. 2005년 미국 시장 개척에 나섰고, 2007년 퇴사 후 새로운 인터넷 비즈니스에 대한 도전에 나섰습니다. 2006년 김 의장은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아이위랩(나(I)와 우리(We)의 실험실(Laboratory)’을 설립했는데요. 당시 김 의장은 애플에서 만든 아이폰을 처음 접했고, 2009년 국내 시장에 아이폰이 들어오면서 모바일 시대 혁명을 예감했습니다. 

 

스마트폰의 커뮤니케이션 기능에 주목했고, 2010년 3월 메신저 앱 ‘카카오톡’을 선보였습니다. 카톡은 출시 하루 만에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 1위, 전체 2위에 올랐습니다. 무료 정책과 세계 최초로 도입한 그룹 채팅의 반응이 무척 뜨거웠는데요. 흥행 바람을 타고 출시 6개월 만에 가입자 100만명을 돌파했고, 2012년 가입자 5000만명을 돌파하며, ‘국민 메신저’로 등극했습니다. 

 

카카오톡 성공 이후에도 김 의장의 도전이 계속 이어지고 있는데요. 지난 2014년 김 의장은 카카오와 다음(Daum)이 합병을 결정한 후 사내 미팅에서 “아무도 가보지 않은 길을 즐겁게 함께 가보자”라고 말한 대목에서도 그의 도전 정신을 엿볼 수 있습니다. 

 

김 의장은 지난 2019년 카카오 신입 개발자 오리엔테이션 강연에서 “세상이 갈증을 느끼던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책을 만들어보는 경험을 쌓으면 나중에 큰 실력 차이가 생긴다. 기술 트렌드뿐만 아니라 세상의 큰 변화 흐름을 많이 보고 경험하라. 카카오는 기술로 세상을 좀 더 좋게 만드는데 기여하는 회사인 만큼,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무언가를 만들어내는데 도전해 보라”고 말했습니다. 

 

또 김의장은 앞서 언급한 “배는 항구에 정박할 때 가장 안전하다. 하지만 그것은 배의 존재 이유가 아니다”라는 말을 자주 꺼내며, 임직원들에게 도전할 것을 주문하고, 본인 역시 끊임없이 기술 트렌드를 탐구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지난 2017년 인공지능(AI)이 대세라는 말이 나왔을 때 ‘카카오브레인’을 세워 직접 대표를 맡았고, 2018년 블록체인 계열사인 ‘그라운드X’를 설립했습니다. 2019년에는 전세계적으로 B2B가 화두에 올랐고, 카카오의 AI기술과 서비스 운영 노하우를 토대로 기업이 필요로 하는 솔루션을 제공하는 ‘카카오엔터프라이즈’를 설립했습니다. 

 

◇ 통찰력 지닌 ‘믿을 맨’을 찾아라...능력과 인품 갖춘 ‘제갈량’ 리더십

 

“우리가 배워야 할 것은 이제 그런 단순한 지식이 아니다. 내 자신을 이해하고 나에게 필요한 가르침과 배움이 필요하다. 스스로 세상의 문제를 정의하고, 해결해 나갈 수 있는 능력을 키울 수 있어야 한다.”(2006년 스타트업 캠퍼스 총창 취임)

 

 

최근 김범수 카카오 의장의 인재등용 방식이 새삼 화제를 모으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모은 재산의 절반을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밝힌 뒤 그의 선한 영향력을 이어갈 인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데요. 현재 카카오 수장인 여민수·조수용 공동대표는 네이버 전신인 NHN 초창기 멤버로 김 의장과는 20년지기입니다. 

 

김 의장이 리더를 만드는 과정을 보면 삼국지에 나오는 영웅호걸 중 ‘제갈량’ 리더십이 떠오릅니다. 제갈량은 중국 역사상 최고의 리더로 꼽히는데, 겸손과 절제, 따뜻한 마음을 지닌 것으로 유명합니다. 제갈량의 리더십에서 ▲함께하는 사람을 잘 섬겨야 한다 ▲마음을 다해 섬겨야 한다 ▲사람들이 잘 따르도록 능력을 보여줘야 한다 ▲사람들을 지배하거나 힘으로 억눌러서는 안된다는 등 4가지 중요한 원칙이 있습니다. 

 

오너가 누구를 CEO로 선임하는지를 보면 회사의 문화를 엿볼 수 있는데요. 그런 CEO가 누구를 리더(팀장)로 선임하는지, 그 리더가 어떤 방향으로 팀원을 이끄는지가 바로 기업 문화가 됩니다. 여민수·조수용 공동대표는 김 의장의 의중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카카오 기업문화를 만들어 가는데 일조하고 있습니다. 

 

한 번 중책을 맡긴 인물에 대해서는 좀처럼 흔들리지 않는다는 점도 김 의장 리더십의 특징입니다. 온라인 광고 전문가인 여민수 대표는 네이버 매출 성장에 조력한 데 이어 카카오에서도 톡비즈(카카오톡 기반 비즈니스)사업에서 큰 성과를 내고 있습니다. 조수용 대표 역시 네이버 상징인 녹색창을 디자인했고, 분당에 위치한 네이버 사옥도 직접 디자인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카카오의 글로벌 진출을 위해서는 브랜드와 사업 전문가가 필요하다고 판단했고, 경쟁사 출신이 여민수·조수용 대표를 카카오 수장으로 전격 발탁했습니다. 과거 NHN에서 김 의장과 함께 일했던 측근은 “김 의장은 한 번 신뢰하는 사람은 끝까지 신뢰하고, 그런 인물을 영입할 때는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전적으로 믿고 맡기는 스타일이다”라고 귀띔했습니다. 

 

카카오의 핵심 가치는 '신뢰, 충돌, 헌신' 세 가지입니다. 신뢰에 기반해 충분히 논쟁하고 부딪히며 나온 결론에 대해 모두가 한방향으로 헌신하자는 뜻입니다. 세 가지 핵심 가치를 지키기 위해서는 반드시 '자율성'이 뒷받침돼야 합니다. 인재상은 유능하고, 열정있고, 선한 마음을 가진 사람이라고 합니다. 이 같은 배경에는 사람과 시스템이 아닌 ‘문화가 일을 한다’고 믿는 김범수 카카오 의장의 경영 철학이 있습니다. 

 

카카오를 창업할 때 ‘대한민국에 없는 회사’를 만들어보겠다는 도전의식에서 출발했는데요. 회사에 영어 호칭, 모든 정보 공개, 수평적 커뮤니케이션 같은 제도를 도입했고, 자기 주도적으로 일할 수 있는 환경이 구축될 수 있도록 많은 공을 들였습니다.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일하되, 능동적이고 계획적인 업무 방식에 효율성을 높이는데 신경을 쓴겁니다. 

 

김범수 의장은 카카오톡 출시 10주년을 맞이해 앞으로의 10년을 카카오 시즌2로 정의했습니다. 카카오 시즌2를 맞아 김범수 의장이 강조한 것은 ‘카카오스러움’의 문화를 회사의 성장에 맞춰 계승 발전시키고, 모바일 생활 플랫폼을 넘어 또 다른 변화에 대응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카카오는 최근 존재 이유와 미션을 ‘기술과 사람이 만드는 더 나은 세상’으로 정하고, 일하는 방식인 ‘카카오스러움’을 재정립했습니다. 구체적으로 ▲가보지 않은 길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무엇이든 본질만 남기고 처음부터 다시 생각해 본다 ▲나보다 동료의 생각이 더 옳을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진다 ▲스스로 몰입하고 주도적으로 일한다 ▲세상을 선하게 바꾸려고 노력한다 등의 내용입니다. 

 

◇ “더기빙플레지 220번째 기부자”...더 나은 세상을 꿈꾸는 ‘빌게이츠’ 리더십

 

“제 노력보다 훨씬 많은 부를 얻었기 때문에 그 이상은 덤인 것 같아요. 어떤식으로든 사회에 환원하지 않으면 마음에 걸리죠. 자연스럽게 제가 할 수 있는 일, 카카오가 잘할 수 있는 일을 찾아서 사회 문제를 해결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이어진 것 같아요.”(2017년 바이오그래피매거진 인터뷰)

 

김범수 의장이 빌 게이츠를 자신의 롤모델로 삼은 영향인지, 두 사람의 행보는 결이 비슷합니다. 사호 곳곳의 문제에 관심을 두고, 더 나은 세상을 꿈꾸는 데 기여하겠다는 의지가 대표적입니다. 

 

작년 한 해 코로나19로 국민들의 심신(心身)이 지쳤는데, 해가 바뀌면서 훈훈한 소식이 이어지면서 마음이 촉촉해졌습니다. 김범수 카카오 의장이 재산의 절반을 사회에 기부하겠다고 공표한 일 때문인데요. 그는 재산 기부 약속을 공개한 지 보름 만에 마이크로소프트 재단의 ‘더기빙플레지’의 220번째 기부자로 이름을 올렸습니다.  

 

실제로 김 의장은 지난 2월 진행된 온라인 간담회에서 “사회 문제를 해결할 롤모델은 빌 게이츠”라면서 “창업을 하고 재단을 만들었는데, 기업이 저렇게 할 수 있구나라는 생각을 처음 하게 돼 벤치마킹을 하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더기빙플레지는 2010년 빌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회장과 그의 아내 멀린다 게이츠,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이 재산 사회 환원을 서약하며 시작한 자발적 기부운동입니다. 현재 25개국 220명이 서약했습니다. 테슬라 창업자 일론 머스크, 페이스북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 버진그룹 창업자 리처드 브랜슨 등이 서약에 참여했습니다.

 

김 의장은 “저와 제 아내는 오늘 이 서약을 통해 죽기 전까지 재산의 절반 이상을 사회에 환원하려고 하며, 자녀들과 오랜 시간 동안 고민하고 이야기 나눴던 여러 주제들 가운데 사회문제 해결에 보탬이 될 수 있는 일부터 기부금을 쓸 생각”이라고 말했습니다. 

 

김 의장의 재산은 개인 명의로 보유한 카카오 주식 1250만주 등 총 10조원이 넘습니다. 기부 의사를 밝힌 ‘재산 절반’은 5조원 이상으로 추산됩니다. 

 

그는 “목표했던 부를 얻고 난 뒤 인생의 방향을 잃고 한동안 방황해야 했으나 ‘무엇이 성공인가’는 시를 접한 뒤 앞으로의 삶에 방향타를 잡을 수 있었다”며 “성공의 의미를 다시 새겼던 10여년 전 100명의 창업가(CEO)를 육성·지원하는 프로젝트를 시작한 뒤, 카카오 공동체라는 훌륭한 결실을 맺으며 대한민국 많은 사람들의 삶에 영향을 미치게 됐다”고 했습니다.

 

김 의장은 올해 1월 이사회 산하에 ESG위원회를 신설했습니다. ESG위원회는 회사의 지속가능경영 전략의 방향성을 점검하고, 이에 대한 성과와 문제점을 관리, 감독하는 역할을 맡게 되는데요. 김범수 의장이 직접 ESG위원회를 이끌고 있습니다. 

 

이후 카카오는 ▲주주 ▲이사회▲감사기구 ▲이해관계자 ▲시장에 의한 경영 감시 등 5개 영역을 담은 ‘기업지배구조헌장’을 제정, 공표했습니다. 또 기업의 사회적, 디지털 책임을 강화하기 위한 ‘인권경영선언문’을 공개헀고, 국내 기업 중 최초로 인공지능 기술 개발 및 윤리에 관한 규범을 담은 ‘카카오 알고리즘 윤리 헌장’을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카카오는 저탄소 경제 전환에 기여하기 위해 2023년 준공을 목표로 친환경 데이터센터를 준비 중이며, ESG경영 현황과 성과를 향후 지속가능경영 보고서를 통해 공개할 예정입니다. 

 

재계에서도 김범수 의장 경영 행보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개인과 기업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시대를 저물어가고, 기업이 성장할수록 어떤 방식으로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지 고민해야 할 시대입니다. 카카오는 당초 기술의 혁신으로 더 나은 세상을 만들겠다는 본래의 취지를 넘어서 기술을 통한 국가적 혁신에 기여하는 사회적 임무를 요구받고 있습니다. 카카오의 선한 영향력은 어느 방향으로 흘러가고 우리 삶에 어떤 변화를 줄지 기대됩니다. 

 

<김범수 카카오 의장 주요 약력>

 

■ 기본사항
△1966년 3월 27일 출생 △카카오 이사회 의장 및 카카오임팩트 이사장
 
■ 학력
△서울대 산업공학 학사  △서울대 산업공학 석사
 
■ 경력
△1992년 삼성 SDS  △1998년 ㈜한게임커뮤니케이션 설립  △2000년 네이버컴㈜ 합병사 공동대표이사 △2004년 NHN 대표이사 사장 △2010년 카카오 이사회 의장 △2014년 다음카카오 이사회 의장 △2017년 카카오브레인 대표이사 카카오임팩트 재단 설립 및 이사장 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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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지영 기자 eileenkwon@inthenews.co.kr


[C-레벨 터치]치킨 3위 교촌…허니시리즈 만든 송종화 ‘절박함’ 통할까

[C-레벨 터치]치킨 3위 교촌…허니시리즈 만든 송종화 ‘절박함’ 통할까

2024.04.25 07:00:00

인더뉴스 장승윤 기자ㅣ치킨업계 1위를 지켜온 교촌치킨의 성장세가 멈췄습니다. 적극적인 출점과 마케팅으로 점유율을 끌어올린 bhc, BBQ와 대비되는 흐름에 본업 경쟁력을 의심하는 목소리가 흘러나오는 상황입니다. 교촌은 '허니시리즈의 아버지' 송종화 대표 체제에서 올해 새판 짜기에 돌입합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치킨업계 매출 순위가 뒤바뀌었습니다. bhc 매출이 전년보다 5.5% 증가한 5356억원으로 교촌치킨을 제치고 1위에 올랐습니다. 치킨 3사 중 유일하게 매출 5000억원을 넘겼습니다. BBQ는 지난해 매출이 12.8% 증가한 4732억원을 기록한 가운데 2년 연속 500억원 넘게 올랐습니다. 교촌에프앤비만 역성장했습니다. 지난해 매출이 4450억원으로 1년 전보다 14% 줄었습니다. 2014년부터 8년간 이어온 국내 치킨프렌차이즈 업계 선두 자리를 bhc에 뺏겼고 BBQ에 2위 자리마저 내줬습니다. 3위로 내려앉았지만 이유는 있습니다. 교촌은 외연 확장보다 내실을 택했습니다. 실제로 지난해 수익성 개선에 성공한 교촌에프앤비입니다. 영업이익이 248억원으로 전년 대비 181% 늘었습니다. 1년 사이 3배 급증했습니다. 영업이익률도 1.7%에서 5.6%로 3.9%p 끌어올렸습니다. bhc와 BBQ의 영업이익은 각각 1203억원, 553억원으로 전년보다 15.2%, 13.7% 줄었습니다. 교촌에프앤비 측은 "당초 가맹점 확장 전략을 추구했다면 매출이 큰 폭으로 올라 업계 순위 회복이 어렵지 않았겠지만 권원강 교촌에프앤비 회장은 쉬운 길을 선택하지 않았다"며 "무엇보다 가맹점 수익이 우선이라는 권 회장 경영철학을 2023년 실적에서도 보여줬다"고 말했습니다. 교촌에프앤비는 가맹점 및 파트너사와 상생 협력 관계 구축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점포당 점주 매출은 업계 최고 수준입니다.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거래에 따르면 2022년 교촌치킨 가맹점의 전국 평균매출액은 7억5000만원으로 bhc(6억원), BBQ(4억3000만원)보다 높습니다. 0%대 폐점률도 이를 입증합니다. 다만 가맹점주 수익성 보전에만 초점을 맞춘 결과 외형 성장이 더뎠고 매출이 크게 떨어졌습니다. 지난해 경쟁사들이 수십 개 이상 매장을 낼 때 교촌에프앤비의 신규 출점 매장은 10개에 불과했습니다. 전국 가맹점 수(2022년)에서도 교촌에프앤비(1365개)는 BBQ(2041개), bhc(1991개)와 차이가 큽니다. 특히 치킨 가격 인상을 주도한다는 점이 매출 하락의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습니다. 교촌은 2018년 업계 최초로 배달비를 도입했고 이는 요식업계 전체 배달비 유료화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교촌은 지난해 4월에도 주요 메뉴 가격을 나홀로 최대 3000원 인상하며 소비자들의 눈총을 받았습니다. 경쟁사 대비 부족한 히트 상품도 보완 과제로 언급됩니다. 교촌의 인기 제품으로는 1991년 간장치킨(교촌시리즈)을 시작으로 2004년 레드시리즈, 2010년 허니시리즈 등이 손꼽힙니다. 허니시리즈 이후 15년 가까이 꾸준히 신제품을 내고 있으나 히트작으로 불릴 만한 상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지난 2020년 24가지 재료로 완성한 불맛을 강조하며 선보인 '교촌신화'는 반짝 인기를 끌었으나 오래가지 못하고 2년 뒤인 2022년 7월 단종됐습니다. 교촌에프앤비는 같은달 블랙시크릿을 출시하며 5가지 향신료로 만든 이국적인 치킨 콘셉트를 앞세웠고 콤보 출시, 시식단 모집 등 마케팅을 강화했습니다. 블랙시크릿은 지난해 1월 출시 약 6개월 만에 누적 판매량이 100만마리를 돌파하며 가능성을 보였으나 시장에 반향을 일으킬 정도로 보기는 어렵다는 평이 지배적입니다. 교촌에프앤비 입장에서는 허니시리즈를 이어 매출 증대와 신규 고객 창출을 견인할 인기 제품이 필요한 실정입니다. 이는 송종화 부회장을 교촌의 새 사령탑으로 임명한 배경이기도 합니다. 교촌은 지난달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송 부회장을 신임 대표로 선임했습니다. 송 대표는 2003년부터 2012년까지 교촌에프앤비 총괄상무 및 사장으로 재직한 전문경영인입니다. 지난해 9월 부회장으로 11년 만에 경영에 복귀했습니다. 송 대표는 2000년대 초반 조류 인플루엔자(AI) 파동으로 가라앉은 치킨 프렌차이즈 시장 위기를 극복하고 교촌치킨을 치킨 선두 브랜드로 올리는 데 기여한 프렌차이즈 전문가로 평가받습니다. 임원 재직 당시 미국과 중국 시장 진출을 주도했습니다. 2010년에는 교촌의 효자 상품인 '허니시리즈'를 출시했습니다. 허니시리즈는 후라이드와 양념으로 대표되던 치킨 시장에 꿀을 활용해 상품화에 성공했습니다. 치킨 고객층을 아이와 여성들까지 넓히는 첨병 역할을 했습니다. 2014년에는 허니시리즈 판매량이 전년 대비 2배가량 신장하며 그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각각 30%, 63% 증가하는 데 큰 역할을 했습니다. 최근 교촌은 신사업 확장에 주력하는 모앙새입니다. 이마트와 협력해 자사 소스를 상품화한 K1 핫소스를 출시하며 소스 시장에 진출했고 지난해 6월에는 이태원에 '치킨 오마카세' 닭요리 전문점 교촌필방을 열었습니다. 올초에도 여의도에 메밀 한식주점 '메밀단편'을 론칭하고 소비자 반응을 살피고 있습니다. 이러한 교촌의 신사업 시도는 매출 부진과 맞물리며 본업 경쟁력 저하에 대한 비판으로 연결되고 있습니다. 교촌에프앤비는 그룹 성장의 전기를 마련한 송 대표 체제에서 재도약을 도모한다는 계획입니다. 송 대표는 국내가맹사업과 신성장사업, 해외사업, 각 계열사 등을 총괄하는 역할을 맡습니다. 송 대표는 취임사를 통해 "경기위축과 소비침체 등 회사 안팎의 여러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절박함’을 갖고 업무에 임할 것"이라며 "지속적 경영혁신을 통해 체질 개선을 가속화하고, 브랜드 경쟁력 강화와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 주력해 교촌을 100년 기업으로 성장시키는 일에 열정을 바치겠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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