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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더피플] 재계 리더 성큼 다가선 최태원 SK 회장의 세 가지 리더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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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day, December 28, 2020, 06:12:00

‘ESG’경영 확대 본격화..관계사 CEO에 재무성과 중심→구체적 목표·실행 담긴 스토리 주문
최태원표 ‘파이낸셜 스토리’·‘도전’·‘그린’ 리더십 실험대 올라..대한상의 회장 수락 여부 주목

 

인더뉴스 권지영 기자ㅣ최근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ESG(환경·사회·지배구조, Environmental Social Governance)경영이 화두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ESG경영은 기업을 넘어 국가를 운영하는 방식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벌써부터 미국과 중국의 ESG 패권 다툼을 전망하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ESG경영의 ‘선봉자’로 꼽힙니다. 최 회장은 ESG경영과 함께 ‘파이낸셜 스토리(financial story)’를 새로운 경영 방침으로 세웠습니다.

 

최 회장은 이해관계자, 임직원의 행복추구를 강조하며, 기업의 사회적 가치와 ESG경영으로 변화의 속도를 높이고 있습니다. 이 같은 최 회장의 지속적인 미래 신성장동력의 발굴 노력과 과감한 투자가 결실을 맺고 있다는 평가입니다.

 

최태원표 리더십은 ‘파이낸셜 스토리’, ‘도전’, ‘그린(green)’으로 대표됩니다. 그룹 관계사 CEO들이 ESG경영을 기반으로 고객, 투자, 시장 등 이해관계자들에게 미래 비전과 성장 전략을 제시하고 신뢰를 높이는 파이낸셜 스토리를 본격 추진하고 있습니다.

 

재무적인 성과 중심에서 구체적인 목표와 실행을 담아 이해관계자들과 함께 윈-윈(win-win)할 수 있는 파이낸셜 스토리만이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다는 게 핵심입니다. 여기에 인공지능, 바이오산업, 반도체 등 미래산업 분야에도 과감한 도전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최근 국내 그룹 총수들의 모임이 잦은데, 여기에는 최태원 회장의 역할이 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난 11월에는 최 회장의 주선으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 회장이 저녁 모임을 했는데요. 이 자리에서 각자 현안과 상호 협력에 대해 논의했습니다.

 

최 회장은 내년 초 임기가 만료되는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에 이어 차기 회장으로 거론되고 있습니다. 오랜 기간 재계에 몸담은 최 회장이 대한상의 회장직을 수행할 적임자라는 게 재계 안팎의 평가입니다. 기업인을 대표하는 무거운 자리인 만큼 최 회장은 회장직을 수락할지 고심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파이낸셜 스토리’ 리더십...“각사의 성장 스토리 제시하라

 

매력적인 목표와 구체적인 실행 계획이 담긴 ‘파이낸셜 스토리가 시장으로부터 신뢰를 얻어야 기업가치가 높아지는 시대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파이낸셜 스토리’ 리더십이 본격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올해 10월 열린 SK그룹 CEO 세미나입니다. CEO 세미나 마무리 발언에서 최태원 회장이 던진 파이낸셜 스토리 화두가 주목을 받았습니다.

 

앞으로 매출과 영업이익 등 재무성과를 중심으로 한 기업가치 평가 방식이 더이상 유효하지 않다는 전제를 내놓았기 때문인데요. 대신 시장의 신뢰와 사회적 공감을 얻을 수 있는 파이낸셜 스토리가 있다면, 더 큰 성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최 회장이 강조하고 있는 파이낸셜 스토리는 고객, 투자자, 시장 등 ‘파이낸셜 소사이어티(financial society)’를 대상으로 SK 관계사의 성장 전략과 미래 비전을 제시해 총체적 가치(total value)를 높여 나가자는 경영전략입니다.

 

특히 코로나19 사태와 미·중 무역갈등 등 글로벌 경영환경이 악화되는 상황 속에서 시장의 신뢰가 담긴 파이낸셜 스토리를 제시한 테슬라, 아마존 등 일부 글로벌 기업들이 과거 재무적 성과로는 낼 수 없는 기업가치 달성과 지속 성장을 이루고 있다는 판단입니다.

 

최 회장은 SK CEO들에 기업가치 공식이 바뀌고 있는 만큼, 각 사의 성장 스토리를 구체적으로 제시할 것을 주문했습니다. 최 회장은 “CEO들은 파이낸셜 스토리를 실행하면 더 큰 성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이제 스스로 입증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지난 7월 열린 SK 확대경영회의에서도 최 회장은 각 사 CEO에 “자신만의 성장 스토리를 준비해 출사표를 던지라”고 주문한 바 있습니다. 최 회장의 파이낸셜 스토리 리더십은 사장단 인사와 조직개편에도 반영됐습니다.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과 유정준 SK E&S 부회장 등 2명이 ‘최태원표 파이낸셜 스토리’의 성과 시험대에 오른 인물입니다. 박 부회장은 ICT(Information and Communication Technologies) 산업에서 통신사인 SKT와 반도체 기업인 SK하이닉스의 시너지를 창출하는 역할을 맡았습니다.

 

유 부회장은 최 회장이 올해 중점 경영전략으로 추진하고 있는 ESG 성과 달성을 위해 발탁했습니다. 이들과 함께 SK그룹 내 최고 협의·조정기구인 수펙스(Super Excellent)추구협의회 조대식 의장(사장)이 보폭을 맞출 예정입니다.

 

오는 2021년은 최 회장이 추구하는 파이낸셜 스토리가 구체적인 실행에 옮겨가는 원년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SK CEO들은 각 사가 제시한 파이낸셜 스토리에 대한 이해관계자들의 신뢰를 높이고, 재무제표 중심 성장 전략을 공감 중심의 성장 전략으로 바꿔나가기로 했습니다.

 

 

‘도전’의 리더십..재계의 승부사 최태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과감한 결단에 ‘재계의 승부사’로 알려져 있지만, 바이오산업에서는 ‘뚝심’의 최태원으로 통합니다. 지난 1993년부터 국내 첫 독자개발 신약을 위해 지속적 투자를 감행한 최 회장의 ‘도전’ 리더십이 돋보이는 사례입니다.

 

최 회장이 27년간 혁신신약 개발을 위해 ‘한우물’을 판 결과, 작년 SK바이오팜은 뇌전증 치료제 엑스코프리(XCOPRI®, 성분명: 세노바메이트)를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신약승인을 받았습니다. SK바이오팜은 후보물질 발굴부터 임상개발, 신약허가까지 전 과정을 독자적으로 수행한 국내 최초의 제약사로 인정받았습니다.

 

신약개발은 보통 10~15년 이상 소요되며, 비용도 수 천억원이 투입됩니다. 적게는 5000개, 많게는 1만개의 후보물질 중 단 1, 2개만 신약으로 개발될 만큼 성공률도 매우 낮습니다.

 

이에 연구 전문성과 함께 경영진의 흔들림 없는 육성 의지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불가능한 도전 영역인데요. 엑스코프리 역시 최 회장의 뚝심과 투자 철학을 바탕으로 한 도전정신이 없었다면 빛을 볼 수 없었다는 게 업계의 평가입니다.

 

작년 11월 SK그룹은 “SK의 신약개발 역사는 리스크를 두려워하지 않고 새로운 도전을 거듭해 혁신을 이뤄낸 대표적 사례”라며 “명실상부한 글로벌 제약사의 등장이 침체된 국내 제약사업에 큰 자극이 될 것”이라고 자평했습니다.

 

최 회장의 바이오분야 영토 확장을 위한 도전은 ‘현재진행형’입니다. 이달 초 SK는 혁신 바이오 기업으로 알려진 미국 로이반트와 전략적 제휴를 맺고, 2억달러(약 2200억원)를 투자해 ‘표적 단백질 분해’ 플랫폼을 활용한 신약 개발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한국 기업이 미국의 표적 단백질 분해 치료제 시장에 진출한 것은 SK가 처음입니다.

 

글로벌 협력으로 신약 개발에 이어 SK는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CMO·Contract Manufacturing Organization) 사업 확장에 도전하는데요. 현재 프랑스 바이오 CMO인 이포스케시 인수를 위해 협상을 진행 중이며, 내년 상반기 윤곽이 드러날 전망입니다.

 

최 회장은 국내 기업과 협업에도 앞장서고 있습니다. 지난 7월 정의선 당시 현대차그룹 부회장과 회동을 통해 차세대 배터리 기술과 미래 신기술 개발 방향을 공유했습니다. 전력반도체와 경량 신소재, 배터리 대여, 교환 등 서비스 플랫폼 등 협력방안에 관해 의견을 나눴습니다.

 

SK는 모빌리티 전문기업 설립을 앞둔 상황에서 전기차 등 미래 모빌리티 분야에서 우위를 차지하고 있는 현대차와 어떤 시너지를 낼지 주목됩니다.

 

최 회장은 “현대·기아차가 전기차 등 미래 모빌리티 분야에서 선도적 입지를 구축하고 있는 만큼 이번 협력이 양 그룹은 물론 한국경제에도 새로운 힘이 될 도전”이라고 말했습니다.

 

최 회장의 도전은 반도체 영역으로도 뻗어 나갔는데요. SK하이닉스는 지난 10월 미국 인텔사의 메모리 사업 부문인 낸드 부문을 90억달러(10조 3104억원)에 인수하기로 했습니다. 이번 인수는 국내 M&A 역사상 최대 규모입니다.

 

SK하이닉스는 낸드 부문(글로벌 5위)에 뒤늦게 뛰어들어 D램(글로벌 2위)에 비해 다소 부진한 성적을 거두고 있는 상황인데요. 인텔 인수가 마무리 되면 낸드시장 점유율은 약 20%에 달하게 돼 키옥시아(19%)를 제치고 삼성에 이어 글로벌 2위로 도약합니다.

 

초(超)협력을 통한 도전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습니다. SK텔레콤은 올해 아마존, 우버 등 글로벌 기업과의 협력에 적극 나서고 있습니다. 이 결과 SK텔레콤 자회사인 11번가에서 아마존 상품을 구매할 수 있게 됐습니다.

 

또 SK모빌리티 전문기업인 티맵모빌리티(가칭)는 세계 최대 모빌리티 플랫폼 기업 ‘우버 테크놀로지(이하 우버, Uber)’와 조인트벤처(합작회사)를 만들고, 택시 호출과 같은 공동 사업에 도전합니다. 두 회사는 내년 상반기 합작사를 설립키로 합의했습니다.

 

 

‘그린’ 리더십..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확산

 

최근 글로벌 시장에서 ESG(환경∙사회∙지배구조)가 경영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미국과 중국의 주도권 싸움으로 확대되고 있습니다. ESG는 기업이 직원과 고객, 주주, 환경에 얼마나 기여하는지, 지배구조는 투명한지를 비재무적인 틀로 따지는 평가입니다.

 

국내 그룹 중에서는 SK가 ESG 경영에 앞장서고 있습니다. 글로벌빅데이터연구소가 지난 9~11월까지 ESG 경영 키워드가 들어간 포스팅 수를 조사한 결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5926건으로 가장 많았습니다. 최 회장의 ‘그린’ 리더십이 인정받은 겁니다.

 

최 회장은 “인류 생존 위기는 ESG 경영만으로 극복할 수 있다”고 강조한 바 있는데요. 최 회장의 지론인 ESG가 SK 내부의 보편가치로 자리잡아 ESG 경영 깊이와 속도를 더욱 높여 나가고 있습니다. 특히 SK는 ICT, 반도체, 에너지∙화학이 그룹의 핵심 성장동력이기 때문에 더 높은 수준의 ESG 경영이 시급하다는 공감대를 이뤘습니다.

 

SK가 ESG 경영을 전면에 내세운 가운데, 그룹의 주요 CEO들로 구성된 ‘수펙스(Super Excellent Level)추구협의회’의 조대식 의장(사장)이 그룹의 ESG 경영을 선도하게 됩니다. 이달 초 조직개편에서 3연임에 성공한 조 의장은 수펙스추구협의회 내 확대 개편한 ‘ESG 전략실’을 이끌 예정입니다.

 

또 이번 조직개편에서 SK는 지배구조의 투명성을 높이고 관계사의 이사회 중심 경영을 가속화하기 위해 ‘거버넌스위원회’와 ‘환경사업위원회’를 신설했습니다.

 

최 회장의 그린 리더십이 시장에서 인정받는 모양새입니다. SK그룹은 12월초 한국 최초로 ‘RE100(Renewable Energy, 재생에너지)’ 가입을 확정 짓는 등 ESG 경영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이번에 RE100에 가입한 기업은 SK(주)와 SK텔레콤, SK브로드밴드, SK하이닉스, SKC, SK머티리얼즈, SK실트론 등 7개사입니다.

 

 

SK E&S, SK에너지, SK가스 등 가입 대상이 아닌 관계사들은 자체적으로 RE100에 준하는 목표를 세우고 재생에너지 사용을 확대할 계획입니다. SK이노베이션 배터리 사업은 회사 단위 가입 조건에 따라 이번에 가입은 못하지만, 글로벌 전기차 OEM 및 기관투자자들의 요구를 감안해 RE100과 동일한 목표를 세우고 실행할 예정입니다.

 

최 회장은 그동안 그룹의 사업을 근본적으로 혁신하기 위한 요소 중 하나로 ESG 경영을 강조해왔는데요. 지난 2018년 그룹 CEO세미나에서 최 회장은 “친환경 전환을 위한 기술개발 등 구체적인 전략을 마련하라”고 주문하기도 했습니다.

 

한편, 재계는 7년째 대한상의를 이끌고 있는 박용만 회장에 이어 최태원 회장이 내년 대한상의 회장직을 수락할지 주목하고 있습니다. 최 회장은 구자열 LS그룹 회장,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등과 함께 대한상의 회장 하마평에 올랐습니다.

 

재계는 평소 4대 그룹 총수 중 맏형인 최 회장이 기업인간 가교 역할과 함께 코로나19, 미·중 무역분쟁 등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 기업인들을 대표해 정부에 의견을 제시할 수 있는 적임자라는 평가입니다.

 

대한상의 회장은 전임 회장이 추천하고, 24명의 회장단이 논의해 추대하는 방식으로 선출됩니다. 회장단 회의는 내년 2월경 열릴 예정입니다. 최 회장이 차기 대한상의 회장으로 선출될 경우 SK의 보편적 가치로 자리잡은 ESG 경영이 재계 전반으로 확대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아울러 최 회장의 ‘파이낸셜 스토리, 도전, 그린’ 세 가지 리더십이 SK그룹은 물론 한국 경제의 지속가능 성장을 이끌어 낼 수 있을지 재계의 귀추가 주목됩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주요 약력 >

 

■ 기본사항
△1960년12월3일(양) 출생 △현직 SK 대표이사 회장 △한국고등교육재단 이사장 △SK이노베이션 대표이사 회장 △SK하이닉스 대표이사 회장

 

■ 학력
△1983년 고려대 물리학과졸 △1987년 미국 시카고대 경제학과졸 △1989년 同대학원 경제학 석·박사통합과정 수료

 

■ 경력
△2014년 SK(주) 회장 △2016년 同대표이사 회장(현) △2016∼2019년 同이사회 의장 겸임 △2018년 (재)최종현학술원 이사장(현) △2019년 (재)사회적가치연구원 이사장(현) △2020년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 경기단체총괄 부회장 겸 집행위원(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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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지영 기자 eileenkwon@inth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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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레벨 터치]치킨 3위 교촌…허니시리즈 만든 송종화 ‘절박함’ 통할까

2024.04.25 07:00:00

인더뉴스 장승윤 기자ㅣ치킨업계 1위를 지켜온 교촌치킨의 성장세가 멈췄습니다. 적극적인 출점과 마케팅으로 점유율을 끌어올린 bhc, BBQ와 대비되는 흐름에 본업 경쟁력을 의심하는 목소리가 흘러나오는 상황입니다. 교촌은 '허니시리즈의 아버지' 송종화 대표 체제에서 올해 새판 짜기에 돌입합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치킨업계 매출 순위가 뒤바뀌었습니다. bhc 매출이 전년보다 5.5% 증가한 5356억원으로 교촌치킨을 제치고 1위에 올랐습니다. 치킨 3사 중 유일하게 매출 5000억원을 넘겼습니다. BBQ는 지난해 매출이 12.8% 증가한 4732억원을 기록한 가운데 2년 연속 500억원 넘게 올랐습니다. 교촌에프앤비만 역성장했습니다. 지난해 매출이 4450억원으로 1년 전보다 14% 줄었습니다. 2014년부터 8년간 이어온 국내 치킨프렌차이즈 업계 선두 자리를 bhc에 뺏겼고 BBQ에 2위 자리마저 내줬습니다. 3위로 내려앉았지만 이유는 있습니다. 교촌은 외연 확장보다 내실을 택했습니다. 실제로 지난해 수익성 개선에 성공한 교촌에프앤비입니다. 영업이익이 248억원으로 전년 대비 181% 늘었습니다. 1년 사이 3배 급증했습니다. 영업이익률도 1.7%에서 5.6%로 3.9%p 끌어올렸습니다. bhc와 BBQ의 영업이익은 각각 1203억원, 553억원으로 전년보다 15.2%, 13.7% 줄었습니다. 교촌에프앤비 측은 "당초 가맹점 확장 전략을 추구했다면 매출이 큰 폭으로 올라 업계 순위 회복이 어렵지 않았겠지만 권원강 교촌에프앤비 회장은 쉬운 길을 선택하지 않았다"며 "무엇보다 가맹점 수익이 우선이라는 권 회장 경영철학을 2023년 실적에서도 보여줬다"고 말했습니다. 교촌에프앤비는 가맹점 및 파트너사와 상생 협력 관계 구축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점포당 점주 매출은 업계 최고 수준입니다.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거래에 따르면 2022년 교촌치킨 가맹점의 전국 평균매출액은 7억5000만원으로 bhc(6억원), BBQ(4억3000만원)보다 높습니다. 0%대 폐점률도 이를 입증합니다. 다만 가맹점주 수익성 보전에만 초점을 맞춘 결과 외형 성장이 더뎠고 매출이 크게 떨어졌습니다. 지난해 경쟁사들이 수십 개 이상 매장을 낼 때 교촌에프앤비의 신규 출점 매장은 10개에 불과했습니다. 전국 가맹점 수(2022년)에서도 교촌에프앤비(1365개)는 BBQ(2041개), bhc(1991개)와 차이가 큽니다. 특히 치킨 가격 인상을 주도한다는 점이 매출 하락의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습니다. 교촌은 2018년 업계 최초로 배달비를 도입했고 이는 요식업계 전체 배달비 유료화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교촌은 지난해 4월에도 주요 메뉴 가격을 나홀로 최대 3000원 인상하며 소비자들의 눈총을 받았습니다. 경쟁사 대비 부족한 히트 상품도 보완 과제로 언급됩니다. 교촌의 인기 제품으로는 1991년 간장치킨(교촌시리즈)을 시작으로 2004년 레드시리즈, 2010년 허니시리즈 등이 손꼽힙니다. 허니시리즈 이후 15년 가까이 꾸준히 신제품을 내고 있으나 히트작으로 불릴 만한 상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지난 2020년 24가지 재료로 완성한 불맛을 강조하며 선보인 '교촌신화'는 반짝 인기를 끌었으나 오래가지 못하고 2년 뒤인 2022년 7월 단종됐습니다. 교촌에프앤비는 같은달 블랙시크릿을 출시하며 5가지 향신료로 만든 이국적인 치킨 콘셉트를 앞세웠고 콤보 출시, 시식단 모집 등 마케팅을 강화했습니다. 블랙시크릿은 지난해 1월 출시 약 6개월 만에 누적 판매량이 100만마리를 돌파하며 가능성을 보였으나 시장에 반향을 일으킬 정도로 보기는 어렵다는 평이 지배적입니다. 교촌에프앤비 입장에서는 허니시리즈를 이어 매출 증대와 신규 고객 창출을 견인할 인기 제품이 필요한 실정입니다. 이는 송종화 부회장을 교촌의 새 사령탑으로 임명한 배경이기도 합니다. 교촌은 지난달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송 부회장을 신임 대표로 선임했습니다. 송 대표는 2003년부터 2012년까지 교촌에프앤비 총괄상무 및 사장으로 재직한 전문경영인입니다. 지난해 9월 부회장으로 11년 만에 경영에 복귀했습니다. 송 대표는 2000년대 초반 조류 인플루엔자(AI) 파동으로 가라앉은 치킨 프렌차이즈 시장 위기를 극복하고 교촌치킨을 치킨 선두 브랜드로 올리는 데 기여한 프렌차이즈 전문가로 평가받습니다. 임원 재직 당시 미국과 중국 시장 진출을 주도했습니다. 2010년에는 교촌의 효자 상품인 '허니시리즈'를 출시했습니다. 허니시리즈는 후라이드와 양념으로 대표되던 치킨 시장에 꿀을 활용해 상품화에 성공했습니다. 치킨 고객층을 아이와 여성들까지 넓히는 첨병 역할을 했습니다. 2014년에는 허니시리즈 판매량이 전년 대비 2배가량 신장하며 그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각각 30%, 63% 증가하는 데 큰 역할을 했습니다. 최근 교촌은 신사업 확장에 주력하는 모앙새입니다. 이마트와 협력해 자사 소스를 상품화한 K1 핫소스를 출시하며 소스 시장에 진출했고 지난해 6월에는 이태원에 '치킨 오마카세' 닭요리 전문점 교촌필방을 열었습니다. 올초에도 여의도에 메밀 한식주점 '메밀단편'을 론칭하고 소비자 반응을 살피고 있습니다. 이러한 교촌의 신사업 시도는 매출 부진과 맞물리며 본업 경쟁력 저하에 대한 비판으로 연결되고 있습니다. 교촌에프앤비는 그룹 성장의 전기를 마련한 송 대표 체제에서 재도약을 도모한다는 계획입니다. 송 대표는 국내가맹사업과 신성장사업, 해외사업, 각 계열사 등을 총괄하는 역할을 맡습니다. 송 대표는 취임사를 통해 "경기위축과 소비침체 등 회사 안팎의 여러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절박함’을 갖고 업무에 임할 것"이라며 "지속적 경영혁신을 통해 체질 개선을 가속화하고, 브랜드 경쟁력 강화와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 주력해 교촌을 100년 기업으로 성장시키는 일에 열정을 바치겠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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