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강자영 기자] 좌충우돌 하루하루를 보내며 고군분투하고 있다.
지난 3일 선배를 따라 ‘범금융권 대토론회’에 갔다. 100여명이 넘는 금융권의 대표들이 처음으로 한자리에 모이는 것이기에 행사 자체의 의미도 특별했다. 언론은 토론회에서 어떤 이야기들이 오고 갈지 관심을 기울였다.
명함지갑과 수첩을 들고 쭈뼛쭈뼛 행사장에 들어섰다. 먼저 어마어마한 행사장의 규모에 놀랐다. 많은 좌석과 그를 둘러싼 수많은 카메라. 행사 시작 전이라 자리한 금융권 인사보다 행사장을 메운 기자들이 더 많았다. 좌석에 자리를 잡고 대기하는 선배들도 있었다.
사진으로만 보던 금융사 대표들을 실물로 보는 느낌은 매우 달랐다. 아직 얼굴을 다 익히지 못한 나는 아기 오리처럼 선배 뒤를 졸졸 따라다녔다. 머뭇머뭇하는 나와는 달리 선배는 자연스럽게 인사를 하며 업계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고 질문했다.
행사가 30분 늦게 시작된다는 방송이 나오자 묻고 이야기할 시간이 더 주어졌다. 나는 분위기에 압도돼 주변을 파악하느라 어안이 벙벙했는데 선배는 그사이 취재를 하더니 기사를 써냈다. 신기했다.
지난 11일, 금융위원회는 올해 4월부터 적용되는 실손의료보험 자기부담금 20% 의무화 방안을 포함한 '보험업감독규정' 개정안을 입법 예고한다고 밝혔다.
그날 금융위원회로 출근한 나는 처음으로 ‘브리핑’이라는 걸 경험했다. 금융위는 원래 다음날 예정된 일정을 하루 앞당겼고, 오후에서 오전으로 또 다시 바꿔 조금은 갑작스레 진행된 브리핑이었다.
시작 전 자료가 배부됐고 텔레비전에서 봤던 것처럼 브리핑 석에는 어느새 환한 조명이 켜졌다. 이어 김진홍 금융위 보험과 과장의 브리핑이 시작됐다.
‘이런 날이 올 줄 알고 학창시절 타자연습을 열심히 해놨지.’ 손가락을 쉬지 않고 타이핑했다. 긴장된 분위기에서 어려운 내용을 이해하고 받아 적으려니 생각처럼 쉽지 않았다. 손가락이 꼬였고 문서 창은 ‘오타밭’이 됐다.
혹시나 내용을 놓칠세라 더욱 긴장했다. 브리핑 전 받은 자료를 숙지했는데도 빠르게 진행되는 브리핑은 마치 처음 듣는 것처럼 어려웠다. 내용 파악하랴 타이핑 하랴. 역시나 군데군데 놓친 부분이 많았다.
브리핑이 끝나고 질의응답 순서. 질문은 쉴 틈 없이 이어졌다. 이전의 발표에서 새롭게 추가된 내용은 무언지 꼼꼼히 확인, 변경될 내용이 소비자에게 시사하는 바는 무엇인지 등 자료에는 보이지 않는 틈새를 파고들었다. 역시 선배들은 날카로웠다.
질문과 답이 첨예하게 오갔던 시간이 지나고 기자실은 다시 일상으로 돌아갔다. 여느 때와 같이 취재하는 소리와 타이핑하는 소리로 채워졌다. ‘이곳이 기자실이구나.’
지난 12일엔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위기의 한국금융, 그 해법은 무엇인가(Ⅱ) 증권업과 보험업을 중심으로’정책심포지엄에도 참석했다. 금융업계의 발전을 위해 연구하는 전문가들의 발표를 직접 들었다. 타이핑은 좀 익숙해졌나 싶었는데 알아듣지 못하는 전문 용어에 손가락을 멈추고 멍하니 스크린만 쳐다보기도 했다.
행사를 마치고 나오는 보험연구원 원장, 손해보헙협회 회장 등 여러분들께 인사하고 명함을 건넸다. 기분 탓이었을까. 지난번 토론회에서 인사를 나눈 한 분이 나를 알아본 듯했다. 얼핏 스친 ‘강 기자’라는 단어가 마음을 깊게 울렸다. 사실 선배들에게는 당연한 일이겠지만 신입기자인 나에게는 큰 의미로 다가왔다.
아직은 자세한 내용이 귀에 잘 들어오지 않아도 신입기자에게 현장은 신기하고 매력적이었다. ‘현장에서 볼 수 있는 강 기자’가 되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 번쩍이는 조명보다 더 번뜩이는 시선으로 질문을 던지고 말겠다는 다짐도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