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이재형 기자ㅣ국내 건설사들의 눈이 서울의 경관을 다시 그리는 재건축․재개발 사업에 모였습니다. 한남 뉴타운, 반포주공1단지 등 서울 주요 아파트 단지가 올해 수주 시장에 올랐기 때문입니다.
4월까진 수주 소식이 뜸한 편입니다. 현대건설이 5곳서 공사비 1조541억원을 따내 가장 앞섰고 롯데건설(2곳, 6632억원)이 맹추격 중입니다. GS건설, 현대엔지니어링, 대림산업, HDC현대산업개발, 삼성물산은 2~3000억원에 머물렀고 포스코건설과 대우건설은 아직 수주 실적이 없습니다.
업계에선 “본격적인 수주전은 5월부터”라는 분위기입니다. 오는 6일부터 생활방역으로 전환되면 코로나19로 미뤄졌던 정비사업 시공사 선정 총회도 재개되리란 기대입니다. 재건축 사업 경쟁이 한창 달아오르고 있는 서울 주요 지역을 살펴봤습니다.
◇ 갈현 1구역, 결국 롯데 독주
사업비 9200억원 규모의 은평구 ‘갈현1구역’은 롯데건설의 손에 거의 넘어왔습니다. 작년 현대건설과 롯데건설이 입찰했다가 담보를 초과한 이주비 제안 등으로 현대건설이 법원의 입찰무효 가처분을 받았던 곳인데요.
현대건설은 조합에 재입찰 의사를 밝혔지만 지난달 28일 대의원회의에서 경쟁입찰이 아닌 수의계약으로 의결하면서 끝내 무산됐습니다. 롯데건설의 단독입찰이 확정된 갈현1구역의 시공사 선정 총회는 이달 말 있을 전망입니다.
◇ “또 입찰무효 될라”...숨죽인 한남3구역
한편 5월 가장 관심이 집중되는 용산구 ‘한남3구역’은 아직 팽팽한 긴장감이 흐르고 있습니다. 현대건설, GS건설, 대림산업이 2차 입찰에 나선 이곳에 걸린 공사비만 1조8880억원. 현대건설의 작년 국내 정비사업 수주총액과 맞먹는 규모입니다.
한남3구역은 작년 1차 입찰 때 과당경쟁 논란에 세 건설사가 전부 입찰 무효 처분을 받았던 곳입니다. 이주비와 사업비에 대한 무이자ㆍ무상지원 혜택에 현대백화점 입점 등 제안을 남발했다가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위반으로 검찰에 고발되기도 했습니다.
이달 말 예상되는 시공사 선정 총회를 앞두고 세 건설사 모두 ‘클린수주’를 표방하며 조심하는 분위기입니다. 한 건설사가 조합원에 돈 봉투를 살포했다는 고소도 있었지만 관련 센터에 접수된 신고는 아직 3건(현대 2, GS 1)에 그쳤습니다.
◇ 삼성 반포 2승 vs 대우 올해 첫 수주
한번 내홍을 겪었던 한남3구역과 달리 반포지역은 신경전이 날로 격화되고 있습니다. 총 공사비 8087억원의 서초구 ‘반포3주구’는 삼성물산과 대우건설이 격돌하면서 5월 총회를 앞두고 경쟁사 제안 왜곡, 개별 조합원 홍보 등 시비가 불거졌습니다.
삼성물산은 5년 만에 도시정비사업에 복귀하자마자 도전장을 낸 반포 지역 2곳에서 모두 승수를 챙기겠다는 기세입니다. 삼성물산은 최근 ‘신반포15차’ 시공사 선정 총회에서 득표율 76%로 호반건설과 대림산업을 압도하고 반포 내 ‘래미안’ 브랜드의 인기를 입증한 바 있습니다.
이에 대우건설은 조합원에 임대수익을 제공하는 부동산 리츠 사업의 카드까지 꺼내들며 수성에 나섰습니다. ‘신반포15차’의 시공사였다가 계약이 무산됐던 대우건설이 반포3주구까지 삼성물산에 내줄 순 없다는 분위기입니다.
한편 포스코건설과 GS건설은 서초구 ‘신반포21차’의 수주에 나섭니다. 올해 첫 수주에 나서는 포스코건설은 조합부담 없는 후분양을, GS건설은 배후 자이 브랜드 단지와 연계한 랜드마크 단지 계획을 내세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