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김철 미디어사업부장] 고객을 만나러 가는 길. 주위를 돌아봤다. 가로수는 어느새 노랗고 빨간 색 옷으로 갈아입었나 싶었는데 낙엽이 지고 있었다.
11월 하순. 얼마 전까지 외근을 다니면 땀범벅이었는데 코드를 꺼내 입어야 할 만큼 싸늘해진 계절이 됐다. 어느덧 한 해를 마무리해야 하는 시즌이 왔다.
이맘때엔 따뜻한 겨울을 맞이하는 영업과 그렇지 못해 여기 저기 숫자를 만들기 급급한 영업으로 나뉜다. 한 해의 수확이 거의 결정이 나는 계절인 것이다.
최근 tvN에서 ‘미생’이란 드라마가 이슈가 되고 있다. 웹툰으로 먼저 봤는데 영업사원으로 너무나 공감이 갔다. 몇 회째인지 기억나지는 않지만, 오 과장과 고객이 고교동창이지만 결국 영업에 실패하는 내용이 있다.
항상 성공할 수 없는 게 또한 영업이다. 고객과 관계가 아무리 좋더라도 제품이 아무리 좋더라도 제 때를 만나지 못하면 결국 성공할 수 없는 것이다.
영업이라고 하면 고객을 상대로만 한다고 생각들을 하지만 사실 내부영업이 영업 성공에 미치는 영향 또한 매우 크다. 특히 기술적인 부분이 강한 제품일수록 회사 내부의 조직적인 지원이 매우 중요하다.
최근 나에게 조언을 구해온 후배가 하나 있다. 그는, 꽤 큰 계약 건이었는데 수주에 실패해서 괴롭다고 하소연을 해왔다.
얘기를 들어보니, 그는 자신의 실수를 잘 알고 있었다. 제품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갖추지 않고 일방적으로 고객 영업에만 집중했고, 고객 환경에 대한 내부조직과 커뮤니케이션에도 소홀했으며, 오직 고객에게만 초점을 맞춰 밀어 붙이듯 사업을 진행했다.
그러다 보니 고객에게도 제품에 대한 정확하지 못한 정보를 제공하게 되고 고객 환경에 맞지 않는 Version이 제안 됐고 성능 테스트에서 성과를 내지 못해 수주에 실패하게 됐다.
이번 영업 실패의 가장 큰 문제점은 무엇을 팔고 있는지 정확히 이해하지 못한 상태에서 고객과 관계만을 믿고 사업을 무리하게 진행했다는 것이다. 그 결과는 고객과의 신뢰에까지 영향을 줄 수밖에 없게 됐다.
혼자 하는 영업도 있겠지만 조직이 함께해야만 하는 영업도 꽤 많다. 이번 영업 실패로 조직적인 지원 아래 진행돼야 하는 영업에선 고객 영업도 중요하지만 내부영업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고 얘기해 줬다.
한달여 남은 2014년. 반전을 노리기에는 짧은 시간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쓰디쓴 실패의 경험을 돌이켜 보고, 잘 되새김질해 두는 것이 필요하다. 그래야, 내년 이맘때에는 훨씬 즐거운 마음으로 한해를 정리할 수 있을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