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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② ‘순정 엔진오일’만 쓰라는 현대차...전문가들 “평생보증은 공염불” 질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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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ursday, November 07, 2019, 17:11:45

규격 맞는 엔진오일 주기마다 바꿨는데..“비순정품 써서 보증수리 불가”
인증제품은 성능 문제 없어..“소비자 중심으로 자동차 제도 개선해야”

 

인더뉴스 박경보 기자ㅣ현대자동차는 쏘나타와 그랜저 등에 탑재된 세타2 엔진에 대해 ‘평생보증’하기로 했지만 보증기준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공식 서비스센터에서 엔진오일을 교환하지 않으면 보증대상이 아니라는 건데요. 이처럼 소비자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태도에 대해 “공염불만 남발했다”는 쓴소리가 나옵니다.

 

울산에 거주하는 조 모씨의 2014년식 그랜저HG(16만 4000km 주행)는 지난 3일 내리막 주행 중 시동이 꺼졌습니다. 그랜저HG엔 2.4 세타2 엔진이 탑재돼 있는데요. 이 엔진은 ‘커넥팅로드 베어링’의 소착으로 엔진이 꺼지거나 불이 붙을 수 있어 국내와 미국에서 대규모 리콜에 들어가기도 했습니다.

 

지난달 현대차는 이 세타2 엔진에 대해 주행거리와 관계없이 ‘평생 보증’하겠다고 발표했는데요. 하지만 이 그랜저는 보증수리를 받지 못 했습니다. 공식 서비스센터에서 순정 엔진오일을 교환하지 않았다는 게 이유입니다.

 

조 씨는 순정 엔진오일을 쓰지 않았을 뿐, 중고차 구입 후 3만km를 주행하는 동안 총 4번을 교환했습니다. 최초 1회에 공식 서비스센터(블루핸즈)를 이용한 후 나머지는 보험사 제휴 정비업체를 이용했는데요. 사용된 엔진오일은 킥스(KIXX) G1 5W30 제품이고, 마지막 4회차는 지크(ZIC) X7 FE 5W20 제품입니다.

 

킥스와 지크 엔진오일은 각각 국내업체인 GS칼텍스와 SK루브리컨츠가 생산합니다. 두 제품 모두 미국공인규격(API SN)과 국제공인규격(ILSAC GF-5), 제조사 규격(GM dexos1)을 모두 만족하고 있습니다. 특히 두 엔진오일엔 한국산업표준에 적합하다는 표시인 KS인증 마크가 붙어있죠. 다시 말해 국가가 인정하는 정상적인 제품이라는 뜻입니다.

 

 

이처럼 엔진오일에 문제가 없는데도 왜 무상수리를 받지 못하는 걸까요. 순정품을 쓰지 않으면 무상수리 해주지 않겠다는 현대차의 내부 지침 탓입니다.

 

차량 수리를 맡았던 서비스센터의 엔지니어는 현대차 본사에서 아직까지 세타2 엔진 보증 관련 공문을 내리지 않았다고 해명했습니다. 아직까지 세타2 엔진에 대해 전해 들은 바가 없고, 순정 부품을 써야 보증수리가 가능한 건 현대차의 일관된 지침이라는 겁니다.

 

그는 “BMW의 잇따른 화재 사고 이후 현대차의 애프터서비스 정책이 점점 더 까다로워지고 있는 것 같다”며 “고객이 순정품을 사용하지 않았다면 보증수리를 받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털어놨습니다. 정비 협력업체 역시 현대차 본사와 고객 사이에 끼어서 상당한 곤혹을 치르고 있는 모양입니다.

 

 

그렇다면 세타2 엔진 고객은 대체 차량을 어떻게 관리해야 보증수리를 받을 수 있는 걸까요. 현대차의 제품 사용설명서에서는 “엔진오일을 순정품만 써야 한다”는 말은 어디에도 나와 있지 않습니다. 오히려 “반드시 추천오일 제원표의 순정부품 또는 규정사양을 사용하십시오”라고 쓰여있는데요.

 

이 같은 내용은 “규격만 맞으면 반드시 순정부품을 사용할 필요는 없다”는 뜻으로 해석됩니다. 따라서 조 씨는 현대차가 추천한 엔진오일을 썼다는 것만 증명한다면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규격에 맞는 엔진오일을 썼는데도 보증수리를 안 해주는 건 기업윤리에 어긋나는 행위라는 게 전문가들의 일관된 지적입니다. 결함과 무상수리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핑계에 불과하다는 겁니다.

 

박진혁 서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순정 부품을 쓰지 않았다고 보증수리를 거부하는 것은 제작사들의 일반적인 행태”라며 “순정오일만 써야하는 엔진이라면 차량을 판매할 때부터 소비자에게 명확하게 알리고 사용설명서에서도 크게 강조해야 했다”고 꼬집었습니다.

 

이어 “소비자들은 차량의 내구성을 위해 순정오일보다 더 좋은 품질의 합성유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며 “순정이 아니더라도 국가가 인정한 KS인증 제품이라면 성능에 전혀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정주 한국자동차소비자연맹 회장도 “소비자가 사용한 사제 엔진오일 때문에 엔진이 망가졌다면 비순정품의 시중 유통과 사용을 막아야 하지 않겠나”라며 “그 전에 불량 엔진오일이 치명적인 영향을 줬다는 근거를 제시해 세타2 엔진엔 문제가 없었다는 것부터 입증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이어 “결함이 있는 세타2 엔진을 평생보증 해준다더니 실상은 의무적으로 현대 서비스망에서 엔진오일을 교환해야 한다고 영업한 것 아니냐”고 일침했습니다.

 

 

또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보증수리 거부는 기업 윤리적인 측면에서 볼 때 책임을 회피하려는 부당한 처사”라며 “반드시 순정 엔진오일만 써야 한다는 논리는 오히려 엔진 설계가 잘못됐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비판했습니다.

 

이어 “선진국처럼 소비자 중심의 법규를 통해 수천억 원의 징벌적 벌금을 매겨야 대기업의 횡포를 막을 수 있다”며 “징벌적 벌금제도는 기업활동 위축을 가져온다는 의견도 있는데, 우리 자동차산업은 80%가 수출”이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이번에 문제가 된 그랜저HG는 2014년식 모델로, 세타2 엔진 리콜(2010년 12월~2013년 08월)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기존 리콜 차량과 동일한 결함이 발생한 만큼, 국내 세타2 엔진에 대한 리콜이 잘못됐다는 비판도 피하지 못하게 됐습니다.

 

지난 2017년 3월, 현대차는 미국에서 2013년식과 2014년식 세타2 엔진 120만대에 대해 2차 리콜을 벌였습니다. 당시 국내에서도 해당 차량들의 보증기간은 연장됐지만, 정작 리콜은 2011~2013년식까지만 대상이었습니다. 현대·기아차가 국내에서 리콜한 차량은 총 17만 1352대로, 보증기간 연장 차량 대비 5만여 대 가량 빠진 상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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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보 기자 kyung2332@inthenews.co.kr


[C-레벨 터치]치킨 3위 교촌…허니시리즈 만든 송종화 ‘절박함’ 통할까

[C-레벨 터치]치킨 3위 교촌…허니시리즈 만든 송종화 ‘절박함’ 통할까

2024.04.25 07:00:00

인더뉴스 장승윤 기자ㅣ치킨업계 1위를 지켜온 교촌치킨의 성장세가 멈췄습니다. 적극적인 출점과 마케팅으로 점유율을 끌어올린 bhc, BBQ와 대비되는 흐름에 본업 경쟁력을 의심하는 목소리가 흘러나오는 상황입니다. 교촌은 '허니시리즈의 아버지' 송종화 대표 체제에서 올해 새판 짜기에 돌입합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치킨업계 매출 순위가 뒤바뀌었습니다. bhc 매출이 전년보다 5.5% 증가한 5356억원으로 교촌치킨을 제치고 1위에 올랐습니다. 치킨 3사 중 유일하게 매출 5000억원을 넘겼습니다. BBQ는 지난해 매출이 12.8% 증가한 4732억원을 기록한 가운데 2년 연속 500억원 넘게 올랐습니다. 교촌에프앤비만 역성장했습니다. 지난해 매출이 4450억원으로 1년 전보다 14% 줄었습니다. 2014년부터 8년간 이어온 국내 치킨프렌차이즈 업계 선두 자리를 bhc에 뺏겼고 BBQ에 2위 자리마저 내줬습니다. 3위로 내려앉았지만 이유는 있습니다. 교촌은 외연 확장보다 내실을 택했습니다. 실제로 지난해 수익성 개선에 성공한 교촌에프앤비입니다. 영업이익이 248억원으로 전년 대비 181% 늘었습니다. 1년 사이 3배 급증했습니다. 영업이익률도 1.7%에서 5.6%로 3.9%p 끌어올렸습니다. bhc와 BBQ의 영업이익은 각각 1203억원, 553억원으로 전년보다 15.2%, 13.7% 줄었습니다. 교촌에프앤비 측은 "당초 가맹점 확장 전략을 추구했다면 매출이 큰 폭으로 올라 업계 순위 회복이 어렵지 않았겠지만 권원강 교촌에프앤비 회장은 쉬운 길을 선택하지 않았다"며 "무엇보다 가맹점 수익이 우선이라는 권 회장 경영철학을 2023년 실적에서도 보여줬다"고 말했습니다. 교촌에프앤비는 가맹점 및 파트너사와 상생 협력 관계 구축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점포당 점주 매출은 업계 최고 수준입니다.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거래에 따르면 2022년 교촌치킨 가맹점의 전국 평균매출액은 7억5000만원으로 bhc(6억원), BBQ(4억3000만원)보다 높습니다. 0%대 폐점률도 이를 입증합니다. 다만 가맹점주 수익성 보전에만 초점을 맞춘 결과 외형 성장이 더뎠고 매출이 크게 떨어졌습니다. 지난해 경쟁사들이 수십 개 이상 매장을 낼 때 교촌에프앤비의 신규 출점 매장은 10개에 불과했습니다. 전국 가맹점 수(2022년)에서도 교촌에프앤비(1365개)는 BBQ(2041개), bhc(1991개)와 차이가 큽니다. 특히 치킨 가격 인상을 주도한다는 점이 매출 하락의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습니다. 교촌은 2018년 업계 최초로 배달비를 도입했고 이는 요식업계 전체 배달비 유료화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교촌은 지난해 4월에도 주요 메뉴 가격을 나홀로 최대 3000원 인상하며 소비자들의 눈총을 받았습니다. 경쟁사 대비 부족한 히트 상품도 보완 과제로 언급됩니다. 교촌의 인기 제품으로는 1991년 간장치킨(교촌시리즈)을 시작으로 2004년 레드시리즈, 2010년 허니시리즈 등이 손꼽힙니다. 허니시리즈 이후 15년 가까이 꾸준히 신제품을 내고 있으나 히트작으로 불릴 만한 상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지난 2020년 24가지 재료로 완성한 불맛을 강조하며 선보인 '교촌신화'는 반짝 인기를 끌었으나 오래가지 못하고 2년 뒤인 2022년 7월 단종됐습니다. 교촌에프앤비는 같은달 블랙시크릿을 출시하며 5가지 향신료로 만든 이국적인 치킨 콘셉트를 앞세웠고 콤보 출시, 시식단 모집 등 마케팅을 강화했습니다. 블랙시크릿은 지난해 1월 출시 약 6개월 만에 누적 판매량이 100만마리를 돌파하며 가능성을 보였으나 시장에 반향을 일으킬 정도로 보기는 어렵다는 평이 지배적입니다. 교촌에프앤비 입장에서는 허니시리즈를 이어 매출 증대와 신규 고객 창출을 견인할 인기 제품이 필요한 실정입니다. 이는 송종화 부회장을 교촌의 새 사령탑으로 임명한 배경이기도 합니다. 교촌은 지난달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송 부회장을 신임 대표로 선임했습니다. 송 대표는 2003년부터 2012년까지 교촌에프앤비 총괄상무 및 사장으로 재직한 전문경영인입니다. 지난해 9월 부회장으로 11년 만에 경영에 복귀했습니다. 송 대표는 2000년대 초반 조류 인플루엔자(AI) 파동으로 가라앉은 치킨 프렌차이즈 시장 위기를 극복하고 교촌치킨을 치킨 선두 브랜드로 올리는 데 기여한 프렌차이즈 전문가로 평가받습니다. 임원 재직 당시 미국과 중국 시장 진출을 주도했습니다. 2010년에는 교촌의 효자 상품인 '허니시리즈'를 출시했습니다. 허니시리즈는 후라이드와 양념으로 대표되던 치킨 시장에 꿀을 활용해 상품화에 성공했습니다. 치킨 고객층을 아이와 여성들까지 넓히는 첨병 역할을 했습니다. 2014년에는 허니시리즈 판매량이 전년 대비 2배가량 신장하며 그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각각 30%, 63% 증가하는 데 큰 역할을 했습니다. 최근 교촌은 신사업 확장에 주력하는 모앙새입니다. 이마트와 협력해 자사 소스를 상품화한 K1 핫소스를 출시하며 소스 시장에 진출했고 지난해 6월에는 이태원에 '치킨 오마카세' 닭요리 전문점 교촌필방을 열었습니다. 올초에도 여의도에 메밀 한식주점 '메밀단편'을 론칭하고 소비자 반응을 살피고 있습니다. 이러한 교촌의 신사업 시도는 매출 부진과 맞물리며 본업 경쟁력 저하에 대한 비판으로 연결되고 있습니다. 교촌에프앤비는 그룹 성장의 전기를 마련한 송 대표 체제에서 재도약을 도모한다는 계획입니다. 송 대표는 국내가맹사업과 신성장사업, 해외사업, 각 계열사 등을 총괄하는 역할을 맡습니다. 송 대표는 취임사를 통해 "경기위축과 소비침체 등 회사 안팎의 여러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절박함’을 갖고 업무에 임할 것"이라며 "지속적 경영혁신을 통해 체질 개선을 가속화하고, 브랜드 경쟁력 강화와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 주력해 교촌을 100년 기업으로 성장시키는 일에 열정을 바치겠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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