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권지영 기자ㅣ “매일 아침 화장하면서 오늘은 과연 어떤 고객을 만날까? 기대가 돼요. 매일매일 예측할 수 없는 일에 대해 재미를 느껴요. 아마 보험영업이 천직인 것 같아요”
대학을 갓 졸업한 우리나라 나이로 24살 밖에(?) 안 된 아가씨가 던진 말에 자못 놀랐다. 앳된 얼굴이지만 남다른 영업철학이 있었고, 무엇보다 강단이 느껴졌다. 바로 이번 인터뷰의 주인공인 ING생명의 최연소 설계사 황보연 FC(Finance Consultant)이다.
그는 대학에서 보험수리금융을 전공했다. 이론으로 배웠던 보험을 지금은 현장에서 익히고 있다. 왜 보험이었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원래 보험에 관심이 있었고, 대학에서 전공하면서 보험에 전문성이 꼭 필요하단걸 알게 됐어요. 졸업 후 직접 발로 뛰면서 고객을 만나야겠다는 생각을 했죠. 사명감이랄까요? 호호.”
황보현 FC는 ING생명 내에서도 독특한 이력으로 소문이 나 있다. 같은 해에 입사한 300명 동기 중 자발적으로 들어온 단 2명의 FC 중 한 명인 데다가 최연소 여성 설계사이기 때문. 젊어서 자신감도 있지만 영업을 하는 그에겐 때론 고민거리기도 하다. 실제로 고객 중에는 어리다고 무시하는 경우가 있다고.
“40~50대 남성고객 중에 가끔 저를 얕보는 분도 있어요. ‘네가 얼마나 잘하나 보자’는 식으로 대놓고 티를 내는 경우도 있고, 저한테 설계를 받고는 다른 설계사한테 계약하는 경우도 있고요.”
그 때마다 첫 소개계약에서 만난 고객을 떠올리며 마음을 다 잡는다. “(설계사로 일한 지)4개월 정도 됐을 때 첫 소개계약자를 만났어요. 저희 아빠와 비슷한 연배인 50대 중반의 남성고객이었어요. 절 보자마자 딸처럼 대하면서 아예 대놓고 무시하셨죠.”
난감했지만 오기가 생겼단다. “저와 상담하신 후 아주 마뜩찮은 상태에서 보험계약을 하셨어요. 속으로 생각했죠. 나중에 보험금 탈일이나 제 도움이 필요할 때 저의 대한 마음을 열 수 있도록 기회를 보겠다고말이에요.”
얼마 지나지 않아 기회가 찾아왔다. 계약자로부터 부인의 친구가 보험금을 청구해야 하는데 도와달라는 부탁이었다. “때마침 ING생명 보험이어서 지급신청을 도와드렸고, 그 다음날 바로 거액의 보험금이 지급됐어요. 그 계기로 계약자는 저에 대해 태도를 바로 바꾸시더라고요.”
제일 어려웠던 고객이 지금은 황보현 FC의 열렬한 팬이 됐다. “주변 소개도 시켜주시고, 가장 저를 신뢰하는 고객 중에 한 분이 되셨습니다. 결국 고객과의 계약도, 보험금 지급도 타이밍 싸움인 것 같아요.”
보험영업은 시시때때로 위기가 오는 법. 특히 3·6·9 주기로 온다는 속설이 있다. 이제 막 9개월 차에 접어든 황보현 FC도 고민이 많은 때라고 답했다.
“요즘 다시 신입의 기분이 들어요. 제가 쉼 없이 달려온 시간에 대해 되돌아보고 그 속에서 문제점들이 하나 둘씩 보이기 시작했죠. 지금이 영업에 있어 전문성이 요구되는 시기거든요. 더 큰 시장에 나아가기 위한 준비를 해야 되는 거죠.”
보험이 무엇인 것 같으냐는 질문에 황보현 FC는 주저 없이 '고객의 생명을 지켜주는 것'이라고 답했다. 그리곤 자신만의 영업철학에 대해 얘기했다.
“저는 영업할 때 고객과 보험료로 딜(Deal)을 안 해요. 고객은 어떻게 서든 보험료를 적게 내려고 하지만 보험료가 전부가 아니거든요. 꼭 필요한 특약은 다소 비싸더라도 꼭 설계하죠. 보험에서 보장이 제일 중요하잖아요.”
설계사로 일한 지 이제 9개월. 흔한 가족계약 없이 지금껏 버텼다. 어느 덧 그의 머릿속엔 보험영업 말고 무슨 생각이 더 있을까 궁금해졌다.
“오늘은 어떤 재미있는 고객을 만나서 무슨 즐거운 얘기를 나눌까 매일 기대돼요. 10년 후에도 지금처럼 매일매일 즐겁게 일하고 싶어요. 물론 지금보다 더 보험전문가가 돼야죠.”
다음은 황보연 FC와 나눈 일문일답이다.
▲FC가 되고 싶어 하는 주변 친구들은 있나?
요즘 젊은 친구들은 영업에 대해서 매우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특히 적성에 맞는다면 더할 나위 없는 직업이다. 나같은 경우도 대학교 친구들이 굉장히 부러워한다. 자유롭게 시간도 조정하고, 직장 상사 스트레스도 없고, 무엇보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첫 계약 기억나나?
공교롭게도 학교후배가 첫 계약 고객이었다. 같은 과 후배였는데, 오래간만에 만나 밥이나 먹으려고 만났는데 계약이 이뤄졌다. 내게 저축성상품에 대해 묻더니, 자연스럽게 계약까지 하게 된 것이다. 대학생이 무슨 돈이 있나 싶었는데, 알고 보니 경제관념이 무척 투철한 후배였다. 용돈을 모아 꽤 큰 목돈을 모아놓기도 해서 깜짝 놀랐다.
▲왜 ING생명을 선택했나?
처음엔 외국계 보험사에서 일하고 싶었다. 그래서 해당 보험사의 지점장들을 만나보고 결정하려고 계획했었다. 우연히 ING생명의 팀장님을 처음으로 만났고, 그 날 함께 일하면 좋을 것 같다는 인상을 받았다. 한 마디로 '필'이 통한 것이다. 마침 팀장님도 나와 같은 생각이셨고, 이 후 함께 일하게 됐다.
▲기억에 남는 고객은?
금전적인 여유가 없는 와중에 저축성상품에 가입하겠다는 고객을 만났다. 상품설계를 하면서 기존에 가입하신 보장성상품을 들여다봤는데, 보장내용이 영 형편없다는 것을 알게 됐다. 고객을 설득해 저축성상품에 2만원을 더 보태 수술비와 입원비 특약을 추가해드렸다. 보험료를 1회 냈을 때 고객이 '하마종'이란 병으로 수술하게 됐고, 보험금으로 수술비를 충당했다. 고객에게 꼭 필요할 때 돕게 돼 정말 뿌듯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