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라이프&스타일팀] “옛날에 우리 클 때는 곰치는 그냥 이상하게 생겼다고 버렸어요. 그런데 요즘에는 없어서 못 먹는다니. 세상이 변한거지. 하지만 그때도 지금도 맛있기는 했었어. 서울 처자는 못 먹을텐데? 약간 흐물거리거든. 그런데 시원한 게 이를 데 없어. 한 번 먹어봐.”
식당의 호객 멘트같지만 택시기사의 사심 없는 한 마디다. 일부 고급 식당에서는 손님을 몰고 온다면 리베이트라도 주겠건만, 만원 남짓하는 매운탕에 리베이트가 어디 있나. 그저 본인이 먹어보고 맛있는 곳을 추천해 주는 셈이다.
동해고속터미널에 내리자마자, 아내와 함께 택시를 타고 곰치국을 먹으러 택시를 탔다. 숙소인 동해보양온천컨벤션호텔(택시들은 이 이름을 말해주면 모르는 경우도 있다. 망상해수욕장 그랜드 호텔로 안다.)에는 어차피 돈은 냈고, 배가 고팠다.
당초 동해에서 먹고 싶었던 것은 3가지 정도가 있었다. 유명하다는 북평장 내 ‘두꺼비집’에서 판다는 국밥, 그리고 생선구이, 곰치국이었다. 그 중에서도 곰치국은 동해에서만 파는 것이라서 꽤 호기심이 컸다. 택시기사가 갔던 곳은 묵호항 인근의 곰치국집. 곰치국집이나 횟집이 즐비하게 있는 곳에서는 약간 떨어진 곳이다. 기사는 “나도 벌이가 시원찮은데 안산에서 곰치국집이나 하고 싶다“는 말과 함께 내려줬다. 평소에 자신이 가끔 가는 곳이라고 했다.
곰치국은 갯장어를 닮은 납작한 물고기다. 얼핏 보면 못생겨서 아귀를 닮았다. 하지만 묵은지를 넣어서 끓이면, 그 특유의 시원함이 매력이란 게 특징. 한 입 먹어봤을 때에는 좀 적응이 되지 않았다. 너무 흐물거린다고 할까. 하지만 이것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면서 김치와 함께 맛을 보면 그 풍미를 느낄 수 있다.
한입 먹으면서 느껴진 첫 맛은 김치의 풍미다. 묵은지를 좋아하게 된 것은 나이 서른이 되면서다. 어떤 연예인이 TV에서 말한 대로, “입맛이 까져서” 그 맛을 알게 되는 것 같다. 갓 30대에 진입한(?) 아내는 아직은 곰치국의 맛이 달갑지 않은 모양이다. 연신 생선구이에 손이 간다. 생선구이는 내가 기대했던 딱 그 맛이다. 신선한 생선에 적절한 요리법을 가한 맛. 쓰고 보니 별로 좋은 표현은 아닌 것 같지만….
생선구이 2인분에 곰치국 1인분을 시켰는데, 양이 좀 모자랐다. 그래서 생선구이 1인분을 추가했다. 밥 두 공기도 깨끗이 비웠다. 5만원정도 나왔다.
데이트 이어가기
북평5일장은 때를 잘 맞춰 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매월 3일, 8일, 13일, 18일, 23일, 28일에 한다. 북평5일장이 없다면 동해 여행은 반쪽이 되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그만큼 볼 것도, 먹을 것도, 살 것도 많다. 우리 부부는 닭강정도 먹고, 고로케도 먹고, 꽈배기도 먹고, 이것저것 많이 먹었다. 이제는 배가 불러 입맛이 좀 도는지, 아내는 이것저것 더 많이 먹었다.
북평장 하면 또 두꺼비집을 빼놓을 수 없다. 많은 블로그와 인터넷 뉴스에 맛집이 소개되지만, 이 집은 유명하면서도 초심의 맛을 유지하는 느낌을 주는 집이다. 소머리 국밥은 가격이 1000원 정도 올라, ‘특’ 소머리 국밥은 1만원 정도 한다. 일반 국밥은 7000원으로 기억한다. 하지만 그 안에 들어 있는 건더기의 ‘고퀄’을 감안하고 동해의 정겨운 분위기를 감안하면 돈 값은 제대로 한다. 싼 것이 먹고 싶으면 서울에서 그냥 국밥 먹어도 될 테니깐.
숙박은 앞서 언급한 긴 이름의 ‘동해보양온천컨벤션호텔’에서 묵었다. 해수탕이 좋다. 투숙객에게는 목욕비(8000원)의 25%를 할인해 준다. 비수기에 가서 그런지 아내는 호젓하게 씻고 와서 기분이 좋다고 했다. 10만원대 초반(성수기 제외)이면 예약할 수 있다. 이 호텔은 꼭대기층에 있는 바에서 보는 경치가 좋다. 양주는 ‘올드 파’가 비교적 싸다.
* 동해 곰치국 전문점
주소: 강원도 동해시 묵호진동 2-280
전화: 033-531-8900
* 두꺼비집
주소: 강원도 동해시 구미동 496-13
전화: 033-521-52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