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권지영 기자ㅣ #. 직장인 A씨는 퇴근 후 집에서 맥주와 함께 영화 한 편 보는 것으로 하루를 마무리한다. 주말엔 그 동안 못 봤던 드라마를 다시보기로 정주행을 하거나 미리 찾아둔 다큐멘터리를 보면서 시간을 보낸다.
집에서 영화, 드라마, 어린이 교육 콘텐츠를 보는 일상이 자리잡은지 오래다. 작년 주 52시간 근무제를 시행하면서 가정에서 TV와 함께 워라밸(Work and Life balance)를 즐기는 경우도 많아졌다.
이같은 변화가 국내 유료방송 시장 변화를 이끌고 있다. 최근 이동통신 3사의 유료방송 시장은 IPTV 중심으로 구도개편이 본격화되는 추세다. LG유플러스는 CJ헬로비전을 인수했고, SK텔레콤도 자회사인 SK브로드밴드를 통해 티브로드와 합병을 추진 중이다. KT 역시 딜라이브와 협상을 진행 중이다.
22일 KT경제경영연구소가 발표한 2018년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IPTV는 10년간 누적 20조원의 생산을 유발하는 경제 파급효과를 가져왔다. 이는 IPTV 사업자들의 콘텐츠, 네트워크 인프라 등에 대한 투자가 활발히 진행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국내 유료방송 시장은 통신 3사의 주도로 3강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시장점유율은 KT그룹(KT IPTV+스카이라이프)이 31.2%, LG그룹(LG유플러스+CJ헬로)이 24.5%, SK그룹(SK브로드밴드+티브로드)이 23.4% 가량 된다.
유료방송 시장 점유율 1위 사업자인 KT의 경우 지난 10년 동안 IPTV에 5조 4000억원을 투자했다. IPTV 시장 확대를 이룬 만큼 콘텐츠 유통 생태계가 건전해지는데 일조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의 매출이 10년간 2배 이상 증가하는데 기여했다.
국내 가입자의 IPTV이용시간은 최근에도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유튜브 등의 영향으로 전체 IPTV 이용시간은 다소 줄었지만, 평일 저녁시간 IPTV 이용은 오히려 증가했다.
KT가 주 52시간 근무제가 본격 시행된 2018년 7월 이후 올레 tv 가입자들의 미디어 이용시간을 분석한 결과 처음 4개월 동안 저녁시간의 미디어 이용시간은 감소했다. 하지만 4개월 이후부터는 저녁시간대 미디어 이용시간이 큰 폭으로 늘어났다.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 초기에는 밖에서 워라밸을 찾았다면 자리를 잡은 후에는 가정에서 ‘TV와 함께’ 워라밸을 즐기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KT는 2019년 올레 tv의 영화, 키즈, 시니어를 위한 콘텐츠를 강화하기로 했다.
KT에 따르면 지난 10년 동안 올레 tv 가입자들이 가장 많이 구매한 콘텐츠는 ‘영화’, 가장 많은 가입자가 이용한 장르는 트래픽 기준으로 ‘키즈’, 가장 오랜 시간 TV를 시청하는 연령은 50대 이상 ‘시니어’로 각각 나타났다.
최광철 미디어상품담당 상무는 “IPTV에서 고객이 선호하는 콘텐츠 영화로 45%를 차지했다“며 “키즈의 경우 편성비율은 낮지만, 가장 자발적으로 보는 콘텐츠로 꼽혔고, IPTV를 가장 많이 시청하는 50세 이상 시니어를 위한 맞춤형 고품격 콘텐츠를 선보였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