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정재혁 기자]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이 주가 하락과 관련해 주주들에게 “송구스럽다”며 고개를 숙였다.
KB금융은 27일 오전 KB국민은행 본점에서 제11기 정기주주총회를 개최했다. 노조 측의 사외이사 추천이 주총 전에 무산되면서 다소 ‘조용한’ 주총이 예상됐지만, 주가 하락에 대한 해명을 요구하는 일반 주주들의 성토가 빗발치면서 순탄치 않게 흘러갔다.
주총에 참석한 주주들은 “주가가 작년에 비해 35%나 빠졌다”며 대안과 주가 회복 방안을 요구했다. 또 주주들은 “경쟁사인 신한금융과 비교해 주가가 항상 만원 이상 높았는데, 최근에 역전됐다”며 이 부분에 대한 해명도 요구했다.
실제로 지난해 KB금융 주가는 최고 6만9200원까지 올랐지만, 어제 종가는 4만1400원에 머물렀다. 지난해 최고점 대비 약 40% 빠졌다.
윤 회장은 주주들에게 “송구스럽다”고 사과하면서 주가 하락과 관련해 ▲국가 경제의 대내외적 리스크 ▲예대율 규제 영향 ▲타 시중은행 대비 높은 자영업자 대출 비중 등 3가지 이유를 제시했다. 시장에서 이러한 이유로 인해 평가가 좋지 못하다는 설명이다.
예대율은 은행의 예금 대비 대출의 비중으로, 감독당국은 예대율을 100% 이내로 관리하도록 요구한다. 쉽게 말해 은행은 갖고 있는 예금 내에서 대출을 해야한다는 뜻이다.
감독당국이 새로 추진하는 예대율 규제는 가계대출과 기업대출의 가중치를 달리 적용한다. 기존에는 가계대출과 기업대출을 동일하게 봤다면, 바뀐 규제에선 가계대출에 15%의 가중치를 더 부여하고 기업대출에 대해선 15%를 빼겠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가계대출과 기업대출을 각각 100만원씩 가진 은행은 바뀐 예대율 규제에선 각각 115만과 85만원의 대출을 가진 것으로 본다는 의미다. KB국민은행과 같이 가계대출 비중이 상대적으론 높은 은행 입장에선 상당한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아울러 시장에선 KB금융의 주력 계열사인 KB국민은행이 자영업자 대출 비중이 높다는 점에서 향후 자영업자의 부실 위험에 정면으로 노출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지적한다.
윤 회장은 이러한 점을 주주들에게 설명하면서 “펀더멘털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주가부양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현재 주가가 상당히 저평가돼 있으며, 펀더멘탈 측면이 반영되면 시장에서의 평가가 분명히 개선될 것이라는 의견이다.
경쟁사인 신한금융에 뒤쳐져 있다는 주주 의견에 대해선 “비즈니스 포트폴리오 구성에 있어 보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재 은행 빼고는 확실한 1등이 없다는 말이 많은데, 비은행 주력 계열사들인 KB손해보험, KB카드, KB증권의 경쟁력을 키워 “1위에 근접한 2위”로 만들어야 한다고 언급했다.
생명보험사 인수에 대해서도 “지켜보고 있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오는 2022년 IFRS17이 도입되면 자본이 부족한 생보사들이 매물로 나올 가능성이 있고,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 재벌 그룹 중 금융사를 일부 재편해야 하는 수요도 존재한다는 설명이다.
이와 관련, 윤 회장은 “경쟁사인 신한금융이 작년에 오렌지라이프 등 2곳을 인수합병하면서 생보사 인수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며 “단순히 사업 확장이 아닌 주주이익에 도움이 되는지를 잘 따져 인수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사내에서 임직원들에게 양궁에 비유해 ‘우리는 아직 화살이 한 발 남았고, 상대(신한금융)는 다 쐈다’고 말한다”며 “우위를 가질 수 있는 한 발을 어떻게 쏠까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