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창 열기 인더뉴스 부·울·경

Life/Culture 문화 Column 칼럼

[주동일의 눈부시계] 쿠바 혁명가 카스트로의 롤렉스 ‘데이-데이트’

URL복사

Monday, March 18, 2019, 11:03:00

한 손에 두 롤렉스 시계 찬 피델 카스트로..워렌 버핏·마틴 루터 킹도 사랑한 작품

인더뉴스 주동일 기자ㅣ 한 손목에 롤렉스 시계 두 개를 차고 다니는 독특한 차림새로 1960년대에 언론의 주목을 받았던 유명인이 있다. 힙합 가수들이나 할 법한 이 패션의 주인공은 다름 아닌 쿠바의 혁명가이자 통치자였던 ‘피델 카스트로‘였다.

 

피델 카스트로가 시계를 찼던 독특한 버릇은 그가 소련을 처음 방문한 지난 1963년 4월 외신들의 보도 사진을 통해 알려졌다. 한 제품은 롤렉스의 ‘GMT마스터’나 체 게바라도 찼던 ‘서브마리너’라고 알려진다. 다른 하나는 롤렉스 중에서도 고급 시계로 꼽히는 ‘데이-데이트’였다.

 

이를 두고 시계 마니아들 사이에선 여전히 두 가지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바로 ‘왜 시계를 두 개나 찼는가’와 ‘왜 롤렉스 중에서도 고가 모델로 꼽히는 시계를 찼는가’다. 

 

하지만 피델 카스트로가 한꺼번에 두 시계를 찼던 이유는 구체적으로 밝혀지지 않았다. 게릴라 출신이다 보니 예비용으로 찼을 것이라는 설이 그나마 신뢰를 얻는 편이다. 이밖에 ‘외국 방문 시 두 나라의 시간을 알기 위해‘ 혹은 ‘팔찌가 액운을 막는다는 종교 산테리아의 미신 때문‘이라는 추측도 있다.

 

또 다른 논란은 ‘왜 하필 롤렉스 중에서도 고가 모델을 찼는가‘다. 공산주의 혁명을 이끈 그가 부의 상징으로 꼽히는 롤렉스의 데이-데이트를 찬 것이 모순이라는 얘기다. 실제로 시계 커뮤니티에선 공산주의자였던 그가 롤렉스를 찬 모습을 조롱하거나 비꼬는 글을 쉽게 볼 수 있다.

 

제품·판매처·환율 등에 따라 실제 가격은 조금씩 다르지만, 현재 데이-데이트의 가격은 3000만~4000만원대에 달한다. 다른 인기 모델인 다이버 시계 ‘서브마리너’의 두 배 정도다.

 

롤렉스 공식 홈페이지에서도 데이-데이트는 ‘품격을 담은 시계’, ‘명사의 시계’라는 설명이 달려있다. 잠수용 시계이자 롤렉스의 또 다른 유명 모델인 '서브마리너'를 ‘다이버 워치의 대명사’라고 기능 중심으로 소개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물론 피델 카스트로의 롤렉스 착용을 변호하는 의견도 있다. 인기 역사 블로그인 레어히스토리칼포토스(Rarehistoricalphotos)의 한 필진은 “1960년대만 해도 롤렉스는 부의 상징이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부의 상징보다는 실용적인 측면에서 롤렉스 시계를 선택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쿼츠(건전지로 작동하는 시계) 시계가 보급된 1970년대 전까지 롤렉스는 시간을 나타내는 모든 기기 중에서 정확성으로 손에 꼽혔다. 내구성과 방수는 지금까지 최고로 인정받고 있다. 하지만 이는 다이버 시계인 서브마리너나 GMT마스터에만 한정된 이야기인 것으로 보인다.

 

롤렉스 공식 홈페이지엔 데이-데이트가 1960년대에 ‘세계에서 가장 명성 높은 손목시계’로 불렸다는 기록이 있다. 당시에도 데이-데이트를 기능성 시계보다는 부의 상징으로 봤다는 증거다.

 

 

데이-데이트가 인기를 끌기 시작한 것이 당시 미국 대통령(1963~1969년)이었던 린든 존슨이 공식 석상에서 해당 시계를 차면서부터라는 점도 주목할 만 하다. ‘프레지던트’라는 별명에 걸맞게 데이-데이트가 1960년대에 이미 고급 시계로 분류됐다고 볼 수 있는 또 다른 이유다.

 

또 데이-데이트는 18캐럿 골드나 플래티넘(백금)으로만 제작됐다. 특히 케이스 본체는 한 덩어리로 된 플래티넘이나 18캐럿 골드를 찍어 만든다. 베젤 역시 가장자리에 톱니모양 홈을 판(플루티드) 패턴을 파거나 보석으로 장식한 베젤만 써 출시된 때부터 고가로 판매됐다.

 

옥스퍼드 대학교 대학원에서 혁명사를 전공한 음악가·기고자인 전범선씨는 “혁명 영웅이 권력의 맛에 빠지는 모습은 역사에 자주 등장한다. 그렇지 않은 경우를 찾는 게 더 빠를 정도”라며 “피델 카스트로가 롤렉스 시계를 통해 권력을 과시하려 했을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고 말했다.

 

한편 데이-데이트의 밴드는 반원형 고리를 세 줄로 엮어 만든 ‘프레지던트 브레슬릿’을 사용한다. 롤렉스가 ‘세련미와 편안함의 상징’이라고 부르는 밴드로, 엄선한 최고급 금속으로 만드는 것이 특징이다. 글래스는 사파이어 크리스탈을 썼다. 방수는 100m까지 가능하다.

 

기계식 데이-데이트의 경우 시계를 움직이는 핵심 부품인 오실레이터의 헤어스프링을 블루 파라크롬으로 만든다. 머리카락보다 얇은 선으로 기존 제품보다 충격에 10배 이상 강할 뿐만 아니라 자성이 없어 자기장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 오랜 사용에도 시간 오차가 적게 생기는 비결이다.

 

섬세한 디자인·엄선한 소재·기술력으로 데이-데이트는 많은 유명인에게 사랑받아 왔다. 마틴 루터 킹·워렌 버핏·플라시도 도밍고·잭 니클라우스·브레드 피트·제이지·아담 리바인 등이 그 예다. 아이러니하게도 카스트로가 맞섰던 미국의 현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도 데이-데이트를 애용한다.

English(中文·日本語) news is the result of applying Google Translate. <iN THE NEWS> is not responsible for the content of English(中文·日本語) news.

배너

More 더 읽을거리

주동일 기자 jdi@inthenews.co.kr


SK하이닉스, 6세대 HBM 개발 위해 TSMC와 협력

SK하이닉스, 6세대 HBM 개발 위해 TSMC와 협력

2024.04.19 10:02:01

인더뉴스 이종현 기자ㅣSK하이닉스[000660]가 차세대 HBM 생산과 어드밴스드 패키징 기술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대만 TSMC와 협력하기로 했다고 19일 밝혔습니다. 양사는 2026년 양산 예정인 HBM4(6세대 HBM) 개발을 위해 최근 대만 타이페이에서 기술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습니다. SK하이닉스는 "AI 메모리 글로벌 리더인 당사는 파운드리 1위 기업 TSMC와 힘을 합쳐 또 한번의 HBM 기술 혁신을 이끌어 내겠다"며 "고객-파운드리-메모리로 이어지는 3자간 기술 협업을 바탕으로 메모리 성능의 한계를 돌파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양사는 우선 HBM 패키지 내 최하단에 탑재되는 베이스 다이(Base Die)의 성능 개선에 나섭니다. HBM은 베이스 다이 위에 D램 단품 칩인 코어 다이(Core Die)를 쌓아 올린 뒤 이를 TSV 기술로 수직 연결해 만들어집니다. 베이스 다이는 GPU와 연결돼 HBM을 컨트롤하는 역할을 수행합니다. SK하이닉스는 5세대인 HBM3E까지는 자체 공정으로 베이스 다이를 만들었으나 HBM4부터는 로직(Logic) 선단 공정을 활용할 계획입니다. 다이를 생산하는 데 초미세 공정을 적용하면 다양한 기능을 추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를 통해 성능과 전력 효율 등 고객들의 요구에 부합하는 맞춤형 HBM을 생산한다는 것이 SK하이닉스의 설명입니다. 이와 함께, 양사는 SK하이닉스의 HBM과 TSMC의 'CoWoS(Chip on Wafer on Substrate)' 기술 결합을 최적화하기 위해 협력하고, HBM 관련 고객사 요청에 공동 대응하기로 했습니다. 'CoWoS'는 TSMC가 특허권을 갖고 있는 고유의 공정으로 특수 기판 인터포저(Interposer) 위에 로직 칩인 GPU/xPU와 HBM을 올려 연결하는 패키징 방식입니다. 김주선 SK하이닉스 사장(AI Infra담당)은 "TSMC와의 협업을 통해 최고 성능의 HBM4를 개발하는 것은 물론, 글로벌 고객들과의 개방형 협업에도 속도를 낼 것"이라며 "앞으로 당사는 고객맞춤형 메모리 플랫폼 경쟁력을 높여 '토털 AI 메모리 프로바이더'의 위상을 확고히 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