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박경보 기자ㅣ 드 로스 모조스 제조·공급총괄 르노그룹 부회장이 르노삼성자동차의 부산공장을 방문해 조속한 임단협 타결을 당부했다. 모조스 부회장은 임금을 동결하고 생산성을 높이지 않으면 신차 배정이 어려울 것이란 뜻을 분명히 했다.
르노삼성차는 모조스 부회장이 21일 부산공장을 방문해 생산 현장을 점검하고 임직원들과의 대화 시간을 가졌다고 22일 밝혔다.
모조스 부회장은 이날 오전 8시부터 약 10시간 가량 부산공장에 머물며 조립·차체·도장·파워트레인 등 각 세부공정별 현장 책임자 및 중간 관리자들과 간담회를 진행했다. 특히 2018년 임단협 교섭 지연과 연이은 부분 파업으로 인해 회사가 직면한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르노그룹을 대표해 르노삼성차 노사가 빠른 시일 내 임단협을 마무리하고 부산공장의 미래에 집중할 것을 임직원들에게 당부했다. 임금 인상으로 부산공장의 생산비용이 상승해 경쟁력을 잃는다면 신차 생산물량을 받지 못할 것이란 사실상의 경고다.
모조스 부회장은 “부산공장처럼 수출 비중이 60% 이상을 차지하는 공장들은 수출물량 확보 여부가 생존과 직결된다”며 “부산공장의 시간 당 생산비용은 이미 르노그룹 내 공장 중 최고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노조가 원하는 임금인상은 어렵다는 이야기로 받아들여진다.
이어 “우리의 일자리는 파업이 아니라 소비자들에게 우리가 경쟁력 있는 제품을 선보였을 때 지킬 수 있는 것”이라며 “공장을 조속히 정상화해 르노삼성차와 르노그룹이 협력업체들과 함께 한국 자동차산업과 부산지역 경제 발전에 계속 기여할 수 있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모조스 부회장은 부산공장이 임단협 문제를 풀어낼 방안으로 스페인 바야돌리드 공장 사례를 꼽았다. 바야돌리드 공장은 2005년부터 지속된 판매 부진과 유럽 및 스페인 경제 위기로 1300명의 임직원에 대한 희망퇴직을 실시하는 등 경영 위기를 겪었다.
하지만 2009년 3년 간 임금 동결을 골자로 하는 노사 합의부터 상황은 반전됐다. 이후 바야돌리드 공장은 2017년 기준 25만대가 넘는 생산물량 가운데 약 92%를 수출하는 높은 생산성을 갖게 됐다는 게 모조스 부회장의 설명이다.
한편 모조스 부회장이 부산공장을 방문한 21일 오후 2시부터 2018 임단협에 대한 16차 본교섭이 한 시간 가량 진행됐지만 이번에도 성과는 없었다. 임금 인상을 요구하고 있는 노조는 22일 주·야간조 각각 4시간씩 부분파업에 나설 예정이다.